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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도 TV는 사랑을 싣고, 태호 피디의 영특함이 빛났다

by 자이미 2011.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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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무한도전의 변화의 전략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드러나는 특집들은 김태호 피디의 영특함을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박명수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게 해준 <타인의 삶>에 이어 <TV는 사랑을 실고>는 그들이 무엇을 지향하는지를 명확하게 해주었습니다.

복고와 새로움을 오가며 온도차를 맞추는 무도의 전략




많은 이들이 무한도전의 골수팬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은 단순한 웃음 이상의 그 무엇이 그 안에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를 바라보는 건강한 시선과 예능의 특성을 그대로 살린 풍자는 많은 이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받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무도가 만들어낸 풍자극은 2010년 정점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MBC 내부의 문제와 사회 정치, 경제 무엇 하나 온전하지 않았던 시기 그들이 건넨 사회 풍자는 지독한 갈증에 시달렸던 이들에게는 청량제와 다름없었습니다.

예능에서 보여줄 수 있는 사회 풍자의 기준을 제시하던 무도는 얻은 만큼 잃은 것도 많았습니다. 생각 없이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예능이 환영받는 시대 뼈가 있는 웃음을 던지는 무도는 상대적인 피해를 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시청률을 무시할 수 없는 방송이라는 특성에서 무도의 선택은 많은 것들을 버리거나 좀 더 완벽한 균형을 맞추는 것이었습니다. 말은 쉽지만 좀처럼 잡아내기 힘든 그 황금 비율을 무도는 2011년 들어서며 맞춰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타인의 삶>은 역지사지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리얼하지만 재미를 놓치지 않은 채 멋지게 풀어갔습니다. 이런 큰 틀에서 시청자들을 직접 방송 안으로 불러들여 실질적인 체험을 통해 강력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한 도전은 무도이기에 가능했던 무모함이었습니다.

<데스노트>는 철저하게 실험적인 웃음에 초점을 맞춘 실험극이었습니다. 통제당한 인간이 느끼는 불안함을 예능으로 승화시킨 이 특집은 일상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공포를 단순한 규제만으로도 극대화될 수 있음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인간의 나약함을 실험했던 <데스노트>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엿보는 듯해서 섬뜩하기도 하고 허탈하기도 했습니다. 지배층들에 의해 강압적인 방식으로 통제되고 규제받는 사회에서 극단적인 상황을 경험하게 되는 그 상황 극은 잔인할 정도로 우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주고 있었습니다. 
 
뒤를 돌아보지 못하는 것만으로도 무수한 공포에 떨어야 하는 상황은 2010년을 넘어 2011년을 살아가는 우리가 익숙하게 경험하는 공포와 정확하게 맞닿아 있어 섬뜩할 정도였습니다. 단순한 웃음을 유발하는 듯하지만 상황 자체를 곱씹게 하고 그 곱씹던 상황이 곧 우리의 모습을 풍자한다는 생각까지 미치게 되면 무한도전의 위대함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됩니다.

설 특집으로 방송된 <TV는 사랑을 싣고>는 철저하게 설이라는 명절이 주는 의미를 극대화한 특집이었습니다. 멤버들이 만나고 싶었던 소중한 인연들을 타 방송에서 했었던 방식을 차용해 진행하는 과정에서 웃음과 재미, 감동을 익숙하게 끄집어내는 그들은 역시 대단했습니다.

방송을 통해 내뱉은 모든 것들은 실제 방송이 되는 무한도전의 특성이 그대로 반영된 이번 특집은 하하가 제안했던 방송 포맷이었습니다. 시청자들에 의해 프로그램으로 제작되었으면 하는 방송 중 하나였던 <TV는 사랑을 싣고>는 단순히 누군가를 찾는 과정의 재미만이 아닌 무한도전 특유의 상황극의 재미를 다시 재현해본다는 것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박명수가 가장 자신하는 상황 극은 시청률이 최고조에 올랐던 무도가 보여준 포맷이기도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기존에 방송되었던 포맷을 패러디하며 그 안에 들어가는 상황 극을 재현하는 과정에서 무도 인들이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재미는 과거를 회상할 수 있는 좋은 체험이었습니다.

