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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의 문제부터 기존 제작의도를 넘어서는 재도전은 오히려 독이 될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뛰어난 가수들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제작진의 한계, 엉망인 편집으로 잃어버린 감동, 여기에 재도전이라는 편법이 등장하며 긴장감마저 상쇄한 그들의 선택은 아쉽게 다가옵니다.
수없는 편법이 가능하게 되어버린 김건모의 재도전
대단한 가수들을 모셔다 놓고 누군가를 탈락시킨다는 결정은 말도 안 되는 상황일 수밖에는 없었지요. 제작진들이 가지고 있는 의도는 단순하면서도 명쾌합니다. 대단한 가수들을 출연시켜 관심을 집중시키고 매주 같은 가수들을 출연시켜 보여줄 수는 없기에 탈락이라는 방법을 동원해 새로운 가수들이 출연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 주는 방식은 쇼이기에 가능한 재미였습니다.
이소라를 시작으로 정엽까지 최고의 가수들이 펼치는 멋진 무대를 보는 것은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축복과도 같은 선물입니다. 여기에 자신의 노래만이 아닌 무작위로 선택된 남의 노래를 편곡해 부르는 맛이란 지금까지 경험하기 힘들었던 최고의 만찬이기도 했습니다.
백지영의 트로트의 걸작 중 하나인 '무시로'를 한이 사무치도록 불러내고, 김범수가 재해석한 '그대 모습은 장미'등은 그들이 아니면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 편곡의 절정이었습니다. 음악적 풍성함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알게 해준 윤도현의 '나 항상 그대를' 무대는 피아노부터 브라스 밴드까지 무대 위를 얼마나 다양한 악기들로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었어요.
당연하게도 윤도현의 그 화려하고 풍성한 음악 무대는 첫 번째라는 힘겨움에도 불구하고 1위라는 의외이자만 필연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만들었습니다. 반대로 7위가 되어 첫 번째 탈락자가 된 김건모는 마지막 립스틱 퍼포먼스로 웃음을 전달하기는 했지만 이것이 독이 되어 탈락하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되돌려 생각해보면 과연 김건모의 무대가 립스틱 퍼포먼스 때문에 탈락의 이유가 되었을까? 란 생각을 해보면 이는 다시 고민해봐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뒤에서 다시 따져보도록 하고 방송의 완성품은 편집의 결과입니다. 그만큼 영상물의 핵심은 편집일 수밖에는 없는 것이지요.
<나는 가수다>는 첫 회부터 편집의 문제가 거론되어 왔습니다. 최고 가수들을 불러 모아 그들이 펼치는 최고의 무대를 선사하겠다는 취지와는 달리, 노래 부르는 도중 인터뷰를 삽입하고 개그맨들의 웃음들을 집어넣어 가수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보이지 않는 편집은 의미를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불만들은 즉각적으로 편집에 반영되어 노래가 방송되는 도중 간섭 요소들이 상당히 배제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들의 쇼가 먼저냐 노래가 먼저냐는 지속적인 논란이 될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나는 가수다>를 보는 대다수는 대단한 일곱 명의 가수들이 펼치는 쟁쟁한 무대를 그대로 전달 받기를 원하는데 제작진들을 이 핵심요소를 방해하면서까지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려고만 노력합니다.
당연히 그런 간섭들은 가수들의 무대도 망치고 <나는 가수다> 자체도 신뢰할 수 없도록 만들기만 합니다. 방송을 하면서 낚시질을 하듯 백지영 노래 1절이 나오고 잡다한 영상으로 진을 빼더니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일곱 명의 무대를 보여주는 방식은 아쉽습니다.
이소라가 메인 MC를 맡고 있고 그녀가 뿜어내는 무대가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그녀만을 위한 무대도 아니건만 두 번에 걸쳐서 그녀의 노래가 소개되는 것도 형평성에서 문제가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더욱 출연하며 메인 MC까지 겸하는 부담감을 잦은 노출로 관객들과 노래 외적인 연결을 가능하게 해 공정한 평가를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 역시 문제로 지적될 수 있습니다.
출연진은 MC에서 제외하고 온전히 가수들의 무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조정이 필요합니다. 이소라 역시 MC보다는 노래하는 가수로서 무대에 서는 것을 더욱 원할 것이라 보이기 때문에 그녀에게도 부담을 줄이고 노래 자체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하는 것이 옳은 일이겠지요.
