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무강이 죽은 후 블랙이 되었다. 이미 정해진 수순이었다. 누군가는 큰 그림을 그려내고 있었다. 그 이유를 아직 밝히지는 않았지만, 점점 복잡해지는 인물들 속에 인간이라는 존재의 나약함만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이미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한무강과 블랙;
바바리맨 블랙과 수없이 쏟아진 떡밥들, 점점 기괴해져 간다
무강은 누군가의 지시에 의해 죽어야 했다. 그 죽음은 예고되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그런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존재가 누구일지 예측도 모호하다. 인간과 인간이 아닌 자들을 넘나드는 관계 속에서 속단 자체가 무의미해지기 시작하니 말이다.
무강이 죽은 후 그 몸은 블랙의 몫이 되었다. 연인의 죽음을 맞이했던 저승사자. 그는 사랑하는 연인의 눈과 마주치지 말아야 했다. 그 중요한 원칙을 어긴 후 그는 저주를 받았다. 그렇게 블랙이 된 저승사자는 자신의 역할로 돌아가기 위해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물론 그 일이 무엇인지 알 수는 없다.
하람은 어린 시절부터 타인의 죽음을 봐왔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하람의 어머니는 그 애가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했고, 아버지를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타박했다. 단순히 사망 후 힘든 삶을 살고 있어 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 안에는 그녀만이 아는 비밀이 존재한다.
형사인 아버지는 자신의 딸이 죽음을 본다는 사실을 알고 이해하려 노력했다. 그리고 선글라스를 선물해 그 시선을 막아주기 위해 노력도 했다. 하람 아버지는 자신의 죽음을 봐 달라 했다. 하람의 눈에는 죽음을 앞둔 이들의 몸에는 검은 색 안개 같은 것이 나온다. 이를 만지면 마지막 그 순간이 보인다.
누군가 하람의 아버지를 밀어 숨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의 사망은 사고사 정도로 마무리 되었다. 분명 누군가 그를 악의적으로 사망에 이르게 만들었지만, 그 진실을 캐려는 노력을 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아버지의 사망은 하람의 운명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
자신의 능력을 알면서 이해하고 인정해주는 유이한 남자인 아버지와 무강. 하지만 현실은 두 남자가 모두 사망했다. 물론 다시 살아난 무강을 보면서 블랙이 아닌 무강이라 생각하고 이지만, 하람을 이해하는 두 남자의 죽음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닌 누군가에 의해 준비된 결과였다.
세상 무서울 것 없는 블랙이 된 무강은 안하무인이 되었다. 저승사자에게 이승의 사람들은 무의미해 보일 뿐이니 말이다. 인간이 하루살이를 바라보는 것과 유사한 시각일 것이다. 할머니를 보면서도 블랙이 느끼는 감정은 어린 아이 정도일 것이다.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을 보내온 저승사자에게 인간이란 그저 어린 아이 수준일 테니 말이다.
인간 세계의 룰을 모두 파괴한 블랙의 행동에 모두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예의바르지만 나약한 그래서 강력계 형사를 하기에는 뭔가 부족해 보이는 무강의 모습이 아니다. 상남자도 이런 상남자가 없다. 위아래도 없이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되어버린 이 남자의 행동이 기가 막히다.
잔인한 살인사건 현장에서 무강이라면 충분히 볼 수 있는 행동이 사라졌다. 잔인한 현장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사체를 확인하는 무강은 달라졌다. 피만 봐도 무너지던 무강이 아니었다. 그것도 모자라 순대국밥을 시켜 먹고, 와중에 시체 옆으로 굴러간 순대를 아무렇지도 않게 먹는 모습에 모두가 기겁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에피소드는 결국 무강과 블랙의 차이를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다. 극단적으로 다른 이 둘이 하나가 되었다. 무강의 몸을 지배한 블랙은 모두 하나의 사건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무강이 그 좋은 학교를 나와 굳이 적성에도 안 맞는 형사를 자처한 것은 그날의 진실을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기괴했던 목격. 그리고 그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겨져 있던 여성이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다. 그 기억을 떠올린 순간 모든 것이 뒤틀렸다. 인질이 되어 저격을 받아 숨진 무강은 블랙이 지배하게 되었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이 모든 것은 정교하게 짜여진 수순으로 다가온다.
가슴 실리콘을 추적하다 확인한 것은 여자가 된 남자였다. 이 사실을 보고하지 않고 홀로 추적한 이유는 과거의 사건에 답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모든 것은 여전히 감춰져 있을 뿐이다. 무강의 어머니가 있는 로열 병원. 그리고 그곳의 의사가 거대한 그림 속 한 쪽을 차지하고 있다.
죽은 무강의 눈을 파려 했던 자도 그다. 그리고 그를 추적하고 감시하던 인물도 그다. 그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일반인들을 알 수가 없는 기괴한 진실을 알고 있는 인물이다. 무강에게 접근하고자 한 이유는 과거 사건과 깊숙하게 연결되어져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장면에 피를 흥건하게 흘린 진짜 무강이 낯선 남자와 만나는 장면에서 의문은 더욱 크게 든다. 그가 왜 등장해야만 했는지, 그리고 이후 어떤 이야기로 이어질지 모호하니 말이다. 하지만 명확한 것은 복잡한 관계 설정으로 인해 이야기를 쫓아가야 하는 시청자들이 혼란스러워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송승헌과 고아라는 어깨에 힘이 가득 들어가 있고, 화면으로 전달되는 이야기는 점점 산으로 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상하다. 뭔가 대단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은 느낌인지 알 수 없지만, 그동안 OCN에서 보여준 장르물의 특성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으로 이어지는 듯하다.
OCN 장르의 특성을 이어간다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모두가 비슷한 수준으로 머물게 된다는 아쉬움은 커질 수밖에 없다. 최란 작가 특유의 재미를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는 뭔가 알 수 없는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보다 정교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는 뭔지 모를 이질감에 혼란스러워졌을 듯도 하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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