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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미안하디 미안하다'는 무도를 사랑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이유

by 자이미 2009.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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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무도 뉴욕 식객편'으로 인해 한 주동안 무척이나 시끄러웠습니다. 처음엔 쩌리짱의 태도가 문제가 되었고 이어서 난데없이 영어 사대주의 논란은 메가톤급으로 불어 닥쳐 논란의 중심으로 몰아갔습니다. 이에 발빠르게 담당 PD의 사과가 이어지며 역설적으로 무도의 가치는 더욱 급등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무한도전이 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를 방송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명수팀vs.재석팀 요리대결의 승패는?

요리대결만 보자면 거의 두달동안 진행해온 셈이고 주 재료인 쌀까지 생각을 하자면 거의 9개월동안의 장기 프로젝트의 하이라이트인 실전 대결의 날이 밝아왔습니다. 거의 잠을 자지 못한 그들을 환하게 웃게 해준 것은 쩌리짱의 여친이 선물해준 '웃는 강아지'인형이었습니다.
전날까지 두 쉐프의 조련하에 열심히 담당 요리에 매진하던 그들은 2시간여 정도 취침을 하고 뉴욕에서 한국의 맛을 알리기위한 기본적인 재료 구입부터 시작했습니다. 직접 장을 봐서 요리 대결을 하는 장소에서 뉴요켜들에게 맛으로 승부를 보는 어찌보면 무척이나 잔인한 미션이 아닐 수없는 이번 식객 뉴욕편은 그렇게 막을 올렸습니다.

오늘 판매할 음식을 샘플로 먼저 전시하고 이를 들어오는 손님들이 선택하면 조리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그저 아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평가받는 것과는 달리 언어도 문화도 전혀 다른 이방인들에게 맛으로만 승부를 보여야하는 대결은 무척이나 두렵고 흥분될 수밖에는 없었을 듯 합니다.

그렇게 열심히 배웠던 요리들을 정성껏 준비한 그들은 12시 오픈시간을 겨우 맞춰서 샘플 요리를 전시할 수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 대기하던 손님들이 입장하며 본격적인 대결은 시작되었습니다. 첫 시작은 명수팀이 준비하는 메뉴A 였습니다.

명수옹의 A팀 메뉴인 김치떡갈비말이, 김치 주먹밥, 궁중 떡꼬치와 재석의 B팀 메뉴인 김치전, 비빔밥, 시금치 된장국, 떡갈비, 조청 떡꼬치, 겉절이는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주문을 받았습니다. 쉴틈없이 이어지는 요리에 멤버들은 기지맥진하게 되면서도 연이은 뉴요커들의 찬사에 마음은 한없이 기쁘기만 했습니다.

그들이 준비했던 음식들이 모두 소진될 정도로 성황리에 끝마친 요리대결속에서 부시 이미테이션 배우의 등장에 극한의 오버스러움을 보인 정형돈과 노홍철은 글쎄요. 의도적인 예능감이어서인지 당황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앞서가 웃음보다는 낯간지러운 반응만 주고 말았습니다.

어찌되었든 허리가 아플 정도로 장시간 서서 요리를 해야했던 그들에게도 마지막 승패를 가리는 뉴요커들의 판정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선 두 팀의 평가지에 참여한 숫자는 명수옹팀이 앞섰습니다. 그러나 자율 참여이기에 단순히 숫자의 우위로 판단하기 힘든 상황에서 그들의 마지막 결정은 맛에 대한 평가와 함께 이어진 가격이었습니다.
명수팀이나 재석팀 모두 최고점은 40달러였고 명수팀과는 달리 재석팀은 최저점이 0달러라는 치욕적인 점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최종 결정을 위한 그들의 평균 가격에서는 간발의 차로 앞선 재석팀의 승리로 끝이났습니다.

아무래도 외국에 널리 알려진 비빔밥의 영향이 많이 좌우했던듯도 하지요. 어찌되었든 승자의 메뉴는 뉴욕 한식당에서 당당하게 정식 메뉴로 뉴요커들에게 서비스되고 있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없습니다. 명수옹의 김치떡갈비말이나 김치 주먹밥은 무척이나 좋아하던데 아쉽기는 합니다.

그렇게 그들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무한도전 식객'은 뉴욕에서 한국의 맛을 알린 값진 성과를 얻어냈습니다. 여러가지로 아쉬운 점들도 많았지만 그 모든것들이 과정일 수밖에는 없었다는 점은 그들의 쉽지 않은 여정을 통해 충분히 이해되었을 듯 합니다.