'슈스케'는 "60초 후에 발표 하겠습니다"로 화제를 모으며 동시에 질타의 대상이 되곤 했습니다. 이는 케이블이라는 특성상 광고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딜레마 속에서 만들어낸 편법이기에 욕을 하면서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었지만 <나는 가수다>는 비슷한 장면들을 컷만 달리해, 무의미하게 여러 번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60초 보다 더욱 짜증스러운 상황을 연출해내고 있습니다.
쌀집 아저씨의 쓸데없는 이야기 남발들도 문제가 되고 있고 낭설이라 치부해왔던 첫 번째 탈락자에 대한 이야기들이 모두 사실로 들어 나면서 <나는 가수다>는 치명적인 약점들을 그대로 노출한 채 시작부터 제기된 한계에 너무 쉽게 흔들리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게 합니다.
뛰어난 가수들을 모셔다 놓고 최악의 제작진들이 만들어낸 방송을 봐야 하는 시청자들은 답답하고 짜증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그들은 알고는 있는 것일까요?
김영희 피디는 스스로 <나는 가수다>가 서바이벌이 아니라고 강변해왔습니다. 제목에 버젓이 '서바이벌'이라고 명시하고 있음에도 이는 서바이벌도 오디션도 아니다 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오늘 방송에서 그는 <나는 가수다>는 지독한 경쟁만 있는 서바이벌이다는 것을 자임한 꼴이 되었습니다.
500명의 일반 관객 심사단에 의해 내려진 평가는 가수도 제작진도 모두 받아들여야만 하는 약속입니다. 누가 감히 대단한 일곱 명의 가수들을 평가하고 그들에게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할 수 있겠습니까? 철저하게 그들이 가진 실력이나 능력이 아니라 그날 현장에 있는 500인의 개인적인 취향과 선택에 의해 가려지는 이 서바이벌은 그래서 가수들에게는 크게 부담을 부여하지 않아도 되는 선의의 경쟁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가 드러나고 첫 번째 탈락자가 김건모로 확정되며 모든 것이 틀어져 버렸습니다. 우선 김건모 스스로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했고 현장에서 대 선배의 탈락을 보며 수용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이가 전무한 상황에서 <나는 가수다> 자체를 흔들어 놓은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같은 동료이자 선후배인 가수들 입장에서는 쉽게 수긍하기 어려운 첫 번째 탈락자가 다름 아닌 김건모라는 사실이 당황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재도전을 제안하는 과정 역시 당연해 보였습니다. 문제는 김건모와 김영희 피디의 시각 자체가 문제로 다가왔습니다.
김건모 스스로는 자신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음에도 떨어진 이유를 립스틱 퍼포먼스로 규정했고 김영희 피디 역시 그가 탈락한 이유는 온전히 쓸데없는 퍼포먼스를 했기 때문이라고 규정해 버렸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자 김제동이 나서서 '재도전'이야기가 나왔고 못이기는 척 받아준 김건모와 이후에도 '재도전'을 상시 화하겠다는 김영희의 발언은 <나는 가수다>를 최악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우선, 김건모는 속이 쓰려도 '재도전'을 받지 않고 깨끗이 물러나야만 했습니다. 김건모가 500인의 평가에 수긍하고 물러났다면 <나는 가수다>는 무척이나 흥미로운 쇼가 될 수 있었습니다. 탁월한 능력을 가진 가수들이 펼치는 화려한 무대는 요즘 좀처럼 보기 힘든 최고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김건모의 '재도전'은 <나는 가수다>를 비참한 서바이벌로 몰아넣어 버렸습니다. 더욱 최선을 다한 가수들과 500인의 평가단을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림으로서, 이후 진행되는 순위는 매번 논란을 가져올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럴 가능성은 없겠지만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탈락자로 선택된 1인이 지속적으로 '재도전'을 요구하고 어쩔 수 없이 이를 받아들이는 형태가 된다면 이 무슨 황당한 상황일까요?
선배로서 첫 번째 탈락자가 된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겠지만 김건모는 받아들여야만 했습니다. 그의 욕심으로 인해 이후에 선후배들 간의 경쟁은, 선배들을 위해 후배들이 희생해야 하는 암묵적인 서열을 강요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기류들은 온전하게 음악을 즐기는 무대는 만들어질 수는 없게 할 뿐입니다.
