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정의를 구현하는 이들은 범인을 잡거나 형을 살도록 하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물론 사적 복수를 하는 정의의 사자가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릅니다. 체포가 되어도 쉽게 풀려나는 자들을 교도소에서 받은 형을 그대로 받게 한다는 설정 자체가 흥미롭습니다.
타락한 재벌가와 맞서 정의를 구현하려는 변호사와 형사의 활약이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해질 수 있습니다. 변호사 이한신(고수)과 광수대 경위 안서윤(유리)은 모두 복수를 품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켜야 하는 사람들이 있고, 이를 위해 그들은 정의를 통해 복수를 하려 합니다.
첫 주 방송의 핵심은 오정그룹 회장 지동만(송영창)을 가석방시키지 못하도록 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의 가장 악랄한 악은 오정그룹이라는 점에서 지동만 회장과 그의 아들이자 망나니인 지명섭 전무(이학주)에 모든 것이 맞춰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명섭은 사고를 치고 교도소에 갇혔지만, 가석방으로 빠르게 출소했습니다. 그리고 당시 교도관은 한신이었습니다. 죗값도 제대로 치르지 않고 아무렇지도 않게 나가는 범죄자를 보면서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것은 정당한 감정입니다.
물론 한신이 가석방 심사관이 되려는 이유 역시 분명합니다. 그의 선배이자 정의로운 교도관이었던 천수범(조승연)이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강직하고 불의에 맞서던 천 교도관은 그 이유로 제거 대상이 되어 억울한 죄명으로 투옥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이를 본 한신은 많은 것들을 고민하고 깨달을 수밖에 없었을 듯합니다. 그렇게 한신은 교도관에서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은 한신이 좋은 로펌에 들어갈 일도 없습니다. 그리고 한신이 변호사가 된 것은 분명한 목적이 있었습니다.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오정그룹 회장에게 다가가는 것이었습니다. 오 회장은 횡령과 배임 혐의로 3년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지동만을 구속하라는 시민단체의 분노와 함께 날아오는 날계란들을 우산으로 막아선 이가 바로 한신이었습니다. 그리고 언제든 필요하면 불러달라고 명함을 건넸죠.
철저하게 계산된 한신의 행동은 효과를 봤습니다. 한신은 지동만의 집사 변호사가 되었으니 말이죠. 기존 오정그룹 변호사들이 무시하는 상황에서도 한신은 비굴할 정도로 굽신거리며 뭐든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상황에 동만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이혼한 전처인 배우 최원미(황우슬혜)의 반려견 레오였습니다. 이혼과 함께 전처가 데려간 레오는 지 회장에게는 아들보다 더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망나니 아들보다 더 믿을 수 있는 것이 강아지 레오였지만, 이혼한 전처는 절대 면회조차 오지 않는 상황에서 이를 풀어줄 이가 없었죠.
회사 로펌들 변호사들에게 시켜도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를 처리한 이가 바로 한신이었습니다. 한신은 변호사 접견실을 무대로 꾸미고 반짝이 옷까지 입고 '니가 왜 거기서 나와'를 부르며 동만이 그토록 원했던 레오를 건네줍니다.
지 회장이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한신의 이 행동들은 동만의 마음을 살 수 있었습니다. 자신이 거느리고 있는 회사 변호사들은 아무도 하지 못한 것을 한신은 해주고 있기 때문이죠. 신박한 방식으로 레오를 데려온 한신은 여전히 풀어내지 못한 가석방 심사 명단에 지 회장의 이름을 올려주겠다고 합니다.
대신 이름을 올리면 자신의 부탁을 들어달라고 하죠. 지 회장으로서는 한신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이든 불가능한 것은 없었습니다. 지 회장의 가석방 심사 자체를 방해하는 인물은 박진철(이도엽)이었습니다. 한신이 교도관 시절 절치한 선배인 그에게도 지 회장은 원수나 다름없는 존재입니다.
