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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Netflix Wavve Tiving N OTT

무빙 종영-남과 북 대결에 집중한 이유와 해피엔딩이 던진 메시지

by 자이미 2023.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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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처럼 이어진 이야기는 시간 순삭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방식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정원고등학교에서 벌어진 남과 북의 대결은 잔인할 정도로 강렬했습니다. 그리고 국정원이 이 모든 것을 관찰만 한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무빙'은 20회로 마무리되었지만, 할 이야기는 너무 많아서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이야기가 풍성하고 할 수 있는 에피소드도 너무 많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달리 이야기한다면, 시즌제로 가기 위한 해피엔딩이라는 이야기가 될 겁니다.

디즈니 플러스 역사를 바꾼 무빙

마지막 대결을 벌이는 무대가 학교라는 사실은 많은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국정원이 관리하는 공간이라는 사실과 학교가 주는 우리 사회의 메타포가 적절하게 잘 버물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국정원이 관리하는 정원고등학교에 남과 북 능력자들이 대결을 벌이는 것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18회 남과 북, 19회 결전, 20회 졸업식으로 이어진 이야기는 남과 북의 대결만 보여준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작가의 메시지가 강력하게 담겨 있어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대결 과정과 결과는 끔찍할 정도로 잔인했지만 이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가치는 분명했습니다.

 

작가는 국가 권력의 문제를 흥미롭고 매력적으로 담아냈습니다. 여기에 위정자들의 가증스러움을 능력자들과 2세 프로젝트를 통해 그들이 국민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줬습니다. 작가가 마지막 3회에 모든 것을 집중한 이유는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보이죠. 국민을 하나의 소모품으로 생각하는 위정자들에 대한 분노가 잘 담겨 있었습니다. 

 

남측의 능력자와 북측의 기력자들은 모두 비슷한 능력을 가진 존재들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싸워야 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처음 등장한 북한 기력자들을 발굴하는 과정은 끔찍할 정도였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수령을 죽음으로 이끈 두식에 복수하기 위함이란 명분하에 기력자들을 찾아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절벽에서 뛰어내리게 하고 살아남은 이들만 남겨지는 과정은 잔인함 그 자체였죠. 그렇게 두식과 능력이 유사한 준화가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주원과 대결을 벌인 용득이 기력자로 선택되기도 했습니다.

 

이들이 기력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가족을 위해서 이 방법 외에는 없었기 때문이죠. 그런 점을 생각해 보면 남한의 능력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순서가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이들에게 세상의 전부는 가족입니다.

무빙 북한 기력자

국가를 위해 봉사한다는 생각도 존재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가족입니다. 가족을 버리면서까지 국가 권력의 지시를 따를 수 없다는 것이 남북 능력자들의 공통점입니다. 가족을 위해 국가에 봉사하지만, 국가를 위해 가족을 버릴 수 없다는 것은 중요합니다.

 

서로 가족을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능력을 발휘하는 이들의 대결은 그래서 흥미로우면서도 쓸쓸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남과 북으로 나뉘지만 않았다면 이들은 결코 서로 죽이기 위해 싸울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여전한 분단국가의 현실을 '무빙'은 마지막 이야기를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줬습니다. 

 

17회 많은 이들이 궁금해했던 것은 북한군이 타고 온 차량 트렁크에 존재하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정체가 이제는 당연하듯 서사와 함께 드러났죠. 그 인물은 사상범 수용소인 지하 감옥에 어린 시절부터 갇혀 지냈던 재석이었습니다. 가족이 모두 남한으로 가려다 걸려 모두 죽고 홀로 재석만 살아남았습니다.

 

그가 가진 능력은 그 지독한 고통에서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이 만든 결과물이었습니다. 수없이 많은 이들이 같은 감옥에서 죽어가고 그렇게 방치된 시체로 인해 벌레들이 생겼죠. 재석은 살기 위해 죽음을 상징하는 벌레들을 손바닥으로 내려쳐 잡았습니다. 그 행위를 수십 년 동안 하면 힘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무빙 마지막 전쟁을 강렬하게 만든 재석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그곳에서 수십년을 지내며, 재만은 시력을 잃었지만 벌레들을 잡는 과정에서 생긴 엄청난 능력은 기력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살아있음을 확인하기 위해 손바닥으로 치는 행위를 수십 년 동안 하며 만들어진 능력은 말 그대로 생존 본능이었습니다. 이 부분이 중요한 것이 재석은 한쪽 팔이 부러진 상황에서 유일한 친구인 용득을 위해 마지막 선택을 합니다.

 

분노한 재만에 의해 제압당하고 용득이 죽음 직전까지 이르자 재석은 "용득아 살라"라는 말을 남기고 바닥으로 떨어지며 손바닥으로 땅을 치며 모든 것을 무너트려버렸습니다. 이 압도적인 파괴의 힘은 결국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되었습니다.

 

가족을 위해 벼랑 끝에서 올라오던 용득은 "용득아 가. 올라가 인간답게 살라"는 재석의 마지막 유언을 듣고 오열하며 오르기 시작합니다. 엄청난 파괴력으로 거대한 홀이 생긴 그곳에서 살기 위해 오르는 용득은 북에서와 같은 행위였지만 다른 목표였습니다.

