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율 어머니의 죽음은 이야기의 변곡점이 되었습니다.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수현에 대한 복수심으로 살아왔던 그는 잔인하게 복수를 이어갔습니다. 수현이 사랑하고, 수현을 사랑한 이들을 망가트리는 것은 그 무엇보다 강렬한 복수였습니다.
이 잔인한 복수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어머니가 사망했습니다. 임종도 지키지 못했던 어머니를 떠나보내야 하는 선율 앞에 수현이 찾아왔습니다. 절대 찾아올 수 없는 자리에 오는 것은 엄청난 용기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더욱 아버지의 복수를 한다고 수현 가족과 지인들을 궁지로 몰아넣은 선율로서는 수현의 행동이 자신을 조롱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선율은 차마 그런 생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어머니 유품 중 하나인 휴대폰 때문이었습니다.
어머니의 휴대폰에는 자신의 개인 사진 한 장이 없었습니다. 아들과 가족 사진들만 가득한 어머니의 휴대폰에는 녹음된 통화내용이 있었습니다. 그 내용 중 하나는 아버지가 사망하던 그 순간이 모두 담겨 있었습니다. 그 내용은 과연 자신의 복수가 정당한지 의심하게 만들었습니다.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은 선율이 기억하던 아버지가 아니었습니다. 아들에게 사과해달라는 수현에게 돈이 필요하냐고 조롱하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무릎 꿇고 오열하며 제발 자신의 아들에게 용서를 구해달라는 요청에 오히려 화를 내는 아버지의 모습은 선율이 기억하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아버지를 죽인 상대를 쉽게 용서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건 자신이 지금까지 해온 모든 일을 부정하는 일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런 선율과 달리, 수현은 아이를 잃고 7년 동안 교도소에 수감 생활을 하며 스스로 자책하고 수많은 생각들을 하며 깨달은 것은 더 이상 복수는 무의미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복수의 방식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상대가 진정으로 자신이 한 잘못을 깨닫고 용서를 구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면, 아니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방향은 단순하고 명료합니다. 수현이 선율에게 그런 모습을 본 것은 어머니가 쓰러진 상황에서 선율은 마치 자신의 어머니처럼 대했습니다.
업고 병원으로 뛰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선율의 천성이 어떤 존재인지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수현은 이를 곱씹어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어떤 사람인가 말이죠. 그래서 더욱 선율 어머니 사건에 집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교통사고였는지, 아니면 다른 사연이 있는 것인지 파악하는 것은 중요했습니다. 은민의 죽음을 보도했던 기자를 통해 그날 사건 사진을 확보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전문가를 통해 이 사건의 문제점을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가해 트럭 운전수는 주행중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사고가 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랜 시간 그곳에서 선율의 어머니 은민을 기다렸고, 의도적으로 사고를 냈습니다. 사망이 아니기는 했지만 충분히 입막음이 가능한 수준이 되었고, 그들은 사례를 받았습니다.
이 상황이 중요한 것은 선율 아버지 권지웅의 사고 역시 진실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그 사건 역시 내연녀인 혜금에게 가던 김준이 사고를 냈을 가능성이 커 보이기 때문입니다. 은민이 뭔가를 찾아다닌 것은 평소 남편이 할 수 없는 일을 벌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그 날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은민의 행동은 당연히 김준에게는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습니다. 진실이 밝혀지면 그의 모든 것이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김준은 선율의 어머니를 제거하려 했습니다.
김준이 이런 위험을 무릎 쓴 이유는 단 하나일 수밖에 없습니다. 수현의 아들 건우를 선율의 아버지가 잘못해 사고를 냈다면, 굳이 김준이 그런 행동까지 할 이유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건우를 죽인 주범이 김준이라는 의미 외에는 없습니다.
모든 것을 뒤틀리게 만든 주범이 김준이어야만 이들의 이야기는 성립될 수 있습니다. 김준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라면 아들도 버릴 수 있는 존재입니다. 자신에게 걸림돌이 되면 누구라도 내칠 수 있다는 그의 행태를 생각해 보면 결국 답은 하나입니다.
김준이 선율에게 어머니가 남긴 말이라도 있냐고 묻는 것은 그저 형식적이거나, 그를 위로하기 위한 행동이 아닙니다. 혹시라도 자신이 숨겨야 할 진실을 선율이 알게 되었는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장례로 인해 집을 비운 사이 선율의 방을 뒤진 것 역시 혹시라도 모를 증거를 찾기 위함이었습니다.
자신의 친동생이나 다름없는 유리와 바람을 피운 남편 수호를 용서할 수는 없었습니다. 유리를 내칠 수는 없어, 그에게 더 단단해지라는 말을 하기는 했지만 이전처럼 돌아갈 수도 없습니다. 수현은 수호에게 각자 할 일을 하자는 말로 정리했습니다.
각자 해야 할 일이 김준의 실체를 드러내는 것이라는 점을 몰랐겠지만, 이들의 결혼 관계가 유지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가족과 바람이 난 남편과 계속 결혼 생활을 이어가는 것 자체가 기괴한 일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공공의 적에 맞서기 위해 힘을 합하는 것은 당연할 듯합니다.
수현은 자신이 추적해서 밝혀낸 모든 자료들을 선율에게 넘겼습니다. 어머니 사고가 사고가 아닌 사건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 내용들이 전부 이야기해주고 있었습니다. 선율은 수현의 행동이 이상하기만 합니다. 자신은 지독할 정도로 수현을 미워했고, 잔인하게 복수까지 했습니다.
그렇다면 수현 역시 자신에게 복수를 하거나 조롱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수현은 그보다는 선율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할 뿐입니다. 그게 진정한 복수라는 사실을 선율은 이해할 수조차 없습니다. 더욱 수현은 중요한 말도 했습니다.
사고가 아닌 누군가 사주해 죽이려 했다는 말을 듣고 그게 누구냐 질문하죠. 김준 의원이라 말하며 "너도 알잖아"라는 말로, 선율도 범인이 누군지 알면서도 침묵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어느 지점에서 이를 파악했는지 모르지만, 선율이 오래 전 김준이 범인이라 확신하고 뭔가를 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조금 아쉽습니다. 아주 중요한 변곡점이 되고 이를 통해 선율이 각성해 진짜 범인을 찾는 과정으로 나아가야 할 상황에, 이미 그는 알고 있다는 말이 되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알면서도 선율이 김준의 일을 봐준 것을 설명하는 것은 이상할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 설명으로 수현에 대한 복수는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죠. 어느 선까지 알고 있냐는 문제가 되겠지만, 그 정도로 깊은 고민을 해왔다면 충분히 추론 가능한 범주가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수현에 대한 복수를 찐으로 한 선율의 행동은 그래서 "너도 알잖아"는 당황스럽게 만들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이제 절대 악인 김준에 맞서는 이들과의 대결 구도로 이어질 예정입니다. 수현과 선율이 손을 잡을 수밖에 없고, 이를 예의주시하던 김준이 눈치채고 선제공격에 나설 가능성도 커 보입니다. 여기에 수호 역시 김준의 사악함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제 시원한 복수극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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