이런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담당 CP인 김영희의 몫일 겁니다. 시도는 좋았지만 시작부터 문제점들을 수없이 양산하며 잦은 인터뷰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그는 심지어 자신의 능력과 상관없이 현장에서 다른 모습을 보이는 일선의 피디들이 문제라는 식의 발언까지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원칙이 사라져 버린 무대는 더 이상 순수하게 가수들의 열정을 선보이며 아름다운 퇴장을 가능하게 만드는 방식은 나올 수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김건모의 '재도전'이 이뤄지고 다음에 그가 되 든, 다른 누군가가 탈락을 하게 되든 이는 논란은 연속될 수밖에는 없고 이런 식의 반복되는 문제들은 <나는 가수다>의 본질만 흐리게 만들 뿐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모든 책임은 담당 CP인 김영희의 몫일 겁니다.
탈락자 방송이 되기 전부터 이미 김건모가 첫 번째 탈락자라는 이야기는 떠돌고 있었고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행패를 부려 다시 녹화를 했다는 이야기는 지난주부터 전해지던 내용이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모두 쓸데없는 루머라고 이야기한 김영희 CP는 뭐라고 답변할 것인가요?
결과적으로 다시 녹화를 하게 되었고 그렇게 정해진 탈락자는 왜 김건모의 문제로 자신이 희생되어야만 하는 것인가요? 최소한의 신뢰마저 무너트린 <나는 가수다>는 뛰어난 가수들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무능한 제작진들의 한계만 명확하게 남기게 되었습니다.
윤도현이 이야기한 용기는 '만용과 탐욕'의 다른 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박명수가 2주 후 김건모가 또 탈락하게 된다면 어쩔 거냐는 질문에 무슨 대답을 할 수 있을까요? 500인은 암묵적인 동의하에 나이 많은 선배가수들은 탈락의 기준에서 무조건 제외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어차피 자신들이 선택하는 투표는 언제든 번복될 수 있으니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고 생각하게 될까요? 최고의 무대를 최악으로 만들어 버린 <나는 가수다>는 씁쓸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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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는 편법이 가능하게 되어버린 김건모의 재도전
대단한 가수들을 모셔다 놓고 누군가를 탈락시킨다는 결정은 말도 안 되는 상황일 수밖에는 없었지요. 제작진들이 가지고 있는 의도는 단순하면서도 명쾌합니다. 대단한 가수들을 출연시켜 관심을 집중시키고 매주 같은 가수들을 출연시켜 보여줄 수는 없기에 탈락이라는 방법을 동원해 새로운 가수들이 출연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 주는 방식은 쇼이기에 가능한 재미였습니다.
멋진 무대 망치는 제작진은 최악이다
이소라를 시작으로 정엽까지 최고의 가수들이 펼치는 멋진 무대를 보는 것은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축복과도 같은 선물입니다. 여기에 자신의 노래만이 아닌 무작위로 선택된 남의 노래를 편곡해 부르는 맛이란 지금까지 경험하기 힘들었던 최고의 만찬이기도 했습니다.
백지영의 트로트의 걸작 중 하나인 '무시로'를 한이 사무치도록 불러내고, 김범수가 재해석한 '그대 모습은 장미'등은 그들이 아니면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 편곡의 절정이었습니다. 음악적 풍성함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알게 해준 윤도현의 '나 항상 그대를' 무대는 피아노부터 브라스 밴드까지 무대 위를 얼마나 다양한 악기들로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었어요.
당연하게도 윤도현의 그 화려하고 풍성한 음악 무대는 첫 번째라는 힘겨움에도 불구하고 1위라는 의외이자만 필연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만들었습니다. 반대로 7위가 되어 첫 번째 탈락자가 된 김건모는 마지막 립스틱 퍼포먼스로 웃음을 전달하기는 했지만 이것이 독이 되어 탈락하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되돌려 생각해보면 과연 김건모의 무대가 립스틱 퍼포먼스 때문에 탈락의 이유가 되었을까? 란 생각을 해보면 이는 다시 고민해봐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뒤에서 다시 따져보도록 하고 방송의 완성품은 편집의 결과입니다. 그만큼 영상물의 핵심은 편집일 수밖에는 없는 것이지요.
