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와 경준이 이란성 쌍둥이였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며 결말이 어떻게 될지 어느 정도 드러났습니다. 동화책이 슬픈 희생이 아닌, 서로의 행복을 위한 바람이었음이 드러나며 결말은 행복을 찾기 위한 노력으로 마무리될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행복해지는 기적을 담은 동화책, 그래서 그들은 불행했다
자신을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생각한 윤재가 돈 경준은 모든 것들이 답답하고 화가 나기만 합니다. 자신이 윤재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태어난 스페어 인생이라는 사실에 행복해할 사람은 없을 테니 말입니다. 자신의 정체성마저 부정되는 현실 속에서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복수였습니다. 자신만이 병이 재발된 윤재를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복수는 잔인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숨겨져 왔던 모든 비밀들이 드러나고 그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가늠하기 힘들어진 상황에서 그들은 각자의 선택을 준비합니다. 병이 재발된 윤재와 그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누워있는 경준이라는 사실 때문에 그들의 부모의 선택은 단순합니다. 이들에게는 오직 자신의 아들을 살리는 것만이 의미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윤재의 부모를 넘어서는 이들은 복잡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윤재를 살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리에게 윤재와 경준의 삶은 모두 중요합니다. 서로가 하나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고 누구 하나가 죽게 되면 모두가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점에서 마리에게도 윤재 살리기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 못지않게 마리에게 중요한 것은 다시 돌아온 경준과의 관계입니다. 지금도 길다란 선생에 빠져 있는 그가 과연 영혼체인지를 해서도 그런 상태가 유지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자신의 인생에 경준이 전부인 마리에게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길다란은 마리보다는 더욱 복잡한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결혼을 앞둔 윤재의 몸에 경준이 들어온 것도 황당했지만 그 안에 들어선 경준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힘들기만 합니다. 아무리 외면하려 해도 '10시 10분' 마법은 그녀를 지배하고 부정할 수 없는 사랑의 힘은 그녀에게 결정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도록 합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자신이 희생해야만 한다는 그 지독한 결정을 그녀는 선택합니다.
경준의 어머니가 사랑하는 사람과 그들을 위해 경준을 잉태하고 살아왔듯, 길다란 역시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자신이 모든 고통을 짊어지겠다는 판단을 하게 됩니다. 엇나가기만 하는 경준을 바로잡고 윤재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이 스스로 모든 고통을 감내하는 방법 밖에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누구보다 윤재와 경준의 상황을 잘 알고 이해하는 그녀가 이런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은 바로 경준의 어머니와 같은 마음이었기 때문입니다.
길다란의 고통이 심각하듯 윤재의 몸에 서 사는 경준의 고통 역시 크기만 합니다. 아직 어린 경준이 알게 된 출생의 비밀은 충격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자신의 아버지가 바로 윤재의 아버지였다는 사실도 충격이지만 자신이 윤재의 병을 고치기 위해 태어났다는 사실은 경악스러운 수준이었으니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을 다잡아주고 같은 편이 되어주기를 원했던 길다란마저 빼놓았던 반지를 다시 끼고 자신에게 윤재를 살려야만 한다고 말하는 상황은 더욱 슬픔을 가중시키기만 했습니다.
'미라클'이라는 동화책의 내용 역시 오직 자신을 희생해 윤재만이 행복해지게 만드는 잔인한 동화책이라 생각하게 된 경준은 더욱 잔인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길다란이 강제적으로 만든 가족 식사 자리에서 한 번도 본적이 없었던 어머니와 식성이 같고, 아버지의 똑똑한 머리를 닮았다는 사실이 오히려 서글펐던 경준이었습니다. 그런 경준에게 건넨 출생의 비밀은 경악수준이었습니다.
12년이라는 차이가 있는 윤재와 경준이 사실은 이란성 쌍둥이였다는 사실은 충격이니 말입니다. 몸이 약해 정상적으로 임신과 출산이 힘들었던 어머니가 체외 수정을 통해 두 생명을 가지고 있었고 그 선택이 바로 윤재였다는 사실입니다. 뒤 늦게 경준은 선택이 되지 않았던 존재였음이 드러난 셈입니다. 윤재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보관되었던 자신이 그렇게 세상에 태어났고 다시 세월이 흘러 재발된 병을 고치기 위해 또 다시 희생해야만 한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힘들었으니 말입니다.
이런 지독한 현실로 인해 경준은 '미라클'이 잔인한 동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자신의 아버지가 윤재만을 사랑해서 만든 편협한 사랑이야기라고 생각한 그가 바뀔 수밖에 없었던 것은 진실을 확인하면서 부터입니다. 경준을 낳고 키워준 엄마인 희수가 돈 때문에 임신을 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유복한 가정에서 사랑을 받으며 자랐던 희수가 경준의 아버지를 사랑했고, 그래서 아이를 낳고 도망치듯 미국으로 가서 살았다는 사실을 외삼촌에게 들으며 그는 다시 한 번 분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을 이용해서 윤재의 부모들이 사기를 쳤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라클'의 그림은 윤재의 아버지가 그렸지만 내용은 희수가 채웠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모든 의문들이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편협한 사랑을 이야기하는 잔혹한 동화가 아니라 기적이 일어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18살이 된 윤재에게 이 동화책을 보낸 희수의 마음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윤재와 경준이 만나게 되는 이보다 더 한 '행복해지는 기적'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12년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이란성 쌍둥이인 윤재와 경준. 사랑을 가장해 강제로 낳게 된 아이가 아니라 가득한 사랑으로 만들어낸 아이가 바로 경준이라는 사실은 비뚤어진 그를 바로잡게 해주었습니다.
윤재를 위한 도구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랑이 만들어낸 값진 삶이라는 사실은 경준에게는 중요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정체성마저 잃어버리고 혼란에 빠졌던 그에게 이 사실은 그의 존재 가치를 다시 확인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중요했습니다.
문제는 둘의 영혼체인지가 이뤄지면 그동안의 모든 기억이 사라지고 사고가 났던 그 시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된 후 경준은 애써 길다란에게 영혼이 바뀌면 일부러 모른 척 할 것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더 이상 이어질 수 없는 운명이라면 기억조차 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경준의 말과 그러자며 서글프게 우는 길다란의 모습은 애처로웠습니다.
현재의 행복한 기억들이 모두 사라질 수밖에 없음을 알고 두려워하며 길다란에게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경준. 그런 경준의 본심을 알지 못한 채 이별을 준비하는 그로 인해 슬픈 길다란의 모습은 눈물이 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2회를 남긴 '빅'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해집니다. 그동안 의문이 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영혼체인지와 함께 모든 기억은 리셋 된다는 방식으로 정리했습니다. 경준과의 사랑도 어쩌면 길다란만이 느끼는 감정으로 기억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빅'은 어떤 결말을 가져가더라도 슬픈 결말이 될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과연 홍자매는 남은 2회 동안 어떤 이야기를 통해 '빅'이 될 수밖에 없었던 어린 경준의 성장기를 마무리할지 궁금해집니다. 공유와 이민정이 서로의 운명을 예감하며 슬픈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그래서 더욱 슬프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들에게 행복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기대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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