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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도 달력특집, 파파라치 편에 기자는 왜 발끈할까?

by 자이미 2010.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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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도 지난 주에 이어 <무한도전 달력특집>이 방송되었습니다. 2011년 달력이 예약 판매가 시작된 상황에서 엄청난 스포일러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광저우 아시안 게임으로 한 주가 쉬면서 발생한 긴박한 상황은 예고되었던 뉴욕 특집을 뒤로 미룬 채 달력 특집을 집중 편성해 방송되고 있습니다.

파파라치 특집이 기자들에 대한 편견 심어줬나?




이번 주에 방송된 무한도전 달력 특집은 10월과 11월 분량이었습니다. 한글날이 있는 10월을 기념하기 위해 그들이 준비한 것은 다름 아닌 몸으로 한글을 표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한글을 온 몸으로 표현해 한글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밀물 현대 무용단'의 모습은 신기하기까지 했습니다.
현대 무용에 한글을 접목시켜 몸으로 글을 표현한다는 발상은 대단할 수밖에는 없지요. 한글을 표현한 무용단원들의 모습은 인간의 몸이 보여줄 수 있는 한계가 무엇일까 의구심을 가질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함으로 다가왔습니다.

레슬링을 통해 남다른 몸임을 보여주었던 무도 인들이지만 평생을 무용만 해왔던 이들의 유연성을 따라갈 수는 없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과학적으로 만들어진 모음과 자음은 인간의 몸으로 표현하기에도 가장 적절한 언어임이 이번 달력 특집을 통해 잘 보여 졌습니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인간이 표현한다면 과연 한글만큼 효과적으로 드러날 수 있었을까요? 결코 인간 몸이 예술로 승화되어 또 다른 언어로 재현되기는 쉽지 않았을 겁니다. 그만큼 우리 한글의 우수성은 달력 특집에서 보여준 한자 만들기로 충분했습니다.

길과 노홍철이 탈락하한 상황에서 그들은 무한도전을 스스로 만들어 보고 각자의 이름 속에 있는 자음을 무용단원들과 함께 표현하는 과제였습니다. 결코 쉬울 리 없는 작업에서 무도 멤버들이 보여준 모습은 무용단원들의 우아한 아름다움과 함께 어울려져 환상적이었습니다.

유재석의 'ㅇ'자를 만드는 과정에서 순간포착 된 그의 표정 사진은 맹비난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어요. 마치 무용수를 느끼는 듯한 표정은 힘겨움에서 나온 표정임에도 다른 의도로 받아들일 수도 있음을 잘 보여주었지요. 탁월한 사진발을 보여주는 명수 옹은 오늘도 여전한 존재감으로 사진작가의 마음까지 움직였습니다.

촬영 내내 인간 몸으로 재현해내는 한글은 탄성이 쏟아져 나올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단순한 듯 하지만 과학과 예술이 결합하지 않으면 도저히 만들어낼 수 없는 몸으로 만든 한글은 최고였습니다.

가장 안정적이면서도 표현력이 뛰어났던 정준하가 10월의 우승자가 되었고, 무한 존재감으로 또 다른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는 정형돈은 탈락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유재석과 남겨진 정형돈의 모습을 '존박과 허각'에 비유하는 센스를 발휘하며 세 번째 탈락자로 누드모델이 확정된 이후 보여준 형돈의 진상은 그의 자신감이 만들어낸 무모함이었지요. 그 무모함이 진상이라는 이름으로 꾸며졌지만 전혀 눈살이 찌푸려지지 않는 이유는 정형돈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었습니다. 

