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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상이 선배에게 받은 그림 한 장이 진희와 지원을 명확한 두 분류로 나눠버렸습니다. 자신의 기억과 바람을 담아 바라보던 그림. 그 그림 속에는 지원의 아픈 과거와 죽음에 대한 공포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사랑을 꿈꾸는 진희에게는 멋진 풍경으로 다가온 이 그림을 바라보는 슬픈 계상의 모습은 우울한 결과를 예고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엄습하는 죽음의 그림자, 그 슬프고도 아픈 결말을 예고한 다?
김병욱 사단의 시트콤을 보면서 불안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의 관계는 늘 상 보아오던 행복한 결말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모습이 지독한 현실의 반영이라 해도 아쉽고 불만인 것은 어쩔 수 없는 시청자들의 바람일 수밖에는 없겠지요. 가장 지독했던 '하이킥2'의 결말은 김병욱 피디에게는 의미 있는 결말로 다가왔을 수는 있지만 이를 지켜보던 시청자들에게는 가장 경악스러운 결말일 수밖에는 없었지요. 기존의 드라마라면 충격이 덜할 수도 있었겠지만 웃음이 중심이 되는 시트콤이라는 장르의 특성은 그 충격을 더욱 극심하게 만들었으니 말입니다.
내상은 외국인 단역 배우들로 고생을 하기는 했지만 그들로 인해 안정적인 수입이 가능하게 된 현재가 행복하기만 합니다. 사업을 실패해 한동안 우울증 증세까지 보였던 그가 과거의 모습을 찾아 자신의 성공에 취해 있는 모습은 힘겨운 시간을 보냈기에 행복하게 보이면서도 불안하기만 합니다.
그가 아이들을 앞에 두고 가르쳤던 '올바른 판단력'처럼 행동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황임에도, 겨울산은 어둠이 빨리 찾아오고 어둠 속에 갇히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공포가 지배하게 되면서 문제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판단력은 흐려지고 이성적이어야만 하는 순간 가장 감정적인 존재가 되어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모두를 불안하게 했습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 하산 길을 확인할 것인지 물줄기를 따라 하산을 할 것인지도 판단하지 못하는 내상은 패닉 그 자체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침착한 것은 종석와 승윤이었습니다. 스스로 공포 속에 자신을 가둔 채 어찌할 줄을 몰라 하는 내상과는 달리, 주변을 확인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아이들이 더욱 뛰어났으니 말입니다. 급하게 내려오다 다리를 삐고 수정과 유선과의 통화를 마지막 유언처럼 하는 내상의 모습은 당당했던 모습과는 너무 달랐습니다.
눈 쌓인 산을 배경으로 그 산을 바라보는 한 여인의 모습이 담긴 그림을 선물 받은 계상은 행복합니다. 책을 돌려주기 위해 들린 지원은 그 그림을 보며 뭔가 황량한 풍경 이라는 이야기를 건넵니다. 저 여자 뭔가를 잃어버린 것 같다는 평가와 달리, 진희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건넵니다. 설레게 하는 풍경이라는 진희는 눈이 아름답고 여자가 프레임 밖의 누군가와 곧 사랑을 느끼게 된다는 이야기를 하는 진희의 모습은 계상에게 중요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마지막 휴양지' 그림이 마지막을 예고했듯 '눈 속의 여인' 그림 역시 그런 예상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로베르토 인노첸티의 '마지막 휴양지'를 보던 세경의 모습이 마지막 장면의 아픔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계상이 바라보는 그 그림은 그들의 슬픈 결말을 예상하게도 합니다.
지원이 극도로 눈을 싫어하는 이유와 기면증의 상관관계를 하선을 통해 듣게 된 계상은 그녀에게 새로운 기억을 전해주기 위해 출사를 권유합니다. 눈 쌓인 강원도로 함께 간 그들은 눈밭에서 풍경을 담는 과정을 통해 어린 시절 겪었던 끔찍한 기억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엄마를 일찍 여윈 지원은 아빠와는 무척 친근했다고 합니다. 주변에서도 부러워하는 부녀지간이었던 그들은 초등학생 시절 뉴질랜드로 여행을 떠나면서 문제는 시작되었습니다. 뉴질랜드 여행을 하는 과정에서 눈 속에 고립된 그들은 며칠 동안 차 안에서 머물러야 했고 큰 눈이 온다는 예보를 듣고는 고립된 자신들을 구해 줄 사람들을 찾아 지원의 아버지는 떠났고 그것이 지원이 본 아버지에 대한 마지막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한 겨울 뉴질랜드 오지에서 눈 속에 갇혀 사경을 헤매야만 했던 지원에게 눈은 당연히 행복한 기억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계상의 그림을 바라보며 그녀가 황량한 풍경이라고 이야기한 것은 당연했으니 말입니다. 더욱 그 여자가 뭔가를 잃어버린 것 같다는 평가는 아버지를 잃은 자신을 투영한 모습이었습니다.
