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바로 무한도전, 그들은 진짜였다

말 많고 탈 많았던 <무한도전 프로레슬링>의 본 경기가 펼쳐졌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말도 안 되는 도전으로 몸과 마음이 모두 상해야만 했던 그들은 무더위 속에서도 오랜 시간 줄을 서서 기다리며 입장한 사천 여명의 관객들 앞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내보였습니다.

자기희생으로 만들어낸 도전, 그들은 영원한 우리의 연예인




1. 난 그대의 연예인

지난 주 경기 1시간을 앞두고 쓰러진 준하는 병원으로 실려 갔습니다. 경기불가라는 의사의 말과 링거를 맞으며 경기 시간만 생각하는 준하는 안정보다는 경기를 선택합니다. 누우면 일어설 수 없을 것 같아 쉬는 것 보다는 땀을 내야만 한다는 준하의 말은 무도 멤버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생각이었습니다.

연습하는 과정 중 작고 큰 부상을 달고 살았던 그들이 경기 전 "다치지 말자"라는 말은 자신에게 그리고 함께 몸으로 부딪쳐야만 하는 동료들에 대한 응원이고 다짐이었습니다. 더운 날씨에 부채 하나에 의지한 채 그들의 도전을 기다리던 과중들 앞에 어둠과 함께 종은 울리고 그렇게 그들이 만들고 함께 즐기는 <무한도전 프로 레슬링>은 시작되었습니다.

예전 같지 못한 예능 감으로 많은 욕을 먹고 있는 하하는 심판으로 나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늦게 레슬링에 참여한 만큼 정식 선수로서 활동할 수 없었지만, 몸상태가 정상이 아닌 명수 옹을 대신해 경기에 직접 참여하며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링 위에 몸을 던진 그는 다시 돌아온 하하였습니다.

열정적인 선수 소개는 철저한 쇼맨십으로 무장한 K-1에도 부족함 없는 이벤트였습니다. 손스타는 소개와 함께 자신의 본업인 드럼 연주를 시작으로 화려한 그들의 공연은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특집을 기념하기 위해 특별하게 만들었다는 체리필터의 '쇼타임 Showtime'은 그들이 얼마나 이 프로그램을 위해 열정을 바쳤는지를 알게 해주었습니다.

경기 후 관중들에게는 서비스를 선수들에게는 휴식 시간을 주는 특별한 공연들은 계속 되었습니다. 어쩌면 무한도전과 무척이나 어울리는 UV의 등장은 관객들의 환호를 이끌어내는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거만하면서도 다양한 재미와 의미들을 담아낸 그들의 모든 행동은 진짜 경기임에도 이 모든 것이 버라이어티임을 일깨워주기도 했습니다.

그 누구보다 무한도전을 사랑하는 패밀리 바다는 직접 출연을 하지는 못했지만 노홍철의 입장 음악으로 '메드'가 사용되며 여전히 그들의 관계를 든든하게 해주었습니다. 오랜만에 재결합한 타이거 JK와 유재석의 '퓨처 라이거'는 많은 이들에게 추억을 떠올리게 하며 재미를 주었습니다.

그들 경기의 하이라이트인 3경기를 앞두고 등장한 싸이는 더위에 지친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청량제였습니다. 관중을 끄집어들이는 모든 능력을 갖춘 그의 공연은 등장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그가 부른 '연예인'은 힘들게 노력하면서도 대중 앞에서는 항상 웃어야만 하는 그들의 모습과 연결되며 특별한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준하의 링거 투혼과 경기 전 두통과 긴장으로 토하던 형돈의 모습과 자연스럽게 교차되며 흐르던 슬픈, 그래서 웃길 수밖에 없는 그들의 모습은 노래 가사와 너무나 잘 어울렸습니다. "난 그대의 연예인"이라는 마지막 가사와 함께 상황을 몰라 행복한 관객들의 웃음과 그들 앞에 나서기 전 극심한 두려움과 고통 속에서 속으로만 울어야 하는 그들의 모습은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2. 경기는 실전이다

프로 레슬링은 철저하게 짜여진 경기입니다. 엄청난 훈련을 통해 그 어떤 상황에서도 가장 리얼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상황은 그들이 경기가 조작이 아닌 재미를 위한 연출임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경기가 방송되기 전 많은 이들은 명수 옹이 몸을 사린다고만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경기에서 보여 진 명수 옹은 절대 몸을 사리지 않았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했고 준하에 의해 내던져지는 기술들에 속절없이 링 바닥에 떨어지는 그를 몸 사렸다고 하기에는 힘들지요.

