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명의 손님을 받는 것은 쉽지 않다. 그것도 첫날부터 엄청난 숫자와 함께 한다는 것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윤식당>이 차라리 낫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이유는 보는 시청자들도 바로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우크라이나부터 네팔 가족까지 국내에서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손님들이 찾은 <윤스테이>는 한옥의 가치와 함께 단순한 식당이 아닌 숙박까지 책임지는 공간으로서 확장성을 잘 보여주었다. 음식을 만들고 판매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숙박까지 관리하는 것은 다섯 명이 하기에는 벅차 보였다.
나영석 사단이 만든 <스페인 하숙>과도 유사한 측면이 존재한다. 순례자들을 위한 쉼터로서 운영되었던 <스페인 하숙>은 세 명이 모든 것을 해냈다. 단순히 숫자로서 비교를 할 수는 없지만, <윤스테이>가 품고 있는 주제는 더욱 명확해 오히려 더 부담이 될 수도 있어 보였다.
한식을 주제로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멋과 맛을 전달하는 것이 방점을 찍었다는 점에서 <윤스테이>는 흥미롭게 다가온다. 한국에서 1년 정도 거주한 이들에게 한옥과 한식은 여전히 낯설고 신기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더욱 어린아이들의 경우 낯선 환경이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만들거나, 공포로 다가올 수도 있다. 다행스럽게도 한옥이 가지고 있는 의도하지 않은 장점들을 어린아이들이 찾아내고 즐기는 모습들은 보기 좋았다.
손님을 맞이하는 것은 그저 시작에 불과했다. 손님들을 위한 첫 식사 준비를 하는 과정은 말 그대로 전쟁의 시작이었다. 코스로 나가는 식사를 준비하고 전달하는 그 과정들이 결코 쉬운 일들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식은 맛은 품을 팔아야 나올 수 있는 음식이다.
사전에 준비를 한다고 해도 식사 전에 완성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미리 만들어 놓을 수도 없다. 밑반찬 정도는 미리 준비가 가능하지만 모든 것들은 식사 직전에 조리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성을 담아 시간과 싸울 수밖에 없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손님들을 식당으로 안내하고, 주문을 받고 차례대로 음식을 내 가야 하는 그 모든 과정을 다섯 명이 책임져야 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주방에 있는 두 명의 요리사들이 이 모든 음식들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도 힘겨운 일일 수밖에 없다.
정성을 들여야 가치가 존재하는 한식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방식들과 시간이라는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고통일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차분하게 이를 모두 수행하고, 때로는 모두가 주방에 들어가 하나가 되어 모든 일들을 처리해 나가는 과정들은 보기 좋았다.
실제 미국 등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과자로 분류되어 판매되는 '부각'은 이곳에서도 큰 인기였다. 먹어본 이들은 알겠지만, 한번 입에 넣기 시작하면 바닥을 보일 수밖에 없는 마성의 맛을 외국인들이라고 다를 수는 없다.
자연 그대로의 맛을 튀김으로 만들어낸 단순하지만 그래서 매력적인 부각은 가장 어린 2살 네팔 아이부터 고령의 할아버지까지 모두가 만족할 수밖에 없는 마성의 맛이었다. 미국인 가족 중 막내 아이가 부각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모습들도 귀엽게 다가왔다.
모두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달콤한 '닭강정'에 밤까지 들어가 있는 '떡갈비'는 인종과 국가를 따지지 않고 모두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맛이다. 호불호가 낮은 음식들로 준비가 되었다는 점도 이들이 메뉴 고민을 많이 했다는 반증이었다.
채식을 하는 이들을 위해 준비한 '궁중 떡볶이' 역시 마성의 맛인 단짠으로 먹는 이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막걸리를 곁들이는 저녁은 차가워진 날씨에 가장 큰 행복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을 듯하다.
최우식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몰랐던 호주와 네덜란드에서 온 청년들은 그가 '기생충'에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는 화들짝 놀랐다. 영화 공부를 하는 호주 청년에게 최우식의 정체는 놀라움이었다. 영화 '기생충'으로 논문을 쓰는 그에게는 꿈과 같은 일이었으니 말이다.
