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의 2015년 프로젝트 중 하나인 <무한도전 식스맨>이 연일 화제입니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많은 후보자들이 멤버들과 인터뷰를 하는 과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재미있었습니다. 여섯 번째 멤버를 뽑는 과정을 담은 인터뷰는 현재 무한도전의 위상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흥미로웠습니다.
무도 식스맨 되기 어렵다;
독이 든 성배와 무거운 왕관, 시청자들의 시월드까지 존재하는 무도 식스맨
지난주부터 시작되었던 <무한도전 식스맨>은 다섯 명의 멤버로서 한계가 있는 무한도전의 요구에 의해 여섯 번째 멤버를 뽑기 위한 인터뷰는 그 과정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도전이기도 했습니다. 무한도전의 5대 프로젝트 중 가장 중요하게 거론되었던 식스맨은 그렇게 조심스럽지만 간절함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홍진호를 시작으로 이서진, 김지석, 홍진경, 서장훈, 유병재, 박진영, 최시원, 강균성, 이기광, 헨리 등 많은 이들이 후보자로서 멤버들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강렬하게 무도의 식스맨이 되기를 원하는 이들과 강력하게 거부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도 분명한 것은 무한도전의 위상과 가치였습니다.
'독이 든 성배도 성배다'라는 말이 의미를 하듯 무한도전의 새로운 멤버가 된다는 것은 달콤한 유혹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유병재가 등장과 함께 무한도전 멤버가 되고 싶지 않다고 선언적 발언을 하면서도 시간이 흐르며 새로운 멤버가 되고 싶다는 말을 꺼내는 모습에서 식스맨의 가치가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방송 작가로 시작해 tvN의 'SNL 코리아'에서 연기까지 하며 큰 관심을 받았던 인물입니다.
알만 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유병재의 이런 혼란스러운 모습은 어쩌면 무도 식스맨이 되고 싶어 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이기도 할 것입니다. 유병재는 무한도전 식스맨이 되고 싶은 이유로 두 가지를 거론했습니다. 유명해지고 싶고 돈도 벌고 싶다. 무한도전의 새로운 멤버는 바로 이런 두 가지 확실한 열매가 존재하고 있음이 분명했습니다. 명성과 큰돈을 벌 수 있는 자리. 하지만 그래서 두려울 수밖에 없는 그 자리는 무거운 왕관이자, 독이 든 성배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무한도전은 올 해 10주년을 맞은 최장수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요즘처럼 1년을 버티는 것이 힘겨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여전히 강력한 힘을 보여주는 무한도전은 그래서 위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이런 긴 여정과 큰 인기는 단단한 팬층으로 구축될 수밖에는 없다는 점입니다.
무한도전이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요인은 다양하게 거론될 수 있을 것입니다. 유재석을 중심으로 한 멤버의 힘과 김태호 피디를 중심으로 한 제작진의 힘이 쌍두마차처럼 맞물리며 현재까지 이어져 왔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명확한 현실입니다. 문제는 이런 그들의 노력은 강력한 팬덤을 만들어냈고, 그 힘은 새로운 멤버의 영입을 어렵게 만들고는 합니다.
일곱 번째 멤버였던 길의 경우를 보면 그 자리가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것인지를 알 수 있게 합니다. 뒤늦게 합류해 무한도전의 멤버가 된 것은 길에게는 그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최고의 행운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행운은 그리 오래갈 수는 없었습니다. 매주 방송이 끝나면 쏟아지는 악평 속에서 길은 주눅이 들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존재가 영입된다고 해도 그 무거운 중압감을 쉽게 벗어날 수 있는 이들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무도는 힘겨운 자리임이 분명합니다.
시청자들은 이미 무한도전의 멤버들이나 다름없는 존재감을 자임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무도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고 그런 애틋함은 자연스럽게 많은 것들에 몰입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 집중이 때로는 긍정적인 결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너무 과한 집착은 독이 되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무한도전 측에서 2015년 10주년이 되는 해 다섯 가지의 거대한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그 중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우주여행'까지 있을 정도로 그들의 프로젝트는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그 '우주여행'마저도 우습게 만들어 버린 가장 중요한 화두로 새로운 멤버를 뽑는 '무한도전 식스맨'이라는 사실은 그들이 새로운 멤버를 영입하는 행위가 얼마나 힘들고 중요한지를 엿보게 했습니다.
