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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백일의 낭군님-도경수 남지현이 만들어낸 공산품 사극 로맨스의 재미

by 자이미 2018.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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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경수와 남지현 조합은 나쁘지 않다. 조연들도 흥미롭다. 뭐 하나 특별히 부족해 보이지 않지만 새롭지는 않다. 마치 대량 생산되는 제법 괜찮은 공산품을 마주하는 기분도 든다. 아역들의 이야기들은 끝나고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면 보다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듯하다.


원득이가 된 왕세자;

운명은 돌고 돌아 찾아 오는 법, 원수와 사랑하게 된 율과 이서의 로맨스



역모를 꾀한 아버지로 인해 첫사랑은 원수가 되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율은 왕세자가 되었지만 행복할 수 없었다. 자신이 한 번도 원하지 않았던 삶을 강요 받아야 하는 운명은 행복할 수 없으니 말이다. 율이에게는 원수나 다름 없는 김차언의 여식과 살아야 하는 것도 분노할 일이다.


왕족이지만 왕이 아닌 이상 신분은 불안하다. 율의 아버지는 자신이 왕에 의해 죽는 것은 아닌지 항상 두려워했다. 그런 두려움을 파고 든 자가 바로 김차언이었다. 율의 아버지를 왕으로 세운 후 나라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야욕은 고정 레퍼토리다.


어린 율은 그저 놀기 좋아하는 도령이었다. 노비들과 전쟁 놀이를 하다 운명과 같은 이서를 만나게 되었다. 비겁하게 종을 때리는 장난은 그만하라고 호통치는 이서를 보는 순간 율은 어린 나이에도 그게 사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그들의 운명은 시작되었다. 


특별할 것 없이 잘 흘러가던 그들의 운명은 아버지가 집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당부했던 날 벌어졌다. 이서가 보고 싶어 참을 수 없었던 율은 몰래 이서의 집에 들어가 그녀를 만났다. 그렇게 행복하기만 했던 그들 앞에 등장한 것은 자객들이었다. 


그들은 이서의 아버지를 둘러싼 채 위협하고, 그 뒤에 등장해 이서 아버지를 해한 자는 김차언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 율의 아버지가 등장하며 역모는 완성되었다. 역모에 참여한 자들은 한 자리씩을 차지한 채 그렇게 궁궐을 차지하고 있다. 역모를 막다 숨진 이서의 집안은 풍비박산이 날 수밖에 없었다. 


오빠와 함께 살육의 현장에서 겨우 빠져 나온 이서는 시골 마을에서 이서가 아닌 홍심으로 신분을 숨긴 채 살아가고 있다. 헤어진 오빠를 만나기 위해 한양에 올라가기는 하지만 한 번도 재회하지 못했다. 말괄량이 모습으로 자기 주장이 명확한 홍심은 어린 이서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첫 사랑 이서를 잊지 못하고 살아가는 율은 궁궐 생활이 행복할 수 없었다.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이 사방에 널려 있다. 누구도 자신의 편이 아니고 오직 권력에 미친 자들만 가득한 궁궐에서 삶은 지옥과 같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갑자기 왕세자가 된 그에게 유일한 희망은 첫 사랑 이서를 찾는 것이다.


벚꽃이 만개한 날 율은 이서를 봤다. 하지만 사라진 그녀를 다시 볼 수는 없었다. 어린 시절 모습을 간직한 그녀를 몰라볼 율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의 운명은 그렇게 과거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모든 것이 망가진 상황에서 과거의 화려함으로 마주할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다. 


이들이 운명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왕세자가 명한 혼례가 증명했다. 가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합궁을 하지 않는 왕세자를 꾸짖자 그는 전국의 모든 혼기가 찬 모든 남녀가 혼례를 치르도록 명했다. 그 명령으로 홍심의 친구까지 강제 혼례를 치러야 했지만 그녀에게는 그럴 수 없었다. 


홍심의 마음 속에서 어린 율이 있었으니 말이다. 혼례를 거부하다 호되게 당하던 홍심 앞에 남루한 모습은 율이 등장했다. 율은 자신을 노리는 자들에 의해 죽음 직전까지 몰렸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곁에 있던 동주의 지략으로 겨우 목숨을 구하기는 했지만 돌부리에 머리를 찌어 기억 상실 증세를 겪게 된다. 


우연하게도 홍심의 양부인 양 씨가 발견해 목숨을 건진 율은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 율을 보며 양 씨가 선택한 것은 거짓말로 만들어냈던 원득이로 만드는 것이었다. 홍심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은 알 수 없는 이 남자. 하지만 호감이 가는 이 남자를 원득이로 만들어 혼례를 치르는 것이 최선이라 확신했다. 


첩이 되어서도 안 되고 곤장을 맞아서도 안 되는 홍심을 위한 양부의 선택은 운명처럼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만들었다. 대단히 새로운 이야기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도 충분히 예견된다. 이서의 오빠가 살수가 되어 김차언의 지근거리에서 왕과 좌의정에게 복수를 다짐하고 노리고 있을 가능성은 100%다.


어떤 결말을 맺을지가 중요한 드라마는 아니다. 원득이가 된 율이와 이미 홍심이 된 이서가 강제 혼례를 한 후 벌어지는 이야기다. 기억을 잃었지만 왕세자의 행동은 몸이 기억한다. 할 줄 아는 것은 없고 얼굴만 반지르한 원득이의 엉뚱함과 억세기만 한 홍심의 사랑 이야기가 <백일의 낭군님>을 보게 하는 핵심이다. 


SM의 유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연기가 되는 아이돌 도경수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왕의 모습도 나쁘지 않았지만 원득이가 된 후 벌어지는 엉뚱한 모습들 속에서 도경수의 매력은 제대로 발산될 것이다. 단단한 연기력을 갖춘 남지현의 연기는 여전히 좋았고, 조연들 역시 나쁘지 않은 <백일의 낭군님>은 큰 고민 없이 봐도 좋을 드라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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