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극적인 고백을 만들어낸 지석과 하선의 장면, 최고였다
연말이 다가오면 한 해를 마무리하고자 하는 욕구들이 샘솟고는 합니다. 날짜가 만들어낸 그 경계에서 많은 이들은 지나온 날들을 정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고는 하지요. '하이킥3'의 식구들 역시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에 대한 포부와 바람을 가득 담아냈습니다.
아름다움이 넘쳐나는 하선은 동료 선생님의 웨딩 사진 촬영에 들러리로 박지선 선생과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신부보다 더욱 아름다운 모습인 하선은 반칙이지요. 신부보다 아름다운 들러니는 있어서는 안 되니 말입니다. 이런 하선의 모습에 한 눈에 반한 이는 시청자들만은 아니었을 겁니다. 마음속으로 담아만 두고 속앓이만 해왔던 지석은 하선의 모습을 보고 심장이 멎을 듯한 감동을 받습니다.
하늘에서 내려 온 천사가 있다면 바로 하선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녀는 아름다움 그 자체였습니다. 주체할 수 없는 감동에 경직된 지석의 모습 속에는 하선에 대한 사랑이 구구절절하게 담겨져 있을 정도였습니다. 바보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이 사랑스러운 여인을 바라만 보고 있는 자신에 대한 답답함은 지석이 아니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겠지요.
내상보다 2011년이 힘겹고 어려운 시간을 보낸 이들은 없을 지도 모릅니다. 물론 유선 역시 한꺼번에 몰락한 집안으로 힘겨운 시간들을 보내기는 했지만 말이지요. 힘겨웠던 하지만 가족의 힘으로 희망을 보았던 내상은 큰 연을 만들어 새해 소망을 담아 희망을 이어가려 노력합니다.
줄리엔은 한 해가 저물기 시작하니 향수병에 시달려 식사도 거른 채 고향에 대한 그리움만 키워가고 있었습니다. 한국으로 와서 처음으로 경험하는 연말은 줄리엔에게는 힘겨울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친구와 가족도 없는 낯선 문화를 가진 곳에서 행복한 연말을 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하선의 부탁으로 엉겁결에 함께 하게 된 웨딩 사진 촬영 현장에 이어 식사와 술자리까지 동행한 지석은 주체할 수 없는 하선에 대한 사랑으로 힘겨워합니다. 술에 취해 술집에서 잠이 든 하선을 바라보는 지석의 모습은 사랑에 흠뻑 빠진 남자의 모습이었으니 말입니다. 추워하는 하선에 자신의 옷을 덮어주고 잠든 하선의 볼을 슬며시 만져보는 지석은 이 순간이 마치 꿈만 같습니다.
문제는 다음 날이었습니다. 진희가 중국요리를 시켰지만 뻔한 월급을 우려해 자신이 돈을 내겠다며 지갑을 찾던 하선은 지갑을 분실했음을 알게 되며 문제는 시작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한 해의 마지막 날을 함께 보내야만 하는 운명이 되어버린 지석과 하선은 그렇게 운명의 끈은 강하게 그들을 묶기 시작했습니다.
하선의 일이라면 뭐든지 나서서 해주고 싶었던 지석이었지만 CCTV 이야기를 꺼내고는 후회를 하기 시작합니다. 자신이 지난 밤 한 일을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하선의 볼을 만지던 자신의 모습이 그대로 찍혀있다는 사실에 당황하기 시작한 지석은 하선에게 지갑을 자신이 사줄 테니 그냥 잊어버리자고 재촉합니다. 하지만 하선에게 그 지갑은 의미 있는 선물이었습니다. 지금은 떨어져 사는 아버지가 임용고시에 붙었을 때 선물을 한 지갑이기에 너무나 소중했지요.
그런 소중한 물건을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상황에서 CCTV를 보게 되면 자신이 감추고 있었던 속마음을 모두 들킬 수밖에 없다는 조바심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전개됩니다. 연말이 되니 불안하기도 하고 돈 쓸 일도 많아 자신이 지갑을 훔쳤다고 이야기하는 지석의 말에 황당해 하는 하선의 모습은 이내 술집 주인의 전화로 쓸데없는 이야기가 되고 맙니다.
