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사랑을 보여준 정창원씨는 10년이 지난 지금 잘 살고 계신가요? MBC의 <휴먼다큐 사랑>이 벌써 10년을 맞이했습니다. 4월 10년을 맞은 특집을 준비한다는 소식에 과거 기억 속의 한 남자가 떠올랐습니다. <너는 내운명>의 주인공이었던 정창원씨는 과연 지금은 무엇을 하며 잘 살고 계실까 하는 궁금증이었습니다.
유해진과 정창원, 그리고 이승환;
삶과 사랑을 깊은 울림으로 담아주었던 휴먼다큐 사랑, 그 10년의 기억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강산도 한 번 변한다는 시간이 흐른 지금 과연 정창원씨는 어떤 모습을 살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사랑하는 부인을 떠나보내고 최대한 눈물을 참아내며 그들이 함께 지냈던 지리산 자락에 영혼이 되어버린 영란을 놓아주던 창원의 그 모습은 여전히 잊지 못합니다.
마트에서 일하던 창원은 아르바이트를 하던 영란과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고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부부의 연을 맺었습니다. 선생님이 될 영란과 고아로 고졸이 전부였던 창원의 사랑은 일반의 시각으로 보면 결코 맺어질 수 없는 관계였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런 그들의 인연을 시기했고 가장 지독한 방법으로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2006년 5월 1일 <뻐꾸기 가족 1, 2부>를 시작으로 2014년까지 매 5월 가족의 달이면 그들은 찾아왔습니다. '사랑'이라는 주제에 집중한 삶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과 슬픔으로 다가왔습니다. 2014년까지 38편의 다큐멘터리가 방송되었습니다.
38편에는 38개의 이야기가 있었고, 그 안에는 34개의 서로 다른 하지만 모두가 감동할 수밖에 없는 사랑이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휴먼다큐 사랑>을 꾸준하게 시청하신 분들에게는 여전히 기억에 남는 자신만의 베스트들이 존재할 것입니다. 방송된 모든 내용들이 특별할 수밖에 없지만 그 긴 시간동안 잊을 수 없는 이야기들은 분명 존재합니다.
두 번째 방송이었던 <너는 내운명>이 그 중 하나입니다. 워낙 강렬한 인상은 10년이 되어가는 현재까지도 진한 잔상으로 여전히 살아 숨 쉬듯 주변을 감싸고 있습니다. 영란이 말기암이라는 판정을 받은 후 창원은 고백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부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결혼식도 올리지 못하고 영란은 창원을 놔두고 그렇게 하늘로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 지독할 정도로 서러운 사랑은 영란의 죽음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잠시 함께 살았던 지리산 집에는 영란이 남긴 흔적들이 창원을 맞이했습니다. 자신이 떠난 후 언젠가 볼지 모를 창원을 위해 적어놓은 쪽지들은 더욱 그를, 그리고 시청자들을 울게 만들었습니다. 그들이 함께 했던 지리산 자락에 영란을 뿌리며 서글프게 울던 창원. 그는 그렇게 지리산 집에 머물지 못하고 전국을 떠도는 존재로 전락했습니다.
술에 취하고 멍한 상태로 세상에 맞서 싸우지도 못한 채 완전히 무너져버린 상황에서 그의 근황은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후 정창원씨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한 이들도 많을 듯합니다. 그 해답은 동갑내기 피디인 유해진의 블로그에 담겨져 있었습니다.
유해진 피디의 블로그(살아줘서 고마워요^^)에는 그가 연출한 다큐멘터리에 등장했던 그들의 근황들이 잘 정리가 되어 있습니다. 그 안에는 정창근의 일상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이야기 속에서 완전히 무너졌던 그는 조금씩 자신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밝은 모습으로 방송 후 친구가 된 유 피디에게 안부를 전하고 있었습니다.