정준하가 20여 년 전 학원 앞 중국집에서 음식 값을 지불하지 않고 도망친 사연을 재현하는 과정이나 길의 첫사랑을 추억하는 상황에서 보여준 재현 극은 실제 <TV는 사랑을 싣고>의 핵심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이를 무한도전 식 상황 극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방식은 무도이기에 가능한 능력이자 재주였습니다.

리포터로 나선 유재석의 '뿅' 편집 점 찾기의 굴욕과 이에 비교되는 노홍철의 길바닥 리포터 시절의 재현 등은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해주었습니다. 무도만의 상황 극이 주는 재미와 스튜디오에서 전해지는 진한 감동을 동반한 만남은 웃음과 눈물이 교차하게 하는 절묘한 밸런스였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탓하지 않고 "이렇게 나를 찾아줘서 고맙소"라고 말하는 중국집 주인아저씨의 넉넉한 웃음은 정준하에게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습니다. 어려운 시절 돈 없는 재수생들을 위해 그들의 잘못도 넉넉한 웃음으로 넘겨주었던 중국집 주인아저씨는 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존재였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더욱 감동적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길의 첫사랑을 찾아 길을 떠난 노홍철은 자신의 이상형을 만나 사심 방송으로 일관하며 깨알같은 웃음을 전해주었습니다. 길바닥 리포터 시절에나 있었을 법한 노골적인 사심 방송을 보여준 노홍철은 임무마저 망각한 채 의뢰자가 찾던 주인공의 동생에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며 많은 웃음을 전달해주었습니다.

오랜 시간 소속사와의 분쟁으로 인해 활동을 하지 못했었던 박보영은 유재석이 진행하는 <런닝맨>에 이어 <무한도전>에도 출연하며 유재석의 여자(?)로 등극하며 새로운 시작을 의미 있게 만들어갔습니다. 국민 MC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오랫동안 시청자들과 떨어져 있어야만 했던 그녀는 자연스럽게 인사를 건 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출연들이었을 듯합니다.

<TV는 사랑을 싣고>를 패러디해 각 멤버들의 추억을 찾아가는 여행은 그 안에 담겨져 있는 이야기의 재미와 함께 다양한 실험이 주는 재미로 유쾌했습니다. 더욱 <데스 노트>에 이어 이번 특집까지 버림받은 MBC 개그맨들을 참여시킴으로서 누구도 하지 않고 방관하는 일까지 떠맡아 해내는 무도의 노력이 아름답기까지 했습니다. 비록 그들이 무도 인들과 함께 주역으로 활동을 할 수는 없지만 어떤 식으로든 시청자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는 행복한 일일 듯합니다.

설 특집이 끝나고 무도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중요할 듯합니다. 영특한 방식으로 재미와 감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내고 있는 그들이 질리지 않는 패턴 공식을 어떤 방식으로 정착시키느냐는 무척 중요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2010년이 재미보다는 의미에 더욱 치중했다고 본다면 2011년에는 조금은 뒤쳐져있었던 재미를 끌어올리면서도 이젠 하나의 몸처럼 익숙해진 의미와 어떤 어울림으로 만들어낼지는 김태호 피디를 비롯한 무도 인들이 찾아내야 할 중요하고 어려운 숙제입니다.

현재까지는 '참 잘했어요' 도장을 받고 있지만 시청자들의 요구는 점점 높아질 수밖에 없고 아무리 감동적인 이야기라도 두세 번 거듭되면 쉽게 질려하는 시청자들의 기호를 어떤 식으로 이끌며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끌어갈지 기대됩니다.

영특한 패러디를 통해 깨알 같은 상황 극으로 재미까지 더했던 <TV는 사랑을 싣고>는 정준하의 눈물과 노홍철의 사심 방송 외에도 2011년 무한도전을 규정할 수 있는 새로운 도전입니다. 그들의 형식과 내용의 도전들이 어떤 식으로 발현되어 시청자들을 행복하게 해줄지 즐거운 기대를 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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