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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도 여드름 브레이크 통해 '도시빈민들의 애환'을 이야기하다

by 자이미 2009.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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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여드름 브레이크>는 <돈을 갖고 튀어라>의 새로운 버전이라고 불러도 좋을 듯 했습니다. 배신과 음모가 난무하는 사회를 보여준 전작에 이어 탈주범과 형사라는 컨셉트로 진행된 <여드름 브레이크>는 300만원을 둘러싼 쫓는자와 쫓기는자들의 숨막히는 추격전을 잘 그려냈습니다.

1. 일단 튀어라

네티즌들에 의해 죄수로 지목된 박명수, 정준하, 노홍철, 전진은 죄수복을 입은채 도주를 시작합니다. 박명수의 여드름난 등에 힌트가 적힌 그림과 숫자만을 던져준채 시작된 그들의 도주는 전진의 의외의 센스로 쉽게 목적지를 찾게 됩니다. 남산시민아파트에 단서가 숨겨져 있음을 알게된 그들은 그곳을 향해 뛰기 시작합니다.

한편 형사역에 잘 어울린다는 유재석과 정형돈은 서울 형사와 시골형사의 컨셉트로 도망간 범인을 추적하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아무런 단서없이 그저 그들을 잡아야만 하는 뭔지 모자란 그들은 머리쓰지말고 손과 발로 움직이자는 정형돈의 이야기에 따라 그들 역시 뛰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그들은 300만원을 둘러싸고 길이 던져주는 힌트를 가지고 본격적인 추격전을 펼치기 시작합니다. 시민아파트를 거쳐 연예인아파트로 향하는 그들은 서로의 목적에 의해 편이 갈리기 시작합니다. 차 키를 가진 전진과 함께 한 정준하와 돈을 가진 박명수와 함께 한 노홍철은 그들만의 캐릭터에 맞는 활약을 펼쳐냈지요.

아무런 단서없이 그들은 쫓아야만 하는 형사역의 유재석과 정형돈은 과학수사를 한다고 지문채취를 하는등 야단법석을 떨지만 결국 녹화된 카메라를 돌려보는 것으로 그들의 그럴듯한 과학수사는 종결되었습니다.

죄수들은 길을 통해 다음 목적지를 찾아가고 형사들은 그들이 방문한 공간에서 녹화된 테잎을 보며 그들을 쫓아갑니다. 그리고 준비된 차량에서 그들은 결정적인 추적장치가 있음을 확인하고 쾌재를 부릅니다. 더욱 연예인아파트에 대한 서로 다른 검색결과로 인해 방향이 틀어지는 넌센스가 벌어지게 되기도 하지요. 그래서 더욱 스릴있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그렇게 그들은 돈가방이 숨겨져있다는 마지막 장소인 오쇠삼거리의 우물로 향합니다. 한장의 사진속 건물이 사라진 현장에 모인 그들과 그들을 추적하는 형사들 과연 다음주에 결론은 어떻게 날까요?

2. 패러디를 통해 새로운 전형을 만들어내다

이번 <여드름 브레이크>는 기본적으로 <프리즌 브레이크>를 패러디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무도는 패러디를 통해 색다른 재미를 던져주는 방식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그만큼 패러디를 하고자 하는 대상을 잘 알고 있고 이를 적절하게 믹스시켜 새로운 웃음으로 재가공하는 능력은 무도가 기존의 버라이어티에서 행하지 못했던 새로운 전형을 만들어내는데 혁혁한 공헌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지난 <돈을 갖고 튀어라>에서 보여준 배신과 음모 그리고 긴박한 스릴등은 이번 <여드름 브레이크>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었습니다. 그때와 다른 것은 명확하게 쫓기는 자와 쫓는 자가 나뉘었다는 것일 듯 합니다. 그러나 당시와 같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박명수와 배신을 일삼는 노홍철의 모습은 과거를 재확인하며 업그레이드된 배신과 음모의 재미를 던져주었습니다.
무도내에서 하나의 캐릭터가 되어버린 그들의 성격들은 이런 리얼드라마에서 더욱 강력하게 드러나는 듯 합니다. 박명수의 의외의 영특함과 과감성 그러나 항상 뭔가 모자란 모습, 어떤 방식으로든 결국 살아남을 수밖에 없는 영악함을 보이는 노홍철. 함께 있으면 방송분량을 얻어내기 힘든 정준하와 우왕좌왕하며 사건 해결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전진. 똑똑한 듯 하지만 여전히 모자란 그래서 더욱 정감어린 유재석과 캐릭터에 몰두하지만 이내 식상함을 던져주는 정형돈의 모습은 이번 <여드름 브레이크>에서도 잘 드러나며 시청자들에게 많은 웃음을 던져주었습니다.

