미르와 K 스포츠 재단을 설립하기 위해 800억이 단 3일 만에 조성되었다. 재벌들이 주축이 된 이 돈의 출처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지게 만들고 있다. 대한민국의 부패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신경섬유종에 걸린 심현희씨에게 4만 명의 국민들은 단 하루 만에 7억 원을 치료비로 사용해달라고 기부를 했다. 이 역시 우리의 민낯이기도 하다.
800억vs8억;
최순실 게이트와 심현희 기부, 2016년 대한민국의 극단적인 민낯
대한민국이 총체적 난국이다. 경제난은 심각해지고 미래의 가치인 출산율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일본이 이미 오래 전에 경험했던 '인구 절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이와 함께 장기 불황도 함께 찾아왔다. 문제는 이 과정을 이겨낼 수 있는 해법을 정부는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결국 모든 피해는 미래의 국민들 몫이 될 수밖에는 없다. 장기 불황과 '인구 절벽'은 곧 지금보다 더 지독한 '헬조선'을 우리의 미래 세대들이 경험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증세는 심해지기 시작했지만 처방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재벌들이 지난 해 가을 한 사람의 지시를 받고 일요일 담당자들이 모두 모여 가짜 날인을 찍기 위해 여념이 없는 모습은 기괴하다. 세상 두려울 것 없다는 그들이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사실은 거대한 권력이 없다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며칠 사이에 800억에 가까운 거액을 각출해 상납했다. 참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800억이라는 돈은 상상도 쉽지 않은 엄청난 금액이 아닐 수 없다. 일반인들에게는 피상적으로 다가오는 이 금액은 실제 돈처럼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돈이다. 오직 자신의 이익에만 집착하는 재벌들이 이런 거액을 상납한 것은 그만한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거대 권력에 숨죽인 재벌들의 행태이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저녁 9시가 넘어 방송을 보던 많은 이들은 기부를 하기 시작했다.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방송에 나왔던 한 인물 때문이었다. 신경섬유종을 앓아 얼굴이 무너져 내린 33살 심현희씨의 사연 때문이었다. 방송이 끝나고 그날에만 1억이 넘는 모금이 완료되었다고 한다.
다음 날 모금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무려 7억이 넘는 돈이 심현희씨를 위해 모였다. 유전적 요인으로 어머니의 신경섬유종을 물려받은 현희씨는 정상인 모습은 어린 시절 몇 년이 전부였다. 점점 무너져 내린 얼굴과 함께 2살 때부터 녹내장을 앓아 13살에는 시력을 완전히 잃기까지 했다.
선천적으로 머리 일부분에 뼈가 자라지 않는 병까지 안고 태어난 현희씨는 그렇게 세상과 단절될 수밖에 없었다. 무너진 얼굴을 가지고 있었지만 현희씨는 몇 년 전까지는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만나며 활동을 하기도 했다. 컴퓨터 자판을 통해 소통이 가능한 현희씨는 어렵게 노력해 사이버 대학을 다니고 자신의 꿈이었던 사회복지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하지만 그녀는 심해진 병으로 인해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채 좁은 집에서만 보내는 운명이 되고 말았다.
가난한 집에서 참혹한 병까지 안고 태어난 현희씨에게는 평범한 일상의 행복은 존재하지 않았다. 어려운 살림을 위해 부모는 열심히 일을 하지만 살림이 나아지지는 않는다. 우리사회 역시 일을 하면 할수록 더욱 힘겨운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지독한 단계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좋은 일자리가 아니면 노동을 할수록 더욱 더 지독한 삶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현희씨 가족들을 지배하고 있었다.
수술조차 쉽지 않은 현희씨와 가족들에게는 소원이 있었다. 딸이 조금이라도 상태가 좋아질 수 있도록 수술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거액이 들어가고 목숨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는 상태에서 모든 것이 쉽지 않았다. 이런 그녀의 사연이 소개되자마자 시청자들은 해당 게시판에 후원을 하고 싶다는 의견들이 쏟아졌다.
이틀 만에 목표액을 훌쩍 뛰어넘는 7억이 넘는 금액이 답지했다. SBS 나도 펀딩과 네이버 해피빈에 모인 금액은 10월 22일 오전 10시 현재 4억 2천과 4억 4천을 넘어섰다. 20일 방송 후 이틀 만에 8억이 훌쩍 넘는 기부가 이어졌다. 재벌들이 상납한 800억에 비하면 1/100에 불과한 작은 금액일지 모르지만 결코 작아 보이지 않는다.
800억이라는 거액의 쓰임새는 개인을 위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음을 속속 밝혀지고 있다. 최순실과 그 딸인 정유라를 위해 한 달에 1억이 넘는 생활비가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엄청난 거액으로 독일의 승마장과 호텔들을 사 호화로운 삶을 즐기는 이들은 결코 그렇게 편하게 살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단돈 몇 천원부터 몇 십만 원까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십시일반 신경섬유종에 걸린 33살의 현희씨를 위해 모아지고 있다. 지독할 정도로 힘겨운 현실 속에서도 우리 국민들 다수는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품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들의 작은 정성이 힘겨워 하는 이웃에게 행복을 전할 수 있다고 믿고 있고 실제 그렇게 만들어내고 있다.
대한민국의 민낯은 극단적이다. 재벌가들이 권력에 굽신거리며 며칠 만에 800억이라는 엄청난 금액을 상납하는 것도 우리의 현실이다. 하지만 수많은 알 수 없는 이들은 신경섬유종으로 고생하는 현희씨를 위해 단 이틀 만에 8억이 넘는 돈을 기부하기도 한다. 이 건강한 힘이 부정한 권력을 잠식시키는 날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아질 수 있을 것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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