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타이밍인가? 아니면 운명일까?
70년대 누군가 한 번쯤은 해봤을 법한 사랑을 다뤘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누군가에게는 흥미롭게 다가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과거나 현재나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독보적인 존재들은 존재하고 그런 대단한 인물들이 한 여자를 두고 싸우는 어쩔 수없는 3각 관계는 과거나 지금이나 혹은 미레에도 특별히 달라질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미대생과 의대생, 그리고 가정학과 학생들이 벌이는 사랑이야기라는 틀은 누구나 예측 가능한 진부함의 시작입니다. 미대생이 가지는 환상과 가정학과라는 고정관념을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사랑비'는 각오하고 봐야만 하는 드라마입니다. 탁월한 외모를 가진 미대생인 인하(장근석)는 집안도 대단한 존재입니다. 여기에 여자에게 눈도 돌리지 않고 오직 그림과 노래에 탁월한 소질을 보이는 돋보이는 존재입니다.
인하의 친구인 의대생 동욱(김시후)은 유명한 음악다방에서 DJ를 하며 많은 여성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존재입니다. 종합병원 원장의 아들인 동욱과 지방 유지의 아들인 인하, 그리고 힘들게 살지만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가진 창모(서인국)는 음악다방에서 라이브 노래를 부르는 존재입니다. 이들 세 명과 함께 혜정(손은서)과 인숙(황보라)이라는 부잣집 딸이 그들 주변에 존재하고 모든 이들의 선망의 대상인 윤희(윤아)가 펼치는 사랑 이야기는 어디선가 봤던 듯한 내용들입니다.
너무 탁월해 모두가 바라보기만 하는 선망의 대상이 지고지순한 사랑을 펼친다는 이 진부함이 과연 얼만 대중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마치 시계를 90년대로 돌려 놓은듯한 이야기 전개는 70년대 사랑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진부함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미대생이 우연히 미대 건물 앞 벤치에 앉아 있던 여자에 사랑을 느끼게 되고 그렇게 사랑을 키워가던 인하는 자신의 첫 사랑이 시작되는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마법처럼 자신의 마음속으로 들어 온 윤희를 위해서는 뭐든지 하고 싶은 그에게 지독한 상황은 가장 친한 친구인 동욱도 윤희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한 눈에 사랑에 빠지고 만 인하와 동욱. 그리고 두 남자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도 이룰 수 없는 사랑에 울어야만 하는 이 모진 사랑 이야기는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이야기로 다가옵니다.
윤희를 사랑하는 동욱과 윤희가 사랑하는 인하. 친구를 위해 자신의 사랑마저 숨기는 미련한 남자 인하와 그런 인하를 무조건 사랑하는 혜정. 복잡하게 얽힌 사랑으로 인해 필연적인 아픔과 아쉬움들이 그대로 드러나는 '사랑비'가 과연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이야기의 진부함을 그나마 아름다운 영상으로 채워내고 있기는 하지만 이것만으로 요즘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만화책에서나 나온 듯한 주인공들을 내세워 그럴듯한 이미지를 쏟아내지만 조금도 진화하지 않은 감독과 작가의 시각은 지루하기만 합니다.
과도하게 폼을 잡고 있는 드라마는 너무 진지해서 민망할 정도이니 말입니다. 40년 이라는 시간차를 두고 과거와 현재의 사랑이 오가는 방식은 흥미롭기는 하지만 <겨울연가>에서 조금도 발전하지 않은 듯한 이야기의 틀과 방식의 한계는 아쉬움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미대생과 기타, 그리고 테니스. 조신한 여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가정학과라는 설정도 진부함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쉽기만 합니다. 물론 70년대라는 시대적 한계와 그 시대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낸 어쩔 수 없는 한계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진부함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만은 사실이니 말입니다.
잃어버린 일기장과 그 일기장을 읽으며 윤희라는 존재를 깊이 알게 되는 인하. 자신이 알고 있는 윤희의 모습을 친구인 동욱에게 이야기함으로서 그들이 서로 친근한 존재로 다가설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인하의 캐릭터는 완벽하게 구현되었습니다. 탁월한 그 무엇인가를 지니고 있는 존재인 것만은 사실이지만 사랑에 대해서만큼은 쑥맥인 그의 행동은 답답함을 넘어 지독한 운명의 틀어짐을 만들어낸 다는 점에서 그들의 지독한 이야기의 시작과 그 모든 것은 인하가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합니다.
스테레오 타입에 그에 걸 맞는 식상한 방식의 이야기들이 과연 '사랑비'에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는 모르겠습니다. 70년대와 달리, 현재 시점이 되면 그들의 사랑 방식도 달라지겠지만 그 방식의 차이가 진부한 사랑 이야기를 얼마나 탄력 있는 이야기로 변화시켜 줄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나름 예쁜 화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은 첫 회 화면 톤과 스타일 등에서 그대로 드러나 있었지만 보다 중요한 이야기가 진부함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더욱 커지기만 합니다. 장근석과 윤아라는 특별한 존재들로 인해 안구 정화는 될지 모르겠지만 민망함으로 몰아넣는 그들의 이야기는 손발이 오글거릴 정도이니 말입니다. 여전히 90년대 감성에만 머물러 있는 듯한 제작진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패션왕> 마저도 지리한 이야기 전개로 인해 도진개진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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