 

정원고를 향해 달리던 희수는 골목에서 용득과 부딪히죠. 거대한 몸을 가진 남자가 피투성이가 되어 울고 있는 모습은 희수는 위로해줍니다. 이 위로는 결국 희수가 용득을 삼촌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됩니다. 서로를 죽이기 위해 사력을 다해 싸우던 주원과 용득은 이제는 또 다른 가족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메시지는 강풀 작가가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강렬한 메시지입니다. 권력자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념 논쟁을 부치기며, 서로 적이 되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실제 남과 북으로 나뉜 채 살아가는 일반 국민들은 서로를 적대시하고 싸울 이유가 없습니다. 이런 메시지를 주원과 용득을 통해 잘 보여줬습니다.

 

갑자기 사라진 두식은 국정원 비밀 감옥에 갇혀 있을 것이란 추측을 했지만, 감옥은 맞지만 국정원이 아닌 북한이었습니다. 악랄한 민 차장을 가족을 언급하며 두식에게 다시 지시를 내렸고, 그렇게 올라갔지만 이미 북에도 기력자들이 존재했습니다.

무빙 우직하고 여린 주원과 같은 능력의 용득

재석이 무한반복되듯 갇혀 있던 이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보고 더는 참을 수 없어 죽음을 선택하려는 순간 "삽시다. 살아봅시다"라고 이야기하던 이가 바로 두식이었습니다. 그런 위로는 재석에게 큰 힘이었죠. 그리고 용득과 재석이 절친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용득이 "우리 같이 살자"는 말 때문이었습니다. 

 

휴머니스트 두식은 북한군과 대적하면서도 죽이지 않았습니다. 그런 두식의 행동은 결국 덕윤에게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보위부장이 잔인하게 모든 능력자들을 제거하라 지시하지만, 그는 아이들은 죄가 없다고 했습니다. 우리들 싸움이지 아이들은 상관없다는 입장이었죠.

 

두식에게 분노한 것은 너무 당연했습니다. 그의 행동으로 그곳에서 살아남은 모두가 처형 당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휴머니스트이고, 적임에도 살려둔 두식의 행동은 위정자들에게 오히려 가증스럽게 다가왔습니다. 살아남았기 때문에 처형당해야만 하는 그 권력 시스템의 행태는 결국 두식이 돌아와 민 차장을 제거하는 이유로 작동하기도 합니다.

 

가족을 볼모삼은 남한처럼 북한도 가족을 인질삼았습니다. 그렇게 국가 권력을 개인을 사유화하고 이를 통해 이익을 얻기에만 급급한 모습이었습니다. 북 보위부장과 남 민 차장이 처참하게 죽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런 국가 권력에 대한 분노일 것입니다. 그리고 주원이 숨어있는 래혁을 찾아가 처절한 복수를 한 것 역시 괘를 같이 합니다.

 

작가는 왜 두식을 마음껏 활용하지 않았을까요? 두식이 이 전투에 참여시킨다면 밸런스가 무너진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봉석이 성장해 가는 과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북 기력자들과 싸움은 두식이 개입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휴머니스트가 이 잔인한 전쟁에 개입하는 것 자체가 불필요했을 듯합니다. 두식은 이런 방식으로 절대적인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었기 때문입니다. 김영탁과 양세은을 감질나게 만들고 재등장시키지 않은 이유와도 유사합니다.

'무빙'에서 영탁과 세은을 아껴둔 것은 시즌 2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것이 마지막이라고 했다면 보다 다양한 모습으로 더 파괴적인 모습을 그렸을 겁니다. 국정원이 2세들을 확인하는 절차보다는 합류해 함께 싸우는 모습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었을 겁니다.

 

신혜은이 민 차장에게 "그것밖에 못해"라며 혼내는 장면에서 강풀 작가의 시선이 잘 드러났습니다. 국가 권력은 절대 감성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드러냈습니다. 신혜은은 그저 관리자이자 감시자일 뿐이었으니 말입니다. 이런 이야기들 역시 시즌제로 만들어지면 더욱 풍성하게 내용이 펼쳐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작가가 남과 북의 대결을 마지막으로 잡은 것은 의도적인 것입니다. 남과 북으로 갈린 우리의 현실을 보여주기 위함이었습니다. 지희를 회상하며 "해피엔딩인가요?"라는 질문에 주원이 "네"라고 대답하는 모습은 재미있게 다가왔습니다. 시청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이자 답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엄청난 능력을 가진 그들이 일상의 평범함으로 돌아와 살아가는 모습이 곧 행복일 수밖에 없음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자식을 지키기 위해서는 언제든 괴물이 될 수 있어"라는 미현의 말도 강렬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죠. 그리고 부모를 위해 자신을 내던지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동양적 사고관이 잘 투영되었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무빙 시즌제는 브릿지로

타이틀이 올라가고 중요한 장면이 등장했습니다. 주원에게 죽도록 맞고 차까지 불타버려 잊혀져버린 프랭크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자신이 팔린 장소이자 어머니가 노래를 하던 클럽으로 들어가는 장면은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CIA 마크가 프랭크와 훈련을 했던 일라이어스에게 연락하라는 내용은 시즌제를 열망하게 만들었습니다. 

 

강풀 작가의 원작 웹툰을 완벽하게 영상으로 만들어낸 '무빙'은 디즈니 플러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식 영웅주의가 아닌 한국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일상의 평범함 속에 존재하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잘 만들어냈습니다.

 

과연 시즌 2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요? 디즈니 플러스가 아니라면 넷플릭스를 통해서라도 '무빙 2'는 만들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타이밍'과 '브릿지' 등 강풀이 만든 초능력 세계관은 이제 시작일 뿐이니 말입니다. '무빙'의 성공은 자연스럽게 시즌 2로 빠르게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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