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작은 마을에서 한국 거리 음식점을 낸 '서진이네'는 순항 중입니다. 한국 대중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급격하게 확대되는 상황에서 과거와 달리, 알아보는 이들도 많다는 점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유럽과 동남아를 다니던 그들이 남미를 찾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정점이라고 언급되는 BTS와 블랙핑크는 한국인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칭찬하는 것은 아니죠. 당대 세계 최고의 남녀 그룹이라는 말은 우리가 아닌 해외 전문가들이 항상 하는 발언들이기도 합니다. 실제 드러난 수치들도 이를 잘 드러내죠.
그런 BTS 멤버인 뷔가 한국 거리 음식을 팔고 있다는 사실이 비정상적으로 다가올 정도입니다. 대도시 K팝 팬덤이 많은 지역에서 '서진이네'를 차렸다면 아마 촬영 자체가 불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낯선 지역을 선택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뷔의 적응기는 빠르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첫날 아쉬움 가득한 영업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만큼 뷔가 보여줄 수 있는 것들도 적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요리를 전문으로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서빙을 하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위치에서 설거지를 하는 글로벌 슈퍼스타라니, 그 자체가 비정상이죠.
단순해 보이지만 의외로 준비할 것이 많은 분식은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김밥 역시 우리에게는 너무 익숙하고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누군가에게 돈을 받고 파는 것은 다른 의미가 되죠. 더욱 현지에 맞춘 음식으로 변화를 가하는 것은 그만큼 부담 요소도 커집니다.
떡볶이 역시 매운 것을 못 먹는 서양인이라면 기겁할 수밖에 없습니다. 멕시코나 남미는 매운 것들도 즐기는 나라라는 점에서 이 점은 상쇄되지만 낯선 음식을 접하고 즐기는 것은 작은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런 시도들은 현지인들의 방문과 그들이 보이는 태도가 흥미롭게 다가오기는 합니다.
낯선 문화를 가진 곳에서 새로운 것들을 찾는 이들과 음식으로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은 '서진이네'가 담고 있는 가치이기도 합니다. 인간과 인간의 만남, 그 중간에 문화가 다리로 작동하며 서로를 조금 더 알아가는 과정은 이 예능이 견지하고 있는 그동안의 가치였고, 앞으로도 이어질 주제이기도 합니다.
출연진들의 케미 역시 중요한 몫입니다. 뷔를 제외하고 다른 멤버들은 이미 손발을 맞췄다는 점에서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교집합이 없던 이들과 뷔 태형이 어떻게 하나가 될지 궁금했지만,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습니다.
낯가림을 보이던 이서진도 조금씩 태형을 편하게 보기 시작했다는 것은 방송으로서는 좋은 일이죠. 그럼에도 약간의 경직이 존재하던 이들 사이에 뒤늦게 합류한 최우식이 식당에 등장하자마자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중간에 분위기를 잡아줄 필요성이 있었는데, 그런 역할을 이서진, 정유미, 박서준이 하지 못했습니다. 이들 모두 비슷한 성격이라는 점에서 조금은 빙구 같은 모습으로 편안함을 주지는 못하니 말이죠. 이서진은 의외로 낯가림이 존재하고, 정유미라고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박서준 역시 일은 최선을 다하지만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지는 못한다는 점에서 최우식의 등장은 이 프로그램이 진짜 예능으로 시작했다는 의미였습니다.
태형을 잘 알고 있는 팬들로서는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어쩌면 본인보다 더욱 많은 것들을 정확하게 기억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자신이 한 일은 자기 일이기에 특별하지 않으면 잊어버리겠지만, 팬들로서는 그 모든 것이 박제되니 말이죠.
저녁을 먹고 야식으로 라면을 4봉지나 먹는 아이돌이라니.... 솔직히 당황스러울 정도였습니다. 현역 아이돌이고 패션 시장에서도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뷔가 저녁을 먹고 야식으로 이 정도 라면을 먹는 모습은 낯설게 다가왔습니다.
