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명수는 12살, 김광규와 김유정이 제대로 살린 그때 그시절

by 자이미 2013. 4. 21.
반응형

8주년을 앞두고 방송된 무한도전은 8주년 특집이 아니었습니다. '명수는 12살'이라는 콩트가 8주년 특집 전에 방송되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영국 채널4에서 무한도전 촬영을 위해 직접 현장을 찾기도 했습니다. 그 어떤 방송보다 게스트 활용 노하우가 높은 무한도전은 오늘 방송에서도 김광규와 김유정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큰 웃음을 주었습니다. 

 

김광규의 예능울렁증과 당당한 아역 김유정의 패러디

 

 

 

 

'명수는 12살'은 과거로 돌아가는 무한도전 방식의 키워드입니다. 40대인 박명수가 12살인 시절인 80년대 초반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응답하라 1997>과 유사한 방식의 과거를 추억하게 해줍니다.

 

공병만 줍던 어린 시절 친구도 없었다는 명수를 위해 과거 특집에서는 놀이문화에 집중했습니다. 그 시절 많은 이들이 즐겼던 놀이를 명수와 함께 하면서 외로워서 추억도 없던 명수에게 뒤늦게 행복한 추억을 안겨준 무도 멤버들의 모습은 재미있게 다가왔습니다. 콩트는 콩트일 뿐이지만, 이 과정을 통해 이제는 잊혀진 놀이 문화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는 사실은 중요했습니다.

 

 

을 만져보기도 힘들어진 현실은 각박합니다. 게임이 아니면 할 수 있는 놀이가 없고, 어른 못지않게 바쁜 아이들에게 친구는 존재하지 않고 어린 시절부터 경쟁자만 존재할 뿐입니다. 글을 깨우치기 전부터 경쟁을 숙명처럼 받아들이도록 교육을 받아왔던 아이들에게 행복한 추억이란 과거 어른 세대들과는 전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방송된 '명수는 12살'이 반가웠던 것은 과거를 통해 현재를 돌아볼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80년대 초반 초등학교의 풍경을 통해 과거 부모 세대들은 과연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떻게 친구들과 어울렸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첨단화된 교실의 풍경은 아니지만 정이라는 단어가 익숙하게 다가오는 그 시절의 풍경은 그리움으로 다가올 정도입니다. 지금처럼 치열한 경쟁을 교육받지 않았던 그 시절 학교의 풍경은 비슷비슷한 친구들과의 정을 쌓는 것이 유일한 행복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 시절에도 공부가 최고라고 주입을 받은 한 두명의 학생들은 공부에만 집착하는 모습도 존재했지만, 지금의 초등학교 풍경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오징어, 말타기 등 현재 아이들은 알지도 못하는 과거의 놀이와 도시락 문화가 주는 진한 추억들은 <무한도전 명수는 12살>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가치이자 재미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콩트로 재해석한 무도만의 '응답하라 1883'은 충분히 재미있었습니다.

 

새로운 담임이 된 김광규를 상대로 장난에 정신이 없는 아이들을 상대로 잡초라는 별명답게 옆머리를 쥐어뜯는 선생님에 기겁하는 아이들의 모습 역시 흥미로웠습니다. 예능울렁증이 있다는 김광규는 이런 행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무한도전에 동화되어갔습니다.

 

영화 <친구>에서 강한 인상을 보여주었던 교사로 나왔던 김광규는 이번 카메오에서도 "니 아버지는 뭐하시노"를 외치며 자연스러운 예능 적응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능글거리며 자연스럽게 무한도전에 녹아들어가는 모습은 예능울렁증이 과연 존재는 했는지 의심스럽게 할 정도였습니다.

 

사랑의 매를 남발하고 잘 사는 아이들에게는 무한 애정을 쏟아내는 꾸밈없이 자신의 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김광규의 역할은 막강했습니다. 자주 무한도전에 나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김광규의 예능 적응은 아주 짧은 시간 완벽하게 완료되었습니다. 

 

김광규에 이어 어린 명수의 첫사랑으로 등장한 김유정 역시 시청자들에게 큰 관심으로 다가왔습니다. 아역 배우 중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김유정의 출연 자체가 화제였고, 그런 관심만큼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김유정의 귀요미 송에 정신이 나간 무도인들의 모습은 어쩌면 방송을 시청하던 이들의 모습이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그 유명한 솜사탕 키스 장면의 패러디를 시작으로 다양한 패러디들이 난무하는 상황에서도 무도 만의 콩트는 화려하게 빛이 났습니다. 무도만이 보여줄 수 있는 콩트는 당연히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고 많은 웃음으로 보답해주었습니다.

 

영국 채널4의 촬영팀이 무도 촬영 현장을 찾아 함께 하는 장면도 화제였습니다. 진행자가 콩트 안으로 들어와 함께 어울리는 모습은 재미있었지만, 이들이 싸이와 절친이라는 사실을 알고 놀라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영국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싸이를 이런 상황에서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니 말입니다.

 

잠결에 전화를 받고도 행복해하는 싸이는 어려운 부탁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채널4와 전화 연결을 하고 무한도전에 대한 홍보를 대신 해주는 모습은 보기 좋았습니다. 누구보다 무한도전을 사랑하는 싸이의 그런 애정은 그의 신곡 '젠틀맨' 뮤직비디오에 그대로 담겨지기도 했습니다. 눈 뜨자마자 영어를 하면 설사를 한다는 농담까지 하면서 무한도전 목소리 출연만으로 존재감을 극대화시킨 싸이는 역시 싸이였습니다.

 

함께 노는 상황에서 거대한 몸집을 앞세워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려는 정준하를 빗대어 '진격의 준하'라는 작명 센스를 보려주는 무도는 역시 최고입니다. <진격의 거인>이라는 만화가 담고 있는 가치를 적절하게 활용해 시청자들과 소통을 이어가는 그들 특유의 능력이 잘 발휘되는 장면이었습니다.

 

반장선거 과정에서 현실 정치를 간단하면서도 교묘하게 풍자하는 장면도 흥미로웠습니다. 반장선거는 실제 선거와 다름없이 흘러가고 있다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풍자로 흘러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입후보하고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보여준 행태들은 어린이들이나 어른들의 선거나 별반 다르지 않는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안이 없어 유재석이 5년 연속 반장이 되었다는 설명은 그래서 더욱 씁쓸하게 다가왔습니다. 대안을 찾고 새로운 무언가를 찾고 싶어도 대안이 없어 투표를 포기하거나,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도 안 되는 비유를 하면서 악수를 두는 현상은 우리 정치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김광규와 김유정을 게스트로 출연시켜 30여년 전의 부모 세대의 모습을 보여준 <무한도전 명수는 12살>은 역시 많은 것들을 즐기고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이제는 사라져가는 우리의 놀이 문화와 더는 학교에서 찾아보기 힘든 정과 여유는 아쉬움으로 다가왔습니다. 다음 주 방송될 무한도전 8주년 특집 <무한상사 뮤지컬>이 어떤 모습인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8살이 된 무한도전이 10살이 되고 성인이 될 때까지 시청자들과 계속 함께 할 수 있기를 8살 생일을 맞은 무도에게 간절하게 기대해 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