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소위 보수라고 자청하는 극우들의 민낯은 이번에도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져야 할 존재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중이니 말입니다.
대한민국의 문화는 이제 전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 있습니다. 한류 바람은 쿠바를 점령했고, 아프리카도 남미도 경계없이 모든 곳에서 찾아볼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저 일순간 꺼질 수밖에 없는 미풍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한류는 시간이 흐르며 더욱 강력해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압도하고 장악했던 대중문화 시장과 비견되는 유일한 국가가 이제 한국이라는 말은 국뽕에 차올라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미 해외 수많은 기사들과 학문적인 발표들로 이어지는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찻잔 속의 미풍이라 이야기하던 이들에게는 지금도 이 열풍이 기괴하고 이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험한이 곧 자신들의 존립 자체가 되는 일본 정부의 고민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하죠. 험한으로 표를 얻고 이를 지지기반으로 삼았던 자민당과 극우들에게 일본 청년들의 한국 사랑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어 당황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 국가의 정치 기반까지 뒤흔들 정도로 한류의 힘은 막강합니다.
요즘 가장 핫한 음악은 뭐냐고 묻는다면 뭐 자신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언급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로제의 신곡 '아파트'를 이야기할 겁니다. 우리에게는 너무 익숙해서 듣는 순간 왠지 모를 부끄러움까지 들게 하는 술게임 노래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지난 9월 로제가 생로랑 행사 에프터 파티에서 세계적인 셀럽들과 아파트 게임을 하는 모습을 찍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우리에게는 너무 익숙한 이 술게임을 생로랑 애프터 파티에서 셀럽과 디자이너와 함께 유쾌하게 즐기는 모습이 노래가 될 것이라 그 순간에는 몰랐습니다.
로제가 YG를 나와 새롭게 내놓는 앨범의 첫 곡으로 선택된 것이 바로 'APT.'입니다. 우리에게는 이제는 고향이나 같은 공간이 되어버린 아파트, 그것도 술게임으로 너무 익숙한 이걸 노래로 만들었다는 것도 신기하고 흥미로운데, 브루노 마스와 함께 했다는 사실은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조합이 가능해진 것은 로제가 미국 활동을 위해 애틀랜틱 레코드와 계약을 하면서입니다. 브루노 마스와 같은 소속사에 들어가며 자연스럽게 협업 이야기가 나왔다고 하죠. 가능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브루노 마스에게 문의를 했더니, 세곡 정도 보내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아파트 게임을 한 후에 노래를 만들었다. 그런데 막상 집에 가니 겁이 났다. '술 게임에 대한 노래를 만드는 게 괜찮을까. 너무 진지하지 않은 건 아닐까'라는 걱정이 들었다. 모든 프로듀서들과 작곡가들에게 휴대전화에서 그 곡의 파일을 삭제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이미 노래에 중독된 걸 알게 됐다. 그 사실을 알고 난 후 다시 작업을 마무리했다"
재미있는 것은 그 세 곡중 'APT.'의 경우 팀원들이 싫어했다고 합니다. 로제 스스로도 보그 유튜브에 출연해 김치볶음밥과 소맥을 만들어 먹으며, 이 곡에 대한 비화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자신이 자주 하는 아파트 게임을 가지고 노래를 만들었는데 지나고 생각하니 겁이 났다고 합니다.