시선 집중된 웃통벗고 조깅

그렇게 요리대결을 마친 그들은 뉴욕에 오기전 명수옹이 호언장담했듯 센트럴 파크에서 누드로 조깅을 해도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다는 말을 실천에 옮기기로 합니다. 제법 쌀쌀한 뉴욕의 날씨에 콧물이 흘러내리는 명수옹은 사전 제작진들과 협의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결국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하와이언 반바지만 걸친채 센트럴 파크를 조깅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을 것이라는 명수옹의 생각과는 달리 모든 시선은 명수옹에게 쏠리고 이를 동영상으로 카메라로 촬영하는 뉴요커들로 인해 웃지 않을 수없었습니다. 벌칙에 또다른 벌칙으로 노찌롱과 길도 웃통벗고 조깅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쩌리짱의 그림으로 배에 자신들의 자화상을 그린채 조깅을 하는 그들을 바라보는 뉴욕커들의 모습은 황당함과 웃음이었습니다. 뭐 누군가는 또 남의 나라가서 웃통벗고 무슨짓이냐라고 할 듯도 하지요. 영어도 못하고 거기다 남의 나라사람들 앞에서 웃통이나 벗고 부끄럽지도 않느냐고 질책하는 이들도 분명 있겠지만 그런 분들은 예능이 아니라 교양 프로그램을 선택했어야 하겠지요.

그렇게 그들의 뉴욕 체험기는 일단락 되고 다음주에는 <악마는 구라다를 입는다>로 또다른 뉴욕 체험기가 방송될 예정입니다. 패션 디렉터로 변신해 뉴욕을 헤집고 다니는 그들의 모습은 또 어떤 황당한 상황들로 웃음을 자아내고 만들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그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 주를 보내며 그들이 준비한건 다양한 여론에 대처하는 방법이었습니다. 비틀즈로 변신한 그들은 비틀즈의 명곡중 하나인 '옵라디 옵라다 ob-la-di ob-la-da'를 개사해 지난주 논쟁에 대한 사과를 재치있고 유머가 풍성하게 전달했습니다.

원곡의 가사를 보면 시장에서 손수레를 끄는 데스몬드가 시장한켠에서 노래를 하는 몰리에게 한 눈에 반해 사랑을 하게 되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데스몬드의 단계적 사랑에 관한 질문에 가수인 몰리가 답변하듯 반복되어 부르는 부분이 바로 '옵라디 옵라다, 인생은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죠 Ob-la-di, ob-la-da, life goes on'였습니다.
태호 PD가 왜 비틀즈의 이곡을 선택했는지 알 수있게 해주는 대목이지요. 그저 비틀즈의 곡이기 때문도 아니고 단순히 리듬이 좋아서만도 아닌 바로 '인생이란 그렇게 흘러가는 것'에 많은 은유가 스며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어떤 논쟁이라도 자신의 진정성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면 결국에는 알 수있는 것. 그렇게 삶이라는 것은 흘러갈 뿐이라고 이야기하는 듯 했습니다. 일희일비하지말고 크게 바라보고 최선을 다하자는 그만의 철학이 멋지게 어울리며 사과도 참 무한도전답게 진행되었습니다.

쩌리짱 국민호감 되더니 요리하다 무리수로 게시판 도배, 속상했다
잘해보려 했는데 진심으로 후회한다. 잘할게요 쩌리짱
마흔살에 대들다가 욕먹은 쩌리짱, 진심으로 호소하는 말 미안하다. 김치전 맛있을 줄 알았지

마치 데스몬드와 몰리의 사랑을 단계적으로 이야기하던 비틀즈의 명곡처럼, 식객 대결을 통해 단계적으로 성장해가며 데스몬드와 몰리가 결혼해 행복하게 살듯 그들 역시 최악의 음식 솜씨에서 당당하게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맛을 알릴 정도까지 성장하는 과정들을 은유해 불러주었습니다.

어찌 이런 센스를 싫어할 수있을까요? 김태호PD의 개념있는 사과발언과 함께 자신들은 언제나 최선을 다해 시청자들에게 보답하겠다는 다짐과 문제가 되어왔던 부분들에 대한 진정성있는 사과는 많은 이들에게 의미있게 다가왔을 듯 합니다.

단순히 형식적인 사과를 하는 것이 아닌 예능 프로그램에 걸맞게 웃음과 의미를 적절하게 혼합해 시청자들에게 무한도전답게 전달하는 방식은 그들이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누구 하나에 의해 끌려 가는 것이 아닌 여섯 남자의 좌충우돌, 제작진들의 재기어린 기획들과 완성도는 '무한도전'을 최고의 방송으로 만들었습니다.

(무식했니) 무식했다 무한도전 좀 더 노력할게요
(무식했니) 무모했다  무한도전  좀 더 노력할게요


김태호 PD는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잘알고 있는 거의 독보적인 존재라고 봐도 무방할 듯 합니다. 유재석의 무한도전도, 박명수의 무한도전도 아닌 무한도전은 어쩌면 그들을 매주 기다리는 '시청자들의 무한도전임'을 태호PD는 너무 잘알고 있는 듯 합니다.


이번 식객 뉴욕편의 마지막은 무한도전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잊을 수없는 걸작으로 남겨질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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