새로운 멤버를 뽑는 것은 단순하고 쉽게 이뤄지는 일은 분명 아닙니다. 새로운 멤버를 들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분위기에 잘 맞아야 하고 시청자들에게 반감을 사지 않는 존재를 골라야 한다는 점에서 심사숙고를 할 수밖에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무도 제작진들은 상당히 영특한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자신들이 아무리 심사숙고를 한다고 해도 뽑힌 멤버는 반대급부가 나올 수밖에는 없는 게 현실입니다.
누가 새로운 멤버가 된다고 해도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제작진들은 그 무게를 시청자들도 함께 지자고 제안했습니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멤버를 제안 받는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 이는 후폭풍에 대한 대비라고 보는 것이 더욱 적절할 것입니다. 함께 후보를 추려내고 그 안에서 그나마 가장 적합한 누군가를 찾는 과정을 공개함으로서 쏟아질 수밖에 없는 비난을 분산시키겠다는 제작진들의 선택은 현재까지는 잘 맞아 떨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수많은 후보자들이 방송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개진하고 이를 그대로 시청자들이 보면서 그에 대한 평가를 하는 과정은 마치, 이제는 조금씩 시들해지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떠올리게도 합니다. 즉각적인 결정이 이뤄지는 방식은 아니지만 어찌되었든 형식 자체는 오디션과 유사한 틀을 차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디션에 참가하는 이들은 무대 위에 올라 자신의 능력을 보여줘야 합니다. 전 국민에게 공개되는 상황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는 그들에게는 중요한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강력하게 비판을 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하고, 일부는 역설적으로 자신은 관심 없다고 주장하며 관심을 끌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완벽하게 준비가 되어 인터뷰를 하는 멤버를 놀라게 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탐이 난다는 표현을 해도 좋을 정도로 완벽하게 시선을 제압하는 인물 중 하나는 강균성이었습니다. 광기 어린 시선과 다중인격이라고 스스로 말하듯 다양한 인격이 충돌하는 모습은 번잡스럽고 괴기스럽기도 했지만, 예능에 이만한 캐릭터가 나오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탐나는 후보임이 분명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도 멤버들 특유의 존재감은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유재석은 여전히 그가 왜 국민 MC이고 무도의 핵심인지를 인터뷰에서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상대가 누구이고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상황 파악을 한 후 그들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모든 것들을 풀어내게 하는 능력은 역시 탁월했습니다.
무한도전의 시월드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이번 방송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새로운 멤버의 조건은 '두뇌, 체력, 신선함, 젊음, 인지도, 화제성'이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충족시켜주는 존재가 '무도 식스맨'이어야 한다는 발언은 시청자들이 스스로 얼마나 대단한 시월드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충족시킬 수 있는 인물은 없습니다. 무도 현재 멤버들 역시 자신들이 후보자라고 한다면 결코 무도 멤버가 될 수 없다고 이야기를 할 정도로 어려운 조건들입니다. 시청자들이 무도에 바라는 마음과 새로운 멤버에 대한 환상이 하나가 되어 만들어진 조건이라는 점에서 지키기 위함이라기보다는 바람에 가까운 요구사항이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이 조건들이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은 사실 이 조건에서 벗어나면 비난 역시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라도 써볼 수 있지만 그 무게를 감당하기도 어렵고, 자신의 손에 쥐어준 성배가 독이 들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시고 싶은 것이 바로 무한도전의 식스맨 자리입니다. 명성과 돈을 얻을 수 있는 그리고 강력한 팬덤에 환호를 받을 수 있는 이 대단한 자리에 누가 앉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시월드의 힘은 더욱 강력함으로 무도를 지배할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과연 이런 시월드를 이겨내고 제작진들이 누구를 선택할지 궁금해집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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