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가에 떠돌던 이야기인 <아랑전설>을 근간으로 한과 해원의 참된 의미를 조망한다고 밝힌 <아랑사또전>은 첫 회부터 충분한 재미를 보여주었습니다. 군 입대로 생긴 2년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운 이준기와 CF 배우라는 조롱을 받아야 했던 신민아가 구멍을 완벽하게 메워주며 이야기의 재미에 빠질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올림픽이 원망스러운 드라마 아랑사또전, 남은 더위를 공략한다
올림픽 기간 동안 방송이 되지 않았던 <아랑사또전>은 아쉬울 듯합니다. 여름 특수에 걸 맞는 설정이고 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에게도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는 드라마였다는 점에서 런던 올림픽이 아쉬웠을 듯합니다. 절대 지지층을 지닌 이준기와 항상 물음표를 가지게 만드는 신민아의 조합은 의외로 잘 어울리며 합격점을 줘도 무방할 정도였습니다.
귀신을 보는 신기한 능력을 가진 도령 은오(이준기)와 억울함에 구천을 떠도는 귀신 아랑(신민아)가 펼치는 <아랑사또전>은 첫 회부터 판타지 드라마 특유의 재미와 로맨틱 코미디의 틀을 보여주며 성공적인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 재상 김응부 대감의 아들이지만 서열이라는 이유로 겉돌기만 하던 은오는 3년 전 갑자기 사라진 어머니를 찾기 위해 밀양으로 향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귀신을 보고, 그들의 말을 듣고 만지기까지 하는 특별한 능력을 타고난 그로서는 세상이 귀찮기만 합니다. 엄청난 권력을 가진 대감의 자신으로 태어났지만 서얼이라는 이유로 눈치를 보며 살아야 하는 처지인 그는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어머니 밖에는 없었습니다.
밝혀지지 않았지만 누군가의 모함으로 인해 집안에 망하고 노비가 되어버린 어머니.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아들을 서얼로 만들어버렸지만 뼈대 깊은 가문의 자식임을 잊지 않도록 하는 어머니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눈을 뜨니 자신이 저승사자의 포승줄에 묶여 끌려가고 있었습니다. 왜 그런지 무슨 이유인지 알 수가 없는 이 황당한 상황에 놀란 아랑은 우연하게 풀린 끈으로 인해 저승사자를 벗어나 귀천을 떠돌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누구이고, 왜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도 알 수 없는 아랑은 그 이유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합니다.
자신이 누구이고, 왜 죽었는지 만 알면 저승사자를 따라 갈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절대 그들을 따라 갈 수도 없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밀양 마을 사또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소청을 하기까지 합니다. 자신을 보지 못하는 인간들을 위해 그들끼리의 비기라 불리는 '보이그라'까지 먹어가며 사또 앞에 등장했지만, 유약하기만 한 사또들은 모두 놀라 숨지고 말았습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사또들이 연이어 죽게 되자 흉흉한 소문이 퍼지게 되었고, 아랑은 잔인한 처녀귀신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만난 은오가 귀신을 보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합니다. 하지만 그런 문제는 사또에게나 가서 물어보라는 말로 귀신들과 말 섞기를 피하려는 은오. 사또가 되면 자신의 청을 들어줄 수 있느냐는 아랑의 말에 깊은 생각 없이 청을 받아들이며 은오의 밀양 사또 시대는 시작되었습니다.
신기가 있다 없다를 반복하는 방울(황보라) 앞에 등장해 상담을 하는 아랑과 그런 귀신을 두려워하는 무당의 조합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귀신을 통해 모든 문제를 풀어내는 무당이라는 존재가 귀신을 두려워한다는 설정 자체가 <아랑사또전>이 '전설의 고향'과는 전혀 다른 코믹 귀신이야기임을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없는 귀신의 운명과 귀신을 보지 못하는 신기 오락가락 무당의 식사 장면은 이 엉뚱한 드라마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얼굴이 박색이라 그동안 사또들이 아랑의 청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무당의 말에 그럼 자신에게 좋은 옷을 달라며 도둑질을 시키는 철부지 아랑. 그 일로 인해 귀신잡는 해병 보다 무섭다는 축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아랑 주변의 잡귀들을 잡아가기 시작합니다.