악마 캐릭터를 극대화해 고난이 기술보다는 극을 이끄는 재미를 선사한 명수 옹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을 뿐입니다. 족발 당수만큼은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형도니의 통쾌한 모습은 관중들의 환호를 이끌어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경기 바로 전까지 링거를 맞으며 출전이 불투명했던 것이 사실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투혼을 발휘한 준하의 모습은 감동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육중한 몸에서 도저히 나올 수 없을 것으로 보였던 고난이 기술인 '스피닝 힐 킥'을 성공시키는 형도니의 모습은 그들이 얼마나 열심히 이 경기를 준비했는지 알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몸을 사리지 않고 링위에 올라가 미사일 드롭킥을 날리고 허리 때문에 움직이지도 못했던 준하가 그 모든 기술들을 몸으로 받는 과정은 투혼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비록 오랜 시간 준비해왔던 '자이언트 스윙'을 허리 부상으로 완벽하게 구현하지 못했지만 투혼만큼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었습니다. 숨겨진 진실을 알지 못하는 관객들은 준하의 모습에 다시를 강요하고 그런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은 진정한 연예인이었습니다.

형돈이의 뇌진탕을 불러왔던 '초코슬램'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첫 경기를 마친 그들은 무모한 도전이 무엇인지를 완벽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연습 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2 경기에 임하는 노홍철과 길은 철저하게 웃음에 초점을 맞췄지만 연습 때 몸을 사렸던 것과는 달리 최선을 다해 관객들에게 레슬링의 새로운 재미를 선사해주었습니다.

철저하게 반칙과 재미를 앞세운 '돈 가방 매치'는 WWE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엔터테인먼트 레슬링의 진수를 보여주는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그동안 자리를 잡지 못하고 욕만 얻어먹던 길은 철저하게 자신을 희생해 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하하 역시 레슬링을 통해 다시 찾은 예능 감으로 그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연속 두 경기에 참여하며 여실히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기에 최선을 다한 악마 박명수는 턱없이 부족한 체력 앞에서도 자신의 역할에 온 몸을 바쳤습니다. 연습 중 몸만 사리던 무리수 길과 턱주가리 홍철은 많은 이들의 우려와는 상관없이 최고의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심판인 하하에게 도발하던 길을 혼내주기 위해 심판 복 안에 숨겨진 레슬링 복으로 선수가 된 하하는 짧은 시간동안 갈고 닦았던 기술들을 완벽하게 선사하며 레슬링의 재미를 만끽하게 해주었습니다. 가장 많은 욕을 먹고 있는 길과 하하가 보여준 마지막 기술은 조금만 실수하면 큰 부상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이었어요.

연습처럼 되지 않자 아픔과는 상관없이 한 번 더 요구하는 하하의 모습은 그들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어떤 비난이든 그 비난을 이겨내는 방법은 스스로 최선을 다하는 방법 밖에는 없음을 그들은 스스로 보여주었으니 말입니다.

명수 옹의 두려움으로 할 수 없었던 '토네이도 DDT' 기술까지 멋지게 성공시킨 그들의 두 번째 경기는 우려와는 달리 최고의 재미를 선사해주었습니다. 반칙을 통해 그동안 무도에서 특집으로 많이 보여주었던 '돈 가방을 찾아라'를 링 위에서 완벽하게 재현한 두 번째 경기는 레슬링과 무도를 확실하게 결합한 최고였습니다.


3. With or without you

지난 1년 동안의 고생이 결코 장난이 아니었음은 경기를 통해 모두 드러났습니다. 마지막 하이라이트인 세 번째 경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은 진정 도전이 무엇인지를 온몸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엔터테인먼트와 경기를 가장 효과적이고 즐겁게 만들어낸 '무한도전'의 감각은 정말 무한대의 행복이었습니다.

