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돌아왔다. 9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떠났던 시청자들도 이제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했다. 두 번의 장기 파업 끝에 MBC는 지독한 암흑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그 새로운 시작은 <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명확하게 드러났다. 오프닝을 지난 방송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한 그들은 새롭게 태어나기 시작했다.
2천 억 비자금과 척당불기;
국민만 보고 가겠다는 MBC, 다시 돌아온 마봉춘 기억해야만 행동이 달라진다
박성호와 손정은으로 바뀐 MBC 뉴스데스크는 철저하게 지난 잘못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했다. 한 번의 반성으로 끝날 수 없을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과거 자신들의 과오에 대한 반성하고 성찰하겠다고 했다. 그 진심이 시청자들에게 전해지면 MBC 뉴스데스크는 정상을 되찾게 될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얼마나 망가졌는지 철저한 반성이 이뤄져야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음을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유명한 그림 하나로 이 모든 것을 시작했다. 칼을 들고 추격하는 자와 도망치는 자의 모습을 카메라로 담은 그 사진은 보도의 기본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선택과 배제'는 뉴스의 기본이다. 모든 것을 다 담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왜곡을 선택과 배제로 포장하는 순간 뉴스는 망가지기 시작한다. 본질을 외면한 채 사실을 왜곡한 뉴스는 그렇게 시청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게 바로 지난 MBC 뉴스데스크의 현실이었다.
'세월호 참사' 보도는 '보도 참사'였다고 했다. 철저하게 희생자와 유가족을 능욕해왔던 과거를 더는 숨기지 않았다. MBC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리고 박근혜 정권을 옹호하기 위해 노력한 것 외에는 없다. 철저하게 권력의 시녀를 자처한 그들에게 진실은 중요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스스로 기레기가 되었던 그들이 이제 다시 서려 한다. 그리고 그저 한 번의 반성으로 모든 것이 끝날 일도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이들의 반성과 사과는 단순히 말이 아닌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 진정한 언론으로 거듭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MBC 내부에 여전히 기생하고 있는 기레기들을 완전히 박멸하지 않으면 정상화는 끝나지 않는 일이니 말이다.
새롭게 시작한 MBC 뉴스데스크는 두 개의 특종으로 관심을 모았다. 삼성 이건희의 차명계좌가 또 다시 발견되었다. 2천억대 비자금이라는 점에서 충격으로 다가온다. 이미 드러난 차명계좌 외에 추가로 엄청난 비자금이 그대로 존재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삼성 수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어야 한다.
사법부는 여전히 이건희와 삼성 편에 서 있다. 사법부만이 아니라 모든 기관은 삼성을 위해 뛰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다. 금융위원회가 노골적으로 이건희 편에 선다고 선언할 정도로 여전히 대한민국은 삼성공화국이다. 그들 앞에서만 작아지는 권력 집단이 이번에 드러난 2천억 비자금에 대해서는 어떻게 처리할지 의문이다.
4조가 넘는 비자금에 대해 제대로 처리할 생각이 없는 그들이 과연 이번에 다시 추가 발견된 2천억에 대해 어떻게 할지 의문이다. 그리고 이게 마지막이라 단정할 수도 없다. 과거 특검 수사 직전 쓰레기차 3대 분량의 서류를 폐기했던 삼성이다. 삼성에 여전히 확인하지 못한 수많은 비자금들이 존재할 것이라는 합리적 추측은 명확해진다.
문무일 검찰 총장은 이번에는 단호하게 적폐 청산에 기한은 없다고 했다. 올 해 안에 청산을 마무리하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식의 발언을 해서 비난을 받았던 문 총장은 명확하게 적폐 청산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검찰 과거사위나 공수처 설립과 관련해서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경남기업에서 1억을 받았다는 홍준표 대표에 대해 대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홍 대표만이 아니라 경남기업에서 뇌물을 받았다는 정치인들은 모두 무죄를 받았다. 경악할 일이 아닐 수 없다. 경남기업 사장은 사망했고, 돈을 전달한 자는 신뢰할 수 없다는 주장이 받아 들여진 것이다.
'척당불기'와 '이상해졌네'는 홍준표 대표와 경남기업 사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키워드다. 돈을 전달했다는 윤승모 경남기업 부사장은 자신이 돈을 전달하던 당시 '척당불기'라고 쓰여진 글을 봤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홍 대표는 그 글은 당 대표실에만 뒀다고 반박했다.
윤 부사장이 의원실에서 봤다는 그 액자가 당 대표실에도 있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당자 한글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잘못 적힌 액자가 두 개나 있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홍 대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사법부는 윤 부사장의 일관된 진실을 믿지 못하겠다며 거짓말한 정치인에게 무죄를 선언했다. 이는 사법부 최악의 판결이 아닐 수 없다.
여전히 우리 사회의 적폐가 뿌리 깊게 내려 앉아 있음을 잘 보여주는 판결이 아닐 수 없다. 거짓말을 누가 했는지 명확하지만 법은 오히려 거짓말을 한 자를 옹호하는 판결을 했다. 이 상황에서 과연 법을 믿을 수 있는 것일까?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은 오직 힘을 가진 자를 위해 움직이는 도구라면 법치주의의 원칙은 깨질 수밖에 없는 일이다.
새롭게 출발한 <MBC 뉴스데스크>는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동안 언론이기를 포기한 그들. 그래서 시청자도 외면한 MBC 뉴스가 그렇게 다시 우리에게 찾아왔다. "기억해야만 행동이 달라진다"며 자신들의 과오를 절대 잊지 않겠다는 마지막 발언은 그래서 신뢰하게 만든다. 다시 돌아온 마봉춘이 반갑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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