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영의 존재감은 그 어떤 존재도 능가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1
"그래도 운명이 있다면 그 운명은 '댁'이에요"라는 은재의 고백은 무열에게도 충격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당신이나 그대가 아니라 '댁'이라는 단어 선택으로 은재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보여주는 작가의 능력은 역시 최고입니다. 그녀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에 은재의 고백은 부담으로 다가왔을 수밖에는 없었으니 말입니다. 고백 이후 등장한 종희는 은재를 더욱 슬프게 만들었습니다.
진지하게 사랑을 고백하고 그 반응을 보기도 전에 등장한 종희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해줍니다. 이런 모호한 상황에서 뭘 어떻게 해야 모르는 그들에게 은재는 급하게 동아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고백이 장난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어색하기 한이 없는 상황에 자신의 고백을 어이없게 만들어버린 은재의 모습은 씁쓸하기만 합니다.
그를 더욱 슬프게 만드는 것은 무열이 건넨 종희를 위한 선물과 자신에게 전한 선물이 너무 달랐다는 점입니다. 종희에게는 멋진 향수를 선물한 무열이 자신에게는 한우를 선물한 것이지요, 자신도 이제는 한 남자에게 사랑받는 여자이고 싶은 은재에게는 이런 차이가 아쉬움으로 다가오기만 하니 말입니다.
무열의 집에서 일하는 이모에게도 스카프를 선물한 무열이 자신에게는 한우를 선물한 것을 보며 무열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은재의 시름은 깊어갈 뿐입니다. 이런 은재의 고백이 단순히 해프닝이 아니라는 것은 무열의 마음속에도 은재가 깊숙하게 들어와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힘겨운 시간들을 함께 보냈던 동료인 은재. 자신이 절망 속에 빠져 있을 때 아픈 몸을 이끌고도 자신을 찾아왔던 은재는 어느새 동료를 넘어선 그 어느 지점에까지 다가와 있었습니다. 은재가 힘겹게 한 고백을 애써 장난이라고 하지만 그녀의 고백이 사실로 다가오는 것은 그녀의 행동이 증명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종희가 보인 행동들을 따라 하는 모습에서 무열이 확신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종희의 여성스러운 행동들을 그대로 따라하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건네고 추던 춤마저 흉내 내는 은재의 모습은 무열에게 어떻게 다가왔을까요? 분명 은재가 싫지는 않지만 오랜 시간 자신의 분신처럼 여겼던 사랑이 다시 찾아온 상황에서 은재의 존재는 무열에게 모호하기만 합니다.
동수부부와 데이트를 하는 자리에 끼어서 멀찍이 떨어져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하는 그들을 보면서 혼자 웃고 화내는 은재의 모습은 허전하고 허탈할 뿐이었습니다. 그들과 하나가 되지 못한 채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의 데이트를 지켜봐야만 하는 상황은 그녀에게는 몹쓸 짓이기 때문이지요. 더욱 종희가 영국에서 돌아와 자신의 모든 것이라 여겼던 그림까지 그만두고 무열의 부인되기에 나선다는 사실은 은재를 힘겹게만 합니다.
무열과 종희가 학창시절 가장 뜨겁게 연애를 하던 시절 증거를 찾는 과정에서 보여준 은재의 허탈함은 9회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풋풋함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던 그들이 벽화를 그리고 그 자리에 자신들의 사랑을 기록하는 손도장과 무열의 로맨틱한 고백까지 담겨 있는 그 장소는 6년 동안 헤어져 있었던 그들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신호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그들의 모습을 슬픈 눈으로 바라보는 은재가 안타까운 것은 어쩔 수 없지요. 무열에게 종희는 야구와 함께 자신의 인생을 걸고 지키고 싶은 존재였다는 점에서 감히 넘볼 수 없는 대상입니다. 그런 그녀가 무열과 함께 살고 싶어 하는 상황은 너무나 자연스럽기만 하기에 은재의 사랑 고백은 지독하리만큼 무모한 타이밍이었던 셈입니다.
그들을 갈라놓았던 우울증도 이제 사라졌고 밝게 변한 종희와 그런 그녀에 대한 사랑이 여전히 식지 않은 무열. 그들의 사랑은 이제 거칠 것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종희가 간과하고 있었던 사실은 무열을 향해 가해지는 테러가 점점 심각하게 다가온다는 점입니다.