마지막 하이라이트 경기를 앞두고 출전을 준비 중이던 형돈은 심한 긴장감과 뇌진탕의 후유증으로 구토를 하기까지 했습니다. 결코 쉬울 리 없는 그들의 도전이 얼마나 혹독하고 힘겨웠는지는 준하의 링거 투혼과 형돈의 토하는 모습만 봐도 알 수 있었습니다.

장난이 아닌 거짓도 아닌 있는 그대로 그 힘겨운 도전을 그대로 받아내고 감내하는 그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눈물을 닦으며 관중 앞에서는 환한 미소를 보내는 그들은 진정한 연예인이었습니다. 아픈 몸과는 상관없이 연습한 모든 것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 정브라더스의 모습은 새로운 발견이자 그들의 진가를 다시 한 번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장난 같지만 그런 장난들 사이에 숨겨진 다양한 레슬링 기술들은 과거 프로 레슬링을 흥겹게 봤었던 장년층들에게는 추억을 선사했습니다. 사멸해가는 국내 레슬링으로 인해 WWE만 봐왔던 젊은 마니아들에게는 국내에서도 충분히 쇼맨십을 가미한 프로레슬링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특별하게 초대되었던 어린 아이들은 과거를 추억하는 많은 이들과 마찬가지로 다시 한 번 레슬링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결코 잊을 수 없는 감동을 받은 그들은 그렇게 다시 프로 레슬링을 갈망하는 세대로 자라날 수 있을 겁니다.

무도가 만들어낸 특별한 공간, 전용준 캐스터와 천창욱 해설위원 특유의 넉살과 전문적인 지식들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프로 레슬링도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밑바닥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하겠지만 장충체육관에 모여든 4,000명이 다시 한 번 찾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들은 이제 프로 레슬링을 하는 이들의 몫으로 남겨졌습니다.  

싸이로 인해 흥겨워진 무대와는 달리 최악의 상황에서 무대를 주비하는 형돈의 모습은 극명한 대비로 다가왔습니다.

"그대의 연예인이 되어 평생을 웃게 해줄께요"
"언제나 처음 같은 마음으로"
"난 그대의 연예인"

눈물을 참아가며 자신들을 위해 찾아와준 관객들을 위해 웃겨야만 하는 그들은 그렇게 아픔과 고통을 참아가며 약속한 모든 것을 위해 무대 위로 올라갑니다. 누구의 강요도 아닌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그들은 언제나 처음 같은 마음으로 그대의 연예인이 되기 위해 힘겨운 발걸음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눈물을 참아가며 진행하던 하하의 호명에 파스로 고통을 잠시 이기며 길고 어두운 통로를 통해 링 위로 향하는 그들은 연예인으로 살아가는 그들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상징이었습니다. 화려한 무대와는 달리 누구도 알 수 없는 아픔을 감내해야만 하는 수많은 이들을 대변하는 그들의 당당함은 뭉클한 감동이었습니다.

그들의 뒷모습과 함께 유투의 'With or without you'를 배경 음악으로 깔아주는 태호 피디의 감각 역시 최고였습니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이를 연예인과 그들을 바라보는 팬들로 연결해 "당신과 함께 하거나 하지 않거나" 그들은 그렇게 자신들의 역할에 충실할 뿐이었습니다.

다음 주 예고편 없이 투혼을 불사른 정브라더스인 정준하와 정형돈의 동시 입장하는 모습을 뒷모습으로 잡으며 흑백 처리하는 김태호 피디의 감각은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감동에 흠결이 가지 않도록 그 상태로 마무리한 그는 시청자들과의 교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미키 루크가 주연으로 나와 새로운 연기 인생을 살 수 있도록 해주었던 <레슬러>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이 장면은 특별했습니다. 죽어가는 상황에서 자신을 만류하는 연인을 뒤로 하고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은 링 위라며 웃으며 그 곳으로 향하던 미키 루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마지막 장면은 감동 그 이상이었습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

유익하셨나요? 구독클릭 부탁합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방송연예드라마스토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