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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힙하게 1회-한지민은 왜 엉덩이를 만져야만 했을까?

by 자이미 2023.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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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전부터 논란이 되었던 '힙하게'가 첫 방송되었습니다. 엉덩이를 만지면 그 사람의 기억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었습니다. 성추행이 될 수밖에 없는 이 행동은 남녀 갈등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도 존재했었습니다.

 

여자가 아닌 남자가 그런 상황이라면 어땠을까?라는 의구심과 분노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과연 이 드라마가 순항할 수 있을지 의아할 수 있었습니다. 드라마의 설정으로만 보면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런 의식은 제작진들 역시 충분히 준비 과정에서 고민했었음이 첫 회부터 잘 드러났습니다.

힙하게 1회-한지민이 엉덩이를 만져야만 하는 이유

열심히 뛰는 고등학생 예분(한지민)은 바다에 빠져 사망한 어머니와 마지막 이별을 해야 했습니다. 자살이라는 이야기만 들은 예분은 갑자기 고아가 되어 외할아버지 집으로 이사 오게 됩니다. 엄마 절친 딸이 같은 학교에 다닌다며 소개받았는데 그게 배옥희(주민경)였죠.

 

옥희가 있어 예분의 학창시절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공부도 못하고 욱하는 성격이지만 예분에게는 둘도 없는 절친인 옥희가 있어 할아버지처럼 수의사가 되기 위한 길을 걸을 수 있었습니다. 수의대에 합격했어도 할아버지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예분 아버지와 결혼을 반대했던 할아버지는 딸을 잃고 맞은 손녀에게 감정을 표현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예분을 보면 딸이 생각났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18년이 지나 할아버지가 운영하던 동물병원을 이어받아 소돼지가 아닌 개와 고양이만 전문으로 하겠다고 단장까지 마쳤지만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빚은 늘고 찾아오는 손님은 없는 그곳의 사정은 이모이자 간호사인 현옥(박성연)으로 인해 소돼지 전문으로 변신하게 만드는 이유로 작동합니다. 현옥으로서는 지역 특성이나 아버지가 해왔던 일이라는 점에서 돈 안 되는 애완동물로는 힘들다 생각했기 때문이죠.

 

무진으로 내려오게 된 문장열(이민기)는 경찰서에 들어서자마자 강력계가 출동하는 모습에 흥분했습니다. 이곳에서 실적 쌓아 다시 서울로 복귀하겠다는 의지만 가득한 장열은 부임 첫날부터 강력 사건이 터졌다는 사실이 반갑기까지 했습니다.

 

장열이 맞이한 이곳의 강력계 형사들이 하는 일은 뛰쳐 나온 소를 잡는 일이었습니다. 소 등에 올라탄 여성은 버스정류장에서 전단을 나눠주던 예분이었습니다. 소가 무서운 수의사의 이 해프닝은 장열에게 안 좋은 기억을 더 쌓아 올리는 이유로 작동하죠.

 

할아버지에게 월세는 줘야하는데 소는 무서운 예분은 밤늦게 찾아온 광식(박노식)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의 집으로 갈 수밖에 없었죠. 마침 그날은 무진에서 유성쇼가 열리는 시점이기도 했습니다. 유성쇼를 보기 위해 많은 외지인들까지 몰린 상황에서 임신한 소의 상태를 보기 위해 엉덩이를 만지는 순간 유성이 그들을 덮쳤습니다. 

힙하게 1회-유성우로 인해 초능력 얻게 된 예분

갑작스럽게 기절한지 3일이 되어 깨어난 예분은 다친 곳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기괴하게도 키우는 고양이를 만져주다 우연히 엉덩이에 손이 닿자 고양이 시선을 느끼게 됩니다. 고양이만이 아니라 강아지 역시 엉덩이를 만지자 강아지 시선을 느낄 수 있었죠.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놀라 병원에 가보지만 아무 이상도 없었습니다. 우럭의 삶까지 읽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지만, 병원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는 사실에 옥희 제안으로 점집까지 가게 됩니다. 맥아더를 신으로 모신다는 종배(박혁권)를 찾아가지만 신내림을 받으라는 제안만 들었습니다.

 

신기는 없는 생활형 무당 종배는 어수룩한 예분에게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기 때문이죠. 자신에게 신내림을 받으라는 말을 무시했지만, 공교롭게도 그날 할아버지가 계단에서 미끄러져 다친 몸으로 온 것을 보고 종배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죠.

 

이모에게 카드를 건네며 맛있는 것 마음껏 먹으라며 병원을 나선 예분은 속세를 떠나 무당의 길을 선택하려 했습니다. 신내림을 받지 않으면 주변 사람들이 다친다는 말과 할아버지 부상을 연결해 결론을 내린 것이죠. 작두를 타야 한다는 말에 잔뜩 겁을 먹은 예분은 무당인 종배에게 시범을 부탁합니다.

