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이 빌보드에서 다시 1위를 차지했다. 7주 연속 1위를 차지하던 자신들의 곡 '버터'를 신곡인 '퍼미션 투 댄스'로 바통 터치한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빌보드 역사상 이런 식으로 자신의 곡을 직접 밀어내고 1위를 한 사례는 비틀스 이후 14번째 기록이다.
당연하게도 미국으로 중심으로 한 영미권 국가가 아닌 아시안으로서 수많은 기록들을 새롭게 써내려가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미국의 대형 레이블들이 방탄소년단을 경계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해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은 그들이 어떤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미국의 경우 라디오가 중요하다. 워낙 국토가 넓다보니 라디오가 중요한 수단으로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라디오에서 얼마나 많이 노래가 나오느냐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방탄소년단이 초기 미국에서 힘겨웠던 부분이 바로 라디오였다.
방탄소년단의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음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미국 라디오 선곡 리스트에 그들의 노래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라디오마다 선곡 리스트를 만들고, 이를 청취자가 선택하면 틀어주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선곡 리스트에 들어가는 것은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방탄소년단은 이미 현지에서 인정한 뮤지션이라는 의미다.
대형 레이블들의 방해 공작으로 라디오에서 방탄소년단의 노래가 나오지 않기도 했지만, 아미들이 어느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은 전 세계적 팬덤이라는 점에서, 그들의 방해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렇게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곡을 밀어내고 새로운 1위 곡을 만들어냈다.
핫샷으로 1위를 차지하고, 후속곡으로 핫샷으로 자신의 곡을 밀어낸 것은 2018년 드레이크 이후 3년 만이다. 발표와 함께 빌보드 핫 100 1위를 차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기록을 다시 자신의 곡으로 갈아치운다는 것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방탄소년단의 가치는 더욱 커진다.
빌보드에서 방탄소년단 이전 '핫 100'에서 1위를 자체 바통 터치한 가수 혹은 팀은 13명이 전부였습니다. 비틀스를 시작으로 블랙 아이드 피스, 테얼러 스위프트, 위켄드, 저스틴 비버와 드레이크 등이다. 방탄소년단은 이제 14번째 멤버가 되었다.
여기서 드레이크에 이어 핫샷으로 1위곡을 새로운 자신의 곡으로 채운 유이한 존재가 되었다는 사실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그만큼 방탄소년단의 위상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게 한다. 여기에 기록을 더욱 세분화하면 더 큰 가치로 다가온다.
핫샷으로 '핫 100'에 데뷔한 뒤 7주 이상 1위를 지키다 자신의 다른 곡으로 '핫 100' 1위를 대체한 가수는 딱 셋이다. 퍼프 대디와 드레이크에 이어 방탄소년단이 그 어려운 기록을 만들어냈다. 그룹으로는 빌보드 62년 11개월 역사상 BTS가 최초다.
방탄소년단의 기록이 대단한 것은 단순히 '핫 100'에서 1위를 하는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글로벌 200 1위를 동시에 차지했다는 것이다. 미국 위주의 빌보드에서 '핫 100'은 그들만의 리그나 다름없다. 그런 점에서 글로벌 차트는 '핫 100'과 다른 결과들이 나오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럼에도 방탄소년단이 상반된 두 차트 모두 1위에 올랐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역설적으로 글로벌에서 1위를 차지한 곡이 미국 음악이 중심인 '핫 100' 차트까지 점령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맞을 수도 있어 보인다. 상반된 두 차트에서 1위를 한 것만이 아니라 주요 8개 차트를 모두 1위를 차지한 방탄소년단은 누가 뭐라 해도 당대 최고의 뮤지션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방탄소년단의 기록은 이것만이 아니다. 10개월 2주 만에 다섯 곡을 핫 100 차트 1위에 올린 기록은 지난 1987~1988년 사이 9개월 2주 동안 1위에 다섯 곡을 올린 마이클 잭슨 이후 최단기간 기록이다. 팝의 전설인 마이클 잭슨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했다는 의미다.
단 1개월 차이로 기록이 갈렸지만, 방탄소년단은 마이클 잭슨에 이어 가장 최단시간 1위 곡 다섯 곡을 가진 뮤지션이 되었다. 비틀즈와 비교되던 방탄소년단은 이제 마이클 잭슨과 비교되는 존재가 되었다. 대중음악의 전설들과 같은 자리에 올랐다는 사실은 경이롭기만 하다.
빌보드 차트만이 아니라 차트 데이터가 집계한 'Songs of the Summer 올해의 여름곡' 차트에서 '버터'가 1위를 차지했다. 핫 100과 올해의 여름 곡 차트에 동시에 1위에 올라선 것은 2010년 케이티 페리 이후 처음이다. 이 전설들의 기록들을 하나씩 쌓아가고 있는 방탄소년단이다.
에드 시런과 공동 작업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Permission to Dance 퍼미션 투 댄스'가 큰 주목을 받은 것은 그저 이런 대단한 기록들을 세운 것만이 아니다. 그 안에 담긴 이들의 마음이다. 세계 공통 수어를 통해 응원을 보내 화제를 모았다.
'즐겁다', '춤추다', '평화'를 뜻하는 수어를 표현하는 방탄소년단의 모습에 15억 농인들을 행복하게 해주었다. 이 노래를 보며 수많은 이들은 방탄소년단에 찬사를 보내고 감사를 표하는 모습은 참 대단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팬데믹으로 힘겨운 모든 이들에게 춤은 아무런 장벽이 없다며 함께 즐겁게 춤추자고 하는 방탄소년단에 수많은 이들이 환호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그들이 주는 메시지는 많은 이들에게 위안을 주고 행복함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이 노래가 가지는 가치는 충분하다.
독일의 DJ가 콜드플레이 곡을 부른 방탄소년단을 인종차별하며 온갖 욕설을 퍼부은 사건이 있었다. 당연히 해당 DJ는 전 세계적 비난을 받으며 방송에서 사라졌다. 그는 자신이 찬양하는 콜드플레이 곡을 감히 아시아 가수가 불렀다는 사실을 조롱했다.
그런 콜드플레이가 새로운 앨범을 발표한다. 그리고 그 곡 중 하나인 'My Univers'라는 곡이 피처링을 방탄소년단이 했다는 사실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독일 DJ가 그렇게 찬양하며 반대급부로 방탄소년단을 조롱하고 비하했는데, 그 둘이 모여 음악을 만들었으니 말이다.
콜드플레이가 그동안 방탄소년단에 많은 찬사를 보냈었다는 점에서 이들의 협업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설과 전설이 만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세계 음악 팬들은 10월 발매될 콜드플레이의 앨범을 기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방탄소년단을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로 임명했다. 이로 인해 오는 9월 방탄소년단은 세 번째로 유엔 연설에 나서게 되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018년 뉴욕에서 열린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의 청년 어젠다 행사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Generation unlimited)에 참석해 연설했다.
지난해 유엔총회 때는 팬데믹으로 인해 화상으로 진행된 유엔 보건안보 우호국 그룹 고위급 회의에서 코로나19 위기에 부딪힌 청년들에게 특별 영상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전세계에 보내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위치는 아무나 가지는 것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방탄소년단은 그저 뮤지션으로서 가치 그 이상의 존재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리고 그의 역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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