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의 저력이 두려움으로 다가오는 런닝맨, 1박2일 시즌2로서는 버겁다
설 연휴를 대비한 그들의 특집은 다양한 겨울 밥상을 경험하는 여행이었습니다. 자사 프로그램 중 하나인 '최불암의 한국인의 밥상'을 '1박2일'화한 이 특집은 익숙하거나 혹은 색다르거나 한 먹을거리로 인해 흥미로운 여행이 되었습니다.
종영을 예고하고 방송을 만들면서 함께 하는 여행보다는 나눠서 전국을 다니다 한 곳에 모여 게임을 하는 형식을 추구하게 된 것은 고육지책입니다. 함께 하면 오랜 시간을 걸려 해내야만 하는 과정을 단기간 안에 많은 것을 보여주려는 그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말입니다. 이런 변화는 자연스럽게 장단점이 노출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정보나 가치라는 측면에서 다양함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흥미롭지만 함께 하는 여행이 주는 기존의 '1박2일'식 재미는 놓칠 수밖에는 없었으니 말입니다.
종영을 예고하고 시간에 쫓기지 않았다면 지금보다는 안정적이고 좀 더 다채로운 상상력과 그런 가치들이 만들어내는 재미가 더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큽니다. 공개적으로 종영을 예고하고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 상황에 몰린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이 이런 방식이라는 점에서 시청자들 역시 같은 아쉬움을 공유하고 있을 것입니다.
빼떼기 죽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이들에게 만드는 과정과 시민 출연자가 건넨 음식에 얽힌 삶은 많은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김종민을 쥐락펴락하며 자신의 인생 속에 빼떼기 죽이 어떤 가치로 자리잡고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음식이 가지는 역사이자 가치였습니다.
매생이와 새머리 조개를 먹기 위해 직접 채취를 해야만 했던 이들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통해 이 맛있는 음식들이 우리에게 전달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노동 후 맞이하는 식사는 그 노동의 몫을 곱한 만큼의 가치로 돌아온다고 하듯 굴을 먹지도 못하던 지원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먹을 수 있게 하는 힘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여행과 노동, 그리고 음식 등은 '1박2일'이라는 여행 버라이어티에서는 핵심적인 주제였습니다. 여행지를 선정하고 그곳에 도착해 일정 수준의 노동을 하고 먹을거리와 잠자리를 두고 게임을 하는 형식은 오랜 시간 그들이 지켜온 방식이자 특징이니 말입니다. 마치 무전여행을 다니는 친구들처럼 그들은 언제나 풍족한 여행이 아닌 노숙까지 자처할 정도로 힘겨운 여행을 해오기만 했습니다. 그냥 얻어먹어서는 안 되기에 노동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현지의 노동자들과 함께 굵은 땀을 흘리고 그들의 삶 속에서 지역의 특징과 가치, 그리고 여행이 주는 참 의미들을 참아내는 과정들은 흥미로움과 함께 때로는 감동으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왁자지껄한 종영과 시즌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많은 이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1박2일'은 스스로 만든 덫에 갇혀 멋지게 빠져 나올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 방식이 그들만의 자유로운 형식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존재합니다.
이미 검증된 흥행 코드를 버린 채 무모한 도전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는 점에서 사람만 바뀔 뿐 우리가 알고 있는 익숙한 형식은 그대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즌 제라는 제도는 잔혹한 올가미가 될 수가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자승자박은 스스로 수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무한도전이 흔들림 없이 지속성을 가지는 것과 달리 내부의 혼란이 곧 외부를 흔들며 자멸의 기운을 내뿜고 있다는 점에서 2, 3월 두 달은 '1박2일'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시기가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지난 주 언론은 세 명의 새로운 인물들이 '1박2일'에 합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성시경과 김승우, 그리고 주원이 그 대상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성시경만이 아직 확정을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큰 문제가 없다면 이들 세 명이 남은 세 명과 함께 새로운 '1박2일'의 여행자들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승기와 은지원이 하차를 기정사실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수근, 김종민, 엄태웅, 성시경, 김승우, 주원의 조합이 시청자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느냐는 시즌 2의 승패를 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여기에 출연자와 동급처럼 취급되던 나영석 피디가 하차를 한다는 사실 역시 골수팬들에게는 아쉬움으로 다가온 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형식과 틀이 크게 바뀌지 않는 다는 점에서 더욱 작가들이 그대로 시즌 2에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나 피디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것은 기존의 '1박2일'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이 더욱 높다는 반증 일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새롭게 거론된 멤버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가장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다른 후보군들로 급격하게 변신을 한다고 해도 현재의 비난이 재현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점에서 이 힘겨움은 시즌 2가 가질 수밖에 없는 홍역과도 같은 일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황제라 불리던 이승기와 천재라고 불렸던 은지원의 하차는 자연스럽게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이수근이 개그맨다운 순발력과 재미는 갖추고 있지만 진행 솜씨가 한계를 명확하게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시즌 2를 이끌어갈 존재가 누구냐는 점도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큰 형이 되어 팀을 이끌 김승우의 존재감이 과연 강호동과 비견될 수 있느냐 도 부담입니다. 석연찮게 '1박2일'에서 물러나야 했던 강호동의 존재감은 그나마 현존 멤버들의 노력으로 겨우 막고 있기는 했지만 특별한 존재들이 모두 빠져나간 상황에서는 그 빈틈들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더욱 큰 문제는 강력한 상대의 등장이라는 점입니다. 일요 예능의 절대 강자였던 '1박2일'이 위기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된 것은 '런닝맨'이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하면서 부터였습니다. 2011년 초에는 존폐 위기까지 몰렸던 '런닝맨'이 어느새 절대 강자의 턱밑까지 추격하며 1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은 '1박2일 시즌2'에는 엄청난 부담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종영과 함께 일정 부분의 시청자들이 '런닝맨'과 다른 프로그램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그 폭이 어느 정도이냐에 따라 '1박2일 시즌2'의 성공여부가 결정될 수밖에 없는데 '런닝맨'의 존재 가치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완벽하게 틀을 갖춘 멤버들의 캐릭터와 SBS가 일요 예능 최강자로 만들기 위해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언제든 틈을 보이며 전세를 역전시켜 일요 예능의 최강자 시대를 다시 열겠다는 포부를 보이고 있습니다.
랜드 마크를 건물 안으로 국한시키지 않고 외국까지 돌아다니며 벌이는 그들의 달리는 예능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에서 엄청난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점에서 2012년 '런닝맨'은 SBS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예능이 될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는 2월 종영을 하는 '1박2일'과 함께 시즌 2가 시작되는 시점 힘의 균형을 무너트리고 '런닝맨'의 독주 시대를 만들겠다는 포부와 맞닿아 있습니다.
결코 만만찮은 경쟁자가 가속도를 붙이며 인기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바뀐 멤버들로 새로운 가치들을 만들어내야만 하는 '1박2일'로서는 힘겨운 싸움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시즌 2에 대한 반발로 이탈하는 시청자들을 어떤 방식으로 최소화시키고 기존의 시청자들이 꾸준하게 사랑을 줄 수 있도록 만드느냐가 그들에게는 최대 관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 될 수밖에는 없다는 점에서 그들의 위기는 점점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유재석의 저력이 점점 힘을 얻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강호동도 없고, 이승기도 없는 '1박2일'이 과연 시청자들의 사랑을 지속적으로 독차지할지는 미지수입니다. 과연 힘의 균형이 과거 '패밀리가 떴다'처럼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2, 3월의 일요 예능 판도는 흥미롭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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