그들이나 시청자들에게나 익숙해져가는 패러디를 통해 새로운 전형의 재생산은 이젠 무도이기에 가능한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더불어 모든 결과를 뒤집을 수있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길의 등장은 기존의 결과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갈 수있도록 해줌으로서 과거와는 전혀 다른 변별성까지 갖추게 되었습니다.

3. 도시 빈민들에 대한 김태호식의 시대정신

매번 무도에서 보여지는 사회비판은 이번 <무한도전 여드름 브레이크>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그들이 꼭 찾아가야만 하는 장소들은 하나같이 허름하고 사라져버린 공간입니다. 그 허름한 공간도 조만간 철거되어야할 입장에 놓인 도심속의 폐허와 같은 버려진 공간입니다. 남산 시민아파트나 동대문아파트(연예인 아파트)등이 그렇고 우물이 있다는 오쇠동의 사라져버린 사진속의 집이 그렇습니다. 그 사진속의 장소는 강제 철거를 당해 이제는 찾을 수없는 과거의 공간이었습니다.

당시 그들이 강제 철거를 당하며 받았던 이주비는 겨우 300만원이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그들이 찾아 헤메이는 돈 300만원은 삶의 터전을 빼앗기며 받은 도시 빈민들의 이주자금이었습니다. 길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음도 '이주길'이라는 닉네임으로 출연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는 이 모든 게임의 규칙과 힌트를 제공하는 인물이면서도 뭔가 알 수없는 모종의 계략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김PD는 이번주에는 웃음속에 도시철거민들의 애환을 그리고 있습니다. 새롭게 도시를 리빌딩하는 것을 거부하거나 막을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그 공간에서 삶의 터전을 세웠었던 서민들의 미래일 것입니다. 올초 용산철거민들의 학살을 보며 많은 이들은 분노했습니다. 왜 그들이 그렇게 죽어가야만 하는지에 대해 울분을 토하며 말입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2002년 11월 25일 강제철거지인 오쇠동에서 4남매가 화재로 숨지는 사건(관련기사 전체읽기)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후에도 철거용역들의 방화들이 이어졌다고 하니 철거 방화로 인해 사망사고는 용산이 처음이 아니었음을 상기할 수있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김PD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듯 합니다. 잊혀져버린 그리고 굳이 기억하려하지 않는 도시빈민들의 애환과 아픔을 기억해내고 많은 이들에게 회자시킴으로서 다시 한번 도시빈민들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할 수있기를 바라는 듯 합니다. 시청자들에게 아픔을 웃음으로 병치시켜 역설의 미학으로 풀어내는 능력은 가히 수준급이었습니다.

단순한 웃음만이 아닌 사회문제를 그들은 거론하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너무 딱딱해서 보지 않는 뉴스나 시사프로그램에서는 익숙하게 볼 수있지만 많은 시청자들이 외면하는 현실속에서 누구나 쉽게 접할 수있는 버라이어티에 이런 방식으로 접근을 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의미있고 용기있는 행동이 아닐 수없습니다.

우리가 잊어서는 안되는 사회적 문제를 웃음이라는 코드속에 적절하게 버물려 자연스럽게 그 문제를 다시 한번 고민할 수있도록 만들어내는 그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무한도전에 끝없는 찬사를 보내는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무한도전은 여전히 대한민국 버라이어티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MB정권은 이젠 PD수첩을 넘어 무한도전을 타깃으로 삼는 것은 아닌지 두렵기까지 합니다. 점점 노골적이면서도 강력하게 사회문제를 극적으로 담아내는 무한도전이 언제나 약자의 편에서 사회정의, 방송의 공익성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는 그들을 많은 팬들은 끝까지 응원할 것입니다. 

- 부천시 오쇠동 세입자 대책요구 성명

- 방송캡쳐한 마이데일리, 조이뉴스 24 사진인용, 오마이뉴스 사진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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