2
무열을 위기로 몰아넣은 꽃 미남 대학생 서윤이를 감시하기 위해 잠입한 동아와 보조를 맞추는 태한은 좀처럼 문제점을 찾아내지 못합니다. 그가 분명 악의적인 이유로 무열을 위기로 몰아넣고 1억이라는 거액을 받은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범인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는 상황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자 동아는 과감하게 서윤이의 가방을 뒤지기 시작합니다.
청소를 하다 갑자기 시라 진 동아가 이상해 라커룸으로 향하던 서윤이는 자신을 찾아온 손님이 왔다는 주인 마담의 호출을 받습니다. 방 안으로 들어갔다면 모든 것이 일그러질 수밖에 없었던 순간 서윤이를 찾아온 것은 다름 아닌 고기자였지요. 자신이 잘못 쓴 글로 인해 무열이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알고 봤더니 자신을 속인 서윤이로 인해 자신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숨겨져 있던 자격지심이 폭발했던 것을 고기자는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명문대 법대를 다니는 꽃미남 서윤이가 알고 보니 무서운 존재였다는 사실을 깨달은 고기자는 자청해서 사건을 조사하게 되었던 것이지요. 의심스러운 단서들인 무열의 눈을 판 사진을 슬쩍 흘리자 서윤이는 자신에게 엽서를 보낸 것이 고기자냐며 되묻습니다. 이런 상황 근거를 통해 서윤이 역시 범인에게 의문을 엽서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그들의 수사는 점점 흥미롭게 전개되기 시작합니다.
고기자가 자신들과 함께 일을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동아는 태한에게 심술이 나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고기자가 바로 은재가 좋아하는 사람(사실 무열을 좋아하는 자신의 마음이 들킬까 아무렇게나 대답해 나온 존재)이라고 아는 동아가 그가 어떤 여자를 좋아하는지 묻기 시작합니다. 묵묵한 태한은 그런 동아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이상형을 넌지시 이야기를 합니다. 뜬금없는 그의 이상형 이야기는 그가 동아를 좋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녀가 고기자에게 관심이 있는 것으로 오해를 했기에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무열에게 고백을 했다고 급히 접고 시름에 잠겨 운동만 열심히 하고 있는 은재에게 다가와 '고기자의 스트라이크 존은 심사임당인데 니가 이러면 되겠니"라며 고기자의 이상형을 알아온 동아가 뜬금없는 이야기를 건네고 은재는 무열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며 서로 엇갈린 감정들만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3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야구를 버려가면서까지 지키고 싶었던 종희. 그런 종희를 기억하게 하는 반지가 무열의 목걸이가 아닌 종희의 손가락에 있다는 것을 목격한 은재는 충격을 받습니다. 그들이 다시 사랑하는 사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아무리 자신이 노력한다 해도 다가갈 수 없는 사랑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은재에게 이런 상황들은 지독한 형벌과도 같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지켜봐야만 하는 상황은 너무나 가혹한 일이기 때문이지요.
이런 상황에 더 이상 자신을 무너트릴 수 없었던 은재는 무열의 경호를 그만두려 합니다.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이라는 감정과 그런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는 사실을 지켜봐야만 하는 상황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일이니 말입니다.
'종희의 잃어버린 반지와 우편함에 들어가 있던 반지'에서 범인이 누구인지를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범인은 무열만 잘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무열의 주변 사람들과 그들의 장단점까지 모두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주변 사람들 중 하나가 범인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손은 여자 손임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여자로 추측해본다면 무열의 집에서 일하는 이모, 동수의 부인인 수영과 야구 선수와 결혼한 딸을 증오하고 종희의 재능을 무척이나 아끼는 수영의 어머니로 압축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들을 넘어서는 존재가 등장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 드라마를 통해 보여준 범인에 대한 가능성은 이들을 지목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동아가 범인이 아닐까도 생각해 보지만 그녀나 은재는 무열에 대해서는 너무 모르고 있으니 말입니다. 책으로 인생을 배우는 동아이기에 과거의 기록들을 토대로 무열을 괴롭히는 범인이었다는 가설도 가능하지만 아직까지는 범인이 누구인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소녀시대의 멤버인 제시카의 연기 데뷔는 흥미롭습니다. 많은 이들이 제시카의 연기에 주목을 하고 있고 무난한 연기력을 선보이는 그녀에게 찬사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제시카가 주인공인 이동욱과 진한 키스를 하는 장면은 압권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특별한 장면마저도 이시영이 보여준 매력을 넘어설 수는 없었습니다. 종희를 따라하는 모습이나 엉뚱함으로 일관하면서도 진지함을 교차시키는 그녀의 농익은 연기는 최고였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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