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파업은 언론자유에 대한 간절함이 전부이다
방송을 중단하면서까지 그들이 차가운 겨울 날씨에 밖으로 나서 시민들에게 자신들의 의지를 피력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스스로 'MBC는 죽었다'며 상여 퍼포먼스를 하는데도 이유는 존재합니다. 많은 이들은 정권 말기가 되니 이제야 파업을 하느냐는 이야기들도 하지만 그들은 이 정권 하에 여러 번에 걸쳐 총파업을 해왔습니다. 결과적으로 김재철 사장을 몰아내고 정상 방송을 쟁취하지 못한 채 많은 사원들이 쫓겨나는 결과들을 초래했지만 최소한 그들이 정권 말기 자신들의 보신을 위해 옷을 바꿔 입으려는 모습으로 파업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지요.
토요일 오후가 되면 자연스럽게 '무도'를 찾던 시청자들에게 연이어 결방이 되는 상황이 안타깝게 다가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일주일을 버티는 힘이라고도 하기에 그들에게 결방은 상실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무도의 결방은 지난 2010년에도 존재했습니다. 이 정권이 들어서며 언론장악에 나선 그들은 KBS에 이어 MBC에도 낙하산 사장을 투입하며 논란은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정권이 MBC에 김재철을 사장으로 투하시키며 노조는 총파업으로 맞서며 김재철 사장을 적극적으로 거부하며 긴 파업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총 파업은 천안함 사태까지 이어지며 무도는 7주 결방이라는 초유의 상황까지 이어졌습니다.
7주 결방의 추억은 무도의 존재감을 더욱 강렬하게 만들었습니다. 당시 무도 재방송까지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그들의 파업에 큰 힘으로 다가왔습니다. 노조의 대외 투쟁은 국민들의 큰 호응을 이끌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투쟁은 김재철 신임사장을 막아내지 못했고 그의 입성은 MBC의 몰락을 이끌었습니다. 철저하게 현 정권의 입을 자처하며 보도기능을 완벽하게 무능화시키며 MBC는 상업방송인 SBS보다 못한 보고채널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그 유명한 청와대 쪼인트 사건은 그들이 어떤 존재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김 사장을 저지하지 못한 MBC는 시사 프로그램들이 강제 폐지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고 기존의 방송은 진행자와 제작자를 교체해 철저하게 무력화 시키는 방법으로 유명무실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사회 현안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백분토론'은 시청자들에게 개콘을 보는 것 같다는 비아냥에 시달렸고 '피디수첩'은 기존의 피디들을 해직과 타부서 발령 등으로 무기력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성역 없는 보도로 지배권력 자들을 두렵게 만들었던 '뉴스 후'가 사라진 MBC는 9시 뉴스의 변절과 함께 공중파 방송에서 가장 빈약한 보도 기능을 가진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KBS와 함께 MBC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종편에 대한 반발을 무기력하게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그들의 방송 출범의 혁혁한 공헌을 한 존재가 되기도 했습니다. 방송이 무기력해지며 수구언론이나 기존 언론이나 다를 것이 없다는 자조는 자연스럽게 그들의 입성에 대한 반발을 누그러트렸다는 점에서 현 정권의 언론장악은 그 가치를 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몇 번의 투쟁은 언제나 노조의 해직과 강제 발령으로 이어졌고 김재철 사장의 퇴직 쇼와 함께 사장으로 재 선출된 MBC의 앞날은 정권이 바뀐다고 해도 좋아질 가능성이 없어 보입니다. 종편을 살리기 위해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킨 '미디어 법'은 종편 사업자들에게 약탈적 광고를 가능하게 해주었고 공영으로 묶인 MBC는 광고 경쟁에서도 뒤쳐지며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종편에 약탈적 광고 시장을 넘겨주고 KBS에는 수신료를 올려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을 택한 현 정권은 MBC를 수익 구조 시스템에서도 무기력하게 만들며 더욱 큰 나락으로 빠트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외침은 공영방송 MBC의 생존권이 달린 중대함으로 다가옵니다.
이 정권은 몰락은 둑이 무너지듯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방송장악의 진두지휘를 했던 최시중 방통위장은 온갖 비리 혐의를 받으며 퇴진을 했고 이명박 대통령의 인척과 측근들의 비리가 연일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그들이 설자리를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과거 MBC 노조의 총파업이 거대 권력 앞에 무릎을 꿇었다면 이번에는 붕괴된 권력과 맞서 그들이 스스로 공영방송 MBC를 되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MBC 노조에서도 이번 총파업은 '종결 파업'을 선언하고 김재철 사장이 물러나는 그 순간까지 파업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습니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그들이 이번에도 파업이 흐지부지된다면 치욕의 존재로 전락할 수밖에는 없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파업의 중요성은 크기만 합니다.
2월 1일 이후 자취를 감춘 김재철 사장. 부사장과 비서진들도 사장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 수 없다는 이 황당한 상황이 곧 현재 MBC의 현실입니다. 모든 문제의 키를 쥐고 있는 김사장은 철저하게 파업을 외면한 채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리지 않은 채 홀로 파업(?)을 진행 중인 모습은 씁쓸하게 다가옵니다. '언론자유 쟁취 싸움에 늦은 시간이란 없다'는 말처럼 비록 많은 이들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지만 그들의 투쟁이 이번만큼은 성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무한도전만큼이나 흥미롭고 재미있었던 '제대로 뉴스데스크'는 MBC가 만들고 싶은 보도였습니다. 성역을 두지 않고 잘못된 것들에 대해 진실 보도를 하던 과거의 MBC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그들의 바람은 '제대로 뉴스데스크'에 그대로 실려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투쟁 의미는 명확합니다.
비록 무한도전을 7주 혹은 그 이상을 못 볼 수도 있겠지만 그들의 투쟁이 바른 언론을 되찾는데 큰 역할을 한다면 많은 시청자들은 그들의 투쟁에 박수를 보내고 용기를 불어넣어줄 것입니다. 물러섬 없이 마지막까지 언론자유가 쟁취되는 그 날까지 국민들과 함께 투쟁할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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