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괴물인가? 동식과 주원 중 괴물이 존재하는가? 아니면 아직 정체를 드러내지 않은 그 누군가가 진정한 괴물인가? 20년 만에 만양에서 동일한 사건이 벌어졌다. 과거 한 명이 사망한 채 발견되고, 다른 이는 여전히 실종 상태인 사건이 재현되었다.
작은 마을에서 사는 그들은 모두가 가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족이라고 모두 친하지는 않지만 서로의 비밀이 무엇인지, 그리고 서로가 누군지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이 곳에 외지인이 등장했다. 바로 한주원이다. 물론 그도 문주시에서 7살에 거주한 적은 있었다.
아버지가 문주 경찰서장이던 시절 잠시 거주했던 주원이 진범일까? 7살 어린 아이가 스무 살 성인을 그것도 둘이나 살해할 수 있을까? 그건 불가능할 것이다. 물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연쇄살인마의 표식까지 만들 정도는 아니다.
주원이 만양 파출소에 자원해 들어오자마자 사체가 드러났다. 신기한 일이다. 갈대밭에서 발견된 여자는 다른 누구도 아닌 주원이 정보원으로 쓰던 여성이다. 20년 전 유력한 용의자였던 동식이 여전히 범인이라 확신했던 주원은 불법 마사지를 하던 불법 체류자인 이금화를 이용했다.
사진을 보여주며 만약 동식이 찾아오면 '1번'이라는 번호를 보내라고 요구했다. 불체자 신분을 악용했던 주원은 1이 반복적으로 적힌 문자를 받는다. 이는 분명 동식이 이금화 앞에 나타났다는 확신으로 다가왔다. 그가 그토록 동식이 범인이라 외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경찰 아 ㅎ미. 11111111'
사망한 이금화가 주원에게 남긴 마지막 문자이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목격자이자 피해자인 이금화는 다급하게 주원에게 증거를 남기고자 했다. 그리고 심주산에서 발견된 이 휴대폰에는 사라진 민정의 흔적도 남겨져 있었다.
범인이 누구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그는 분명하게 이금화와 강민정을 연결해 주원을 궁지에 내몰고 있다. 이는 범인이 가장 가까운 곳에 존재한다는 의미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위치는 결국 경찰이나 검찰 등 사건을 깊숙하게 바라볼 수 있는 존재일 수밖에 없다.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상황에서 주원은 동식이 범인이라고 주장한다. 알리바이가 명확하지 않은 동식. 그리고 20년 전 유력한 용의자였던 그가 만양에 오자마자 연속해서 사건이 재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주원의 공격은 날카로웠지만 무딜 수밖에 없었다.
시체가 발견되고 실종되는 사건의 최초 목격자는 공교롭게도 동식과 주원이다. 항상 사건의 시작점에 두 사람이 존재한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극적이다. 이는 결국 주원의 공격은 동식도 동일하게 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친구들만 모인 자리에서 그들은 서로를 의심한다. 동식이 미쳤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할 길이 없는 동생을 찾기 위해 미쳤다는 의미다. 진술실에서 오지화의 질문에 확답을 하듯 이야기하던 동식에게는 여전히 동생에 대한 생각만 가득했다.
동식과 지화, 정제가 모인 자리에서 이들의 대화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지화는 직접적으로 동식이 범인이냐고 묻는다. 하지만 동식은 즉답이 아닌, 범인에 대한 이야기를 할 뿐이다. 동생이 살아있다면 찾았을 것이라는 말과 함께 범인은 절대 동생을 놔주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언뜻 들으면 동식은 범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물론 동식 자체도 범인 범주에 들어서고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상황에서 모두가 서로를 의심하는 상황은 이 사건을 더욱 힘들게 만들 뿐이다. 20년 전 동식이 용의자로 잡혀가던 시절 지화는 믿었다고 했다. 친구로서 동식은 믿을 수 있다고 했다.