바다 사람이 되기도 하고 여러 곳을 여전히 떠돌기는 하지만 과거 술에 취해 스스로를 버린 채 살았던 모습에 비하면 무척이나 밝은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가평의 한 리조트에서 일하고 있는 창원은 밝은 모습으로 유 피디와 함께 했습니다. 그의 표정은 밝았지만 그에게는 여전히 영란 밖에는 없다고 하니 그 사랑이 참 위대하고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가수 이승환은 <휴먼다큐 사랑>을 보고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수많은 내용들 중 이승환은 <너는 내운명>과 <안녕, 아빠>를 노래로 만들었습니다. 두 곡 모두 절절함이 가득 묻어나는 이승환의 베스트 음악이라는 점에서 그가 느끼는 <휴먼다큐 사랑>이 어떤 의미인지를 알 수 있게 해줍니다. 창원과 영란의 사랑을 담은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와 대장암 말기 환자였던 이준호와 부인 김은희, 그리고 어린 자녀의 이야기를 아빠의 시선으로 담은 'Dear Son'은 이승환의 음악적 성취와 함께 더욱 특별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방송을 본 후 만든 곡이라는 점에서 가사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이승환. 그는 그렇게 그 지독한 사랑에 영원한 생명을 부여했습니다. 영원히 잊혀 질 수 없는 그 지독한 사랑에 대한 헌사를 한 이승환은 그렇게 우리에게 사랑은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주고 있습니다.
2개월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판정을 받았던 해나는 기적처럼 2년을 넘게 튜브 하나에 기댄 채 기적과 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그런 어린 딸을 살리기 위한 부모의 노력은 줄기세포 수술의 권위자이며 유일하게 해나에게 수술을 할 수 있는 파울로 박사와 연결이 되었습니다. 미국 성프란시스 병원은 10억이 넘는 수술비용을 모두 책임지며 해나의 수술을 지원했습니다.
모두가 수술 성공으로 다시 환하게 웃는 해나를 보고 싶어 했습니다. 태어나 단 한 번도 때내지 못했던 튜브를 입에서 빼고 호흡을 하기는 했지만, 해나는 우리 곁에 더는 머물 수 없었습니다. 모두가 애타게 그 어린 아이의 기적을 다시 한 번 보고 싶었지만, 해나의 기적은 2개월에서 35개월로 늘린 기적은 비록 이제는 함께 할 수는 없지만 그 영원함은 여전히 우리와 함께 할 것입니다.
<풀빵엄마> 싱글맘 최정미씨의 사연은 펑펑 울게 했습니다. 지독한 삶. 그런 혹독함 속에서도 두 아이를 위해 풀빵을 팔면서 병과 싸워야만 했던 최정미씨와 그런 엄마가 언제 떠날지 몰라 서럽게 울던 어린 딸의 눈물은 여전히 눈물샘을 자극합니다. 첫 출산과 함께 시한부 판정을 받은 안소봉씨의 사연 역시 먹먹한 감동과 아픔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어떤 사연이라고 특별하지 않겠냐마는 여전히 가슴 한구석에서 나가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는 그렇게 오늘도 내 삶에 지표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들을 수 없지만 4개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슈퍼 수림>의 수림씨의 삶은 나에게는 채찍질로 다가왔습니다. 지독한 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 최고의 성취를 이뤄낸 수림의 삶은 스스로 타협하고 물러나는 자신을 꾸짖게 합니다. <휴먼다큐 사랑>은 그런 방송입니다. 우리가 잊고 살았던 그리고 쉽게 놓아버렸던 '사랑'이라는 가치를 되찾게 해주고는 했습니다.
이승환의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에서 나오는 가수 중 "다시 만나 사랑해야 해요. 그때까지 다른 이를 사랑하지 마요"라는 가사가 나옵니다. 정창원씨는 이승환의 노래 가사처럼 그렇게 혼자 다른 사랑하지 않고 다시 영란을 만날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마음이 아파 일부러 멀리 하기도 했었던 <휴먼다큐 사랑>은 여전히 가슴 속 한구석을 차지하고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일은 위대하고 경이로우니 온 맘과 온 몸으로 사랑해라. 부끄러움을 알고 반성도 해야 하지 정직해야만 하고 정의롭게" 이승환은 남겨진 아이들을 위한 아버지의 마음으로 'Dear Son'에서 이렇게 노래로 사랑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위대하고 경이로운 이름 사랑. 그 사랑을 온 마음과 온 몸으로 하라는 이승환의 노래처럼 이제 10년이 된 <휴먼다큐 사랑>은 우리 곁에서 영원히 '사랑'을 이야기 할 것입니다. 4월 27일 밤 11시 15분 10주년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다시 우리 곁에 찾아 올 사랑 이야기가 다시 그리워집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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