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상사의 비틀기와 하하홍철의 민망한 대결도 흥미로움으로 만드는 힘
무한상사는 이제 어엿한 그들만의 전통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현실과 예능 사이 이 오묘한 지점에 걸쳐있는 무한상사의 존재감은 이후 지속적인 방송을 통해 더욱 대단한 가치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2012년 무한상사의 모습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무한상사는 왜 무한도전에 중요한 가치로 다가오는 것일까? 그 이유는 이번 방송에서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무한도전 자체를 하나의 회사로 인용해 벌이는 예능과 현실 사이의 간극은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재미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유재석이 유재석이 아니고 정형돈이 정형돈이 아닌 무한상사에는 그들이 있지만 그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무한상사가 대단한 가치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이유는 평창 스키점프대 등반을 외치는 순간 시작되었습니다. 그 고생을 하며 올랐던 90m가 아닌 가장 높은 120m 스키점프대를 올라가겠다는 유부장의 말에 정형돈이 외치는 "솔직히 형이 유재석이잖아요"라는 말 속에 그들의 속내와 재미가 숨겨져 있습니다.
김태호 피디도 밝혔듯이 무한상사는 기본적인 틀만 던져주고 모든 것이 애드리브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가장 완벽한 무한도전의 모습과 맥을 같이합니다. 상황극의 대가들이 되어가는 그들의 모습은 이후 무한상사가 지속적으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상황 극의 대가인 박명수와 뭘 해도 잘 하는 유재석. 언제나 엉성한 정준하와 정형돈. 점점 상황 극에 적응해가는 노홍철과 상황 극 자체를 거부하는 하하, 여전히 뭔지 모호한 길까지 무한상사 상황 극은 완벽함과 모호함 사이에 거칠게 상황을 만들어가는 재미가 흥미롭기만 합니다.
스키점프대에 도착한 그들은 그 엄청난 높이에 기겁을 합니다. 더욱 90m가 아닌 가장 높은 120m를 오른다는 것은 그 고통을 기억하고 있는 그들에게는 힘겨울 수밖에는 없으니 말이지요. 말도 안 되는 도전에 엄청난 고생을 했던 기억이 그대로인 그들에게 유재석의 발언은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누가봐도 내가 정형돈이야. 영계백숙..오호호호~"라고 반항을 하는 형돈의 모습 속에 이 말도 안 되는 상황 극이 서로에게 얼마나 당황스러운지를 느끼게 합니다.
작년에 올라갔던 스키점프대를 뛰어서 올라가는 유재석의 모습과 무도를 패러디하는 유재석과 길의 모습은 자신이 자신을 패러디하는 진기함을 통해 파격을 보여줍니다. 감동 그 이상 가치를 만들어냈던 무도의 모습은 무한상사가 되니 감동이 아닌 현실만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유부장의 도움을 기대한 길 사원은 거침없이 낙오된 길을 밀어 버리자 "방송이랑 다르잖아요"를 외치는 길 사원과 "예능이란 사회는 달라 이 친구야. 내가 유재석인 줄 알아 나는 유부장이야"라고 외치는 유재석의 한 마디는 이후 무한상사가 보여줄 재미와 가치가 무궁무진함을 던져주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만들어진 캐릭터를 그대로 드러내는 무한상사는 최고의 상황 극이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사회인들의 애환과 일상을 그대로 재현하면서도 무한도전의 재미를 놓치지 않는 무한상사는 무한도전이 사라자지 않는 한 영원한 파트너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스키점프장 등산을 마치고 지하로 쫓겨난 그들의 업무 과정과 지하와 옥상을 오가는 그들의 힘겨운 앞날은 점점 탄력을 받아간다는 점에서 지금보다 다음이 더욱 기대되는 특집입니다.
하하와 홍철이 SNS를 통해 장난처럼 시작한 대결은 말도 안 되게 현실로 만들어졌습니다. 그것도 그들을 응원하는 3000명이 넘는 관객들을 모아놓고 실내 체육관을 빌려 벌인 그들의 민망한 대결은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특집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하하가 제안한 자유투, 알까기, 닭싸움과 노홍철이 제안한 간지럼 참기, 캔 뚜껑 따기, 동전 줍기와 제작진이 준비한 퀴즈와 시청자가 제안한 게임까지 장난처럼 시작된 그들의 도전은 하나의 완성된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 거대함 속에 과거의 프로그램을 패러디해서 새로운 가치로 만들어내는 무한도전의 무모한 도전은 초심의 그들로 돌아가 새로운 형식들을 끊임없이 만들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자동차 두 대를 내걸고 여기에 즉석에서 만들어진 무도 인들의 추가 상품까지 푸짐해진 상금에 하하와 노홍철의 대결에 함께 한 팬들이 직접 대결에 참여하는 방식은 과거 예능에서 자주 등장했던 방식이기도 했습니다. 죽었던 방식을 되살려 가장 극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은 긴 시간 만들어낸 무도와 팬들의 호흡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의미겠지요.
거대한 체육관에 세워진 큰 규모의 세트장에 무도 인들이 불안함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실감하게 된 그들의 긴장감은 본 게임에 들어가서도 그대로 재현되었습니다. 하하가 가장 자신하는 자유투로 먼저 시작된 그들의 도전은 김승현과 김단비가 스승으로 등장해 그들에게 특별 과외를 해주는 장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3450명이 입장을 마치고 마치 격투기 경기를 하는 듯한 모습으로 등장한 그들의 첫 대결은 의외성이 지배하며 흥미를 배가시켰습니다. 하하가 가장 자신하는 자유투 대결에서 그 긴장감은 다섯 번의 기회를 모두 날리게 만들었으니 말입니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레슬링 대결 이상으로 긴장감 넘치게 만드는 것도 재주이고 이를 마음껏 즐기는 팬들의 모습도 대단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녹화를 마치고 김태호 피디가 남긴 SNS 글만으로도 현장이 얼마나 흥미롭고 재미있었는지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감사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 제작진이 준비한 차량 두 대에 이어 선팅에 보험료까지 모두 해주겠다는 무도 인들의 다짐에 홀로 빠진 길을 발견하고 한없이 미안해하며 길이 블랙박스를 해주기로 했다는 김 피디의 방송 후 이야기마저 화제가 되고 재미로 다가오는 무도는 역시 최고였습니다.
무한상사와 하하홍철을 보면 2012 무한도전을 엿볼 수 있게 합니다. 여전히 강력한 웃음과 재미, 의미들을 담아내고 있는 그들의 모습 속에 늙어서까지 무한도전의 모습으로 함께 하고 싶다는 무도 멤버들의 바람이 거짓이 아닌 현실이 될 수밖에 없음을 느끼게 합니다. 낙하산들로 인해 강제 종영 위기까지 처했던 무도. 그 모든 힘겨움을 넘기고 새롭게 시작된 2012년. 새로운 변화처럼 무도의 앞날은 더욱 밝아 보이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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