범인이 여자라는 사실을 술집 주인에게 듣고 사실 확인을 하러 나선 지석은 하선보다 먼저 도착해 자신의 모습을 감추기 위해 여념이 없습니다. 하지만 마침 중요한 장면이 나오는 순간 하선은 도착하고 자신이 그토록 숨기고 싶었던 모습이 드러날 순간 술 취한 손님의 CCTV 급습은 지석을 궁지에서 구해주었습니다. 여전히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기 힘들어 하는 지석에게 얼마 남지 않은 2011년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대형 연을 만들어 가족들의 소원을 담은 내상은 늦은 저녁임에도 올 해가 가기 전에 연을 날려야 한다며 가족들과 함께 밖으로 나섭니다. 하지만 그 큰 연이 쉽게 하늘로 날아오르기는 쉽지 않고 추위에 떨며 내상의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가족들은 못마땅하기만 합니다. 발버둥을 쳐도 날리지 못하던 연은 온 가족이 함께 노력하니 기다렸다는 듯이 하늘 높이 떠오르며 그들의 소망과 함께 2012년을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혼자 풀죽어 있던 줄리엔을 위해 진희는 떡국을 끓여줍니다. 가장 힘들었던 시절 엄마가 끓여주던 해물탕이 그토록 먹고 싶었던 진희에게 정성껏 민물 해물탕을 만들어주었던 줄리엔. 그런 줄리엔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향수병을 앓고 있는 줄리엔을 위로하는 진희는 그렇게 둘이 새해를 맞이합니다.
책꽂이에서 계상의 책을 발견한 지원은 책을 돌려주려 땅굴로 향하고 미술관 티켓을 발견한 계상 역시 지원에게 주려고 땅굴로 들어섭니다. 서로에게 볼일이 있던 그들이 만난 땅굴. 그 기묘한 장소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순간 지원의 도발적인 볼키스는 계상을 놀라게 합니다. 그저 영화에서 나온 장면을 해보고 싶었다는 지원의 변명과는 상관없이 계상의 마음을 흔들었던 볼키스는 과연 그의 르완다 행과 어떤 연관성을 부여할지 기대하게 합니다.
친구들과 약속이 있다는 하선을 데려다주는 지석은 여전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선은 올 한 해가 다사다난했다며 지석은 어떠냐고 묻지만 자신은 바보 같았다고 합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석과 그 대상이 자신인지도 모른 채 한 해가 저물기 전에 하라는 하선의 모습은 그렇게 다시 망설임으로 마무리 되는 듯했습니다.
하선이 새해 인사를 남기고 친구들을 찾아 가는 모습과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카운트다운. 그 순간 지석은 더 이상 망설일 수는 없다는 생각에 차문을 열고 하선을 향해 뛰기 시작합니다. 바보처럼 좋아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도 전하지 못한 채 주변만 서성이던 자신을 책망하듯 지석은 그렇게 정신없이 하선을 향해 뛰어갑니다.
카운트다운이 제로에 다다르고 새해가 밝아오는 순간 지석은 하선의 손을 잡고 오랜 시간 담아두었던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냅니다. "박샘 좋아해요"라고 건네는 지석의 고백에 놀라는 하선의 모습은 가장 극적인 순간을 의미 있게 만든 장면이었습니다. 극적인 순간 그토록 마음속에만 담아두었던 감정을 모두 쏟아내며 자신의 본심을 드러낸 지석과 생각지도 못한 고백에 당황하는 하선의 모습은 이후 어떻게 극이 전개될지 궁금하게 합니다.
지석의 고백과 지원을 볼키스 고백이 과연 성공을 할 수 있을까요? 하선은 지석의 고백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사랑이라는 감정에 서툴렀던 그녀가 뜻하지 않은 연애의 시작과 마지막을 마주해야 했던 시간들. 그렇게 혼란스러운 순간 자신에게 찾아 온 사랑을 온전한 사랑으로 받아들일 수있을 지는 의문입니다. 계상 역시 어린 지원의 도발적인 고백에 혼란스러운 것은 당연합니다.
자신이 가장 힘겨워하는 순간 함께 있었던 지원. 언제나 웃기만 하는 자신이 한없이 울던 모습을 함께 했던 지원은 남다른 존재임은 분명합니다. 어린 나이이지만 그 누구보다 깊은 마음을 담고 있는 지원과 장난만 치던 계상이 가장 진지한 모습을 드러냈던 유일한 존재인 지원의 관계는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가장 적절한 순간 자신들의 감정을 고백해 아름다움을 선사했지만, 그들의 고백은 사랑 혹은 좌절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겠지요. 많은 이들이 지석과 하선의 사랑을 응원하지만 과연 그들이 많은 이들의 바람처럼 사랑을 완성해 나갈지는 의문입니다. 이적이라는 절대 강자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현재 진행되는 모든 러브라인들은 모두 그저 서로의 바람들만 나열되는 수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그들의 사랑 이야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은 김병욱 사단이 등장인물들 간의 사랑 이야기에 큰 강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감칠 맛나는 이야기 전개는 마지막이 어떻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과정 속에서 보여 지는 그들의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 수밖에 없도록 하니 말입니다.
여전히 안개 속을 헤매는 듯한 그들의 관계들이 지석과 지원의 고백으로 인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2011년을 기대를 잔뜩 품게 했던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은 2012년 그 짧은 다리들이 역습을 해가는 멋진 모습들로 다가올 것이라 믿게 합니다. 수없이 만들어진 복선들이 과연 어떤 식으로 연결이 되어 질지는 이제부터 진행되는 그들의 관계들로 인해 증명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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