그 정도 먹고도 그 몸매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이니 말이죠. 물론 아침에 야식 라면의 힘으로 얼굴이 조금 붓기는 했지만, 그 정도로 뷔의 외모가 문제가 될 수준도 아니었습니다. 이내 자신의 미모를 찾아가는 뷔를 보는 것만으로도 팬들은 행복 그 자체였을 듯합니다.
첫날 정신없이 보낸 그들의 둘째 날 영업은 뷔가 완전히 이 예능에 몸이 풀렸음을 잘 보여줬습니다. 할 말 하는 뷔의 모습이 당돌함보다 당당함으로 다가오며, 예능 케미를 확실하게 맞춰가는 모습이라 보기 좋았습니다. 검은색 바지를 입고 나온 뷔를 향해 복장 규정을 상기시키는 모습에서 곳곳이 꼰대라고 제작진들에게 하소연하는 모습은 재미있게 다가왔습니다.
정유미 역시 우식이 오면 같이 한 시간 일찍 출근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는 뷔는 충격이라 토로했죠. 이런 태형의 행동이 나 피디는 이서진에게 노조 만들어기 직전이라 하자, 꼰대질이 급격하게 상승한 이서진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노조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말에 서준을 임원으로 올리겠다고 사장 갑질을 하자, 직원이 둘이고 임원이 셋이냐라며 어리둥절하는 뷔의 모습은 그 자체로 재미있었습니다. 그들의 세계관에 젖어들어가며, 같은 호흡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죠.
첫날과 달리, 둘째 날은 시작과 함께 손님들이 들어서며 분주함에 정신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갑작스럽게 김밥 주문이 폭주하자, 김밥 재료를 준비하고 만드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죠. 김밥 주문 오류까지 이어지며 멘붕 직전까지 몰린 유미를 다독인 것은 서준이었습니다. 침착하게 준비하도록 격려하는 서준의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사장으로 진급한 이서진 역시 정신없는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손님이 많아지니, 어쩔 줄 몰라 영수증을 건네는 것도 깜빡하며 허둥지둥할 정도였죠. 이런 상황에 등장한 것이 뷔였습니다. 이서진이 놓친 영수증을 손님에게 전달하고, 단체 손님 테이블에 의자까지 가져다주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죠. 메뉴를 찾고 있는 단체 손님 테이블의 상황을 사장에게도 알리며, 그가 왜 필요한 직원인지 증명해 줬습니다.
이것만이 아니라 뷔는 직접 제작진들에게 제안해 불닭 소스와 마요네즈를 합한 '불닭마요'를 만들었죠. 김밥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이 소스는 현지인들에게 극찬을 받았죠. 적절한 매움과 고소함을 더한 이 소스는 당연히 사랑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동적인 모습이 아닌, 능동적으로 움직이며 상황을 파악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찾아 해답을 찾아내고 적용하는 뷔의 모습은 보기 좋았습니다. 아이돌로 성공하지 않았어도, 이런 그의 모습을 보면 무슨 일을 해도 성공했을 듯하죠.
바쁜 상황에 도착한 최우식은 바로 설거지부터 하기 시작했죠. 그런 우식을 반갑게 맞이하는 뷔의 모습에서 환한 미소가 피어나는 것은 그의 존재감 때문이었습니다. 서준 역시 빙구 웃음을 지으며 우식을 반기고, 유미 역시 그 반가움을 숨기지 못하는 모습에서 최우식의 존재감이 이들에게 왜 필요한지 잘 보여줬습니다.
다른 이들이 조금은 근엄한 듯한 표정들이 존재하는데 우식은 전혀 아니죠. 부드러움과 뭔가 부족해 보이는 듯한 그의 행동과 표정 등은 분위기를 일순간에 편안하게 만들어줍니다. 그의 등장으로 인해 모든 인물들이 보다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케미가 폭발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다음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완전히 몸이 풀린 뷔가 둘째 날부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평소에도 친한 우식이 등장하자마자 서열 정리부터 하는 막내 뷔의 모습은 사랑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무대 위 화려한 월드스타가 아닌, 뷔 태형의 모습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서진이네'는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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