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자매나 출연진들 모두 신작인 <화유기>는 중요했다. 이승기에게는 전역 후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중요했다. 차승원 역시 오랜 만의 드라마라는 점에서 중요했다. 홍자매 역시 하락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반전이 절실했다. 그런 점에서 <화유기> 첫 방은 모두에게 간절함으로 다가왔다.
못된 손오공 이승기 화려한 복귀;
서유기 기본 틀에서 홍자매 특유의 상상력이 하나가 된 화유기 흥미로웠다
우리에게 <서유기>는 너무 익숙하다. 아니 한자 문화권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손오공이 등장하는 <서유기>는 스터디셀러다. 일본과 한국에서는 이를 재창조하는 과정에서 만화로 만들어져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이후 수많은 영화의 소재가 되어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되며 여전히 <서유기>는 긴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다.
나이든 스님과 손오공, 그리고 사오정과 저팔계라는 기본적인 틀 속에 서천에서 경전을 가져오기 위해 수많은 요괴들과 싸우는 이야기는 흥미롭다. 중국 4대 기서 중 하나로 알려진 <서유기>는 그렇게 현재 시점에도 수많은 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는 중이다.
홍자매는 손오공을 원전에 거의 가까운 말썽꾸러기로 캐릭터를 잘 잡았다. 그리고 우마왕은 하늘의 신이 되기 위해 애써 악행을 피하고 있다는 설정 자체도 흥미롭다. 여기에 삼장법사를 여성으로 선택했다는 것은 신의 한 수다. <서유기>가 <화유기>가 될 수 있는 결정적 한 방이 바로 여성 삼장법사이니 말이다. 여기에 K팝 스타 저팔계와 재벌 회장인 사오정까지 곳곳에 상상의 흔적들이 잘 버무려져 있었다.
항상 대립하기만 하던 손오공(이승기)과 우마왕(차승원)은 기묘하게도 한 어린 소녀와 같은 날 마주하게 되었다. 연일 이어지는 화재를 막고 선행 포인트를 얻기 위해 우마왕은 귀신이 보이는 소녀 진선미(갈소원)에게 제안을 한다. 인간만이 갈 수 있지만 보통의 인간은 볼 수 없는 곳에서 부채를 가져다 달라고 했다.
우마왕의 제안에 선미는 우산을 바꿔달라고 했다. 바닥을 한 번 치는 것으로 요괴들을 무찌르는 검고 기묘한 우마왕의 우산이 어린 선미는 탐났다. 평생 귀신을 보며 살아야 하는 선미에게는 너무 유용한 도구니 말이다. 그렇게 우마왕의 제안을 받고 보통의 인간은 절대 볼 수 없는 감옥으로 들어섰다.
그곳에서 부채를 가지고 나오려는 순간 손오공에게 걸린 어린 선미는 다시 새로운 제안을 받는다. 자신을 여기서 데리고 나가 준다면 위험할 때 언제든 자신을 부르면 달려가 도와주겠다고 했다. 우산보다 더 유용한 손오공의 제안을 어린 선미는 받아들였다.
악동 손오공은 그런 선미가 귀찮다. 감옥에서 풀려 자유의 몸이 된 손오공은 어린 선미의 기억 속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 던져버리고 홀연히 사라졌다. 그렇게 2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우마왕 집에서 기거하며 손오공의 군두운을 타고 다니며 선행 포인트 쌓기에 여념이 없는 손오공은 여전히 악동일 뿐이다.
거대한 엔터테인먼트 회장으로 자신을 위장한 채 선행 포인트 경쟁을 벌이는 우마왕은 손오공이 곧 천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사실이 얄밉고 기분 상했다. 어린 아이의 몸에서 악귀를 쫓아내는 것으로 천상 포인트를 다 따낸 오공은 그 악귀에게서 삼장법사 이야기를 듣게 된다.
여전히 천계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오공은 자신을 천상계로 부르려 하지 않는 그들을 향해 선전포고를 했다. 삼장법사를 잡아 먹어버리겠다고 공표했으니 말이다. 삼장법사를 잡아먹으면 엄청난 힘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오공은 천상에 올라가지 않아도 삼장만 차지하면 그만이란 생각을 했다.
25년 만에 길거리에서 재회한 오공과 선미. 이름은 여전히 기억나지 않지만 오공을 잊지 못하고 찾아다녔던 선미와 그런 어린 꼬마가 많이 늙었다며 즐거워하는 오공. 그들의 만남은 그렇게 어긋나지만 다시 만날 수밖에 없었다. 선미가 바로 삼장법사이기 때문이다.
손오공이 엉뚱한 짓을 할까 겁이 났던 수보리조사는 우마왕에게 삼장법사를 보호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25년 동안 귀신과 맞서며 선미는 부동산 부자가 되었다. 오공이 잘 되는 일은 보고 싶지 않은 우마왕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미 오공마저 선미가 삼장법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인형 귀신에게 쫓기던 선미를 구하기 위해 등장한 오공. 물론 이는 삼장법사를 차지하기 위한 선택이지만, 그렇게 다시 만나게 된 이들의 운명은 이제 시작이다. K팝 스타인 저팔계(이홍기)와 국내최대기업 수장인 사오정(장광)까지 모두 삼장법사와 함께 요괴들을 물리치는 과정은 기대감을 키웠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모자 장수를 완벽 재현한 차승원의 등장은 매력적이었다. 물론 그동안 홍자매 드라마에서 나왔던 유머 코드가 재현되는 과정이 익숙함 재미와 식상함 사이에서 갈등하게 만들기는 했지만, 차승원의 등장은 반가웠다.
중반 이후 긴장감을 떨어트리는 대사들이 아쉬움으로 다가오기는 했지만 <화유기> 첫 방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이승기의 <화유기> 선택은 잘한 일이었다. 천방지축 악동 손오공 역할은 기존의 이승기 캐릭터와는 조금 다른 그래서 더 흥미로운 관심을 유도하게 한다는 점에서 좋은 선택으로 다가오니 말이다.
현대 시점에서 <서유기>를 재해석한 <화유기>는 충분히 매력적인 출발을 했다. 수많은 악귀들과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어떤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을 만들어낼지 관건이기는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차승원과 이승기 결합은 성공이라는 사실이다. 홍자매의 부활과 함께 색다른 <서유기>를 경험할 수 있게 한 <화유기>는 충분히 선택할만 하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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