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도 제작진도 분노해야만 했던 지난 8일 방송된 '1박2일'은 파업 중인 제작진을 대신해 사측에서 고용한 두 명의 편집인원이 만들어낸 황당한 결과물이었습니다. '1박2일 춘호 특집'은 파업 중인 제작진을 바보로 만들고 시청자들을 우롱한 사측의 경악스러운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장악당한 방송의 문제가 무엇인지가 명확하게 드러난 셈입니다.
방송 자유가 절실한 이유를 잘 보여준 1박2일 춘호 특집
본질이 사라지고 현상만 남은 채 영혼 없이 흘러 다니는 실체가 그대로 드러났던 지난 8일 방송된 '1박2일 춘호 특집'은 비록 예능이지만 현재의 문제가 잘 드러난 방송이었습니다. 파업 참여 전에 촬영했었던 내용을 사측에서 고용한 편집요원을 활용해 편집해 방송으로 내보낸 방송은 시청자들을 당황스럽게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1박2일'의 본질은 사라진 채 오직 왜곡된 재미만 넘쳐나는 그곳에는 시청자들이 그렇게 사랑하고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여행 버라이어티의 감동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일부에서는 '런닝맨' 확장 판이냐는 비아냥을 들을 만큼 근거도 없이 그저 쫓고 쫓기는 과정만이 담긴 그곳에는 국민 예능이라는 호평을 받아왔던 '1박2일'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파업에 참여 중인 제작진이 파업을 풀고 제작에 참여 했나 라는 생각을 하게 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형편없는 내용이 방송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사측이 작위적으로 편집해서 엉망이 되어버린 내용을 방송해버린 탓이었습니다. 더욱 새로운 제작진과 출연진으로 시작한 방송이 이런 식으로 왜곡되어 방송을 타게 되면 새롭게 바뀐 이들은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방송보다 중요한 언론 자유를 위한 투쟁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결방은 당연한 사실이지만 그 파업 중 작위적으로 만들어낸 편집으로 인해 본질이 왜곡된 형편없는 오락물이 나왔다는 점에서 이는 모두를 농락한 행위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방송을 본 많은 시청자들이 그동안 신뢰를 쌓아왔던 '1박2일'이 아니라고 성토하고 상대 방송인 '런닝맨' 아류냐는 비난까지 퍼부을 정도로 사측이 억지로 편집해낸 이번 방송은 안하니만 못한 방송임이 분명합니다. 제작진들이 공들였던 가치는 사라지고 오직 현상으로 남아 있는 촬영물들을 작위적으로 편집해 엉망이 된 방송을 한 KBS 사측의 행위는 이번 파업이 왜 중요한지를 다시 확인해 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마디로 8일 방송은 편집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방송이었다. 우리가 강진 촬영에서 의도했던 것들이 하나도 살지 않았다. 리얼 버라이어티는 모래알과 같아서 수많은 촬영분량 중에서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방송이 돼버린다. 자막, 편집호흡 등도 중요하다"
"'1박2일'이 경치를 보면서 레이스를 펼친 것은 2008년부터 시도했던 것이다. 그런데 8일 방송에서 자막 자체에 '추격자'니 '도망자'니 하면서 넣고 추격 자체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전혀 이상한 방송이 돼 버렸다. '1박2일'은 여행지 소개가 중요한 부분인데, 정작 강진의 풍경들도 하나도 녹아들지 않았다"
"그래서 마치 형사물처럼 돼 버리며 비정상적인 방송이 돼 버렸다. 고생하며 촬영한 멤버들에게도 미안했다. 그간 '1박2일'을 만들어 왔던 사람으로서 완전히 망가진 모습에 눈물이 났다. 80분 내내 울면서 봤다"
파업 중인 제작진이 밝힌 지난 방송에 대한 아쉬움은 어쩌면 '1박2일'을 사랑하는 많은 시청자들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내용들이었을 것입니다. 제작진 스스로 부끄러운 방송이 되고 말았다고 통탄할 정도로 힘들게 촬영한 내용물을 작위적인 방법으로 편집해 본질과 전혀 다른 결과물로 도출해낸 이번 방송은 아무나 방송을 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준 셈이기도 합니다.
편집기를 사용한다고 편집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왜 이 방송물을 촬영했고 그 의도가 무엇인지가 담기지 않으면 제작진들의 의도와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방송의 본질과도 유사합니다. 더욱 이명박 정권 들어 전 방위적으로 진행된 방송 장악의 결과물이 바로 이런 모습과 유사했다는 점에서 그들의 투쟁은 정당성을 확보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낙하산 김재철은 다시 한 번 망나니 칼을 휘두르며 사원들을 징계하고 있습니다. 해고와 정직으로 32명 노동자들이 피해를 당한 이번 총파업은 언론 자유가 빼앗긴 상황에서 이를 되찾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이 뒤따라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공정해야만 하는 방송을 권력의 시녀로 만들어버린 방송은 이렇게 마지막 순간까지도 철저하게 언론을 망가트리는 주범이 되었습니다. 본질이 왜곡된 방송은 공정 방송을 외치는 노동자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는 점에서 잃어버린 언론의 자유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질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방통위와 방문진에서 방송 3사 총파업을 방치하고 외면하는 이유는 오직 하나입니다. 총선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한 의도적인 방송 식물인간 만들기의 결과물이라는 점입니다. 총파업을 손놓게 되면서 방송은 모두가 종편과 다름없는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득이 되는 것이 누구인지는 명확하기에 그들이 왜 이런 방치에 가까운 짓을 하는지는 그 의도가 명확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언론이 정상적으로 작동을 하지 못하자 공약 대결이 아닌 비이성적인 비난이 총선의 화두가 되어버려 과연 이 총선이 무엇을 위함인지 마저 모호하게 만들어버리고 말았습니다. TV 토론에서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리는 새누리당의 행태가 당당하게 이어진 이유 역시 언론 총파업이 있기에 가능한 경고망동이었으니 말입니다.
4월 11일 총선에 참여하는 것은 국민으로서 가지는 자연스러운 권리입니다. 나라의 주인이 되느냐 아니면 스스로 종이 되기를 원하느냐는 바로 자신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권리인 투표권을 행사하느냐 마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이번 총선에 대한 참여는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투표만이 우리 스스로가 주인이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점에서 투표권 행사는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종이 아닌 나라의 주인 되기 위해서라도 모두 투표에 참여해야만 할 것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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