진희에게 그 그림은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눈과 관련된 행복한 기억만을 가지고 있는 그녀에게 그림 속 여인은 자신의 모습이었습니다. 아름다운 눈밭에 자신만이 아닌 자신이 사랑하는 계상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상상하는 그녀에게 그 그림은 너무나 로맨틱한 그림이었으니 말입니다. 항상 자신에게 장난을 치는 계상에게 복수를 하겠다며 눈을 뭉쳐 들어오던 진희가 발견한 모습은 슬픈 눈으로 그림을 바라보는 계상의 모습이었습니다.
자신에게는 언제나 밝은 모습만을 보여주던 계상이었기에 그런 모습이 진희에게는 낯설기만 합니다. 진희와는 달리, 지원과는 계상이 가장 아파하는 순간과 고통을 함께 나눴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다른 감정을 교류하고 있는 셈입니다. 첫 만남부터 의미를 다졌던 계상과 지원은 봉사를 하는 과정과 다부진 지원의 모습이 서로에게 호감으로 다가왔습니다. 사랑의 감정이 아니더라도 서로를 이해하는데 충분할 정도의 모습들이었으니 말입니다.
계상이 왜 명인대 병원을 나와 보건소에서 근무하는지 그리고 그가 얼마나 의사로서 위대한 존재인지를 보고 느낀 지원은 진희가 바라보는 계상의 다른 이면을 바라보고 좋아하고 있습니다. 그런 지원의 근원적인 아픔을 알게 된 계상이 그림을 바라보며 감정이입이 되어 지원의 모습을 상상하는 과정은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계상과 지원의 관계가 가장 합리적인 방식입니다. 여기에 지원을 좋아하는 조카 종석까지 '하이킥' 특유의 관계 설정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원의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그림의 등장은 그들의 관계를 예상하게 하는 강한 복선으로 다가옵니다.
스스로 상상만 하는 슬픈 사랑을 이어가는 진희에게 현실은 그저 장난스러운 남매 같은 존재라는 사실이 더욱 명확해지는 순간이 72회의 마지막 장면이었습니다. 진희와 있으면 그 자체로 행복한 계상. 그런 계상에게 진희는 마냥 즐거운 친구 혹은 여동생 같은 존재일 뿐입니다. 나이는 어리지만 희로애락을 함께 하는 지원과는 분명히 다른 의미라는 점이지요.
황량한 눈밭에서 뒤돌아보던 존재가 진희가 아닌 지원이라는 사실은 계상이 누구를 선택할지에 대한 힌트일 것입니다. 계상이 그림을 바라보며 상상했던 그 모습은, 진희가 이야기를 해주었던 프레임 밖의 누군가와 사랑을 느끼게 된다는 말이 연결되며 계상과 지원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 역시 계상의 상상으로 끝날 수도 있겠지만 좀처럼 현실 속에서 이루어지지 않는 진희의 애닮은 짝사랑은 이렇게 그림을 통해 강렬한 복선으로 남겨지며 그 가치를 다했습니다. 그녀가 그런 상사병을 앓았던 이유 역시 그림을 통해 갈리는 강렬한 복선을 위해서는 절실했으니 말입니다.
슬픈 예감이 맞는다면 '하이킥2'를 그대로 따라가는 결말이 될 수밖에 없기에 현재까지의 모든 것을 뒤집는 멋진 반전이 '하이킥3'에서는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자가 복제가 뻔한 결말을 추구할 이유는 그들에게 없으니 말입니다. 지원이 아버지가 사망 확인이 아닌 실종이라는 점에서 의외의 변수로 등장하는 일은 없겠지요? 사랑이라는 감정을 정교하게 만들어가는 실력은 여전히 탁월한 김병욱 사단이 과연 어떤 이야기들로 시청자들을 행복하게 해줄지 기대됩니다.
엄습하는 죽음의 그림자, 그 슬프고도 아픈 결말을 예고한 다?
김병욱 사단의 시트콤을 보면서 불안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의 관계는 늘 상 보아오던 행복한 결말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모습이 지독한 현실의 반영이라 해도 아쉽고 불만인 것은 어쩔 수 없는 시청자들의 바람일 수밖에는 없겠지요. 가장 지독했던 '하이킥2'의 결말은 김병욱 피디에게는 의미 있는 결말로 다가왔을 수는 있지만 이를 지켜보던 시청자들에게는 가장 경악스러운 결말일 수밖에는 없었지요. 기존의 드라마라면 충격이 덜할 수도 있었겠지만 웃음이 중심이 되는 시트콤이라는 장르의 특성은 그 충격을 더욱 극심하게 만들었으니 말입니다.
