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졌던 무한도전이 반격의 기회를 열었습니다. 아쉬운 이야기들로 시청률만이 아니라 팬들에게도 불만을 받았던 무한도전은 저력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무한도전만이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을 드러내며, 그들이 왜 무한도전인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나vs나 특집, 가장 두렵고 힘든 존재인 나와의 경쟁이 아름다웠다
2012년 파업 기간 중 녹화해두었던 분량을 이렇게 탁월한 방식으로 사용한 무한도전은 역시 대단했습니다. 지난 해 방송되었다면 그저 그들의 저질 체력을 바라보는 수준에 그쳤을 특집이 올 해 비교분석하는 방식으로 바뀌며 '나vs나'라는 탁월한 프로그램으로 변할 수 있었습니다.
치열한 경쟁사회는 삶 자체를 불행하게 만들었습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지독한 경쟁에 내몰려야만 하는 삶은 결코 행복할 수는 없습니다. 인성은 사라진 채 오직 기교적인 학습만 강요당하는 학교에서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있는 지혜를 배울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 교육을 받고 사회에 나온 그들에게는 여전히 지독한 경쟁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경쟁에서 이긴 이들이라고 만족하고 행복한 삶을 살지는 못합니다. 경쟁에서 이겼다고 그 승리가 영원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경쟁에서 이긴 이들은 자신이 거둔 승리를 얻기 위해 더욱 치열하게 경쟁자를 물리치려하고, 이런 또 다른 경쟁은 결국 더욱 지독한 악순환만 양산하게 만드는 것이 현재 우리의 모습입니다.
타인과의 경쟁에 내몰리며 정작 중요한 자신을 돌아볼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은 아쉬웠습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자신과의 싸움이고 그런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타인과의 경쟁을 위해 자신을 내던진 우리의 삶은 고통스럽고 힘겨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런 현실을 반영이라도 하듯 무한도전은 재미있는 특집을 마련해주었습니다.
<무한도전 나vs나>는 타인과의 경쟁이 아니라, 자신과의 대결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지난 해 촬영했던 영상이 과연 정상적으로 방송이 될지 의문을 가진 멤버들의 모습은 흥미로웠습니다. 건강검진을 시작으로 체력 검증을 하는 과정은 무한도전이기에 가능한 도전이었습니다.
지난 시즌 촬영했던 자료를 기준으로 과연 이들이 1년 동안 어떤 삶을 살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은 흥미로웠습니다. 종합검진을 해주는 프로그램들은 많지만 1년 후 그들의 체력이 어떻게 변했는지 점검해주는 방송은 무도가 유일할 테니 말입니다.
7명의 멤버들이 1년 동안 급노화를 이루기도 하고, 실제 나이와 다른 신체 나이가 주는 괴리감은 그들을 힘겹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그들의 변화를 확실하게 보여주며 또 다른 경각심을 일깨워주기도 했습니다.
건강 검진이 끝난 그들에게 주어진 체력 측정은 멤버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작년 녹화를 하면서 그들은 설마 이 자료가 이렇게 활용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작년 녹화본을 두고 자신과 경쟁을 하는 과정은 멤버들에게는 당황스럽게 다가왔습니다.
작년 자신이 했던 종목을 현재의 자신이 도전해서 경쟁을 하는 과정은 예능적인 측면에서도 탁월한 재미였습니다. 현재의 자신과 과거의 자신이 같은 종목을 가지고 대결을 하는 형식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었으니 말입니다. 과거의 자신과 대결해 이겨야 하는 이 당황스러운 상황은 그들에게는 단순한 도전 그 이상이었습니다.
지난 해 자신과 대결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의외의 존재인 정준하였습니다.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이후 자기 관리에 충실했던 그로서는 뿌듯했을 듯합니다. 전체적으로 가장 탁월하게 자기 관리에 성공했던 이는 역시 유재석이었습니다.
건강검진에서도 다른 멤버들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탁월했고, 체력 검증에서도 최고의 존재감을 보였다는 점에서 왜 유재석이 대단한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했습니다. 가장 힘든 것이 바로 자신과 대결하는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입니다.
타인과의 대결에서 이기는 것보다 자신과의 대결이 더욱 힘들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겁니다. 타인과의 경쟁에서는 모든 것을 내걸고 할 수 있지만 자신과의 대결에서는 스스로 자신과 타협하게 되는 우리에게 이들의 대결 구도는 많은 것들을 담아주었습니다.
도전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보여준 재미만이 아니라, 나와 내가 대결한다는 그 단순하지만 강렬하고 힘겨운 대결은 흥미로웠습니다. 자신과의 대결에서 승리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말을 하듯, 자신과의 경쟁은 누구에게나 힘겹기만 합니다.
성공한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다른 것은 바로, 이런 자신과의 대결에서 성공했다는 점에서 무한도전이 던진 '나vs나' 특집은 흥겹기만 했습니다. 타인과의 경쟁에 내몰려 힘겹기만 했던 시청자들에게 무한도전은 타인이 아닌 나와의 대결을 권하고 있었습니다. 남을 짓밟기 전에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느냐고 질문을 던지는 무한도전은 그래서 반가웠습니다.
지독한 경쟁사회에서 자신을 잊은 채 획일화된 사회 시스템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던 우리에게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을 흥미롭고 유쾌하게 풀어낸 <무한도전 나vs나>는 그래서 최고였습니다. 무한도전이 보여준 무도정신은 바로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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