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성 장군의 갑질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박찬주 대장과 그 부인이 공관병들에게 저지른 참혹하고 엽기적인 갑질이 세상에 드러나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장성들의 공관병 갑질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 참혹하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국민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입대한 청년들이 왜 장군 가족의 노예가 되어야 하는가?
사회를 지배하는 갑질 문화;
친일과 일본, 과거를 왜곡하고 견강부회하는 집단 광기 적폐들은 널려있다
박정희는 일본군 출신으로 술만 마시면 일본 군가를 부르고는 했다고 한다. 스스로도 자신이 일본군 장교가 된 사실에 행복했던 자였는지 모른다. 굴곡진 현대사에서 박정희는 일본에 충성하기도 하고, 북한을 찬양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탱크를 몰고 나와 권력을 잡은 후에는 그런 북한을 앞세워 정권 유지를 하고 일본에게는 누구도 원하지 않는 그들을 위한 협상을 하기도 했다.
독재자 박정희의 유물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가득하다. 이승만이 친일파 청산을 막고 그들을 중용하면서 적폐들은 그렇게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고 있다. 단순히 연명 수준이 아니라 사회 지도층이라 불리는 집단으로 지배적 권력을 유지하고 살아가고 있다.
친일파를 옹호한 권력은 그렇게 우리에게 절대 원하지 않는 유산을 물려준 셈이다. 친일파 권력이 유지되는 동안 대한민국은 정상적인 가치관이 구축될 수는 없었다. 적폐들은 그렇게 스스로 권력을 잡은 후 더욱 고착화 시키기에 여념이 없었으니 말이다.
그런 역사는 여전히 우리 사회 속 적폐를 청산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군부 독재가 권력을 잡은 그 긴 시간 동안 대한민국에는 민주주의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역사는 무척이나 짧다. 그 짧은 시간 안에 광장의 촛불로 상징 되는 민주주의를 보여준 것을 보면 경이롭기만 하다.
광장의 촛불은 갑작스럽게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군부독재에 맞서 싸운 시민들의 항쟁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린 많은 민중 항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는 친일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의 역사였다. 이승만도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도 그렇게 민중들에 의해 무너졌다. 그리고 그런 유령들을 소환해 대통령이 된 박근혜 역시 광장의 촛불로 청와대에서 물러나게 했다.
친일파들이 아무리 대단한 권력을 가지고 자신의 존재감을 자랑한다고 해도, 시민들의 욕구마저 막을 수는 없다.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고 그 안에서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시민들의 욕망은 광장을 통해 발현되고는 했다. 그 역사의 도도한 흐름은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켰고, 그들은 그렇게 지독하게 쌓인 적폐들을 청산하고 있는 중이다.
박찬주 육군 2작전사령관과 부인의 갑질 논란은 이런 오랜 군부 독재의 흔적들이 여전히 군내에 뿌리를 깊숙하게 내리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박찬주 가족은 스스로 왕이라 생각했을 듯하다. 병역 의무를 위해 군에 입대한 국민을 자신들의 종으로 삼으며 온갖 악행을 저질러도 상관없다는 그런 인식의 근간에는 박정희가 존재한다.
문 정부는 지난 정권에서 갑작스럽고 황당하게 추진한 '위안부 합의'의 문제점들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한 TF팀을 만들었다. 기본적으로 말도 안 되는 이 합의는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과는 그 어떤 사전 조율도 없었다. 박근혜가 급하게 추진한 이유가 무엇인지 아직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박정희가 그랬듯 박근혜에게도 일본은 좋은 이웃이자 섬기고 싶은 존재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보여준 행태를 보면 말이다.
"터키 이스탄불 돌마바흐체 궁전의 모든 시계는 한 순간을 가리키며 정지되어 있습니다. 9시 5분. 1938년 터키공화국 초대대통령 아타튀르크가 사망한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터키인들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초대 국부. 멈춰 세운 시간을 통해 기억하고 있는 한 오늘의 터키인들과 아타튀르크는 같은 시간을 함께 살고 있을 것입니다"
"'해방의 예감' 얼마 뒤면 인천 부평공원에 세워질 징용노동자상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흙으로 빚어낸 조각상은 일제강점기 부평 조병창에 강제 징용돼서 군수물자를 만들어야 했던 노동자들의 실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점령국에 의해 자행된 강제징용의 역사… 그것은 요즘 운위되는, 지옥섬이라 불렸던 그 섬에서 뿐만 아니라 이 땅에서 그리고 나라 밖 곳곳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일들이었습니다"
"가해국에선 여전히 망언을 쏟아내고 있다지만 그 야만의 증거들이 살아있는 한. 사람들은 동상을 만들고 자료를 발굴하고, 영화와 소설을 만들면서 잊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정부 또한. 소위 그 불가역적 합의의 과정을 다시 들여다보겠다고 했으니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을 터이지만… 그 쉽지 않은 일을 우리가 왜 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답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멈춰선 터키의 그 시계 이외에도 멈춰선 시계는 또 있습니다.1945년 8월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의 그 순간. 정지해버린 그 시계들.일본은 그 비극의 시간을 영원히 보존함으로써 자신들이야말로 전쟁의 피해자임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정작 가해의 시간은 지워버리고자 하는 순간 그들은 피해자로서의 지위도 잃게 된다는 사실을 정말 모르는 것일까…"
"비극의 시간에 멈춰버린 그 시계가 보존되어 있는 히로시마 평화기념관 방명록에는 누구를 향한 것인지 모를 이런 문구가 남겨져 있었으니… '기억하자, 항의하자, 그리고 살아나가자'"
오늘 앵커브피링은 멈춘 시계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터키로 시작해 일본에서 마무리되는 그 멈춰버린 시계들에 대한 이야기와 우리 사회의 문제들이 농축되어 있는 가치들에 대한 함의들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문 정부는 '한일 위안부 합의' 과정부터 철저하게 조사를 시작했다.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합의가 갑작스럽게 급하게 이어질 수밖에 없었는지 조사를 해야만 하는 이유는 너무나 명확하다. 친일 정권이 아니라면 이런 말도 안 되는 합의를 할 이유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터키의 시계와 일본의 시계는 둘 다 멈춰있고 그들 나라에서는 특별한 가치로 여겨지고 있다.
터키 초대 국부인 아타튀르크가 사망한 시간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는 터키인들은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민주주의 근간에 대한 가치를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다. 일본의 두 도시의 서로 다른 시간에 멈춘 시계들은 일본의 왜곡된 시각을 상징하는 시계이기도 하다.
일본은 분명 유일하게 핵폭탄 피해국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일방적인 피해자 코스프레를 할 수 없다는 것은 세상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전범국이 핵폭탄을 맞고 항복을 선언했다고, 자신들이 행한 모든 악행이 사라질 수는 없으니 말이다.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어 자신들의 잔인했던 가해의 기억은 지우고 피해의 기억만 강요하고 있는 것은 모순이다.
박찬주 대장 가족의 갑질과 일본의 한심하고 역겨운 기억 지우기는 우리를 분노하게 한다. 우리 현대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 역사의 추는 멈춰선 시계가 될 수는 없다. 언제나 흘러가고 그렇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 우린 잘못을 바로잡는다. 그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것은 현재를 사는 우리와 앞으로 살아갈 또 다른 우리를 위한 과제이자 유산이니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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