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부작으로 준비된 이야기인 만큼 조금의 숨 고르기는 필요할 듯합니다. 첫 주 방송을 하며 핵심적인 사안들을 모두 드러냈던 <신의>는 2회 말미 스스로 죽음을 택한 최영으로 인해 고조된 분위기로 3회를 시작했지만 숨 고르기에 들어가며 조금은 느슨한 이야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공민왕과 노국공주 그들의 이야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이민호와 김희선이 분하는 최영과 유은수가 <신의> 중심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더욱 신의인 은수의 역할은 그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다행스럽게 첫 주 푼수 같은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김희선으로 인해 최소한 주인공의 발 연기는 보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자신의 말을 지키지 못한 죄로 스스로 죽음을 택한 최영과 그런 그를 두고 미래로 갈 수 없었던 은수의 인연은 지독함으로 묶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의 편의를 위해 타인의 자유를 속박하고 과거로 데려온 최영이 영원히 부채의식을 가지며 살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니 말입니다.
부와 명예에도 관심이 없었던 최영은 공민왕의 개성 호위까지만 하고 고려 황실 호위부대장을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자 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이번 임무는 자신의 마지막 임무이자 자연인 최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장수의 기개마저 꺾어버린 왕의 지시에 스스로 목숨을 바쳐 마무리하려던 최영의 모습에서 강직한 장수의 모습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힘겹게 최영을 살려내지만 그는 수술이후 깨어나자마자 개성행을 독촉합니다. 누구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자신들을 공격하던 무리들이 다시 쳐들어올 수밖에 없음은 자명한 일이고 이런 상황이라면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개성행을 서두른 최영으로 인해 큰 화를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기철이 보낸 화수인(신은정)의 무공이 남달랐다는 점에서 위기에 처할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최영의 판단과 선택은 중요했습니다. 개성에 당도해 궁으로 들어서는 공민왕 일행은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꿈꾸었지만 기철 일가의 만행으로 인해 좌절감부터 맛봐야 했습니다.
고려를 위해 충성을 다하던 충신들을 모두 독살을 해버리고 오직 자신들을 위한 탐욕만이 가득한 이들을 모아놓고 잔치를 벌이는 그들로 인해 왕을 맞이하는 신하들은 전무했습니다. 철저하게 권력이 누가 강한지에 대해 타고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그들은 기철 집안이 왕보다 우위에 서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원나라 기황후의 오빠인 기철의 권력이 왕을 능가하는 수준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그들에게 국가는 무의미했습니다.
자신의 부와 지위가 유지되는 쪽이라면 고려든 원이든 아무런 상관이 없는 그들에게는 공민왕이란 존재는 무의미하기만 했습니다. 조선말 일본에 나라를 팔아먹은 친일파들과 다름없는 이들의 모습에 분노가 끓어오르는 것은 이런 권력 무리 배들이 현재에도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일 것입니다.
실감하지 못했던 현실을 궁으로 들어서자마자 처절하게 느끼게 된 공민왕. 그의 재기어린 시도는 흥미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을 벗어나려는 최영을 붙잡고 충신들의 독살 사건을 풀어내라는 명을 내린 공민왕. 그가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고려의 마지막 부흥기와 몰락을 함께 한 마지막 실질적인 왕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고려의 마지막 왕은 공민왕이 아닌 공양왕이었지만 고려를 실질적으로 지배했던 마지막 왕이라는 점에서 그의 역할은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원에 의해 지배를 당하고 왕마저 원이 지명한 왕족이 왕이 되는 세상에 공민왕은 그 거대한 원과 맞서 싸운 존재입니다. 고려의 신하들마저 원의 지배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일부는 자신들의 나라를 따로 만드는 존재들까지 나올 정도로 혼란스러웠던 시기를 공민왕은 해쳐나갔습니다.
최영이라는 든든한 장수와 함께 원에 의해 빼앗겼던 거대한 땅을 다시 되찾고 고려의 부흥을 이끌었던 위대한 왕 중 하나인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이야기는 흥미로울 수밖에는 없습니다. 어린 시절 원으로 끌려가 모진 수모를 당하며 살아야 했던 공민왕. 그런 그와 부부의 연으로 살아야 했던 노국공주.
원을 증오하던 공민왕과 원의 공주와의 삶이 문제가 많을 수밖에 없어 보이지만 공민왕은 노국공주를 끔찍이도 사랑했습니다. 노국공주의 죽음 이후 공민왕이 몰락해버렸다는 점에서 그에게 노국공주는 원의 공주가 아닌 그가 사랑했던 마지막 존재였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최영과 미래에서 온 은수의 러브 스토리도 흥미롭게 이어질 수밖에는 없겠지만 원수 집안의 딸을 사랑하게 된 왕의 이야기는 흥미로울 수밖에는 없습니다. 공민왕을 사랑했던 노국공주와 원나라 공주라는 사실만으로 증오하던 공민왕의 슬픈 사랑 이야기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기철 세력과 최영이 대립 관계 속에서 액션이 난무하는 이야기들을 양산해 낼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미 음파 무공을 쓰는 천음자나 화공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화수인의 등장, 최영이 손끝에서 벼락을 내리는 등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무협지 같은 상황을 만들어 놓은 상황에서 이들의 대립은 흥미로운 요소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런 격렬함 속에서 최영과 유은수의 이루어질 수없는 사랑의 감정이 시청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겠지만 그 보다 더욱 기대되는 것은 바로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존재감입니다. 어린 나이부터 좋은 연기를 보여 왔던 류덕환의 여전한 카리스마와 박세영의 완벽한 외모와 차갑지만 매혹적인 모습은 관심을 끌 수밖에는 없습니다.
초반 숨고르기에 들어간 <신의>. 가장 왕성한 권력의 흐름이 감지되던 고려 말기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드라마가 유은수를 통해 어떤 역사적 변주를 할지 알 수가 없습니다. 더욱 현실과 비교되는 강직한 이들의 활약상은 시청자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기 때문에 이들이 어떤 모습들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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