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회장을 몰락시킬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을 찾기가 쉽지 않다. 유 회장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수많은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건설 중이던 건물을 폭파해버린 유 회장은 그렇게 유중건설을 얻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 또다시 살인을 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김서진과 한애리가 공조를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일인지 왜 그런지도 몰랐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들이 이렇게 공조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두 사람 모두 유 회장이 폭파시킨 건물의 희생자들이었다.
마지막 생존자인 서진은 아버지를 잃었다. 서진과 함께 메몰되었던 애리의 아버지. 서로는 그렇게 운명처럼 만날 수밖에 없었다. 서진 아버지가 추적해서 밝혀낸 유 회장의 민낯은 자료로 정리되었지만, 세상에 드러날 수 없었다.
유 회장은 서진 아버지를 현직 경찰을 시켜 살해시켰다. 하지만 서진 아버지는 자신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애리 어머니에게 자료를 남겼다. 그렇게 19년이 흘러 그들은 운명처럼 공조하게 되었다. 19년 만에 공조가 가능해진 것은 다시 세상에 자료가 드러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었기 때문이었다.
애리 어머니가 자신이 위협을 받자, 같은 아픔을 가진 김진호에게 맡겼다. 하지만 그가 유 회장이 보낸 살인자에 의해 죽음 직전까지 몰린 후 입원 중이다. 의식이 깨지 않은 김진호를 찾은 유 회장은 딸을 앞세워 협박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김진호의 딸인 지아는 현장을 목격했다. 그리고 전화벨 소리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건 사건 현장에서 울린 전화 때문이었다. 그 전화가 진호를 살렸지만, 지아에게는 공포를 떠올리는 신호가 된 셈이다. 그런 아이가 목격자다 되었다.
박주영 경정이 유 회장의 지시를 받고 살인을 해왔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하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다. 김진호 살인미수 사건에서도 박 경정은 존재했다. 그리고 두 명의 목격자가 존재한다. 애리도 그를 봤다. 하지만 마스크로 가린 그 얼굴이 박 경정인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다른 목격자는 바로 김진호의 딸 지아였다. 경찰에 체포된 박 경정은 당당했다. 자신이 체포될 이유가 없다고 확신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경찰직을 그만두더라도 유 회장이라는 든든한 존재가 있다. 그리고 그런 언질까지 받은 상황에서 그는 두려울 것이 없었다.
지아의 힘겨운 증언으로 박 경정이 체포되기는 하지만 사건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유 회장은 박 경정이 체포되자, 이미 구속된 이택규를 빼냈다. 돈이면 뭐든 가능한 상황에서 살인마를 빼내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법도 돈 앞에서는 돈이 이끄는 대로 법을 바꾸게 되는 것이 현실이니 말이다.
애리의 시간에 사는 서진은 아내가 연주를 하는 자선 음악회 영상 자료를 받고 틀자마자 기억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한 달이라는 시간차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다양한 상황들을 겪고 고쳐진 상황들 속에서 기억들은 잔상처럼 남아있었다.
연주를 들으며 자신이 아내 앞에서 쓰러지는 장면이 떠올랐다. 사망했다는 딸과 아내가 살아있었고, 환하게 웃는 그들 옆에는 서도균이 있었다. 이를 기억해낸 서진은 더 끔찍한 이야기도 듣게 된다. 서도균이 한 달 후 사망한다는 사실 말이다.
현채의 아버지에 의해 사망한 서도균의 이야기는 과연 어떤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애리에게 자신이 어떻게 죽는지 알게 된 도균은 이택규를 통해 현채가 어떤 존재인지도 알게 된다. 자신을 철저하게 이용만 하던 여자. 도균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아무리 노력을 해봐도 증거를 찾을 수 없다. 김진호가 깨어나지 않는 한 그 증거가 어디에 있는지 찾을 길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유 회장이 김진호를 제거하면 그 증거는 완벽하게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증거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기 마련이다.
지아가 자신의 애착 인형을 찾았다. 애리와 건욱은 지아를 위해 진호의 집을 찾았고, 그렇게 그곳에서 물품 보관 영수증을 발견했다. 하지만 그가 사고를 당하기 이틀 전 스스로 찾아갔다. 그 이틀 사이에 어딘가에 숨겼다는 의미다. 결국 애착 인형 속에 영상 파일을 숨겼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문건이야 다른 곳에 숨겼다고 해도, 애리가 서진의 딸이 항상 품고 있는 애착 인형에 추적기를 심어놨듯 말이다. 하지만 이를 모르던 그들은 최후의 수단을 강구한다. 애리보다 한 달 후를 사는 서진은 결단을 했다. 증거를 찾기 힘들면 다시 만들면 된다는 창의적 선택이었다.
유 회장을 폐건물로 부른 서진은 자신이 증거를 가지고 있다며 의도적으로 19년 전 사고를 진술하도록 유도했다. 이미 유 회장 사람들이 지배하고 있는 공간에서 서진의 요구를 거부할 이유도 없었다. 그저 서진 정도도 제거하면 그만이니 말이다.
이 모든 것을 녹음한 서진은 그를 도발했다. 과거 서진의 아버지가 했던 방식으로 유 회장에게 진술을 끄집어냈다. 하지만 서진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는 너무 명확했다. 서진 스스로도 자신이 아버지처럼 될 운명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서진은 한 달 전 애리와 통화를 하며 녹음을 했고, 그렇게 유 회장의 진술을 받아냈다. 하지만 한 달 후를 사는 서진은 이택규에 의해 추락해 사망하고 말았다. 이제 모든 것은 끝일까? 그건 아니다. 여전히 복잡하게 얽힌 사건들은 조금씩 변화 중이다.
이들이 진실을 파 해치려는 것만큼 이를 숨기려는 자들의 움직임도 그렇게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한 회를 남긴 <카이로스>는 과연 어떤 결말을 낼 수 있을까? 마지막 한 회를 남긴 상황에서도 긴장감을 잃지 않은 이야기의 마지막 한 회가 남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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