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을 향해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정리될지 궁금해집니다. 악마가 악마이기를 포기하는 것이 해피엔딩일까요? 아니면 인간이 지옥으로 가서 악마와 사랑을 이어가는 것이 해피엔딩일까요? 악마와 인간의 시각에 따라 전혀 다른 엔딩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파이몬과 대결을 벌인 빛나는 결국 승자가 됩니다. 빛나를 돕기 위해 지하까지 찾아온 다온과 달달한 모습을 보이던 순간 질긴 생명력을 보이며 마지막 한방을 빛나에게 가하려는 순간 이 싸움을 마무리한 것은 의외로 아롱이었습니다.
아롱이가 바엘을 소환해 벌어진 소란을 결국 그가 해결한 셈입니다. 파이몬을 다시 지옥으로 보내버린 후 빛나는 아롱의 뺨을 때립니다. 그가 베나토라는 사실과 자신이 인간화되어 가는 것을 알게 된 것도 상관없지만, 다온을 위험에 빠트린 것을 용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는 빛나가 완전히 인간화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배신자를 잡는 것이 임무인 베나토인 아롱으로서는 이런 유스티티아의 변화에 만감이 교차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일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빛나를 처벌해야 하지만, 자신의 롤모델이기도 한 그에게만은 그럴 수 없으니 말이죠.
이 일로 인해 빛나는 바엘에게 지독한 형벌을 받습니다. 유스티티아로서 누리는 모든 악마력을 빼앗겼기 때문입니다. 악마가 인간세계에서 아무런 능력도 없는 살라는 것은 지독한 형벌일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악마의 힘이 필요한 시기이기에 더욱 그랬습니다.
정선호는 정말 사탄일까? 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빛나의 작전은 정 씨 일가를 찾아가 결혼을 언급하는 것이었습니다. 태규와 혼인을 앞두고 파혼을 한 상황에서 이 전개는 당황스러울 수도 있었습니다. 빛나는 정 의원 집을 찾아가 앞으로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온갖 흉한 말들을 늘어놓으며 그런 인물이 곧 정치인이니 자신에게 가장 적합할 것 같다는 말과 함께 돈도 벌고 싶다고 했습니다. 정 의원으로서는 너무 듣고 싶은 말들입니다. 타락한 판사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중요한 역할을 해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면서 빛나는 결혼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파혼한 태규가 아니라 빛나가 선택한 것은 이 집안의 못난이이자 약쟁이인 선호였습니다. 정 의원은 황당해하면서도 그들의 교재를 허락했습니다. 누가 되었든 쓸모 있는 도구인 빛나를 가족으로 맞으면 이득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더욱 약쟁이 아들에게 판사 며느리라면 최고의 수확이니 말입니다.
이 상황에서 정 의원과 아들 태규의 대화가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단둘이 있는 자리에서 태규는 정 의원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반말을 합니다. 반말 정도가 아니라 아버지라고 보지 않는 듯한 행동들을 합니다. 이런 관계성을 보면 둘 중 하나는 사탄이란 의미입니다.
"정태규 옛날로 돌아가고 싶어"라는 정 의원의 발언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이 말을 듣자마자 태규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다시 아버지라고 존칭을 사용하는 장면에서 그 변화의 계기와 정 의원이 가진 힘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시점 사탄은 둘 중 하나입니다. 정 의원이 사탄이라면 막가는 태규를 이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태규가 아버지인 정 의원에게 그렇게 막말을 하는 것은 그가 사탄이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악마보다 악마 같은 태규에게는 그런 도 넘는 행동도 가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태규라는 인물이 어떤지는 실제 판사인 빛나의 죽음 과정에서 잘 드러납니다. 문제의 장소는 약에 취해 사는 선호가 항상 찾는 방입니다. 그곳은 현재 선호에게는 어머니를 추억하는 장소이지만, 사망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빛나는 결혼을 앞둔 태규의 집에 왔다 우연하게 비밀의 방에 들어가 봐서는 안 되는 것을 보고 말았습니다. 방에 설치된 카메라를 켜는 순간 충격적인 장면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선호 어머니를 가학적으로 괴롭히는 장면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 방에 가두고 물도 먹이지 않고 학대하는 장면은 충격이었습니다. 이 영상을 보며 경악해 하는 빛나에게 태규는 이 여자가 죽는 것까지 보여줄까? 라며 자신의 본색을 드러냈습니다. 겁이 나 그 집을 나와 파혼하겠다는 문자를 남겼지만, 그는 선호의 공격을 받고 사망했습니다.
약에 취해 사는 선호는 약도 하지 못하고 갇혀 있었습니다. 그런 선호에게 약을 주면서 빛나를 죽이라 지시하는 태규는 악마 그 자체였습니다. 약을 꾸준하게 공급해줄 형에게 충성해야 하는 선호는 주저 없이 빛나를 죽였습니다.
물론 인간세계에서는 극적으로 빛나가 죽지 않고 살아난 것이지만, 그건 악마 유스티티아가 빛나의 몸으로 살고 있는 것 뿐이죠. 이 과정들을 보면 태규가 과연 사탄일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가장 유력한 사탄은 여전히 태규입니다.
