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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의 한글 반포 보름 전에 있었던 연쇄 살인사건을 다룬 <뿌리깊은 나무>가 대단하게 다가오는 것은 배우들의 열연 때문일 것입니다. 탄탄한 원작의 힘과 보는 즐거움을 주는 연출도 훌륭하지만 그보다 앞서는 것은 이를 가능하게 만든 연기자들의 힘이 중요하니 말이지요.
한석규와 장혁의 숨 막히는 연기 대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한글을 창제하려는 세종과 이를 막으려는 '밀본'과의 대립이 극단으로 치닫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점점 흥미롭게 전개되기 시작했습니다. 밀본의 정체를 알아낸 세종의 혼란과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세를 규합하며 반란을 시작하는 과정은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장교리를 살해하고 소이를 통해 세종에게 전하려던 책을 가져가려던 윤평을 막아선 채윤과의 대결은 자연스럽게 숨겨졌던 존재인 이방지를 다시 끄집어내게 했습니다. 출상술을 하는 채윤을 보며 경악하는 윤평은 그의 정체가 궁금하기만 합니다.
이방지만이 사용하던 '출상술'을 겸사관이 사용한다는 사실은 경악 수준을 넘어서고 있으니 말입니다. 가볍게 봤던 상대가 자신이 사용하는 기술을 함께 사용하는 존재라는 사실만으로도 윤평에게는 놀라운 일입니다. 윤평의 살수 기술들이 이방지를 통해 얻어낸 것이 명확해진 상황에서 과연 채윤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궁금해지지요.
윤평이 직접 이방지를 수소문해보라고 했듯 조만간 이방지가 세상에 드러나게 되면 필연적인 대결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조선 제일 검이라는 무휼에게는 치욕적인 기억을 남긴 이방지이고, 자신의 복수를 위해 필요했던 강인함을 전해준 채윤에게는 스승인 이방지입니다. 이런 그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면 과연 채윤은 어떤 입장을 보일지도 극의 흐름상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8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부각되었던 이는 세종입니다. 백성들을 위한 정치를 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그가 자신의 정치가 잘못되었다며 반기를 드는 '밀본'이 등장했다는 사실은 세종을 뿌리 채 흔드는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과연 자신이 행하는 정치가 잘못되었는지 고뇌하는 왕의 모습은 8회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집현전에서 과거의 세종과 현재의 세종이 만나는 장면에서 그 갈등이 최고조로 올라서며 보여주는 한석규와 송중기의 연기는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과거의 자신을 보며 현재의 자신의 모습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을 치는 한석규의 연기는 소름이 끼칠 정도였습니다.
'죽음의 정치'를 포기하고 '문의 정치'를 표방하며 아버지인 태종에 반대해왔던 세종으로서는 이보다 더 한 갈등과 고통의 시간은 없을 것입니다. 태종이 공헌했던 현실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적이 아닌 동지로 생각하며 백성들을 섬기는 정치를 하려했던 세종은 정기준의 도발이 당혹스럽기만 합니다.
잘못된 왕권 정치를 날카롭게 지적했던 정기준이라는 존재가 세종에게는 절실했습니다. 신권만을 주장하는 성리학자들이 아닌 왕권과 신권을 떠나 백성들을 위한 정치를 하고자 했던 세종에게 반기를 든 정기준이라는 존재는 자신의 이상과 현실의 경계를 명확하게 해주는 존재로 다가옵니다.
세종이 무휼을 앞에 두고 독백을 하듯 터트리는 이야기의 핵심은 우리 시대라고 크게 달라져 있지는 않은 문제였습니다. 부강한 국가를 만들기 위한 그의 노력은 성리학을 기반으로 기득권을 가진 관리들의 반대에 부딛치기만 했습니다. 토호 세력으로 굳어 자신들의 세력을 강건하게 해서 정치적 발언을 높여 기득권을 공고하게 하려는 무리들은 현재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 말입니다.
라며 분노를 토하는 세종의 모습은 이 드라마의 핵심이자 주제이기도 합니다. 과연 무엇을 위한 정치인지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우문현답을 내놓고 있는 세종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올 뿐입니다. 기득권을 가진 이들은 자신의 기득권을 위해 모두가 잘 사는 나라가 아닌 오직 자신들의 안위만을 살필 뿐입니다.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의 기득권자들의 모습을 보면 세종의 발언이 얼마나 탁월하고 마음에 와 닿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조선 초기와 현재의 모습이 이토록 닮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경악스럽지만 기득권의 속성은 세월이 지난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입니다.
장교리가 넘기려고 했던 책은 한글을 만드는 중요한 원리가 적혀 있는 책이었습니다. 채윤이 범인의 뿌리가 누구인지 알아보기 위해 미끼로 던진 그 책을 발견하고 꼼꼼하게 읽은 소이는 책을 태우며 울기 시작합니다. 온 백성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세종과 그런 세종의 뜻에 따라 한글을 만들어가던 이들이 죽어가는 상황이 소이에게는 참혹할 정도로 힘겹고 서럽기만 합니다.
