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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동안 2%대의 애국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도 명맥을 이어오던 '일밤'이 마지막 선택으로 과거 황금기를 구가하던 시절 선봉장이었던 '쌀집 아저씨' 김영희 PD를 전면에 내세워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아무리 감동으로 포장 하려해도 최악의 MC들로 평가되고있는 식상한 인물들을 1년내내 일밤 전문 MC로 끌고가는것부터 커다란 패착을 불러왔습니다.
아무리 의미를 부여해도 채널은 돌아간다
일밤이 새롭다고 내세운 감동 코드는 이미 널리 알려진 방식들의 차용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획일화된 재미위주의 방송에서 감동을 건드렸다는 것이 변별성을 가질 수는 있지만 과연 이런 포맷이 장수할 수있을지는 의문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선 아프리카까지 건너가 우물을 파주는 행위를 통해 물의 소중함과 감동을 전달해준다는 '단비'는 오래전부터 NGO 단체들에서 해오던 사업중 하나였습니다. 우물 사업뿐 아니라 동남아, 아프리카등 최악의 상황에 처한 아이들에게 매달 1만원씩을 지원해 교육을 받을 수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등 정말 다양한 나눔 프로그램들이 산재해있는 상황에서 그들이 우물을 택한건 단순해 보입니다.
우물을 파는 행위를 통해 노동과 현지인들의 적나라한 삶을 보여줌으로서 시각적인 만족과 행위가 주는 고귀함을 방송으로 전달하기 적당하기 때문일 듯 합니다. 우선 포맷이 식상해도 의미있는 행위이기에 '단비'프로젝트가 몇개의 우물을 팔지는 알 수없지만 일단은 합격점을 줄 수는 있을 듯 합니다.
문제는 왜 탁재훈이 메인 MC가 되어 짜증스러운 언행으로 감동마저 식상하고 짜증스럽게 만드느냐일 듯 합니다. 아무리 한지민이 나와 감동의 눈물을 흘려도 그 눈물마저 식상하게 만드는 상황을 제작진들은 알고나 있을까요? 인터뷰등을 보면 탁재훈의 색다른 면을 볼 수있을것이라 자신했는데 그 색다른 것이 눈물이라면 글쎄요. 악어의 눈물정도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신동엽, 김구라, 정가은이 함께 한 '우리 아버지'는 전형적인 쌀집 아저씨표 감동 코드였습니다. 그가 방송을 떠나기전에 익숙하게 해오던 방식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자칫 식상하거나 시대착오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우리시대 가장 약한 존재로 전락해가는 아버지를 포맷으로 삼은것은 의미있지만 '양심 냉장고'로 대변되는 과거의 감동 모드는 긍정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변화지 않고 있는 쌀집 아저씨의 현주소를 확인하게 만드는 것과 다를바 없어 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방송전부터 폐지 논란이 일었었던 '헌터스'는 김영희 PD의 연이은 말바꾸기로 신뢰감이 떨어진 상황에서 멧돼지만 잡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식의 사고 방식은 공감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워낙 2주동안 시달려서인지 멧돼지를 마을 밖으로 쫓아내는게 목적이며 많은 농가분들의 분노가 극에 달해있다는 이야기들을 방송의 절반 정도 할애하며 시청자들에게 자신들의 정당성을 알리는데 주력하기만 했습니다.
차라리 생태계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여겨지는 '4대강 사업의 폐단'에 대해서 논할 용기는 없으셨나요? 멧돼지의 개체수를 조절하는데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농민들의 피해를 줄일 수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것도 의미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전문 사냥꾼도 아닌 연예인들을 산으로 우르르 올려보내 멧돼지를 쫓게 만드는 그들의 위험한 장난은 온가족이 보는 시간대에 적합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멧돼지를 포획한다고 커다란 덧을 준비하고 아무런 생각없이 촬영장비 늘어놓고 멧돼지 오기를 기다리는 그들의 무뇌와 남겨진 김현중과 구하라는 고기 구워먹으며 멧돼지에 대한 농담으로 일관하는 모습속에서 무엇을 기대하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자연파괴의 온상으로 지적되는 4대강 주변의 생태계 보고를 하는게 더욱 자연보호와 환경보존을 위한 대의명분에 적합한게 아니었을까요? 물론 MB정권에 맞서 싸울 일도 없겠지만 과연 그들이 추구하는 멧돼지 사냥이 답은 아닌 듯 합니다.