하지만 11회 모호성을 유지하며 소거법으로 정씨 일가 중 누가 사탄일지 궁금증을 유발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가장 먼저 실제 살인을 하기도 한 약쟁이 선호는 사탄이 아닙니다. 이는 명확하게 그 이유가 드러났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아버지인 정 의원과 태규만 남습니다. 둘 중 하나는 무조건 사탄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정 의원과 태규의 대화와 상황들은 누군가는 사탄이지만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모호성을 유지했습니다. 태규가 사탄이라면 정 의원의 태도는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아무리 인간세계에서 아버지이기는 하지만 사탄이라면 두려워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옛날로 돌아가고 싶냐는 식의 협박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태규가 사탄임에도 이런 강압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이유로는 루시퍼가 아끼는 지옥의 보물인 '카일룸'입니다. 이는 지옥에서 벗어나 인간세계에서 영원한 삶을 꿈꾸는 사탄에게는 절대적 가치입니다. 연쇄살인마 J가 되어 많은 살인을 저지르고 신체 일부까지 모아놨지만, 카일룸이 없다면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정 의원이 그 카일룸을 발견했고 어딘가에 숨겼고, 이를 빌미로 사탄을 협박하는 것이라면 조금 이해할 수 있는 장면입니다. 물론 상대가 사탄인데 이런 거래를 할 정도라면 정 의원 역시 악마나 다름없는 대단한 존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옥에서 도망치기는 했지만 악마력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사탄이라는 존재가 인간으로 둔갑해 살아가면서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해 모든 것이 준비된 상황에서 유스티티아의 등장은 재앙이나 다름없습니다.
선호가 사탄일 수 있다는 생각에 약속시간보다 빨리 그 집에 들어선 빛나는 이전에 봤던 비밀문으로 향합니다. 악마력이 사라진, 그래서 인간의 몸 그 자체인 상황에서 무리수를 둔 도발이었습니다. 비밀문이 열리자 그곳에는 신세계가 열려있었습니다.
지하는 잘 꾸며져 있었고, 그 중 한 방이 선호가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지내는 곳이었습니다. 특별한 것이 없는 그 공간에서 빛나의 시선을 끈 것은 액자였습니다. 그림 속 등이 꺼진 것을 보고 그곳이 진짜 사탄이 드나드는 공간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게 들어선 그곳에는 거대한 철문이 있었고, 그 안에는 테이블이 있었습니다. 그 테이블 위에는 연쇄살인마 J가 사용한 범행 도구가 놓여 있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벽에 전시하듯 담긴 것은 그동안 살인을 하며 모은 신체 조각들이었습니다.
사탄이 인간의 몸으로 영생할 수 있는 조건들이 만들어졌다는 의미입니다. 액자 밖으로 나온 빛나는 그를 따라온 선호에 의해 공격을 받고 기절합니다. 악마력을 잃은 빛나는 그렇게 정신을 차린 후 선호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죠.
분명한 사실은 선호는 사탄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는 액자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모르는 존재였습니다. 빛나를 죽이라고 사주한 자가 태규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나약하고 엄마의 죽음에도 아무런 말도 못 하고 약에 취해 그들에게 빌붙어 사는 선호의 현실을 언급하자 그는 분노해 빛나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습니다.
인간의 몸으로는 버틸 수 없는 위급상황입니다. 하지만 그런 빛나를 구한건 다온이었습니다. 하루종일 연락이 되지 않는 빛나로 인해 만도에게 연락을 취했고, 그가 정 씨 집에 들아간 것을 알게 됩니다. 다급하게 그곳을 향하던 다온 앞에 등장한 것은 아롱이었습니다.
자신으로 인해 악마력을 상실했다며 지도를 내밉니다. 그렇게 선호가 빛나를 죽이려는 순간 들이닥쳐 그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지도 모르고 집으로 돌아가던 정 씨 일가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의 집 앞에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구급차에서는 빛나가 자신들을 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현직 판사가 현역 국회의원 집에서 살해 위협을 받은 사건은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없습니다. 정재걸과 태규는 경찰 수사를 받아야 했고, 빛나는 바엘을 소환합니다.
죄인의 몸으로 자신을 소환했다며 불같이 화내는 바엘에게 빛나는 사탄을 찾았다고 언급합니다. 사탄을 잡기 위해서는 능력이 복원되어야 한다는 말에 바엘은 누그러진 마음을 보입니다. 자신의 후계자는 바로 유스티티아라며 제대로 일을 마무리하라는 말과 함께 악마력을 되돌려줍니다.
다시 악마의 능력을 되찾은 빛나는 강원도에 숨어있던 정선호를 찾아내고 차량과 함께 폭발시켜 지옥으로 보내버립니다. 소거법에 의해 남겨진 둘 중 하나는 사탄입니다. 과연 정 의원과 태규 중 사탄은 누구일까요? 이제 빛나와 사탄의 정면 승부가 남겨져 있습니다. 과연 사탄은 둘 중 누구일까요? 이제 사탄의 정체가 밝혀질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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