이 말은 다른 지점에서는 동식을 의심할 수도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억울하게 용의자가 된 상황에서 정제는 뒤늦게 남상배에게 동식은 범인이 아니라고 했다. 사건이 벌어진 날 자신과 날세며 술을 마셨다고 했다. 이는 둘 모두 범인이 아니라는 주장과 다르지 않다.
문제는 정제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느냐는 점이다. 물론 겁도 많다. 사라진 사건 자료가 돌아오자 이를 발견한 주원이 비웃으며 정제가 동식과 공범이냐는 말에 화들짝 놀라 전화를 거는 모습만 봐도 그렇다. 동식과 정제의 관계를 굳이 따지자면 갑은 동식이라고 볼 수 있다.
주원은 결정적 약점이 있다. 그리고 이를 동식이 알고 있다. 사망한 여성의 사체가 발견되는 순간 주원은 자신의 약점을 노출시켰다. 그리고 누구보다 눈치가 빠른 동식은 주원을 분석했다. 그가 무엇을 할 것인지 몇 수를 앞서 생각하는 동식이다.
현재 파출소장인 남상배의 행동 하나 하나에 반응하며 공격하고 풀어주는 동식은 이미 누구도 제압할 수 없는 존재다. 20년 전 강압적으로 자백을 받아내려 했던 형사들 중 하나가 바로 상배였다. 다른 이들보다는 덜 했다는 말로 그나마 동식이 상배와 가까워질 수 있었음을 알게 한다.
이 상황에서 동식은 상배에게 위로를 하기 위한 발언인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하게 이야기를 한다. 아무런 증거도 없는 하지만 분명한 확신이 있는 범인을 잡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그런 괴물들을 잡기 위해서는 괴물이 되어야 한다는 말도 덧붙이며 말이다.
이는 동식이 스스로 괴물이 되었다는 의미다. 잔인한 괴물을 잡기 위해서는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으면 안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괴물의 마음으로 괴물을 바라보는 것이 결국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
주원이 함정 수사를 하다 문제가 발견되었다는 사실이 퍼지며, 그는 잠시 근무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그런 주원을 배웅하던 동식은 고개를 숙인 채 웃었다. 의도적으로 주원을 자극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 동식의 이 행동으로 주원은 만양에 머물며 흔적들을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리고 산골에 있는 집에 있던 차량 블랙박스를 통해 2020년 10월 25일 새벽 6시 49분 심주산을 오르는 동식의 모습을 확인한다. 마치 이 모든 것을 알고라도 있었다는 듯 차량 블랙박스를 보며 웃던 동식. 그는 과연 뭘까?
의심을 품고 동식의 집을 몰래 들어간 주원은 지하에서 뭔가를 발견했다. 이미 바닥을 청소한 흔적과 함께 탁자 위에는 미세한 혈흔 흔적이 존재했다. 이 일로 인해 동식은 긴급 체포가 되었다. 민정에 대한 상해 납치 사건의 용의자로 말이다.
의기양양한 주원은 하지만 함정에 빠졌다. 정말 동식이 그곳에서 민정이를 죽였다면 바보도 아닌 이상 그 정도로 정리할 이유가 없다. 철저하게 주원을 함정에 빠트리기 위해 설정한 상황이다. 피는 동식도 봤다. 지우려고 했다면 흔적도 없이 지울 수 있었다. 그럼에도 동식은 의도적으로 흔적을 남겼다.
이 모든 것을 예상한 동식은 그 현장에 카메라까지 설치해 주원의 행동을 확인했다. 동식의 함정에 빠진 주원은 더 지독한 구렁텅이에 빠지기 시작했다. 자신이 생각했던 범인이 동식인지 모호해지는 순간까지 조만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
주원이 모방범일까? 그리고 동식은 20년 전 사건의 진범일까? 아니면 괴물을 잡기 위해 괴물이 되어가는 이들이 아닌, 누군가가 진정한 괴물일까?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파고드는 이 감정선들을 흥미롭게 이어졌다. <괴물>은 점점 괴물이 되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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