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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안티 기자들에 대처하는 무한도전의 반전

by 자이미 2010.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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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쏟아지는 스포일러로 <무한도전>은 안 봐도 비디오가 되어버렸습니다. '노홍철이 머리를 밀고 나왔기에 다이어트의 벌칙 수행자는 그'라며 다양한 기사들이 양산되어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결과 남발은 사실과 다르다는 태호 PD의 재미있는 반전은 유쾌하게 다가왔습니다.

스포일러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매년 연예부 기자들을 불러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모 프로그램처럼 모든 프로그램들은 기자들을 초대해야 하나요? 그래서 그런지 상당히 우호적인 이야기들이 넘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스포일러라 부를 수 있는 그 어떤 기사들도 앞질러 나오는 경향은 드물기도 하지요. 그에 비해 이번 주 내내 앞서거니 뒤서거니 넘쳐났던 <무한도전>에 대한 과도한 사랑(?)은 사랑이 아닌 증오에 가까웠습니다.

아직 방송도 하지 않은 내용을 열심히 설명하며 결과를 이야기하는 기자들로 인해 안 봐도 알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한 건 수년전 <식스 센스>를 보려 예매하던 사람들 앞에서 "브루스 윌리스가 유령이다!"라고 외친 사람과 다를 게 없는 무자비한 스포일러로 악의적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의도적으로 시청률을 하락시키기 위해 모든 자료들을 공장 대 방출을 하듯 '관계자에 따르면'을 남발하며 확인도 안 되는 관계자를 들먹이며 허튼 결과들을 무자비하게 공표하는 방식은 결코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천암함 침몰과 노조 총파업으로 오늘 방송마저 결방인데도 불구하고, 관계자의 입은 결방 소식은 알려주지 않았었나 봅니다. 확인도 할 수 없는 참 편리한 '관계자' 전제하에 작위적인 결과를 유포하는 그들에게 방송 전 내용 공개는 무슨 의미로 다가왔을까요? 그저 발 빠른 정보를 전달한다는 기자들의 습성이라고 보기에는 많은 아쉬움들이 있었습니다.

<무한도전>을 둘러싸고 좋지 않은 소식들이 여전한 상황에서 MBC 노조 총파업까지 하고 있는 현재, 파업 소식들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고 마치 방송을 해도 보지 말라고 작정이라도 하듯 무한 상상력을 발휘하며 내보내는 소식에는 오보란 무엇인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방송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진 한 장을 가지고 추측성 기사를 작성하고 이를 토대로 상상력까지 발휘하는 그들로 인해 이미 <무한도전 다이어트 편>은 방송도 되기 전에 만신창이가 되어버렸습니다. 과연 그들은 진실보도라는 명분으로 알려진 사실을 알렸을 뿐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사실 증명도 안 된 사진 한 장으로 추측해서 내보낸 기사들에 제작진은 "200회 특집 사진 속에서 노홍철이 삭발인 채 등장하는데 이는 분장일 뿐이다"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삭발이라고 주장하던 이들은 누구의 이야기를 들었던 것일까요?

바보가 아닌 이상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사진 속에 등장한 이들은 <무한도전 2000회 특집> 즉, 40년 후의 무도맨들의 모습입니다. 노홍철이 대머리가 아니라 주변머리만 조금 남은 모습을 보이고 있을 뿐입니다. 200회 특집에서는 장발의 모습이 보일 뿐이지요.

스포일러 남발에 대해서도 "자세한 내용은 방송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머리를 민 것이 아니다"라고 일축하며 섣부른 예측보다는 본방송을 봐주기를 바라는 그들의 마음은 당연한 것 아니었을까요? 스릴러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결과를 이야기해서 통쾌한 이는 정신없는 한 사람이지만, 그 말을 듣고 영화를 보는 이들은 그 바보 같은 한마디가 걸려 집중할 수 없게 됩니다.

이걸 노렸나요? <무한도전>을 많은 이들이 안 봤으면 좋겠다는 의지의 표현을 무차별한 스포일러로 남발하는 것인가요? 그 시간에 왜 <무한도전>이 결방되고 재방송으로 대처되어야만 했는지에 대한 심층 보도가 더욱 의미 있지 않을까요?

노홍철이 벌칙 수행자여도 상관은 없습니다. 중요한건 이를 사전에 유포해 결과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에게 허탈감을 안겨주는 것이 기자들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무한도전>을 보는 시청자들을 농락하기 위함인가요? 누군가의 사주를 받아 <무한도전> 흔들기에 발을 담근 것인가요? 설마 사주를 받는 파렴치함은 없었을 것이라 믿습니다.

총파업 중이라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지 나서서 제작진들에 대한 인터뷰를 할 수 있는 여건도 될 텐데, 방송이 언제 될지도 모르는 내용을 무차별적으로 보도하는 저의가 무엇인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MBC 노조 총파업이 지난 5일부터 시작되어 이제 일주일째가 되었습니다. 아직 갈 길도 멀고 넘어야 할 산들도 산재합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싸움을 해야만 하는 그들은 결코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의 안위만을 생각한다면 적당히 안주하고 권력에 편승하면 됩니다.

그런 편한 길을 놔두고 그들이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앉아 시위를 하는 이유는 방송장악을 통해 언론의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언론이 재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그 순간 사라지는 것과 다름없기에 그들의 투쟁은 언제까지나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무한도전>이 언제까지 결방을 할지 알 수 없지만 그들과 함께 하는 많은 이들은 동참하지 못해도 열심히 응원하고 있습니다. 투쟁에서 승리해 멋지게 복귀한 그들과 함께 다시 한 번 유쾌하게 웃으며 시청할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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