내상에게 올바른 판단력이란?
내상은 외국인 단역 배우들로 고생을 하기는 했지만 그들로 인해 안정적인 수입이 가능하게 된 현재가 행복하기만 합니다. 사업을 실패해 한동안 우울증 증세까지 보였던 그가 과거의 모습을 찾아 자신의 성공에 취해 있는 모습은 힘겨운 시간을 보냈기에 행복하게 보이면서도 불안하기만 합니다.
자신의 판단력이 뛰어났기 때문에 이런 성공이 가능했다며 언제 이런 판단에 대한 강의를 하겠다고 공헌합니다. 종석과 승윤, 그리고 줄리엔을 데리고 '올바른 판단이란 무엇인가?'라는 강의를 시작했어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 있게 전해준 그의 성공 전략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이었지요.
'감정보다 이성적이 되라.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 소심하지 말고 대담하라'
감정보다는 이성적 판단을 하고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바라보라는 말. 소심하지 말고 대담하게 판단하고 결정하라는 그의 강의는 그저 정석과 같은 강의였어요. 들어서 나쁠 것은 없지만 굳이 시간을 내서 들어야 하는지 알 수 없게 한다는 점에서 의아하기는 하지만 말이지요. 줄리엔이 "내가 왜 여기서 이런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라고 외치듯 말입니다.
종석과 승윤을 데리고 등산을 간 내상은 행복하기만 합니다. 재기에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섰고 아이들 앞에서 아버지로서 위상도 높였다고 생각한 내상은 이 순간 그 누구보다 행복했습니다. 자신을 믿고 따르는 아이들에게 겨울 산의 위험과 등산에서 유용한 이야기들을 하던 그의 모습은 잘못된 길에 들어서며 모든 것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아이들을 앞에 두고 가르쳤던 '올바른 판단력'처럼 행동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황임에도, 겨울산은 어둠이 빨리 찾아오고 어둠 속에 갇히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공포가 지배하게 되면서 문제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판단력은 흐려지고 이성적이어야만 하는 순간 가장 감정적인 존재가 되어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모두를 불안하게 했습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 하산 길을 확인할 것인지 물줄기를 따라 하산을 할 것인지도 판단하지 못하는 내상은 패닉 그 자체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침착한 것은 종석와 승윤이었습니다. 스스로 공포 속에 자신을 가둔 채 어찌할 줄을 몰라 하는 내상과는 달리, 주변을 확인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아이들이 더욱 뛰어났으니 말입니다. 급하게 내려오다 다리를 삐고 수정과 유선과의 통화를 마지막 유언처럼 하는 내상의 모습은 당당했던 모습과는 너무 달랐습니다.
눈 속의 여인과 마지막 휴양지, 슬픈 예감의 전조인가?
눈 쌓인 산을 배경으로 그 산을 바라보는 한 여인의 모습이 담긴 그림을 선물 받은 계상은 행복합니다. 책을 돌려주기 위해 들린 지원은 그 그림을 보며 뭔가 황량한 풍경 이라는 이야기를 건넵니다. 저 여자 뭔가를 잃어버린 것 같다는 평가와 달리, 진희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건넵니다. 설레게 하는 풍경이라는 진희는 눈이 아름답고 여자가 프레임 밖의 누군가와 곧 사랑을 느끼게 된다는 이야기를 하는 진희의 모습은 계상에게 중요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마지막 휴양지' 그림이 마지막을 예고했듯 '눈 속의 여인' 그림 역시 그런 예상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로베르토 인노첸티의 '마지막 휴양지'를 보던 세경의 모습이 마지막 장면의 아픔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계상이 바라보는 그 그림은 그들의 슬픈 결말을 예상하게도 합니다.
