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삶이 늘어나는 상황에 트랜드를 반영한 <나 혼자 산다>는 성공적으로 안착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 제주 여행의 뒷 이야기가 전해진다는 점에서 이번 주 방송을 기다렸던 이들은 많았습니다. 하지만 방송 시간에 방송이 되었던 것은 <나 혼자 산다>가 아니라 지난 주 공연했던 싸이의 해프닝이었습니다.
싸이의 해프닝은 MBC의 한심한 해프닝이었다
싸이의 젠틀맨이 최고의 주가를 올리며 단숨에 빌보드 핫100 5위까지 올라갔습니다. 발표된지 이제 일주일을 넘긴 상황에 유튜브에서는 이미 2억 뷰를 넘기면서 지난 해 '강남스타일'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싸이의 움직임이 곧 기록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싸이의 행보는 대단합니다.
지난 해 싸이의 공연과 다큐멘터리를 통해 큰 효과를 봤던 MBC로서는 올 해 역시 싸이 마케팅에 집중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 보다 매력적인 소재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싸이의 신곡을 알리는 '해프닝' 공연을 방송에서 보여준다는 것 역시 당연했습니다.
MBC의 꼼수는 같은 시간대 절대강자인 '사랑과 전쟁'을 누르고 8.5%의 시청률로 당당히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만큼 싸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큰 관심을 받고 있는지 잘 보여준 대목이었습니다. 많은 시청자들은 방송을 통해 싸이의 공연을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불만은 없었을 것입니다. 유튜브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쉽게 볼 수 있기는 하지만 지상파 방송을 통해 싸이의 콘서트를 본다는 사실은 반갑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런 과정에서 과연 MBC가 시청자들에 대한 배려를 했느냐는 사실입니다. 그 시간대 방송을 대체한다면 사전에 고이를 통해 <나 혼자 산다>의 결방을 알려야 하지만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시청자들은 황당한 경험을 해야만 했습니다. 사전 고지가 MBC 방송을 통해 자막 공지가 되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외면 받고 있는 MBC에 대한 무관심은 결국 시청자들만 황당한 경험을 하게 했습니다.
<나 혼자 산다> 홈페이지에 올라온 수많은 성토 글이 알려주듯 많은 시청자들은 갑자기 결방된 방송에 대해 문제를 재기했습니다. 갑작스러운 결방은 그만한 의미를 가져야 하지만 그 이유가 일주일 전에 가진 싸이의 공연을 녹화 방송한 것이라는 사실은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였기 때문입니다. 당시 실시간으로 중계가 되고 이후 유튜브 등에 방송 내용이 공개되며 관심 있는 이들은 모두 본 방송을 녹화해서 다시 방송에 내보내는 이유는 단순한 관심 끌기일 뿐이었습니다.
성토 글이 홈페이지를 가득 채울 정도로 많은 이들은 <나 혼자 산다>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싸이의 공연을 볼 수 있게 된 것이 누군가에게는 좋은 일일 수도 있지만, 이미 볼 사람은 다 본 공연을 많은 이들이 기다리고 있던 방송을 결방시키면서까지 내보내야 했느냐는 질타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모두가 싸이의 팬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유로 이는 MBC가 시청자들을 우습게 본 결과라는 이야기들도 많습니다.
김재철로 인해 완전히 망가져버린 MBC는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는 방송사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사장을 들인다고는 하지만, 이미 김재철의 새로운 버전이 들어올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줄을 잇고 있습니다. 정권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방송 장악의 단맛을 봤던 그들이 언론 자유를 위해 중립을 지킬 것이라 보는 이들은 전무합니다. 더욱 방통위원장이 박심이라 불리는 존재가 자리하면서 향후 5년 동안의 방송은 이명박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하게 합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나 혼자 산다>가 갑자기 결방되고 <싸이 해프닝>이 방송된 모습은 현재의 MBC를 들여다보게 합니다. 특집 방송을 위해 정규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경우가 이례적이지는 않습니다. 더욱 빌보드 1위가 점쳐지는 싸이의 공연을 방송하기 위해 <나 혼자 산다>를 한 주 결방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문제는 시청자들의 신뢰가 사라진 MBC가 그런 행동을 했기 때문입니다.
싸이로서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많은 이들에게 비난을 받는 대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MBC가 벌인 해프닝으로 인해 듣지 않아도 되는 비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은 한심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강남스타일'에 이어 '젠틀맨'으로 확실한 국제가수로서 위상을 만들어낸 싸이로서도 씁쓸했을 듯합니다.
25일 미국으로 건너가 본격적인 현지 프로모션을 하는 싸이. 그가 선보인 뮤직비디오가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만큼 비난 여론도 거셉니다. 여성 비하가 심각한 한심한 뮤직비디오라는 비난이 거세지만 '젠틀맨'이라는 제목과 가사가 이야기를 하듯, 철저하게 젠틀맨을 비꼬는 은유를 비난으로 몰아가는 것은 문제가 될 뿐입니다.
내셔널리즘이 싸이의 실체라는 주장과 함께 심형래의 '디 워'를 비교하는 이들도 존재하지만, 전혀 다른 맥락에서 한심한 주장만 할 뿐입니다. 싸이가 내셔널리즘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주장이 한심한 이유는 국내보다 외국의 인기가 더욱 높다는 사실입니다. 한심한 '디 워'가 국내에서 애국 마케팅으로 성공했지만, 미국 현지에서는 한심한 평가를 받았다는 것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강남스타일'도 그랬지만 '젠틀맨'의 경우도 싸이가 애국 마케팅을 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강제 미국 진출로 팬들이 그를 영웅으로 만들었을 뿐 싸이가 누구처럼 애국 마케팅을 통해 자신을 포장하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더욱 싸이의 두 히트곡은 무국적에 가까운 철저한 상업 음악일 뿐입니다. 그가 자신을 사랑해준 국내 팬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뭔가를 하려는 노력을 애국 마케팅으로 몰아가서는 안 될 것입니다.
<나 혼자 산다>의 결방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이 프로그램이 안정적인 안착을 했다는 사실입니다. 혼자 사는 남자들의 이야기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의혹은 이미 사라졌고, 그들의 혼자 사는 삶은 많은 솔로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사실이 현재의 해프닝을 만들어냈습니다.
결방에 대처하는 충성심 높은 시청자들이 많다는 사실은 이 프로그램이 성공했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MBC로서는 시청자들을 한심하게 바라보며 자신들의 욕심을 모두 채우며 환하게 웃을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싸이의 '해프닝'을 변칙 활용해 시청률 1위를 차지했고, <나 혼자 산다>에 열정적이고 충성스러운 시청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을 듯합니다. 결과적으로 언제나 그랬듯 시청자들만 농락당할 뿐이었습니다.
싸이를 민망하게 한 <나 혼자 산다>의 결발 해프닝은 결국 MBC의 현재를 보여주는 하나의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김주하의 최근 한심한 발령 소식과 그동안 이어져온 MBC에 대한 불신은 이번 논란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시청자들의 분노가 <나 혼자 산다> 결방 하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MBC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시각을 이번 싸이 해프닝이 잘 보여준 듯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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