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꿈을 꾼다. 하지만 그 꿈이 현실이 되거나 미래를 보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물론 미래의 모습이 언젠가 본 듯한 착각이 드는 기시감이 오기는 한다. 데자뷰를 소재로 영화를 만드는 경우는 있지만 사실 그 기시감은 무의식 중에 자신이 가봤던 그 곳이 불현듯 떠오르며 착각을 불러오는 경우다.
우연과 같은 필연;
미래를 보는 재찬과 홍주, 기적과 같은 우연은 그렇게 잔인하게 다가왔다
홍주(배수지)는 꿈을 통해 미래를 본다. 어느 날 갑자기 그런 능력이 생긴 홍주는 그게 축복이 될 수는 없었다. 아버지의 죽음을 본 후 구하려 했지만, 꿈은 현실이 되었다.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 아버지는 그렇게 사망하고 말았다. 이번에는 어머니다. 꿈 속에서 어머니의 죽음은 다시 홍주를 두렵게 한다.
세상에 남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인 어머니가 다른 것도 아니고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사망한다는 사실은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런 불안은 홍주를 더욱 힘겹게 한다. 꿈 속의 홍주는 긴 머리였다. 그런 긴 머리를 잘라버리면 꿈의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홍주를 믿어준 엄마는 그렇게 딸 몰래 자신의 없는 미래를 대비하고 있었다. 남겨질 소중한 딸을 위해 말이다.
자신의 잘못으로 숨졌다는 그 기억은 그녀를 더욱 혼란스럽게 한다. 두 번 만난 것이 전부지만 홍주는 잘 나가는 변호사 유범(이상엽)을 남친이라 생각한다. 연인이라면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는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에 모든 일은 시작되었다.
검찰이 된 재찬(이종석)은 이사도 하고 첫 출근을 기념하는 사진도 찍는 등 나름 재미있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전교 꼴찌를 놓치지 않는 엉망이었지만, 그는 달라졌다. 재찬과 유범은 13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다. 법대생인 유범은 중학생인 재찬의 과외 선생이었다.
머리는 똑똑하지만 비열한 인간이었다. 돈벌이를 위해 재찬에게 '윈윈'이라는 말은 건넨다. 등수가 하나 올라갈 때마다 재찬의 아버지가 1만원씩 과외비를 더 준다는 제안에 유범은 조작을 하자고 제안했다. 어린 마음에 오토바이가 가지고 싶었던 재찬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현직 경찰인 아버지를 속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아버지 몰래 산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사고를 낸 것은 유범이었다. 자신이 사고를 내고 재찬에게 뒤집에 씌웠다.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아도 사람들은 자신의 말을 믿을 것이라 했다. 좋은 대학 법대생인 유범과 말썽만 부리는 재찬 중 진실과 상관없이 타인의 믿음은 단순해진다.
이사 떡을 돌리기 위해 홍주의 집 벨을 누른 재찬은 황당한 경험을 하게 된다. 매몰차게 다시는 벨을 누르지 말라는 목소리는 당혹스러웠다. 홍주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은 자신의 꿈은 현실이 되기 때문이다. 꿈 속에서 앞집에 이사 온 재찬의 품에 안기는 모습에 혼란스러웠던 홍주로서는 거부하고 싶었다. 잠시라도 말이다.
악연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은 발렌타인 데이에 내리는 큰 눈으로 인해 꿈은 언제나 현실이 된다는 홍주의 말처럼 현실이 되고 말았다. 전화를 받지 않은 엄마가 걱정되어 데이트 도중 집으로 가려하지만 많이 내린 눈으로 인해 운전하기가 힘들었다. 대신 운전을 하겠다는 유범은 그렇게 홍주 집으로 향하다 사고를 내고 말았다.
홍주 어머니 휴대폰을 찾아준 경찰 우탁(정해인)을 차로 치여 죽이고 말았다. 그것도 부족해 운전자를 홍주로 바꾼 후 모든 죄를 그녀에게 돌렸다. 과거 재찬에게 자신의 죄를 뒤집어 씌웠던 것과 마찬가지로 유범은 그렇게 다시 한 번 자신의 잘못을 남의 탓으로 돌렸다.
어머니까지 잃고 연인이라 생각했던 유범의 거짓말에 당황한 홍주는 그렇게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재찬이 막으려 노력을 했지만, 그녀를 막을 수 없었다. 그 지독한 순간은 재찬이 꿈에서 깨면서 꿈이 되고 말았다. 재찬이 꿈을 꾸지 않았다면 이는 오직 홍주의 꿈으로 마무리될 수밖에 없었다.
왜 그런지 알 수는 없지만 이런 꿈을 꾸는 인물이 재찬과 홍주라는 사실은 명확해졌다. 서로가 비슷한 존재라는 사실을 모른다. 그래서 누구도 이런 자신의 꿈을 믿어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너무나 생생했던 그 꿈. 그리고 그 꿈 속에서 사망한 홍주를 구하기 위해 재찬은 그곳으로 향한다.
남들에게는 유능하고 다정다감한 존재로 인식되는 유범이지만, 그가 어떤 인물인지 누구보다 잘 아는 재찬은 그 꿈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꿈은 사실임을 알게 되었다. 일기예보와 달리, 꿈 속의 상황과 마찬가지로 갑작스럽게 큰 눈이 내렸다.
홍주가 이야기를 했듯, 그 날의 운전자는 유범이었다. 홍주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그래도 믿기 어려운 이 상황에 혼란스러워하던 재찬은 홍주 차를 뒤따른다. 혹시나 하는 그 막연함은 모든 것을 바로 잡았다. 눈길에 유범이 몰던 차는 길을 건너던 남자를 치기 일보직전이었다.
재찬으로 인해 사고는 끊어낼 수 있었다. 길을 건너던 경찰 우탁도 살았고, 유범과 홍주 모두 범죄의 주인공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그 꿈을 이야기할 수 없었다. 누구도 이런 이야기를 믿어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에서 유일하게 재찬의 꿈을 이해하는 이는 홍주였다. 서로 상호 보완하듯 꿈을 꾸는 이들의 만남은 그래서 흥미롭다. 그 관계는 언제든 서로를 위기에서 구하는 능력으로 발휘될 수 있으니 말이다.
홍주와 재찬은 그렇게 서로 미래를 보는 꿈을 꾸는 존재였다. 가족 만이 알고 있는 그 꿈의 비밀은 극한 상황에서 서로를 알아보게 되는 이유가 되었다. 눈이 내리는 사고 난 도로에서 피를 흘리며 서로를 포옹하는 두 사람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홍주와 재찬이 그런 꿈을 꾸는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이야기가 전개되며 자연스럽게 밝혀질 수밖에 없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와 <피노키오>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박혜련 작가의 신작이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앞선 두 작품과 괘를 같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현실에서 벌어질 수 없는 독특한 세계관을 그럴 듯하게 몰입하게 만드는 박혜련 작가의 능력은 그래서 반갑다. 첫 회부터 몰입도를 높인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매력적이다. 과연 어떤 이야기가 등장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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