변화는 사람에서부터 시작하는 것
아무리 대단한 기획이 나와도 어차피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결국 그 과정을 수행하고 이를 알리는 이는 그들이 MC라고 부르는 이들의 몫입니다. 그런 중요한 역할을 진부함으로 많은 이들의 지적을 받고 있는 인물들을 그대로 활용하는 것은 시청자들의 요구를 묵살했거나 예능감이 전혀 없는 제작진들의 만행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거의 1년동안 일밤을 최악의 시청률로 이끌었던 MC들을 그대로 재활용하는 이유를 솔직히 시청자들은 알지 못합니다. 밤문화로 다져진 인관관계인지, 시청자들은 모르고 제작진들만 아는 그들만의 매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고 평가하는 것은 시청자입니다.
시청자들이 외면하는 인물들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것은 그런 문제마저도 상쇄시킬 수있는 그 무엇이 있었거나, 철저하게 시청자들과는 담을 쌓고 '마이웨이'를 하겠다는 의지와 다를바 없어 보였습니다.
신동엽, 김용만, 탁재훈, 김구라, 이휘재로 이어지는 일밤 종신 MC들의 중용이 과연 누구를 위함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김영희 PD가 "유재석, 강호동, 이경규등이 일밤에 절실했지만 너무 바빠서 전화도 하지 못했다"며 내세운 인물들이 이들입니다. 절대 강자들이 아니면 숫자로 그들의 역량을 채워가겠다는 의지이기는 하겠지만 그저 쓸데없이 많이 나온다고 프로그램이 재미있어지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나마 4명의 MC가 진행하는 '우리 아버지'가 호평을 받을 수있었던 것은 MC들의 활약보다는 우리시대 가장 힘겨운 아버지들의 진솔함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삶에 찌든 우리에게 가장 절실하고 피부에 와닿는 아버지라는 주제를 건드린 기획력의 성공이었지요. 물론 '칭찬합시다'의 주제를 아버지로만 바꿔 그대로 다시 만드는 쌀집 아저씨의 리메이크 능력이 뛰어나서이기도 하겠지만 '아버지'라는 아픈 부위를 건드린 덕이기도 합니다.
장기 프로젝트가 될 수없다
'새술은 새부대에'라는 말이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언론플레이를 통해 '일밤'이라는 타이틀을 제외하고는 모조리 바꿨다는 표현까지 했습니다. 그렇지만 누가봐도 바뀐것은 과거의 '감동 코드'를 그대로 이어간 것 외에는 특별할 것이 없었습니다.
물론 획일화되는 주말 버라이어티에서 인간이 중심이되는 휴먼 버라이어티를 들고 나온 것은 의미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웃음위에 얹어져야하는 예능의 한계를 얼마나 잘 극복해냈느냐가 관건일 수밖에는 없었지요.
더욱 많은 시청자들이 식상해하는 MC들을 꾸준하게 기용하면서 뭔가 새로움을 이야기하기에는 민망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수년전 한동안 의미있게 다가왔던 쌀집 아저씨표 '감동'을 다시 리메이크해도 상관은 없지만, 이런 무지막지한 다수의 MC들을 전면에 내세운 의도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엄청난 물량을 동원하며 MBC가 '일밤'을 살리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을 치고 있음을 느끼게는 했지만 그들의 코너들이 얼마나 생명력을 가질 수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아프리카와 남미등 어려운 이들을 찾아간다는 '단비'가 얼마나 꾸준하게 제작되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그저 일회성 아프리카 우물파기가 여러번 반복된다고 동일한 감동이 계속되어질리는 만무하지요. 더욱 식상해서 많은 이들의 원성을 받고 있는 MC를 전면에 내세우는 오기를 보이는 제작진들로 인해 프로그램 자체에 대해 가해지는 반감은 '감동'을 그 다음 문제로 밀어 놓았습니다.
'우리 아버지'들을 술집에서만 찾아야 하는 그들의 노고는 얼마나 유효할까요? 전국 방방곡곡 술집들을 다니며 술에 취한 아버지의 모습속에서 그들의 애잔한 속내를 들어보는 포맷이 언제까지나 가능할까요? 전국을 돈다는 가정이라면 제법 오랜 시간 유지될 수있겠지만 과연 한 두달이 지난후 그들의 고민이 많은 이들에게 여전한 울림으로 남아질지는 의문입니다.
멧돼지를 마을에서 쫓아내는게 그들의 임무라면 과연 다시 돌아오는 멧돼지는 어떻게 할건가요? 그 마을만을 사수하는 '헌터스'의 모습을 보여줄 건가요? 아니면 재미도 의미도 망각했던 영화 '차우'처럼 괴물이 되어 돌아온 멧돼지와 혈투를 벌이기를 꿈꾸는 것인가요?