지원이 극도로 눈을 싫어하는 이유와 기면증의 상관관계를 하선을 통해 듣게 된 계상은 그녀에게 새로운 기억을 전해주기 위해 출사를 권유합니다. 눈 쌓인 강원도로 함께 간 그들은 눈밭에서 풍경을 담는 과정을 통해 어린 시절 겪었던 끔찍한 기억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엄마를 일찍 여윈 지원은 아빠와는 무척 친근했다고 합니다. 주변에서도 부러워하는 부녀지간이었던 그들은 초등학생 시절 뉴질랜드로 여행을 떠나면서 문제는 시작되었습니다. 뉴질랜드 여행을 하는 과정에서 눈 속에 고립된 그들은 며칠 동안 차 안에서 머물러야 했고 큰 눈이 온다는 예보를 듣고는 고립된 자신들을 구해 줄 사람들을 찾아 지원의 아버지는 떠났고 그것이 지원이 본 아버지에 대한 마지막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한 겨울 뉴질랜드 오지에서 눈 속에 갇혀 사경을 헤매야만 했던 지원에게 눈은 당연히 행복한 기억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계상의 그림을 바라보며 그녀가 황량한 풍경이라고 이야기한 것은 당연했으니 말입니다. 더욱 그 여자가 뭔가를 잃어버린 것 같다는 평가는 아버지를 잃은 자신을 투영한 모습이었습니다.
진희에게 그 그림은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눈과 관련된 행복한 기억만을 가지고 있는 그녀에게 그림 속 여인은 자신의 모습이었습니다. 아름다운 눈밭에 자신만이 아닌 자신이 사랑하는 계상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상상하는 그녀에게 그 그림은 너무나 로맨틱한 그림이었으니 말입니다. 항상 자신에게 장난을 치는 계상에게 복수를 하겠다며 눈을 뭉쳐 들어오던 진희가 발견한 모습은 슬픈 눈으로 그림을 바라보는 계상의 모습이었습니다.
자신에게는 언제나 밝은 모습만을 보여주던 계상이었기에 그런 모습이 진희에게는 낯설기만 합니다. 진희와는 달리, 지원과는 계상이 가장 아파하는 순간과 고통을 함께 나눴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다른 감정을 교류하고 있는 셈입니다. 첫 만남부터 의미를 다졌던 계상과 지원은 봉사를 하는 과정과 다부진 지원의 모습이 서로에게 호감으로 다가왔습니다. 사랑의 감정이 아니더라도 서로를 이해하는데 충분할 정도의 모습들이었으니 말입니다.
계상이 왜 명인대 병원을 나와 보건소에서 근무하는지 그리고 그가 얼마나 의사로서 위대한 존재인지를 보고 느낀 지원은 진희가 바라보는 계상의 다른 이면을 바라보고 좋아하고 있습니다. 그런 지원의 근원적인 아픔을 알게 된 계상이 그림을 바라보며 감정이입이 되어 지원의 모습을 상상하는 과정은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계상과 지원의 관계가 가장 합리적인 방식입니다. 여기에 지원을 좋아하는 조카 종석까지 '하이킥' 특유의 관계 설정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원의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그림의 등장은 그들의 관계를 예상하게 하는 강한 복선으로 다가옵니다.
스스로 상상만 하는 슬픈 사랑을 이어가는 진희에게 현실은 그저 장난스러운 남매 같은 존재라는 사실이 더욱 명확해지는 순간이 72회의 마지막 장면이었습니다. 진희와 있으면 그 자체로 행복한 계상. 그런 계상에게 진희는 마냥 즐거운 친구 혹은 여동생 같은 존재일 뿐입니다. 나이는 어리지만 희로애락을 함께 하는 지원과는 분명히 다른 의미라는 점이지요.
황량한 눈밭에서 뒤돌아보던 존재가 진희가 아닌 지원이라는 사실은 계상이 누구를 선택할지에 대한 힌트일 것입니다. 계상이 그림을 바라보며 상상했던 그 모습은, 진희가 이야기를 해주었던 프레임 밖의 누군가와 사랑을 느끼게 된다는 말이 연결되며 계상과 지원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 역시 계상의 상상으로 끝날 수도 있겠지만 좀처럼 현실 속에서 이루어지지 않는 진희의 애닮은 짝사랑은 이렇게 그림을 통해 강렬한 복선으로 남겨지며 그 가치를 다했습니다. 그녀가 그런 상사병을 앓았던 이유 역시 그림을 통해 갈리는 강렬한 복선을 위해서는 절실했으니 말입니다.
슬픈 예감이 맞는다면 '하이킥2'를 그대로 따라가는 결말이 될 수밖에 없기에 현재까지의 모든 것을 뒤집는 멋진 반전이 '하이킥3'에서는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자가 복제가 뻔한 결말을 추구할 이유는 그들에게 없으니 말입니다. 지원이 아버지가 사망 확인이 아닌 실종이라는 점에서 의외의 변수로 등장하는 일은 없겠지요? 사랑이라는 감정을 정교하게 만들어가는 실력은 여전히 탁월한 김병욱 사단이 과연 어떤 이야기들로 시청자들을 행복하게 해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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