11월 그들이 선택한 것은 파파라치였습니다. 이탈리아어에서 유래된 파파라치에 대한 인상은 불운한 영국 왕비 다이애나 비의 죽음의 잔상이 강렬합니다. 전문적으로 정치인이나 연예인들의 사진을 찍어 파는 직업을 가진 파파라치가 그저 외국의 일이 아닌 국내에서도 일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스포츠 신문을 중심으로 인터넷 언론에서 일상이 되어버린 연예기사들 중 상당수는 파파라치 사진과 같은 글들과 사진으로 도배되곤 하지요. 그들의 과함은 분란을 만들고 그렇게 조성된 논란은 누군가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는 게 우리 시대의 일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무한도전에만 국한해 이야기를 하지만 지난주에도 김태호 피디가 직접 인터뷰를 통해 위기설을 조장하는 일부 언론에 대해 시작부터 무한도전은 위기설을 가지고 살아왔다며 과도한 비난 기사들에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다른 예능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비난 기사에 대한 풍자가 무도에서는 자연스럽게 유쾌하게 거론되는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방송이라는 틀이 소통을 위한 도구임을 명확하게 해주는 김태호 피디의 풍자는 몇몇 안티 기자들을 섬뜩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지요.

'파파라치 특집'은 일부의 문제 많은 기자들의 모습을 탈락한 멤버들을 통해 잘 보여주었습니다. 가장 편안한 공간인 멤버 대기실을 급습한 그들은 옷을 갈아입는 하하의 모습을 무자비하게 촬영하며 조작된 상황을 만들기에 급급해합니다.

파파라치 본연의 개념조차 모르는 기자들. 프레임 안에 담기는 순간적인 상황을 극대화해 논란을 부추기는 과정을 재미있는 풍자로 담아낸 그들의 모습은 역시 무한도전이었습니다. 무분별한 열애설과 사실과 다른 구설수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마치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연예기사의 생산 과정을 보여주는 듯 리얼했습니다.

그런 상황들을 보며 '웃긴다'라는 말을 한 유재석을 정색을 하고 달려들어 "우리 기자인데 웃겨!"라는 정형돈의 모습은 기자라는 권력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씁쓸하기까지 했습니다. 사실과 다른 상황들로 해당 연예인들을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아가는 과정은 막장 기사의 끝을 보여준 소파 논쟁에서 극치를 보여주었지요.

소파에 편안하게 앉아 있는 유재석과 정준하가 둘이 앉아 있다는 것이 문제이고 답답한 벨트를 풀고 있는 모습이 선정성이 되는 과정은 잘못된 기자들의 못된 상상력의 끝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장윤주와 노홍철을 통해 만들어낸 가짜 스캔들과 사진을 촬영하며 보여 진 상황을 극단적인 동물학대로 몰아가는 과정에서도 우리 시대 과도한 일부 기자들에 대한 풍자가 물씬 담겨있었습니다.

이런 모습들을 보며 그저 웃는 이들과 민망하고 분노하는 기자들이 존재할 것입니다. 과도한 설정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그런 과도함마저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이 현재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런 상황에 분노하고 기자를 폄하하는 행위라며 씁쓸해하는 이들은 역으로 자신들이 기자라는 이름으로 행하는 수많은 악행을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외국 잡지의 파파라치 상황들을 재현한 박명수, 유재석, 정준하, 하하의 상황들은 흥미로웠습니다. 이를 통해 박명수의 탁월한 능력은 다시 한 번 빛을 발했고 하하의 숨겨진 재능을 확인해 볼 수도 있었습니다. 정준하의 탈락으로 세 명이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12월 달력 모델은 과연 누구일지 무척이나 궁금해졌습니다.

패션 파괴자 차도남 김제동이 패션을 평가한다는 발상의 전환은 그래서 더욱 흥미롭게 재미있었습니다. 탁월한 패셔니스타가 아닌 안습마저도 당당함으로 표현하는 김제동의 모습은 무도와 무척이나 닮아 있었고 어울리는 조합이었습니다.

풍자란 '주로 문학이나 연극에서 사회 또는 개인의 악덕·모순·어리석음·결점 따위를 비웃음, 조롱, 익살스러운 모방, 반어법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비난하거나 때로는 개선하기 위한 의도로 쓰는 예술 형식'을 뜻합니다.

풍자에 속 시원해 하는 이들과 부담스러워 하는 이들이 나뉜다는 것은 성공적인 표현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풍자가 성공했다는 것은 그만큼 모순과 결점들이 그 안에 담겨져 있음을 뜻하는 것이니 말이지요. 이번 '파파라치'에 분노하는 이들은 역지사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 더욱 현명한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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