<나는 가수다>는 첫 회부터 편집의 문제가 거론되어 왔습니다. 최고 가수들을 불러 모아 그들이 펼치는 최고의 무대를 선사하겠다는 취지와는 달리, 노래 부르는 도중 인터뷰를 삽입하고 개그맨들의 웃음들을 집어넣어 가수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보이지 않는 편집은 의미를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불만들은 즉각적으로 편집에 반영되어 노래가 방송되는 도중 간섭 요소들이 상당히 배제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들의 쇼가 먼저냐 노래가 먼저냐는 지속적인 논란이 될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나는 가수다>를 보는 대다수는 대단한 일곱 명의 가수들이 펼치는 쟁쟁한 무대를 그대로 전달 받기를 원하는데 제작진들을 이 핵심요소를 방해하면서까지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려고만 노력합니다.
당연히 그런 간섭들은 가수들의 무대도 망치고 <나는 가수다> 자체도 신뢰할 수 없도록 만들기만 합니다. 방송을 하면서 낚시질을 하듯 백지영 노래 1절이 나오고 잡다한 영상으로 진을 빼더니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일곱 명의 무대를 보여주는 방식은 아쉽습니다.
이소라가 메인 MC를 맡고 있고 그녀가 뿜어내는 무대가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그녀만을 위한 무대도 아니건만 두 번에 걸쳐서 그녀의 노래가 소개되는 것도 형평성에서 문제가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더욱 출연하며 메인 MC까지 겸하는 부담감을 잦은 노출로 관객들과 노래 외적인 연결을 가능하게 해 공정한 평가를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 역시 문제로 지적될 수 있습니다.
출연진은 MC에서 제외하고 온전히 가수들의 무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조정이 필요합니다. 이소라 역시 MC보다는 노래하는 가수로서 무대에 서는 것을 더욱 원할 것이라 보이기 때문에 그녀에게도 부담을 줄이고 노래 자체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하는 것이 옳은 일이겠지요.
'슈스케'는 "60초 후에 발표 하겠습니다"로 화제를 모으며 동시에 질타의 대상이 되곤 했습니다. 이는 케이블이라는 특성상 광고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딜레마 속에서 만들어낸 편법이기에 욕을 하면서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었지만 <나는 가수다>는 비슷한 장면들을 컷만 달리해, 무의미하게 여러 번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60초 보다 더욱 짜증스러운 상황을 연출해내고 있습니다.
쌀집 아저씨의 쓸데없는 이야기 남발들도 문제가 되고 있고 낭설이라 치부해왔던 첫 번째 탈락자에 대한 이야기들이 모두 사실로 들어 나면서 <나는 가수다>는 치명적인 약점들을 그대로 노출한 채 시작부터 제기된 한계에 너무 쉽게 흔들리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게 합니다.
뛰어난 가수들을 모셔다 놓고 최악의 제작진들이 만들어낸 방송을 봐야 하는 시청자들은 답답하고 짜증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그들은 알고는 있는 것일까요?
스스로 서바이벌 오디션으로 만들어 버린 재도전
김영희 피디는 스스로 <나는 가수다>가 서바이벌이 아니라고 강변해왔습니다. 제목에 버젓이 '서바이벌'이라고 명시하고 있음에도 이는 서바이벌도 오디션도 아니다 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오늘 방송에서 그는 <나는 가수다>는 지독한 경쟁만 있는 서바이벌이다는 것을 자임한 꼴이 되었습니다.
500명의 일반 관객 심사단에 의해 내려진 평가는 가수도 제작진도 모두 받아들여야만 하는 약속입니다. 누가 감히 대단한 일곱 명의 가수들을 평가하고 그들에게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할 수 있겠습니까? 철저하게 그들이 가진 실력이나 능력이 아니라 그날 현장에 있는 500인의 개인적인 취향과 선택에 의해 가려지는 이 서바이벌은 그래서 가수들에게는 크게 부담을 부여하지 않아도 되는 선의의 경쟁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가 드러나고 첫 번째 탈락자가 김건모로 확정되며 모든 것이 틀어져 버렸습니다. 우선 김건모 스스로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했고 현장에서 대 선배의 탈락을 보며 수용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이가 전무한 상황에서 <나는 가수다> 자체를 흔들어 놓은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같은 동료이자 선후배인 가수들 입장에서는 쉽게 수긍하기 어려운 첫 번째 탈락자가 다름 아닌 김건모라는 사실이 당황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재도전을 제안하는 과정 역시 당연해 보였습니다. 문제는 김건모와 김영희 피디의 시각 자체가 문제로 다가왔습니다.
