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농담과 디스의 차이, 국민들이 비판할 때 까지 시사 개그는 영원히
우리 사회가 얼마나 엉망이 되었는지는 요즘 신문을 하루만 읽어 봐도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황당한 사회는 대중들에게 강력하게 새로운 세상을 열 것을 주문하게 되고 그런 욕구와 바람은 매년 때가 되면 국민들을 섬기겠다는 누군가에게는 두려운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꼼수의 대마 왕들이 내년을 위해 어떤 꼼수들을 보일지는 이미 여러 경로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카멜레온 변신은 대중들을 현혹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국내 광고에서도 나오듯 갑자기 색깔을 바꾼 카멜레온으로 인해 다른 카멜레온들이 놀라 나무에서 떨어지는 일들도 그들 세계에서는 익숙하게 발견되는 일로 다가올 듯도 합니다.
자신의 잘못된 행위를 법적인 면죄부를 받기 위해 아무런 상관도 없는 개그맨을 동일한 죄목으로 고소를 행하는 그의 직업은 국회의원이었습니다. 우리 시대 국회의원이 얼마나 존재감이 떨어졌는지는 그의 행동과 대중들의 반응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그를 같은 직업을 가진 국회의원들은 그 정도 잘못으로 금배지를 반납해야 한다면 우리 모두 살아남지 못한다며 옹호하고 나서는 집단 이기주의에 경악하기도 했습니다.
대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회의원이라는 직업은 국민들을 대신해 정치를 하는 존재들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오직 선거철에만 필요한 것이 국민들일 뿐입니다. 선거철만 반짝 카멜로온처럼 변신을 하면 현혹되는 국민들을 상대로 대 사기극과 다름없는 공약 남발로 금배지를 획득하지만 그걸 손에 잡는 순간 국민들은 자신들과는 상관없는 노예와 같은 존재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코너에서 "지난 주 '개콘', '달인' 끝나 시청률 떨어질까 걱정했는데 국회의원이 도와주네 감사합니다. 10주 연속 예능 1위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고소 정국을 비난하는 그들의 오늘 테마는 '고소'였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개콘의 '사마귀 유치원'은 시작과 함께 장금이의 맛을 풍자해 "고소해서 고소한다는데"라는 말로 '고소'를 풍자하는 모습은 '고소정국'에 대한 냉소가 가득했습니다. 이런 그들의 개그에 대중들이 환호를 보이는 것은 그런 냉소가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이기도 했습니다.
밀수꾼 최효종이 등장해 "가족과 오순도순 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대답하러 나와 "한 주 사이에 인기가 많아졌네요"라며 고소 정국을 비꼬던 그는 화목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그들의 비판은 재미있었지만 그 잔혹한 현실에 답답하기만 했지요. 정부에서 발표하는 4인 492만원이라는 허무한 기준과 상관없이 4인 기준 200여만 원으로 사는 대중들이 행복하게 사는 방법은 차를 두고 고기를 먹으러 가서 오른 상추 값으로 공기밥으로 배만 채우고 오면 된다는 그의 발언은 너무 현실적이어서 씁쓸했습니다.
가스 값과 전기 값도 올라 집에서 음식을 해먹기도 힘든 우리를 이야기 하던 밀수꾼은 오르지 않은 유일한 아버지의 월급을 이야기하는 대목에서는 관객들의 공감대가 극대화되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걱정할 필요 없다며 "어차피 선거철이 되면 모든 후보가 물가를 잡겠다고 할 거에요"는 밀수꾼의 한 마디는 우리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비판하는 대목이었습니다. 가족의 화목은 돈이 필요하다는 너무 당연해진 진리 앞에 작아질 수밖에 없는 가장의 슬픈 현실은 누구의 책임일까요? 박성호가 나와 직장 내 성희롱 대처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진행자인 정범균이 "이렇게 하면 고소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요"라며 강 의원의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을 풍자하는 센스도 잊지 않았습니다.
'불편한 진실' 코너에서는 황현희가 마지막 크로징 멘트로 "올 연말 연예대상은 누가 받게 될까요? 유재석? 이경규? 전 올 한 해 최고의 웃음을 안겨주신 마포에 있는 한 국회의원에게 드리고 싶습니다"라는 말로 국회의원의 황당한 행동에 대해 풍자를 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비상대책위원회'에서도 방송국 폭탄 테러를 주제로 개콘 개그에 고소 드립을 하는 정치인의 행동을 비난하는데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고소'와 '개콘'을 중심에 두고 벌이는 그들의 회의는 노골적으로 비난하며 탁상공론에만 빠져있는 국회의원들 전체를 비판하는데 집중했습니다.
"고소하라 그래. 고소하라 그래. 이런 일들이 왜 벌어지느냐. 우리를 우습게 보기 때문이야. 우리가 범인들 잡아가지고 웃음을 주는 사람들이지 우리가 우스운 사람들이야"
라는 말로 강 의원의 행태를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그들은 독한 마음으로 강력하게 공격하고 있었습니다. 얼마든지 고소를 해봐라 고소에 굴복하지도 않을 것이고 그렇게 자신들을 억압하려 한다면 자신들은 그런 억압에 당당하게 맞서겠다는 포부와 다름없었습니다. 대통령이 등장해 그들에게 딸과 결혼을 시키는 것이 어떻겠냐는 말과 '존경'한다는 문자에 대해 조롱하는 모습은 흥미롭기만 했습니다.
개콘 고소 정국에 대한 정수는 '애정남' 코너에서 진행한 '농담과 디스의 차이'였습니다. "둘이 있을 때 하면 농담, 사람이 많을 때 얘기하면 디스다. 단 전혀 찔리지 않으면 농담이다. 본인이 들었을 때 아무렇지 않으면 가만히 있으면 된다"이 말로 이번 고소 정국에 대해 무엇이 문제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풍자였습니다.
코너를 마감하는 마지막 크로징 멘트를 하러 앞으로 나선 최효종은 "국민 여러분이 제게 시사 개그를 하지 말라고 하면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특정 한 명이 하지 말라고 한다면 저는 끝까지 하겠습니다"라는 말로 풍자를 고소로 대응하는 권력 집단에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풍자개그를 멈추지 않겠다는 그의 다짐은 모든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개그맨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물 타기 하려했던 정치인은 이를 통해 정치인 전체를 무능력한 존재로 전락시켰습니다. 자신들에게 주어진 일은 하지 않은 채 자신들에게 주어진 권력에만 취해있는 그들은 개그맨들의 풍자의 도구로나 사용되는 무기력하고 무능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국회의원들보다 환영받고 존경받는 존재가 되어버린 개그맨. 과연 이런 모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들은 고민이라도 해보는 것일까요? 스스로 국민들의 조롱꺼리가 되고자 했던 그들 이제 만족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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