너무 진지하지 못한 노래를 만든 것에 대한 불안 때문이었지만, 자신이 곡을 보내준 프로듀서와 작곡가들은 파일 삭제 요청을 거부했다고 합니다. 이미 너무 많은 이들이 노래에 중독되었기 때문입니다. 강렬한 훅으로 처음 듣는 순간 흥얼거리게 만든다는 점에서 소위 '대박'일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의 노래 듣는 귀도 비슷비슷합니다. 우리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모두가 '아파트'를 외치고 있는 중입니다. 이 말이 '아파트먼트'의 콩글리쉬라는 것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파트'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외국인들에게는 이 말이 무슨 의미냐고 찾기에 여념이 없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이 단어로 인해 한국에서만 사용한 콩글리쉬가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역시 세계인들이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고, 더 많은 것들을 알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한국 대중문화는 그렇게 국가 브랜드 가치를 끝도 없이 키우고 있습니다.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함께 한 뮤직비디오는 10월 23일 오후 1억 뷰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올해 공개된 뮤직비디오 중 최단 기간 기록입니다. 뮤직비디오만 사랑받는 것은 아닙니다. '아파트'는 국내 음원사이트 멜론, 지니, 벅스, 바이브의 실시간 차트, 일간 차트, '톱100'에서 1위에 올라있습니다.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와 미국 차트 1위에 안착하고 총 40개 지역 아이튠즈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미국 스포티파이 1위 차트에 오른 것은 로제가 국내 여성 솔로 아티스트 중 처음이라고 합니다. 노래도 좋지만 브루노 마스의 힘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일부는 로제가 그저 브루노 마스의 힘으로 이 성과를 올렸다고 폄하하는 자들도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브루노 마스가 일본 아라시와 협업하기도 했습니다. 만약 브루노 마스의 힘이 절대적이라면 아라시도 큰 성공을 거둬야 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브루노 마스가 아라시와 협업했다는 사실도 모를 정도입니다. 브루노 마스의 영향력도 강력하고 대단하지만, 로제라는 절대적인 존재가 함께 했기에 이런 성적이 나오는 것입니다. 블랙핑크는 현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유명한 걸그룹입니다. 그들을 능가하는 걸그룹은 존재하지 않는단 말입니다.
다음 주 초 발표되는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톱 10에 들어 역대 K팝 솔로 여가수 최고 기록을 수립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유튜브 1억 뷰만이 아니라 아이튠즈 차트에서 40개 지역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여기에 수많은 밈들이 만들어지며, 숏폼으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수치들 역시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점에서 우린 대한민국 여자가수 최초로 빌보드 핫 100 1위를 마주할 수 있을 듯합니다. 지금까지 솔로로 한국 가수가 1위를 차지한 것은 방탄소년단 정국과 지민이 유이했습니다.
현재 흐름을 생각해보면 지금보다 더 큰 화제를 모으며 폭발적인 반응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틱톡 등에서 만들어지는 영상들을 생각해 보면 이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크게 확장될 것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이 곡은 토니 베이즐의 1980년대 히트곡 '헤이 미키 Hey Mickey'를 '인터폴레이션'(Interpolation)한 곡입니다. 이는 우리가 익숙하게 아는 샘플링과는 다릅니다. 샘플링은 말 그대로 곡을 가져와 일부분을 사용하는 것은 의미합니다.
하지만 인터폴레이션은 기존에 존재하는 음악 작업물을 일부 활용하지만, 샘플링과 달리 기존 녹음물의 사운드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새로 만든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언뜻 들으면 '헤이 미키'가 떠오르지만 이를 새롭게 재해석해 사용했다는 점에서 영특합니다.
한국에서 오랜 시간 유행하고 있는 술게임 중 하나인 '아파트'를 차용해 노래로 만들어 성공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이는 한국 문화에 대해 세계인들이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모두가 낯선 문화에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무척이나 베타적인 세상에서 한국 문화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좋은 경험치들이 많이 쌓여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경험해 봤는데 좋았다"라는 경험치들이 쌓이지 않으면 새로운 문화에 대해 이렇게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확장되는 것은 국내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수출을 해야만 사는 나라입니다. 맨땅에 헤딩하며 개척해 온 이 시장이 이제 더욱 크고 넓고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그런 힘을 준 것이 바로 한국 문화입니다.
K팝과 K 드라마로 시작한 이 대중문화는 점점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만 알고 먹고 싶은 '김'은 세계인의 스낵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산후조리원이라는 문화가 미국에 소개되며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것도 재미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로제의 'APT.'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도 한국 드라마의 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전히 깨지지 않는 기록을 세운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이 없었다면 로제도 이런 시도를 쉽게 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오징어 게임'이 큰 성공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 안에 한국인들이라면 모를 수 없는 우리 게임 문화가 듬뿍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인들이라면 모를 수 없는 게임들을 세계인들이 따라하고 즐기는 현상은 우리에게는 낯설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문화까지 수용하기 시작한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유명한 술게임을 소재로 한 이 노래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올 듯합니다.