 

신기 떨어진 종배는 두려움 속에 작두를 바라보며 두려워합니다. 너무 잘 갈아놓은 작두에 떨어진 땀방울까지 가르는 그 시퍼런 곳에 발을 올리는 순간 부상을 입고 말았죠. 맥아더 신을 부르라고 요청한 예분은 영어로 대화를 요구하지만, 될 리가 없었죠. 그렇게 가짜 신내림 사건은 정리되었지만, 예분의 고민은 더 깊어졌습니다.

 

우연히 동영상에서 '사이코 메트리'라는 능력을 알게 된 후 사람에게도 되는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사람이 많이 탄 버스에 올라 자연스럽게 엉덩이를 만지려던 예분은 하필 그 버스에 타고 있던 장열에게 현장범으로 붙잡히고 말았습니다.

힙하게 1회-예분 성추행 목격한 장열

엉덩이를 만지는 장면을 장열이 찍었으니 도망칠 수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증거 있냐는 예분 앞에 자신이 직접 찍은 영상을 보여주자 곧바로 꼬리를 내리는 모습에서도 이 드라마의 장르를 명확하게 해줬습니다.

 

조카 예분이 경찰서에 있다는 소식에 이모 현옥은 옷 고르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현옥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진 경찰서 강력반장인 원종묵(김희원) 때문이었습니다. 20대 서로 사랑하던 사이였던 그들이 왜 이별을 하고 이제는 증오하는 사이가 되었는지를 드라마 '스물다섯스물하나'를 패러디하는 방식으로 보여준 것 역시 이 드라마의 장르를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등장인물들의 아역이 존재하지 않고 고등학교부터 30대 중반까지, 그리고 20대 초반부터 50대 중반까지 같은 배우가 그대로 연기하는 것 역시 코믹 장르라는 사실을 각인시키기 위한 방식이었습니다. 엉덩이를 만지는 행위 자체도 수의사가 소의 엉덩이를 만지다 유성으로 인해 사이코 메트리 능력이 생겼음을 인지시키기 위함이죠. 여기에 코믹한 분위기는 이런 행위 자체의 논쟁을 희석시키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코믹을 전면에 깔고 있지만 복합장르가 하나의 장르화가 된 드라마에서 밋밋할 수밖에 없죠. 홀로 사는 할아버지의 함께 늙어가는 강아지 이야기는 감동도 한 스푼 넣겠다는 의지를 잘 보여줬습니다. 엉덩이를 만지면 사이코메트리 능력이 생긴다는 사실이 이때만큼은 좋았습니다.

 

강아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이 든 할아버지가 자신 때문에 아픈 몸을 이끌고 일을 나가고, 밥도 먹기 힘든 처지에 자신에게 나눠주는 모습에 먹는 것조차 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할아버지를 위해 자신이 먼저 하늘로 가는 것이 돕는 것이란 생각을 강아지가 했던 것이죠.

 

이런 사실을 알고 할아버지는 탄식했습니다. 함께 늙어가는 강아지가 아니면 자신은 지금 살고 있지도 않다고 오히려 감사했죠. 이는 예분의 능력이 특별한 가치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소가 무서운 예분이 강아지와 고양이만 보면서 돈도 벌 수 있게 된다는 의미이니 말입니다.

힙하게 1회 스틸컷

서로 앙숙이 되어버린 장열이 길 건너 옥희 집에서 살게 되었다는 사실이 싫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매트리스를 사서 덕희와 올라가던 장열이 계단에서 밀리자 우연히 예분은 그를 막기 위해 내민 손이 엉덩이를 만지게 되었죠. 

 

그 순간 장열이 왜 이곳으로 올 수밖에 없었는지 드러났습니다. 범죄조직을 소탕하는 곳에서 믿었던 후배가 배신한 것을 알게 됩니다. 이 장면의 등장은 곧 범죄 장르도 포함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죠. 그리고 평온하기만 했던 무진에서 잔인한 범죄가 벌어지면서 코믹에서 범죄물로 변화하게 된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편의점 직원인 선우(수호)가 무진으로 오면서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집니다. 이건 우연일까요? 백설기처럼 하얀 얼굴을 한 선우는 예분의 마음도 빼앗지만, 그 달콤함은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반전 변수들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엉덩이를 만져야만 사이코메트리가 되는 예분과 다리를 만져야 그 능력을 발휘하는 소 주인 광식이 연쇄살인사건을 풀어가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만 합니다. 평생 노총각으로 늙어 죽을 줄 알았던 광식이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얻게 되며 마성의 남자가 된다는 설정도 흥미롭습니다.

힙하게 포스터

과장된 상황들이 초반 적응하기 어렵기는 했지만, 과도한 코믹을 통해 이후 벌어진 범죄물을 기대하게 한다는 점에서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소를 검진하는 과정에서 유성에 맞은 소와 접점을 이룬 그 부위를 만져야만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이들이 과연 열혈 강력계 형사 장열과 사건을 해결해 나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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