김건모 스스로는 자신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음에도 떨어진 이유를 립스틱 퍼포먼스로 규정했고 김영희 피디 역시 그가 탈락한 이유는 온전히 쓸데없는 퍼포먼스를 했기 때문이라고 규정해 버렸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자 김제동이 나서서 '재도전'이야기가 나왔고 못이기는 척 받아준 김건모와 이후에도 '재도전'을 상시 화하겠다는 김영희의 발언은 <나는 가수다>를 최악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우선, 김건모는 속이 쓰려도 '재도전'을 받지 않고 깨끗이 물러나야만 했습니다. 김건모가 500인의 평가에 수긍하고 물러났다면 <나는 가수다>는 무척이나 흥미로운 쇼가 될 수 있었습니다. 탁월한 능력을 가진 가수들이 펼치는 화려한 무대는 요즘 좀처럼 보기 힘든 최고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김건모의 '재도전'은 <나는 가수다>를 비참한 서바이벌로 몰아넣어 버렸습니다. 더욱 최선을 다한 가수들과 500인의 평가단을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림으로서, 이후 진행되는 순위는 매번 논란을 가져올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럴 가능성은 없겠지만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탈락자로 선택된 1인이 지속적으로 '재도전'을 요구하고 어쩔 수 없이 이를 받아들이는 형태가 된다면 이 무슨 황당한 상황일까요?
선배로서 첫 번째 탈락자가 된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겠지만 김건모는 받아들여야만 했습니다. 그의 욕심으로 인해 이후에 선후배들 간의 경쟁은, 선배들을 위해 후배들이 희생해야 하는 암묵적인 서열을 강요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기류들은 온전하게 음악을 즐기는 무대는 만들어질 수는 없게 할 뿐입니다.
김영희 CP는 책임을 져야만 한다
이런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담당 CP인 김영희의 몫일 겁니다. 시도는 좋았지만 시작부터 문제점들을 수없이 양산하며 잦은 인터뷰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그는 심지어 자신의 능력과 상관없이 현장에서 다른 모습을 보이는 일선의 피디들이 문제라는 식의 발언까지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PD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있고 CP가 할 수 있는 영역이 달리 있는데,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른 그림이 나올 수밖에 없죠. 그게 또 당연한 거고. 그래서 좀 갑갑했습니다. 10개 월 정도 됐을 때부터 연출로 복귀하고 싶다고 얘기했습니다. - 엔터 미디어와 인터뷰 내용 중
원칙이 사라져 버린 무대는 더 이상 순수하게 가수들의 열정을 선보이며 아름다운 퇴장을 가능하게 만드는 방식은 나올 수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김건모의 '재도전'이 이뤄지고 다음에 그가 되 든, 다른 누군가가 탈락을 하게 되든 이는 논란은 연속될 수밖에는 없고 이런 식의 반복되는 문제들은 <나는 가수다>의 본질만 흐리게 만들 뿐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모든 책임은 담당 CP인 김영희의 몫일 겁니다.
탈락자 방송이 되기 전부터 이미 김건모가 첫 번째 탈락자라는 이야기는 떠돌고 있었고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행패를 부려 다시 녹화를 했다는 이야기는 지난주부터 전해지던 내용이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모두 쓸데없는 루머라고 이야기한 김영희 CP는 뭐라고 답변할 것인가요?
결과적으로 다시 녹화를 하게 되었고 그렇게 정해진 탈락자는 왜 김건모의 문제로 자신이 희생되어야만 하는 것인가요? 최소한의 신뢰마저 무너트린 <나는 가수다>는 뛰어난 가수들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무능한 제작진들의 한계만 명확하게 남기게 되었습니다.
윤도현이 이야기한 용기는 '만용과 탐욕'의 다른 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박명수가 2주 후 김건모가 또 탈락하게 된다면 어쩔 거냐는 질문에 무슨 대답을 할 수 있을까요? 500인은 암묵적인 동의하에 나이 많은 선배가수들은 탈락의 기준에서 무조건 제외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어차피 자신들이 선택하는 투표는 언제든 번복될 수 있으니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고 생각하게 될까요? 최고의 무대를 최악으로 만들어 버린 <나는 가수다>는 씁쓸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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