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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1박2일, 예능고도는 '함께'라는 포장으로 시청자들을 '기만'했다

by 자이미 2009.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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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1박2일>은 또다시 섬을 찾았습니다. 이젠 어디를 간다해도 특별할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곳을 다녔던 그들이니 섬으로 가는 그들이 어떤 여정으로 방송분량을 만들어내는지가 중요한 대목이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버스로 경유해 배로 목적지인 거문도로 향한 그들에게 주워진 과제는 스테프들의 짐을 함께 옮겨라였습니다.

한식구로서 고생도 함께

언제부터인지 '1박2일'은 매니저, 코디, 스타일리스트, 스테프들과 함께 방송을 하는데 빠져있습니다. 그만큼 함께 움직이는 이들과 방송을 한다는 것은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욱 많습니다. 더불어 작년 최고의 히트작중 하나인 '시청자와 함께' 역시 이런 그들의 움직임들이 절정을 이룬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오늘 그들이 가고자 하는 곳은 전남 고흥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거문도였습니다. 남해안 최초로 세워진 등대가 있는 거문도와 그 등대안 숙소에서 하루를 보내는 그들의 여정은 누군가에게는 신선놀임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현재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고생길이 될 수도 있다는 제작진의 엄포에 살짝 긴장하기도 한 그들은 비행기로 여수에 도착해 버스를 타고 고흥까지 향해 배를 탔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운명을 갈라놓을 복불복은 오늘도 여전히 이어지지요. '곰발바닥', '삼육구', '인간제로'로 이어지는 그들의 게임은 언제부터인지 굳어진 YB와 OB간의 대결로 진행되었습니다.

순발력이 요구되는 이들 게임에서 괜히 어려운 이름으로 적응도 하기전에 완패한 '곰발바닥'을 시작으로 게임은 큰 긴장감없이 YB의 승리로 귀결되었습니다. 상대적으로 나이든 OB팀들로서는 어쩔 수없는 패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1박2일'사상 가장 힘들다는 미션이 기다리는 거문도에 도착한 그들은 도착과 함께 극과극으로 나뉘게 됩니다.

승리한 YB팀은 관광선을 타고 멋진 풍경들과 함께 한치회로 호사스러운 여행을 하게 되고 게임에서 진 OB팀은 제작진들의 짐을 함께 나르는 운명에 처합니다. 총무게가 8t이 넘는 방송장비를 차가 더이상 들어갈 수없는 곳에서부터 촬영지인 등대까지 옮기기 시작합니다.

거의 100여명이 이르는 출연진과 제작진들은 모두 자신들에게 주어진 짐들을 옮기기 시작합니다. 강호동, 김C, 이수근은 각각의 파트별로 나뉘어 짐을 들어 나르기 시작합니다. 무게가 30여Kg이나 나가는 장비들을 들처메고 산길을 가야하는 것은 여간 고된 일이 아닐 수없었습니다.

더욱 이런 일들을 거의 할일이 없는 연예인들의 입장에서는 더욱 힘든일이 아닐 수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테프들과 함께 방송을 위해 필요한 다양한 장비들을 목적지인 등대로 옮기는 그들에게 아름답게 펼쳐져있는 풍경은 잠시나마 힘듦을 이겨낼 수있는 청량제로 다가왔습니다.

관광을 마치고 후발대로 도착해 함께 짐을 나른 YB의 참여로 해질녘에 모든 짐들을 풀어놓은 그들은 거대한 등대의 점등식으로 그간의 피로를 어느정도 풀어냈습니다. 그렇게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스테프 역할로 여행보다는 여행촬영을 위한 준비과정을 몸소 보여준 그들만의 '1박2일'의 첫 날 이야기는 마무리되었습니다. 

기만인가 즐거움인가?

오늘 방송을 보시면서 두 가지 의견으로 나뉘시는 분들이 많았을 듯 합니다. 과연 방송으로 나간 그들의 모습이 "스테프들과 동질화되는 과정속에서 서로의 힘겨움들을 알아가는 인간적인 모습들이었다"와 "방송내내 그들의 짐옮기는 모습외에는 본게 없다. 그저 그렇게 시간때운 오늘 방송은 기만에 불과하다"일 듯 합니다. 

의미를 먼저 찾자면 역시 그들이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함께"라는 코드중 하나임을 알 수있습니다. 단골인 매니저들뿐 아니라 작가, PD를 넘어서 이젠 스테프들과 방송 촬영을 위해 필요한 짐들을 함께 나름으로서 그들의 노고를 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있었을 듯 합니다.

더욱 짐 옮기기 미션은 현장에서 어쩔 수없이 펼쳐진것이 아니라 서울에서 출발하기전부터 준비된 상황인만큼 여러가지 장비를 옮길 수있는 경우의 수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함께 장비를 옮긴것은 그과정에서 의미를 찾아서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한 제작진의 의도로 읽어야 할 듯 합니다.

1회 출연료로 적게는 3,4 백만원에서 많게는 9백만원에 이르는 돈을 받는 연예인들이 일당 10만원도 안되는 스테프들의 일을 함께 한다는 것은 '역지사지'로 보면 함께 고생하는 이들의 고통을 느껴보는 의미있는 행위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연히 반나절 고생이 전부이기는 하겠지만 말이지요.

방송의 본질적인 완성도보다는 스테프들이 고생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제작진들에게는 의미있는 방송이 되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오늘 방송된 '1박2일'은 방송을 만들기 위해 8.3t의 장비가 동원되고 그 장비에 걸맞는 수많은 스테프들이 공을 들여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는 자기고백과도 같은 방송이었으니 말이지요.