게임의 민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는 술자리에서도 게임을 합니다. 엄숙하게 술을 마시기보다는 왁자지껄하게 즐기며 술을 마시는 문화는 이제 외국인들도 즐기는 하나의 술문화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로제의 이 노래는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다양한 술문화를 전파하는 계기가 될 듯합니다.
자연스럽게 한국 술인 소주 등이 세계로 무한확장하는 것도 당연한 수순입니다.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많은 수익을 거두는 품목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도 고무적입니다. 그만큼 한국의 대중문화가 수출을 이끄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니 말이죠.
우리에게는 행복한 문화와 역사만 존재하지는 않죠. 오히려 그와 정반대의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흥겹게 놀고 싶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노벨 문학상을 아시아 여성 최초로 한강 작가가 수상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언젠가는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수상했다는 사실이 반가운 일이죠. 맨부커(이후 논란으로 맨을 뺀 부커상으로 바뀐)상을 받은 한강 작가는 이미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크게 평가받는 작가였습니다.
당연히 서구 사회에 크게 알려지니 보다 많은 번역 작품들이 출판되고, 이는 보다 많은 이들이 한강 작가의 작품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습니다. 이는 노벨 문학상을 받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한국어를 완벽하게 번역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노력해 번역된 소설들이 읽히고, 평가받는 과정들이 싸여 결국 노벨 문학상을 받은 것이니 말입니다.
가장 유명한 작품은 '채식주의자'일 겁니다. 가부장적인 사회 속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은 이 작품은 세계에서 한강을 널리 알린 대표작입니다. 그리고 노벨 문학상을 받을 수밖에 없게 만든 작품인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는 더욱 특별한 가치로 다가옵니다.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루고 있습니다. 실제 사건을 소설로 극화한 이 작품은 강렬합니다. 그리고 한강이 소설을 쓰게 된 계기 역시 자신이 어린 시절 살았던 광주 때문이기도 합니다. 같은 소설가인 아버지 한승원이 딸에게 그날의 기록으로 남은 사진을 보여준 후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하죠.
수많은 죽음들은 처참함 그 자체였지만, 이런 지옥 같은 상황에서도 헌혈하기 위해 모여든 수많은 시민들의 모습은 한강을 큰 충격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그 사건은 결국 한강의 작품 세계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그런 치열함이 노벨 문학상을 받도록 해준 원동력이라고 봅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을 다루는 작품입니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가장 끔찍한 두 사건을 잊지 않고 소설로 써낸 한강 작가는 그래서 더욱 위대한 작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위대한 업적에도 현 정부의 관료들은 한강의 노벨 작품상을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한강이 역사 왜곡을 했다고 주장하는 한심한 극우들의 외침은 그들이 더는 존재할 가치가 없음만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광기라고 볼 수밖에 없는 이 자들이 우리 사회 중요한 부서에 자리를 잡고 있다는 사실이 처참하기만 합니다. 이런 자들을 요직에 앉힌 이 정권의 말로는 너무 명징하기만 합니다.
한강 작가는 박근혜 정권에서 만든 블랙리스트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 블랙리스트에 올려진 봉준호 감독은 칸느 영화제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대상을 차지했습니다. 황동혁 감독은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성공한 작품인 '오징어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이 외에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문화 예술가들이 가득합니다. 국가 권력이 자신들의 정치색과 다르다는 이유로 모든 창작 활동을 막기 위해 만든 블랙리스트가 윤석열 정권에서 존재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돌아온 유인촌 장관이 만든 '책임심의제'가 바로 새로운 블랙리스트라는 말입니다.
영진위가 이를 이용해 문체부 지시를 산하 기관이 그대로 집행하도록 하는 장치로 활용되었다는 사실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에서 드러났습니다. 박근혜 시절 블랙리스트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유인촌 장관이 돌아와 동일한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입니다. 자신은 아니라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그들은 그렇게 행동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문화산업이 미래 먹거리라며 정책적인 접근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라는 말로 자유로운 문화 창작의 장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그 정책은 현재 대한민국을 가장 강력한 문화강국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제는 고인이 된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는 말을 떠올리게 만드는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서도 개개인 시민들의 힘은 막강합니다. 이 지독한 터널도 이제 곧 끝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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