'헌터스'라는 포맷은 어떤 의미를 부여해도 예능으로 만들어서는 안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일요일 저녁에 멧돼지를 잡는다고 폼을 잡고 돌아다니는 연예인들의 그렇고 그런 이야기들을 보고 있을 시청자들은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들이 멧돼지를 다 잡은 후에는 농가에 피해를 입히는 참새와 까마귀들을 잡을건가요?
'헌터스'를 포장하기위한 농가 피해 이야기는 그저 방송을 유지시키기 위한 변명처럼 느껴졌습니다. 개체수 조절이 필요하면 정당한 방법을 동원해 지자체에서 전문가들에 의뢰해 해결해야하는 문제이지, 연예인들이 왁자지껄하게 잔치를 벌인다고 멧돼지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감동을 이야기하면서도 감동을 막고 있는 진행자들의 어설픔은 시청자들에게 '일밤'을 외면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소였음을 그들은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더불어 방송전부터 불거졌었던 '헌터스'문제에 대처하는 그들의 언플은 말바꾸기의 전형이 아닐 수없었습니다.
그런 작위적이고 즉흥적인 언플은 '감동'이라는 코드로 통일된 '일밤'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아닐 수없었습니다. 전파낭비에 돈낭비라는 비아냥을 이겨내기는 힘들어 보였습니다. 방송이 끝나자마자 약속이라도 한것처럼 쏟아져나오는 호평 일색 언플은 더더욱 씁쓸하게 다가왔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획일적인 웃음보다는 감동을 선호하기에 무척이나 기대를 했었습니다. 그러나 절망적인 MC들로 인해 감동은 저멀리 뒤쳐지고 다시 채널을 일밤에 맞춰야하는지 망설이게 만들었습니다. 어떤일이든 '인선이 최선'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시청자들과 호흡을 하고 그들과 공감을 공유해야만 하는 방송에서 진행자가 싫어 방송을 거부한다면 생각해봐야할 문제가 아닐까요?
감동도 웃음과 마찬가지로 동일하게 반복되면 점점 식상해지기 마련입니다. 단순하게 '감동'이라는 코드를 전면에 내세운다고 모든 것들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는 시대착오적인 선택은 아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잘만들어진 정성스러운 "재미있는 감동"을 보고 싶은 시청자들의 기대가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요?
단순하게 감동적인 부분들을 극대화해 감동적인 글쓰기를 하는것이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아마도 다양한 감동스토리들이 쏟아질 것이 뻔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많은 이들이 경계하고 부담스러워하는 이유를 제작진들도 고민은 해야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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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방송연예드라마스토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아무리 의미를 부여해도 채널은 돌아간다
일밤이 새롭다고 내세운 감동 코드는 이미 널리 알려진 방식들의 차용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획일화된 재미위주의 방송에서 감동을 건드렸다는 것이 변별성을 가질 수는 있지만 과연 이런 포맷이 장수할 수있을지는 의문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선 아프리카까지 건너가 우물을 파주는 행위를 통해 물의 소중함과 감동을 전달해준다는 '단비'는 오래전부터 NGO 단체들에서 해오던 사업중 하나였습니다. 우물 사업뿐 아니라 동남아, 아프리카등 최악의 상황에 처한 아이들에게 매달 1만원씩을 지원해 교육을 받을 수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등 정말 다양한 나눔 프로그램들이 산재해있는 상황에서 그들이 우물을 택한건 단순해 보입니다.
우물을 파는 행위를 통해 노동과 현지인들의 적나라한 삶을 보여줌으로서 시각적인 만족과 행위가 주는 고귀함을 방송으로 전달하기 적당하기 때문일 듯 합니다. 우선 포맷이 식상해도 의미있는 행위이기에 '단비'프로젝트가 몇개의 우물을 팔지는 알 수없지만 일단은 합격점을 줄 수는 있을 듯 합니다.
문제는 왜 탁재훈이 메인 MC가 되어 짜증스러운 언행으로 감동마저 식상하고 짜증스럽게 만드느냐일 듯 합니다. 아무리 한지민이 나와 감동의 눈물을 흘려도 그 눈물마저 식상하게 만드는 상황을 제작진들은 알고나 있을까요? 인터뷰등을 보면 탁재훈의 색다른 면을 볼 수있을것이라 자신했는데 그 색다른 것이 눈물이라면 글쎄요. 악어의 눈물정도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신동엽, 김구라, 정가은이 함께 한 '우리 아버지'는 전형적인 쌀집 아저씨표 감동 코드였습니다. 그가 방송을 떠나기전에 익숙하게 해오던 방식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자칫 식상하거나 시대착오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우리시대 가장 약한 존재로 전락해가는 아버지를 포맷으로 삼은것은 의미있지만 '양심 냉장고'로 대변되는 과거의 감동 모드는 긍정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변화지 않고 있는 쌀집 아저씨의 현주소를 확인하게 만드는 것과 다를바 없어 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방송전부터 폐지 논란이 일었었던 '헌터스'는 김영희 PD의 연이은 말바꾸기로 신뢰감이 떨어진 상황에서 멧돼지만 잡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식의 사고 방식은 공감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워낙 2주동안 시달려서인지 멧돼지를 마을 밖으로 쫓아내는게 목적이며 많은 농가분들의 분노가 극에 달해있다는 이야기들을 방송의 절반 정도 할애하며 시청자들에게 자신들의 정당성을 알리는데 주력하기만 했습니다.