부정적으로 보자면 여행 버라이어티인 '1박2일'이 더이상 보여주기 힘든 상황에 직면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 방송입니다. 뻔한 패턴으로 진행되어질 수밖에 없는 그들에게 어쩌면 운명적인 한계일 수도 있겠지만 긴 오프닝과 극과극 체험을 유도하는 복불복은 때론 무척이나 짜증스러움을 불러오는 식상함이기도 합니다.

더욱 거대한 무게를 통해 존재감을 자랑한 지미짚 장비는 과연 다음주에 어느정도의 활약상을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해가 진 상황에서 지미짚의 역할은 그리 크게 다가오지는 않을 듯 합니다. 실내에서는 무용지물이니 아침 미션에서나 사용되어질지는 모르겠지만 PD가 미션을 위해 안가도 되는 장비까지 함께 들어간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들게 했습니다. 

더욱 많은 시간을 짐을 나르는 것으로 대체된 이번 방송에서 과연 그들이 내세울 수있는 것이라곤 '스테프들과 함게 하는 1박2일'이라고 할 수있을 듯 합니다. 과연 이런 그들의 의도가 얼마나 시청자들과 교감이 이뤄졌느냐가 중요할 듯 합니다. 아쉬웠던 것은 시청자들에게 최대한 다양하고 재미있는 방송을 위한 준비보다는 노동력을 요하는 풍경만을 담아낸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었는지 의아하기는 합니다. 

더욱 등대앞에서 만난 등대지기들이 멤버들이 옮기던 짐을 들어보고는 자신들은 하루에도 서너번씩 옮기는 것이라고 이야기할때 느껴지는 것은 척박한 곳에서 고생하는 그들의 일상과 동질화시키는 것이 더욱 의미있는 '1박2일'은 아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김C가 한탄식을 하며 이야기했듯 "우리가 왜 이래야돼"는 그들의 역할론에 대한 독백이었던 듯 합니다. 그들이 여행이라는 테마로 보여줄 수있는 것이 바닥을 드러낸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대목이기도 하지요.

8t에 가까운 무게의 방송장비를 차량이 들어갈 수없다면 헬기를 통해 옮기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 모든 장비를 꼭 사용해야만 한다면 헬기를 동원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임에도 담당 PD가 이를 하나의 미션으로 생각한 것은 '체험 삶의 현장'이 여행속에도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음이던지, 고생하는 스테프들의 노고를 너희 출연진들도 알아먀만 한다는 무언의 압박이었는지는 알 수없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쉽게 장비를 옮길 수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멤버들의 짐 나르는 장면을 위해 안해도 되는 중노동을 감수해야만 했던 스테프들의 고생은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요? 촬영에 집중하는것이 더욱 중요한 상황에서 그저 막중한 방송장비 나르는데 모든것을 집중하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들이 스스로 '차마고도'와 같은 '에능고도'라고 포장을 하기는 했지만 그 아름답기만 한 자연을 뒤로 하고 멤버들의 고난사를 포장할 정도밖에는 안되었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다가왔습니다. 물론 남은 세멤버들을 통해 백도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그것만으로 만족해야하는 여행기였다는것이 아쉽습니다.

야외 촬영이 전무한 저녁시간대는 또다시 여섯 남자들의 게임으로만 진행될 것입니다. 이제 그들의 여행에서 공간이 주는 아름다움과 의미는 사라지고, 그들만의 게임만이 존재하는 여행기로만 기억되는 듯 해 아쉽기만한 '1박2일' 거문도편이었습니다. 


일일이 댓글달기도 모호한 부분들이 있어 그나마 댓글에 답할 수있는 글은 다양한 의견들은 가능하지요. 여기 댓글에도 서로 다른 의견들이 올라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게 정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그 장소를 택하고 방송의 전체적인 포맷을 생각한 제작진들이 8톤이 넘는 장비를 다 가져가야만 했던 이유도 있었겠지요. 그리고 멤버들에게 일정량의 노동을 통해 제작진들의 노고를 느껴보라는 의미와 이를 통해 '1박2일'만의 감동 모드를 조성하려는 의도도 보이구요.

매일 만만찮은 짐을 손수 나른다는 등대지기의 이야기처럼 그들을 돕는게 더욱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요? 어차피 멤버들을 통해 방송을 전달하니 만큼 그들의 일을 도우며 등대지기의 일상과 노고, 그리고 아름다운 풍광들을 느끼는 것이 더욱 좋은 그림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최악의 상황이라면 거기에 맞는 스테프 구성과 장비 선택도 제작진들의 몫이겠지요. 무조건 어떤 조건에서나 동일한 숫자 스테프와 균등한 장비를 가져가야지만 좋은 방송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겠지요. 상황에 맞는 적은 분량의 최적의 장비로 리얼하게 촬영에 임했다면 더욱 좋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었겠지요. 

헬기 문제는 지자체장과의 문제와 여러가지 의견들이 수렴되면 안될 것도 없겠지요. 직접 문의하지 않아 그 부분이 정확하게 어떻게 귀결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광화문 광장에서 일요일 시민들 통행막고 차량 폭파도 도와주는 나라에서 방송을 위해 장비를 실어나르는게 안될것도 없겠지요.

기만이라는 단어에 집착하시는 분들도 계시는 듯 하신데, 얼마나 기대했느냐에 따라 시청자들의 평가는 달라질 수밖에는 없지요. 기만이라는 단어가 어려운 단어도 아니고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의 가식을 위한 포장으로 보였다는 것은 이해하기가 힘들 뿐이네요.

어떤 것에든 다양한 의견들은 존재합니다. 그리고 모든 것들이 자신의 의견과 일치하기를 바라는 것이 더욱 우매하고 어려운 일이겠지요. 각자의 의견들이 일정한 수준에서 소통되어진다는 것은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으로서 가장 좋은 형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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