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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각과 존박을 두 번 죽이는 뉴욕포스트의 오만과 편견

by 자이미 2010.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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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든 좋든 한 동안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슈퍼스타 K 2>가 끝이 났음에도 다양한 이야기들이 넘쳐납니다. 스타탄생을 이룬 이들의 행복한 이야기들도 많지만 부정적인 편견이 지배하는 글들과 성공한 '슈스케'를 맹목으로 쫓아가는 행태들은 씁쓸하게 만듭니다.

존박의 준우승이 대한민국의 역차별 때문?




가장 드라마틱한 우승자를 배출한 '슈스케'는 성공한 쇼가 되었습니다.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던 드러난 결과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들어내기에 좋은 내용이었습니다. 중학교 졸업에 환풍기 청소를 하던 청년이 스타가 되어가는 과정은 말 그대로 꿈이 현실이 되는 과정이었으니 말이지요.
결승에서 만난 상대가 극단적으로 비교되는 존박이었다는 사실은 이런 극적인 우승을 더욱 빛나게 해주었습니다. 훤칠한 키에 여성들이 좋아할 곱상한 외모, 저음의 보이스, 미국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 등은 완벽한 모든 것을 갖춘 남자의 모습이었습니다.

존박에 비해 허각은 163cm라는 여성들(일부라고 믿고 싶은)에게는 저주 받은 키를 가진 그가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우승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노래를 존박보다 잘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부정하고 싶어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자 진리입니다. 마지막 결승 현장에서의 노래도 그렇고 예선을 통해 꾸준함을 보여주었던 허각에 비해 부침이 심했던 존박은 노래 실력 면에서는 쉬운 판단을 할 수밖에 없도록 해주었습니다.  

변수가 있다면 심사위원들의 평가와 상관없는 시청자 투표였습니다. 노래 실력과는 상관없는 팬심으로 의외의 상황들이 만들어진 경우들을 생각해 보면 존박이 우승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지요. 압도적인 몰표가 예상되었던 상황이 존박이 아닌 허각을 선택했다는 것은 다소 의외였습니다.

의외의 성과에 대해 진정성의 승리라고도 부르고 88만원 세대들의 응집력을 보여주었다고도 합니다. 모두가 아닐 수도 있고 맞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존박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허각에게 많은 표가 몰리도록 했을 수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 다양한 변수들 중 최악의 분석이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나왔습니다. 미국의 뉴욕 포스트는 존박이 우승을 하지 못한 이유를 미국인에 대한 반감에서 찾았습니다.

"'아메리칸 아이돌' 톱24에 들었던 시카고 출신의 한국계 미국인 존 박이 한국판 아메리칸 아이돌 프로그램(슈퍼스타K) 톱2에 들었다"
"그러나 미국인에게 한국의 새 '아이돌' 타이틀을 주기 싫은 한국 국민들의 불편한 심기를 반영, 2등에 머물렀다"
"처음부터 팬들은 미국인의 출전을 허용한 이 프로그램을 비판했다"


제국주의 미국의 편향된 시각이 잔뜩 담긴 악의적인 분석은 대한민국 전체를 싸잡아 욕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완전히 공정한'이라는 말은 할 수 없지만 노래를 잘하는 이를 뽑고 싶어했던 다수의 국민들을 미국의 언론은 미국인 참가자에 대한 어긋난 애국심이 결과를 망쳤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메리칸 아이돌>에 출전해 톱 24에까지 들었던 한국계 미국인이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개최된 아이돌 프로그램에 참가해 우승하지 못한 것은 의외라는 분석입니다. 감히 거대 미국에서 그 정도 순위에 오른 이가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우승하지 못했다는 것은 웃기는 일 아니냐는 식입니다. 

<아메리칸 아이돌> 톱 24에 들었던 실력이라면 한국 정도에서는 우승이 당연하다는 그들의 논리는 자신들의 논리를 정당화하기 위해 다수의 대한민국 국민들을 편협하고 어긋난 애국심으로 똘똘 뭉친 존재들로 묘사하고 있었습니다.

존박이 미국인이라 싫은 게 아니라 유사한 프로그램에 이미 참석한 경험이 있는 이가 아마추어들의 경연장에 다시 참가한다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냐는 비난은 정당했습니다. 이를 단순히 미국인의 참여로 몰아가고 결과적으로 실력과 상관없는 민족주의로 시기와 질투에 휩싸인 한국인은 자국민을 선택했다는 보도는 악의적인 기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기사는 노래를 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며 살아왔던 허각이란 존재를 순식간에 사라지게 만들고 모든 결과를 즐겁게 받아들이며 행복한 축하 인사를 건넨 존박마저도 바보로 만드는 처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더욱 고국인 대한민국을 찾아 자신이 꿈꾸었던 가수라는 직업을 가지고자 했던 존박을 국내에서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려는 의도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아메리칸 아이돌>에서는 자신이 한국인임을 당당하게 밝히고 이로 인해 차별을 받아야만 했던 존박이 자신의 조국이라 생각했던 대한민국에서 다시 한 번 차별을 받기를 원하는 짓과 다름없습니다. 상대적으로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어 역차별을 받아야 했던 존박은 이런 악의적인 보도로 인해 힘든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국내에서 가수로서 꿈을 이뤄보고 싶다는 존박에게 마치 교시라도 내리듯, 그는 미국인이니 마음껏 욕하고 비하하고 헐뜯으라는 뉴욕포스트의 편향적이고 무식한 분석 기사는 존박에게는 악재로 다가올 뿐입니다.

존박과 허각은 대중들이 원하는 두 가지의 모습을 나눠 가진 존재입니다. 아이돌 전성시대에 가장 적합한 존박과 과거 음악으로 승부하던 시절을 회상하게 만드는 허각의 존재는 우리의 현실이자 대안을 이야기해준 특별한 존재들이었습니다. 그들이 앞으로 어떤 음악으로 많은 팬들과 호흡할지는 알 수 없지만 소수의 악의적인 이야기들을 국민들 전체의 생각인 것처럼 확정적으로 내용을 작성한 뉴욕포스트의 기사는 최악이었습니다.

'슈스케'라는 방송도 우승한 허각, 준우승한 존박, 이들을 선택한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한 순간에 편협한 인종주의자로 몰아버린 무지가 낳은 악의적인 기사입니다. 그럼에도 씁쓸한 이유는 이런 시각이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미국인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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