각성제를 먹어가면서까지 한글 창제에 한 몫 하는 소이와 그런 소이의 모습을 보면서 애틋함을 느끼기 시작하는 채윤의 모습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자신들이 어린 시절 똘복이와 그녀임을 서로 알지 못한 채 애틋함을 가지기 시작한다는 것은 이야기 전개에 흥미로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8회 세종과 채윤이 만나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는 장면은 극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위해 이 자리까지 오게 된 채윤. 채윤이 바로 똘복이임을 알고 있는 세종은 그런 그의 분노의 핵심을 들으며 느끼는 감정의 변화들은 대단한 연기 공력에서 나오는 감동은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마지막까지 자신을 죽이겠다는 결심을 버리지 않겠다는 채윤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 한 번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세종에게 똘복이는 특별한 존재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가 젊은 시절 자신이 살린 첫 번째 백성이었던 채윤은 가장 혼란스럽고 힘겨웠던 세종에게 마음을 다잡게 만드는 역할을 다시 하게 해줍니다.
"넌 너의 길을 계속 가거라. 난 나의 길을 갈 것이다"
라는 마지막 대사는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무휼에게는 충격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채윤의 길이란 곧 세종을 죽이는 일임에도 그 길을 계속 가라는 세종의 발언은 경악스러운 수준일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종에게 채윤의 그 강견함은 젊은 시절 자신에게 아버지인 선대왕 태종과 다른 왕이 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듯 심하게 흔들렸던 자신을 다잡아주고 진정 백성들을 위한 군주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는 의미에서 똘복이 채윤은 세종에게는 특별한 존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탁월한 연기력을 보여주는 배우들로 인해 이 작품은 더욱 의미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원작을 가지고 있다 해도 이를 그럴 듯하게 보여주는 배우들의 능력이 없다면 졸작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뿌리깊은 나무>는 배우 선택이 탁월했음을 회를 거듭할수록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한석규가 왜 한석규이고, 장혁이 왜 장혁인지를 보여주는 이 드라마는 분명 명품일 것입니다. 주인공들의 열연뿐 아니라 출연진들 모두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그래서 더욱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한석규와 장혁의 숨 막히는 연기 대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한글을 창제하려는 세종과 이를 막으려는 '밀본'과의 대립이 극단으로 치닫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점점 흥미롭게 전개되기 시작했습니다. 밀본의 정체를 알아낸 세종의 혼란과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세를 규합하며 반란을 시작하는 과정은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장교리를 살해하고 소이를 통해 세종에게 전하려던 책을 가져가려던 윤평을 막아선 채윤과의 대결은 자연스럽게 숨겨졌던 존재인 이방지를 다시 끄집어내게 했습니다. 출상술을 하는 채윤을 보며 경악하는 윤평은 그의 정체가 궁금하기만 합니다.
이방지만이 사용하던 '출상술'을 겸사관이 사용한다는 사실은 경악 수준을 넘어서고 있으니 말입니다. 가볍게 봤던 상대가 자신이 사용하는 기술을 함께 사용하는 존재라는 사실만으로도 윤평에게는 놀라운 일입니다. 윤평의 살수 기술들이 이방지를 통해 얻어낸 것이 명확해진 상황에서 과연 채윤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궁금해지지요.
윤평이 직접 이방지를 수소문해보라고 했듯 조만간 이방지가 세상에 드러나게 되면 필연적인 대결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조선 제일 검이라는 무휼에게는 치욕적인 기억을 남긴 이방지이고, 자신의 복수를 위해 필요했던 강인함을 전해준 채윤에게는 스승인 이방지입니다. 이런 그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면 과연 채윤은 어떤 입장을 보일지도 극의 흐름상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8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부각되었던 이는 세종입니다. 백성들을 위한 정치를 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그가 자신의 정치가 잘못되었다며 반기를 드는 '밀본'이 등장했다는 사실은 세종을 뿌리 채 흔드는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과연 자신이 행하는 정치가 잘못되었는지 고뇌하는 왕의 모습은 8회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집현전에서 과거의 세종과 현재의 세종이 만나는 장면에서 그 갈등이 최고조로 올라서며 보여주는 한석규와 송중기의 연기는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과거의 자신을 보며 현재의 자신의 모습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을 치는 한석규의 연기는 소름이 끼칠 정도였습니다.
'죽음의 정치'를 포기하고 '문의 정치'를 표방하며 아버지인 태종에 반대해왔던 세종으로서는 이보다 더 한 갈등과 고통의 시간은 없을 것입니다. 태종이 공헌했던 현실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적이 아닌 동지로 생각하며 백성들을 섬기는 정치를 하려했던 세종은 정기준의 도발이 당혹스럽기만 합니다.