차라리 생태계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여겨지는 '4대강 사업의 폐단'에 대해서 논할 용기는 없으셨나요? 멧돼지의 개체수를 조절하는데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농민들의 피해를 줄일 수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것도 의미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전문 사냥꾼도 아닌 연예인들을 산으로 우르르 올려보내 멧돼지를 쫓게 만드는 그들의 위험한 장난은 온가족이 보는 시간대에 적합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멧돼지를 포획한다고 커다란 덧을 준비하고 아무런 생각없이 촬영장비 늘어놓고 멧돼지 오기를 기다리는 그들의 무뇌와 남겨진 김현중과 구하라는 고기 구워먹으며 멧돼지에 대한 농담으로 일관하는 모습속에서 무엇을 기대하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자연파괴의 온상으로 지적되는 4대강 주변의 생태계 보고를 하는게 더욱 자연보호와 환경보존을 위한 대의명분에 적합한게 아니었을까요? 물론 MB정권에 맞서 싸울 일도 없겠지만 과연 그들이 추구하는 멧돼지 사냥이 답은 아닌 듯 합니다.
변화는 사람에서부터 시작하는 것
아무리 대단한 기획이 나와도 어차피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결국 그 과정을 수행하고 이를 알리는 이는 그들이 MC라고 부르는 이들의 몫입니다. 그런 중요한 역할을 진부함으로 많은 이들의 지적을 받고 있는 인물들을 그대로 활용하는 것은 시청자들의 요구를 묵살했거나 예능감이 전혀 없는 제작진들의 만행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거의 1년동안 일밤을 최악의 시청률로 이끌었던 MC들을 그대로 재활용하는 이유를 솔직히 시청자들은 알지 못합니다. 밤문화로 다져진 인관관계인지, 시청자들은 모르고 제작진들만 아는 그들만의 매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고 평가하는 것은 시청자입니다.
시청자들이 외면하는 인물들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것은 그런 문제마저도 상쇄시킬 수있는 그 무엇이 있었거나, 철저하게 시청자들과는 담을 쌓고 '마이웨이'를 하겠다는 의지와 다를바 없어 보였습니다.
신동엽, 김용만, 탁재훈, 김구라, 이휘재로 이어지는 일밤 종신 MC들의 중용이 과연 누구를 위함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김영희 PD가 "유재석, 강호동, 이경규등이 일밤에 절실했지만 너무 바빠서 전화도 하지 못했다"며 내세운 인물들이 이들입니다. 절대 강자들이 아니면 숫자로 그들의 역량을 채워가겠다는 의지이기는 하겠지만 그저 쓸데없이 많이 나온다고 프로그램이 재미있어지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나마 4명의 MC가 진행하는 '우리 아버지'가 호평을 받을 수있었던 것은 MC들의 활약보다는 우리시대 가장 힘겨운 아버지들의 진솔함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삶에 찌든 우리에게 가장 절실하고 피부에 와닿는 아버지라는 주제를 건드린 기획력의 성공이었지요. 물론 '칭찬합시다'의 주제를 아버지로만 바꿔 그대로 다시 만드는 쌀집 아저씨의 리메이크 능력이 뛰어나서이기도 하겠지만 '아버지'라는 아픈 부위를 건드린 덕이기도 합니다.
장기 프로젝트가 될 수없다
'새술은 새부대에'라는 말이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언론플레이를 통해 '일밤'이라는 타이틀을 제외하고는 모조리 바꿨다는 표현까지 했습니다. 그렇지만 누가봐도 바뀐것은 과거의 '감동 코드'를 그대로 이어간 것 외에는 특별할 것이 없었습니다.
물론 획일화되는 주말 버라이어티에서 인간이 중심이되는 휴먼 버라이어티를 들고 나온 것은 의미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웃음위에 얹어져야하는 예능의 한계를 얼마나 잘 극복해냈느냐가 관건일 수밖에는 없었지요.