우식이 다시 일을 하러 떠난 후 휴대폰 검색으로 맞다는 사실을 알고 당황하는 이들의 표정들은 재미있게 다가왔다. 네덜란드 청년은 친구들과 통화에서 영화 '기생충'에 나온 배우가 자신을 픽업해 줬다고 자랑하는 모습은 대한민국 대중문화가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었다.
2회에서 가장 빛나는 장면들은 윤여정과 최우식의 티키타카였다. 이서진이 이미 시작과 함께 이들의 조합이 잘 맞는다고 평가한 것처럼 손님들과 함께 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진가는 확실하게 도드라졌다. 편안하게 손님들을 맞아주는 윤여정과 어쩌면 천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최우식은 낯선 공간에서 낯선 음식을 먹는 외국인 손님들에게는 행복이었다.
카메라까지 있는 공간에서 편안하게 뭔가를 하기는 일반인들에게는 너무 힘겨운 일이다. 그런 점에서 윤여정과 최우식이 건네는 말의 힘은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윤여정과 최우식이 손님들 앞에서 콩트까지 보여주는 과정은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그만큼 서로가 친근해졌다는 의미가 되니 말이다. 이런 그들의 모습을 보며 한없이 웃는 손님들도 행복해 보였다. 윤여정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이곳을 찾은 호주 영화학도는 그를 보면서 경외감을 느끼는 장면들은 신기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시즌제로 간다면 시즌2에서는 영화 <미나리>로 모두를 감탄하게 한 윤여정에 대한 외국인들의 호응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말 그대로 드림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배우들이 만들어가는 <윤스테이>는 최고의 가치로 다가올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대단할 것 없지만 그 평범함 속에서 특별한 가치들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흥미롭다. 외국인 손님들에게는 어쩌면 평생 한 번일 수 있는 추억을 쌓는 기회가 된다. 그리고 이들을 맞이하는 호스트들에게도 다양한 외국인 손님과 함께 하는 시간들이 단순한 녹화 이상의 가치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다.
<윤식당>보다 <윤스테이>가 더 적합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윤여정 때문이다. <윤식당>의 경우 윤여정은 요리를 맡다 보니 외부에 나와 누군가를 만나기는 힘들 수밖에 없었다. 현재의 정유미와 박서준처럼 말이다.
<윤스테이>에서 윤여정은 주방이 아닌 손님을 맞이하는 위치에서 그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다양한 연령대의 외국인 손님들과 격의 없이 대화를 이어가는 노련함은 매력으로 다가왔다. 누군가에게는 포근한 할머니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다가가는 윤여정의 자리를 바로 이곳이었다.
나영석 사단에서 그동안 탐내 왔던 최우식이 본격적으로 투입되면서 그의 진가 역시 재발견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흥미롭게 다가왔다.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은 이 프로그램에 최적이었다.
낯선 사람들과도 쉽게 친해지고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은 타고났다. 낯설어하는 외국인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직원이 존재한다면 보물과 다름없을 것이다. 이런 최적화된 인물들인 윤여정과 최우식이 만나니 케미가 돋보일 수밖에 없었다.
영어로 음식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도착한 최우식에게 영어로 타박하고 설명하는 과정은 하나의 시트콤이나 다름없었다. 이를 보는 외국인들이 웃고, 시청자들도 웃는 것은 너무 당연해 보였다. 이런 자연스러운 상황들이 곧 <윤스테이>가 만들어내는 가치라는 점에서도 반갑게 다가왔다.
차가워진 날씨에 의외로 고된 일들을 해내가는 것이 쉬울 수는 없다. <윤식당>처럼 쉬는 날 자유롭게 어딘가를 여행한다거나 하는 여유를 부리기도 어려운 조건들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낯선 외국인들에게 편안함을 선사하는 <윤스테이>는 최고의 여행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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