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의미의 악마의 어린 아이의 순수함에서 나올 수 있다. 어른이라면 당연히 걸러낼 수 있는 사회적 감수성을 어린 아이는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선우혜라는 역대급 괴물은 가장 두려운 악마가 분명하다. 어린 아이의 생각에 어른의 몸을 한 이 기괴하고 두려운 존재가 육체를 얻었다.
악마의 등장;
인간의 육체를 얻은 선우혜와 모든 것을 만지기 시작한 이다일
선우혜를 죽이면 끝이라 생각했다. 어렵게 그녀가 숨겨진 병실을 찾은 여울은 간호사 전덕중에게 제압 당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의 괴물을 만들었다는 죄책감으로 우혜를 보살피던 덕중은 다일을 이길 수는 없었다. 기본적으로 다일은 사람을 만질 수가 없다.
여울이 다일을 만질 수는 있었지만 다일이 사물을 만지는 일은 없었다. 기본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다일이 덕중과 맞서 싸웠다는 것은 새로운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그렇게 우혜를 죽이려던 여울이 쥔 칼을 빼앗아 찔러버린 다일은 그게 끝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것은 끝났다. 물론 여울만이 우혜를 제거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다가왔지만 피가 흥건한 우혜의 모습을 보면서 마지막이라 생각했다. 다일은 그게 두렵다. 우혜의 마지막은 자신도 마지막을 맞이해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죽은 사람이 어떻게 유령이 되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영원히 그들 곁에 있을 수도 없다.
이별이 더 아프게 다가오는 다일과 여울의 고민이지만 상황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아름다울 수없다. 그렇게 쉽게 끝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말이다. 여울은 알고 있다. 동생의 보청기를 통해 여울은 귀신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곳에서 어린 우혜는 자신을 죽일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여울이라고 했다.
동생의 복수 만이 아니라 수많은 이들을 죽인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폭주할지 알 수 없는 이 괴물을 멈출 수 있는 이는 여울이 유일하다. 문제는 우혜가 인간의 몸을 되찾았다는 것이다. 괴물이지만 외형은 인간이다. 그를 제거하게 되면 살인이 된다. 근본적인 딜레마가 만들어진 것이다.
우혜가 사망했다고 생각한 병실에는 우혜와 덕중은 없고 의료진만 가득했다. 환자가 위험하다고 생각해 병실로 향한 의사와 간호사들은 깨어난 우혜로 인해 잔인하게 살해 당했다. 다일의 행동이 죽음이 아닌 코마 상태 속 우혜를 깨어나게 만들었다.
깊은 잠 속에 빠져있던 우혜는 다일의 행동으로 자극을 받았고 자신의 몸을 얻었다. 그 거대한 힘으로 병실을 찾은 의료진들을 모두 죽이고 유유히 병원을 빠져나가는 우혜는 모든 상황이 재미있기만 하다. 생령으로 돌아다니던 때와 달리, 육체를 가진 채 움직이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었으니 말이다.
사건 현장을 처음 본 박정대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여울이 다녀간 곳에 문제의 선우혜만 있을 줄 알았지만, 그곳은 피투성이 사건 현장으로 변해 있었기 때문이다. 여울은 유력한 용의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경찰서에서 취조를 받기까지 했지만, 그녀를 구한 것은 변호사 백다혜다.
백 변호사가 누구의 지시를 받고 있는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다일의 정체를 알고 있는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다일과 백 변호사의 오랜 인연이 악연인지 아니면 다른 의미인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명확한 것은 모두가 동지인지 명확하지 않은 드림팀이 꾸려졌다는 것이다.
귀신을 보는 법의학자 길채원, 든든한 백 변호사, 여울 때문에 사건에 개입하게 된 형사 박정대. 그리고 어퓨굿맨의 한상섭까지 그들은 오직 선우혜를 잡기 위해 모였다. 절대악인 선우혜를 잡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였다는 점은 그래서 이제 본격적으로 대결은 시작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자신의 몸을 되찾은 선우혜는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어린 아이의 정신에서 여전히 멈춰있지만 성장해버린 자신의 몸을 보고 만족하고 행복해 하는 우혜에게 사람을 죽이는 일이 범죄라는 인식조차 없다. 걸리적거리거나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다면 손쉽게 사람을 죽인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것이 사람을 죽이는 일이다. 유약하기만 한 인간은 손쉽게 제압할 수 있는 대상이니 말이다. 그리고 그 오랜 시간 사람의 약한 마음을 움직여 죽여왔던 우혜에게는 자신이 직접 살인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원하는 이를 죽일 수 있는 힘까지 지니고 있다.
절대 악이자 쉽게 대응하기 어려운 선우혜를 이기는 것이 쉽지 않다. 자신을 죽일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 여울은 가장 민감한 존재일 뿐이다. 모든 것을 다 가진 듯한 우혜에게도 약점은 존재한다. 생령이던 시절에는 움직일 수 없는 육체가 아킬레스 건이었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자신의 육체 속으로 돌아가야만 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 육체마저 자신이 지배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완벽해 보이지만 그래서 불안전하다. 그 육체가 무너지면 그 속에 기생하는 어린 우혜도 사라질 수밖에 없는 조건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영화 <오멘>은 전설이다. 그레고리 펙이 등장하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은 어린 악마다. 서양인들이 믿는 악마의 전형이 만들어진 이 위대한 영화 속 절대 악은 6월 6일 6시에 태어난 데미안이다. 친자식은 아니지만 태어나자마자 죽은 아이 대신 키운 부부는 어린 데미안의 제물일 뿐이었다.
1976년에 만들어진 영화이지만 지금 봐도 섬뜩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영화다. 이 영화 속 어린 아이 데미안이 만들어내는 공포는 우리의 상상을 완전히 무너트린다. 백지처럼 하얗고 고운 마음만 가졌을 것 같은 어린 아이가 저지르는 섬뜩함 범죄 앞에 모두가 공포에 휩싸이는 것은 너무 당연하니 말이다.
일본 작가 이사카 고타로의 소설 <마리아 비틀> 속에도 절대 악은 어린 아이다. 두려움을 모르는 어린 아이가 유약한 성인 남성을 농락해서 벌이는 사건을 흥미롭게 전개한 이 소설이 주는 이질감 속 섬뜩함도 <오늘의 탐정> 속 선우혜와 많이 닮았다.
기존 상식을 파괴한 괴물 선우혜. 그리고 이를 가장 섬뜩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이지아. 진정한 의미의 악마는 이제부터 국내에서는 선우혜가 기준이 되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신중하지 않아서 더욱 두려운 어린 아이에서 멈춘 악마. 그런 악마에 맞서 싸워야 하는 이들의 모습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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