더욱 많은 시청자들이 식상해하는 MC들을 꾸준하게 기용하면서 뭔가 새로움을 이야기하기에는 민망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수년전 한동안 의미있게 다가왔던 쌀집 아저씨표 '감동'을 다시 리메이크해도 상관은 없지만, 이런 무지막지한 다수의 MC들을 전면에 내세운 의도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엄청난 물량을 동원하며 MBC가 '일밤'을 살리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을 치고 있음을 느끼게는 했지만 그들의 코너들이 얼마나 생명력을 가질 수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아프리카와 남미등 어려운 이들을 찾아간다는 '단비'가 얼마나 꾸준하게 제작되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그저 일회성 아프리카 우물파기가 여러번 반복된다고 동일한 감동이 계속되어질리는 만무하지요. 더욱 식상해서 많은 이들의 원성을 받고 있는 MC를 전면에 내세우는 오기를 보이는 제작진들로 인해 프로그램 자체에 대해 가해지는 반감은 '감동'을 그 다음 문제로 밀어 놓았습니다.
'우리 아버지'들을 술집에서만 찾아야 하는 그들의 노고는 얼마나 유효할까요? 전국 방방곡곡 술집들을 다니며 술에 취한 아버지의 모습속에서 그들의 애잔한 속내를 들어보는 포맷이 언제까지나 가능할까요? 전국을 돈다는 가정이라면 제법 오랜 시간 유지될 수있겠지만 과연 한 두달이 지난후 그들의 고민이 많은 이들에게 여전한 울림으로 남아질지는 의문입니다.
멧돼지를 마을에서 쫓아내는게 그들의 임무라면 과연 다시 돌아오는 멧돼지는 어떻게 할건가요? 그 마을만을 사수하는 '헌터스'의 모습을 보여줄 건가요? 아니면 재미도 의미도 망각했던 영화 '차우'처럼 괴물이 되어 돌아온 멧돼지와 혈투를 벌이기를 꿈꾸는 것인가요?
'헌터스'라는 포맷은 어떤 의미를 부여해도 예능으로 만들어서는 안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일요일 저녁에 멧돼지를 잡는다고 폼을 잡고 돌아다니는 연예인들의 그렇고 그런 이야기들을 보고 있을 시청자들은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들이 멧돼지를 다 잡은 후에는 농가에 피해를 입히는 참새와 까마귀들을 잡을건가요?
'헌터스'를 포장하기위한 농가 피해 이야기는 그저 방송을 유지시키기 위한 변명처럼 느껴졌습니다. 개체수 조절이 필요하면 정당한 방법을 동원해 지자체에서 전문가들에 의뢰해 해결해야하는 문제이지, 연예인들이 왁자지껄하게 잔치를 벌인다고 멧돼지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감동을 이야기하면서도 감동을 막고 있는 진행자들의 어설픔은 시청자들에게 '일밤'을 외면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소였음을 그들은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더불어 방송전부터 불거졌었던 '헌터스'문제에 대처하는 그들의 언플은 말바꾸기의 전형이 아닐 수없었습니다.
그런 작위적이고 즉흥적인 언플은 '감동'이라는 코드로 통일된 '일밤'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아닐 수없었습니다. 전파낭비에 돈낭비라는 비아냥을 이겨내기는 힘들어 보였습니다. 방송이 끝나자마자 약속이라도 한것처럼 쏟아져나오는 호평 일색 언플은 더더욱 씁쓸하게 다가왔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획일적인 웃음보다는 감동을 선호하기에 무척이나 기대를 했었습니다. 그러나 절망적인 MC들로 인해 감동은 저멀리 뒤쳐지고 다시 채널을 일밤에 맞춰야하는지 망설이게 만들었습니다. 어떤일이든 '인선이 최선'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시청자들과 호흡을 하고 그들과 공감을 공유해야만 하는 방송에서 진행자가 싫어 방송을 거부한다면 생각해봐야할 문제가 아닐까요?
감동도 웃음과 마찬가지로 동일하게 반복되면 점점 식상해지기 마련입니다. 단순하게 '감동'이라는 코드를 전면에 내세운다고 모든 것들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는 시대착오적인 선택은 아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잘만들어진 정성스러운 "재미있는 감동"을 보고 싶은 시청자들의 기대가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요?
단순하게 감동적인 부분들을 극대화해 감동적인 글쓰기를 하는것이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아마도 다양한 감동스토리들이 쏟아질 것이 뻔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많은 이들이 경계하고 부담스러워하는 이유를 제작진들도 고민은 해야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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