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규와 장혁 그들의 연기 대결은 이야기의 흐름을 조절한 다
주자소에 일어난 폭발과 윤필 사체 유기, 소이를 살린 채윤 등 급박하게 돌아가던 상황들은 채윤의 분노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범인을 눈앞에서 놓친 채윤의 분노를 보면서 자신의 도흔이 왜 채윤에게 남겨져 있는지를 알게 된 무휼은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무술년 도륙의 시간 아비를 잃고 짐승처럼 울부짖던 아이가 이렇게 커서 궁으로 들어와 있다는 사실은 충격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어린 아이 한짓골 똘복이는 세종을 죽이겠다는 복수심 하나만을 키워 현재의 자리까지 올라왔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무휼이 경악스러워하는 것은 당연하고 사전에 채윤을 제거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 판단하는 것 역시 당연합니다.
세종 대왕마저 채윤이 자신에게 울분을 토하던 아이 똘복이였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자신이 아버지인 태종을 비난했던 이유 중 하나가 죽음의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지만 자신 역시 죽음과 동떨어져 있지 못하다는 사실에 허무함을 느끼고 있으니 말입니다.
백성들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세종의 포부는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힘겨운 왕의 지위를 지키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피로 얼룩진 정치가 아닌 백성을 위하는 정치를 하기 바라는 세종은 후대에 물려주고 싶은 중요한 것을 남기고자 합니다. 그런 일에 참여한 이들이 하나 둘씩 의문의 살인을 당하는 상황 속에서 등장한 똘복이는 세종을 죽음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합니다.
무술년 죽음이 난무하던 시절 부모를 잃고 말을 잃어버린 소이. 똘복이가 임금 세종이 처음 자신의 힘으로 살린 백성이라면 소이는 그가 짊어져야만 하는 죽음의 트라우마가 만들어낸 존재이기도 합니다. 현재 시점에서 그녀가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되었고 그런 상황에서 소이의 유일한 남자인 똘복이가 돌아왔다는 사실은 경악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채윤을 내세워 바람잡이 노릇을 하게 하려했던 세종은 그가 탁월한 능력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에 다시 한 번 당혹스러워합니다. 자신을 죽이겠다는 목적 하나로 이렇게 대단한 존재로 성장했다는 것이 대견스럽기도 하면서 슬프기도 한 세종은 힘들기만 합니다.
흙, 물, 불로 이어지는 세종의 최측근에 대한 살인 무기들을 알고 있는 채윤. 그런 채윤을 바라보며 은밀하게 세종에게 경과보고를 하는 가리온은 놀랍니다. 철저하게 숨긴 사인을 어떻게 채윤이 알고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세종과 가리온의 상상을 뛰어넘는 채윤의 능력은 그가 똘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더욱 커다란 압박으로 다가옵니다.
6회에서 압권은 역시 윤필이 죽으면서까지 남긴 메시지 때문입니다. 4개의 활자본이 목에서 나오고 이를 풀어내기 힘들어지자 채윤은 의도적으로 소문을 냅니다. 이 메시지를 아는 이들은 분명 어느 순간 물 위로 나올 수밖에는 없는 법이고 이를 기다려 잡기만 하면 된다는 그의 전략은 정확하게 맞아 떨어집니다.
윤필을 죽인 이들도 그가 죽어 아쉬운 이들도 마지막 메시지를 풀기 위해 정신이 없습니다. '곤구망기'라고 밖에는 읽을 수가 없는 이들에게 이 메시지는 풀어낼 수 없는 답이었습니다. 아직 한글이 반포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를 알고 있는 이들은 세종 대왕을 포함해 8명밖에는 없다는 사실에서 채윤의 전략적 선택은 흥미롭게 만들지요.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세종이 가장 아끼는 집현전에 직제학으로 들어와 있는 심종수가 바로 죽음 메시지에 담긴 '밀본'의 수장 정기준일 가능성이 재기되었다는 사실은 이후 사건 진행이 어떻게 흘러갈지 더욱 흥미롭게 만듭니다.
저자거리에서 무례한 명나라인들이 행패를 부리고 있는 상황에 명패 하나만으로 그 많은 적을 제압하는 모습은 채윤에게도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그 뛰어난 무예를 지닌 이가 직제학이라는 신분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은 재미있습니다. 문무를 겸비한 그가 바로 이번 연쇄살인사건을 진두지휘하는 주범이라는 사실은 세종이 가장 아끼는 공간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미롭기만 합니다.
학사들에게 기신검열을 요구하는 채윤은 숨겨진 미문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무리들이 누구인지 확인하려는 노력은 지문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움직이게 만듭니다. 채윤의 이야기를 듣고 윤필과 허담의 사체를 빼돌린 성삼문은 박팽년을 데리고 사체를 확인해 봅니다.
사체 은밀한 곳에 숨겨져 있던 표식을 보며 자신들에게도 있는 표식을 비교해보는 그들은 자신들을 제외하고도 세종의 다른 비밀조직이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들이 살인사건을 통해 자신들의 존재와 세종의 의중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하며 이야기는 더욱 흥미롭게 전개되기 시작합니다.
모두에게 알려진 죽음 메시지 '곤구망기'를 풀어내는 세종과 심종수를 교차 편집해 보여주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세종이 우리들만이 아는 글자로 표시했다며 '밀'자를 맞춰 보여주지만 글을 알지 못하는 심종수로서는 어떻게 이것이 자신들을 가리키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같은 '밀'자를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아는 이들에게만 보이는 이 글씨의 정체는 바로 '밀본'을 뜻하는 것이었습니다. 선대왕이었던 태종시절부터 자신들을 위협하는 유일한 세력인 '밀본'이 중요한 시점 자신들을 옥죄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세종이 느끼는 위협감을 더욱 커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세종이 은밀하게 추진하고 있는 일들을 밝혀내려는 '밀본'과 자신을 죽이기 위해 궁까지 들어온 채윤. 세종이 진행하는 일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인 소이를 위해서도 채윤의 정체를 숨겨야만 하는 상황은 극을 더욱 흥미롭게 만듭니다.
자신들에게 주어진 일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한 채 임금의 지시에 연구만 해오던 성삼문을 중심으로 한 젊은 학자들이 연이은 살인사건을 통해 의문을 품기 시작하며 채윤을 도와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은 더욱 드라마를 흥미롭게 만들 수밖에는 없습니다.
어느 시점 채윤은 소이의 정체를 알게 되고 자신이 죽이려했던 세종이 자신이 생각했던 그런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겪는 혼란 그리고 반전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정체를 드러낸 심종수가 과연 밀본의 3대 본원인 정기준일까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비등합니다.
벌써 정체를 드러냄으로서 심종수가 정기준일 가능성은 낮아져버렸습니다. 좀 더 숨겨져야만 하는 존재가 6회에 등장해버린다면 너무 들어 내놓고 이야기를 전개하게 되기 때문에 정기준이라는 존재는 우리가 익숙하게 봐왔던 존재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마지막 반전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하이라이트를 한글의 정체를 드러내는 장면으로 이끈 제작진의 연출의 힘은 '명품 사극'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도록 합니다. 한글이라는 절대명제를 두고 벌이는 이야기에서 효과적인 연출은 그 의미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었으니 말입니다.
연기자들의 탁월한 연기와 함께 연출의 힘이 그 무엇보다 강렬하게 다가오는 <뿌리깊은 나무>는 추리와 액션, 역사적 사실과 픽션이 혼재되어 더욱 시청자들을 흥겹게 만들어줍니다. 과연 이야기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어갈지 벌써부터 기대하게 되는 이 작품은 명품이 분명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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