그런 개인적 감정을 떠나서라도 원칙을 중시하는 진철에게 지동만의 가석방은 절대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재범 위험성을 등급으로 나누는 재법예측지표인 '래피 등급'만 조정하면 지동만은 가석방 심사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그 마지막 단계를 막고 있는 것이 진철이었습니다.
원칙주의자인 진철에게는 아픈 아들이 있습니다. 빨리 수술하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는 상황에서 당연하게도 지 회장 측에서는 돈으로 유혹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먹히지 않게 되자, 최악의 방법을 사용합니다. 진철 아들 앞에서 오토바이로 위협을 해서 병원에 실려가게 만든 것이죠.
이 상황에서 한신이 범인을 잡으려 시도해봤지만 실패했습니다. 그 오토바이를 탄 범인이 안서윤(권유리)이 쫒는 범인이기도 한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서윤에게는 소중한 여동생이 있었지만, 현재는 함께 하지 못합니다. 그런 그에게 복수는 필연적인 과정이었습니다.
한신과 진철 모두 존경하던 선배 교도관 천수범이 지 회장 아들 명섭의 래피 등급 변경을 거부한 뒤, 억울한 누명을 쓰고 끌려간 사실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진철이 그렇게 될 수 있음을 우려했습니다. 그리고 아들을 치료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며 자신을 믿어달라 했습니다.
지 회장은 가석방 심사리스트에 올랐고, 약속했던 한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습니다. 돈도 명예도 아닌 가석방 심사관 자리를 달라고 합니다. 이 엉뚱한 요구에 지 회장은 궁금할 수밖에 없었죠. "가석방 심사관이 되어, 가석방을 꼭 막고 싶은 재소자가 있습니다"는 말로 대신합니다. 그게 지 회장 자신임을 몰랐을 겁니다.
한신의 이 발언이 핵심입니다. 그가 교도관에서 힘겹게 노력해 변호사가 되고, 온갖 굴욕 속에서도 지 회장의 집사 변호사로 1년을 보낸 것도 오직 이 순간을 위함이었습니다. 지 회장 측은 가석방 심사관들을 돈과 권력으로 모두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습니다. 물론 넘어오지 않은 이도 있었지만, 절대다수라는 점에서 가석방은 당연함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 상황에 방해자가 지 회장은 자신의 집사 변호사 한신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한신이 지 회장 전처를 데리고 경찰서로 가 악플 고소를 언급한 이유도 모두 이 한순간을 위함이었습니다. 가석방과 관련해 법조인들이 가득한 상황이고, 그들이 모두 지 회장에게 뇌물을 받은 상태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묘수가 필요했고, 그게 바로 악플러 고소였습니다.
가석방을 막기 위해서는 현재 범죄를 저질렀는지 여부가 중요한데, 악플로 고소를 당한 상태에서는 가석방 자체가 불가해집니다. 한신이 슬쩍 휴대폰을 두고 자리를 피한 사이 지 회장은 영화를 찍은 전처에 대해 악플을 썼습니다. 이 역시 함정이었는데 넘어온 것이죠.
한신의 지략으로 지 회장의 가석방은 무산되었습니다. 자신이 뇌물까지 써서 법무부장관을 이용해 한신을 가석방 심사관으로 만들어줬는데, 그 집사 변호사가 자신의 앞길을 막았습니다. 분노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한신은 여유롭기만 했습니다.
서윤의 여동생인 다윤을 죽인 범인으로 그는 지명섭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교도소에 가고 가석방이 된 후에도 클럽에서 난동을 부리고, 사람을 죽였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는 지명섭. 그는 서윤에게만 분노의 대상이 아니라 한신에게도 동일합니다.
한신이 변호사가 되고, 그의 아버지인 지 회장의 가석방을 막은 것도 선배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한신은 레전드 사채업자인 최화란(백지원)을 찾아갑니다. 사채업자에 손을 내민 한신은 어떤 계획을 짜고 있을까요? 첫 주 판을 짜고 화끈한 복수에 성공한 한신의 정의 구현이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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