아랑을 데려가다 놓친 무영(한정수)는 아랑과의 악연으로 저승사자가 아닌 귀신을 잡아 다니는 축이 되어 아랑을 찾아다닙니다. 그런 이들의 악연 사이에 인간 은오가 끼어들며 다양한 이야기들을 양산해 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단순한 귀신이야기가 아닌 이유는 밀양이라는 고을과 그 고을을 실질적으로 다스리는 최대감(김용건)이라는 존재에서 명확해집니다. 탐욕의 상징으로 등장하는 최대감은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한 전형적인 탐관오리입니다. 그와 양아들인 주왈(연우진)이 은오와 아랑과 대립 관계를 형성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탐관오리들과 달리 정의감이 특출 날 수밖에 없는 은오와 최대감과 주왈과 특별한 문제를 안고 있을 것이 분명한 아랑과의 사이에 사건들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니 말입니다. 아랑의 죽음 속에 최대감과 주왈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밀양에서 벌어지는 은오와 최대감 세력의 대결 구도는 흥미롭게 이어질 듯합니다.
전형적인 탐관오리의 수탈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언급하고 이에 맞서 싸우는 은오를 통해 통쾌함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전형성을 탈피하기는 힘들겠지만, 많은 시청자들이 원하는 단순하지만 통쾌한 이야기는 흥미롭게 이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옥황상제로 등장하는 유승호와 염라대왕으로 분한 박준규가 어떤 역할을 해줄지는 아직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은오의 수발 종으로 등장한 돌쇠 권오중이 과거 시트콤 전문 배우답게 코믹함을 장착하고 등장했다는 사실도 반갑습니다. 이준기와 권오중의 호흡이 첫 회부터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을 웃게 만드는 조연들의 맹활약도 기대됩니다.
이방에 가장 적합해 보이는 김광규가 첫 회부터 사건을 치며 은오와 관계를 맺게 되며 최대감과 맞서 싸우는 존재로 등장하게 된다는 점도 재미있습니다. 권오중과 김광규가 코믹 연기를 통해 <아랑사또전>이 근간인 웃음을 잃지 않도록 한다는 점에서 둘의 맹활약이 기대됩니다.
첫 회 귀신을 보고 단명 하는 사또 역으로 등장한 윤도현이나 엉뚱한 무당 역으로 익숙한 정수영이 황보라에게 코믹 무당이란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주는 장면은 흥미로웠습니다. 이후 카메오 출연자들이 누가 될지 그리고 어떤 역할을 맡을 지에 대한 기대감도 키워줬다는 점에서 이후 등장하는 카메오들도 궁금하게 합니다.
<아랑사또전>을 이끄는 이준기와 신민아. 사실 이 둘의 조합은 비주얼만 보면 최강이지만 모두 큰 단점들을 지니고 있는 존재였습니다. 이준기는 군문제로 2년 동안 공백이 있었다는 점과 신민아는 CF 배우라는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이 둘이 <아랑사또전>을 이끄는 핵심인데 둘이 망가져버린다면, 드라마는 최악이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기우라고 스스로 증명해보였습니다. 이준기는 2년의 공백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된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귀신을 보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은오라는 인물을 완벽하게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그의 복귀는 완벽했습니다. 입대 전부터 다양한 화제작에 출연해 연기력을 검증받은 만큼 그 감각을 잃지 않고 유지하고 있었다는 점은 중요했습니다.
중요한 배역임에도 가장 큰 구멍으로 여겨졌던 신민아. 그녀 역시 의외로 아랑 역에 제격인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2010년 작품인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 구미호 역할을 매력적으로 보여준 신민아가 이번에는 구천을 떠도는 귀신 역할을 그럴싸하게 해주면서 코믹 귀신 전문 배우라는 특별함을 얻게 될 듯합니다. 가장 큰 구멍이라 여겼던 신민아가 아랑으로 완벽 빙의한 연기를 해주었다는 점은 <아랑사또전>에는 호재가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적절한 CG와 '전설의 고향'에나 나올 법한 익숙한 이야기에 불의에 맞서 정의를 실천하는 용감한 주인공의 이야기가 하나가 된 <아랑사또전>은 의외의 대박 드라마가 될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첫 회 만으로도 등장인물들의 매력을 물씬 풍긴 이 드라마가 이후 탄탄한 이야기 전개가 함께 한다면 충분히 최강의 수목 드라마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니 말입니다.
사라진 어머니의 나무 비녀를 하고 있는 아랑을 바라보며 운명이라 생각하고 그녀를 축에게 구해주는 장면에서 은오와 아랑의 전설은 시작되었습니다. 사라진 어머니를 찾기 위해서는 아랑의 기억을 찾아줘야 한다는 점에서 필연적 인연이 될 수밖에 없는 아랑과 은오의 이야기는 흥미롭기만 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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