잘못된 왕권 정치를 날카롭게 지적했던 정기준이라는 존재가 세종에게는 절실했습니다. 신권만을 주장하는 성리학자들이 아닌 왕권과 신권을 떠나 백성들을 위한 정치를 하고자 했던 세종에게 반기를 든 정기준이라는 존재는 자신의 이상과 현실의 경계를 명확하게 해주는 존재로 다가옵니다.
세종이 무휼을 앞에 두고 독백을 하듯 터트리는 이야기의 핵심은 우리 시대라고 크게 달라져 있지는 않은 문제였습니다. 부강한 국가를 만들기 위한 그의 노력은 성리학을 기반으로 기득권을 가진 관리들의 반대에 부딛치기만 했습니다. 토호 세력으로 굳어 자신들의 세력을 강건하게 해서 정치적 발언을 높여 기득권을 공고하게 하려는 무리들은 현재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 말입니다.
"결국에는 자기들의 기득권을 지키려 하는 것이면서 온갖 공맹의 도리를 들이대면서 말이야"
"공자께서 언제 자국의 책략을 만들면 안 된다고 했느냐? 맹자께서 언제 백성의 소리를 직접 들으면 안 된다고 했느냐?"
"난 단지 조선을 세우고 싶었는데 대체 내가 뭘 그리 잘못했느냐"
"공자께서 언제 자국의 책략을 만들면 안 된다고 했느냐? 맹자께서 언제 백성의 소리를 직접 들으면 안 된다고 했느냐?"
"난 단지 조선을 세우고 싶었는데 대체 내가 뭘 그리 잘못했느냐"
라며 분노를 토하는 세종의 모습은 이 드라마의 핵심이자 주제이기도 합니다. 과연 무엇을 위한 정치인지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우문현답을 내놓고 있는 세종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올 뿐입니다. 기득권을 가진 이들은 자신의 기득권을 위해 모두가 잘 사는 나라가 아닌 오직 자신들의 안위만을 살필 뿐입니다.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의 기득권자들의 모습을 보면 세종의 발언이 얼마나 탁월하고 마음에 와 닿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조선 초기와 현재의 모습이 이토록 닮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경악스럽지만 기득권의 속성은 세월이 지난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입니다.
장교리가 넘기려고 했던 책은 한글을 만드는 중요한 원리가 적혀 있는 책이었습니다. 채윤이 범인의 뿌리가 누구인지 알아보기 위해 미끼로 던진 그 책을 발견하고 꼼꼼하게 읽은 소이는 책을 태우며 울기 시작합니다. 온 백성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세종과 그런 세종의 뜻에 따라 한글을 만들어가던 이들이 죽어가는 상황이 소이에게는 참혹할 정도로 힘겹고 서럽기만 합니다.
각성제를 먹어가면서까지 한글 창제에 한 몫 하는 소이와 그런 소이의 모습을 보면서 애틋함을 느끼기 시작하는 채윤의 모습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자신들이 어린 시절 똘복이와 그녀임을 서로 알지 못한 채 애틋함을 가지기 시작한다는 것은 이야기 전개에 흥미로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8회 세종과 채윤이 만나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는 장면은 극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위해 이 자리까지 오게 된 채윤. 채윤이 바로 똘복이임을 알고 있는 세종은 그런 그의 분노의 핵심을 들으며 느끼는 감정의 변화들은 대단한 연기 공력에서 나오는 감동은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마지막까지 자신을 죽이겠다는 결심을 버리지 않겠다는 채윤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 한 번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세종에게 똘복이는 특별한 존재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가 젊은 시절 자신이 살린 첫 번째 백성이었던 채윤은 가장 혼란스럽고 힘겨웠던 세종에게 마음을 다잡게 만드는 역할을 다시 하게 해줍니다.
"넌 너의 길을 계속 가거라. 난 나의 길을 갈 것이다"
라는 마지막 대사는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무휼에게는 충격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채윤의 길이란 곧 세종을 죽이는 일임에도 그 길을 계속 가라는 세종의 발언은 경악스러운 수준일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종에게 채윤의 그 강견함은 젊은 시절 자신에게 아버지인 선대왕 태종과 다른 왕이 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듯 심하게 흔들렸던 자신을 다잡아주고 진정 백성들을 위한 군주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는 의미에서 똘복이 채윤은 세종에게는 특별한 존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탁월한 연기력을 보여주는 배우들로 인해 이 작품은 더욱 의미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원작을 가지고 있다 해도 이를 그럴 듯하게 보여주는 배우들의 능력이 없다면 졸작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뿌리깊은 나무>는 배우 선택이 탁월했음을 회를 거듭할수록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한석규가 왜 한석규이고, 장혁이 왜 장혁인지를 보여주는 이 드라마는 분명 명품일 것입니다. 주인공들의 열연뿐 아니라 출연진들 모두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그래서 더욱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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