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형사를 죽인 염재희가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숨지는 사건이 벌어지고 맙니다. 중요했던 USB마저 사라진 상황에서 과연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내는 과정에서 보여준 '사건의 재구성'은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염재희 수사에 집중하는 사이 조현민은 편안하게 자신의 복수를 진행해갔습니다.
강응진 박사 찾기보다 흥미로운 USB에 숨겨진 진실은 과연 무엇인가?
사이버 수사대에 숨겨진 스파이가 증거분석 전문인 강응진 박사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과정은 '유령' 13회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습니다. 사이버 수사대 4명 중 한 명이 범인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과연 그 범인이 누구일까에 대한 궁금증과 그런 의문을 풀어주는 '사건의 재구성'은 충분히 흥미롭기만 했습니다.
누가 중요한 USB를 훔쳐갔고 조사를 받기 위해 준비 중이던 염재희를 어떻게 죽였는지에 대해 궁금증은 정교하게 준비된 사건의 재구성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기영과 강미는 범인으로 지목된 4명의 사이버수사대의 조서와 CCTV를 바탕으로 범인을 추적합니다. 그 시간 미친소 권혁주 반장은 현장에서 염재희의 죽음을 추적하며 범인을 좁혀가기 시작합니다.
염재희 사건을 재수사하라는 윗선의 지시에 의해 수사기간 동안 직위해제 된 우현이 된 기영은 조사실 컴퓨터에 키로딩을 해서 조사 내용을 모두 확인하며 수사를 진행합니다. 직위해제 되어 직접 수사를 하기 힘든 기영이 할 수 있는 최선이지만 가장 객관적으로 사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방식이기도 했다는 점에서 중요했습니다.
조서를 받는 4인의 이야기를 토대로 사건은 철저하게 재구성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이 염재희가 죽은 시각 행적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사건의 실체는 흥미롭기만 했습니다. 꽉 막힌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 안에서 벌어진 밀실사건(신효정 사건에 이은)을 풀어내는 방식으로 택한 각자의 시각에 의해 진술은 그만큼 시청자들을 매료시킬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천재 소설가로 불리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라쇼몽'을 영화화한 구로사와 아키라. 동명의 영화에서 보여준 하나의 사건을 각자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보여주는 그 신비로움이 '유령'에서도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비록 조금은 거칠게 다뤄지기는 했지만 13회라는 한 정된 시간 속에 사건을 재구성해서 범인을 추적하고 해결해가는 과정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강응진 박사를 시작으로 밀실사건에 대한 재해석이 시작됩니다. 이혜람 연구원과 이태균 형사, 그리고 변상우 형사까지 사이버 수사대에 있었던 4명의 행적은 서로의 시각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고 이어집니다. USB를 가져간 존재가 과연 누구일까에 대한 궁금증인 이태균 형사에 대한 의심으로 시작됩니다.
염재희 사망을 최초 목격한 이도 이 형사였고 이 연구원에 의해 목격된 사안만 봐도 그가 가장 유력한 존재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이미 염재희 사건과 무관한 그가 USB를 훔쳤을 가능성은 낮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사건의 핵심에서 비껴 간 그가 또 다른 사건의 주범일 가능성은 낮아지니 말입니다.
이 연구원과 이 형사, 그리고 변 형사로 이어지는 시점의 변화는 구체적으로 범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의문점만 더욱 키울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우현이 된 기영만이 알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가 바로 범인을 지목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CCTV와 진술 내용만으로 추리할 수 없었던 결정적인 증거는 바로 기영이 조현민이 만나던 시각 전화를 건 존재가 바로 내부 스파이일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염재희의 죽음을 추적하던 권 팀장은 사식에 약을 탄 것은 아닌지 의심하며 수사를 하지만 이내 벽에 막히고 맙니다. 동선과 의도를 생각해 봤을 때 도저히 사식을 통해 염재희를 죽일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담당 경찰들을 마냥 의심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그가 추적한 결과는 염재희가 먹었다는 우울증 약이었습니다. 누군가 우울증 약을 바꿔치기해 염재희 스스로도 알지 못한 상황에 독극물에 중독되어 서서히 죽었다는 사실을 밝혀냈기 때문입니다.
염재희의 물품을 조사한 이가 바로 사이버 수사대의 변 형사였다는 사실에 당혹해하는 권 팀장의 압박이 심해지며 숨겨졌던 진실이 밝혀집니다. 변 형사가 혼자 염재희를 찾아간 것이 아니라, 강 박사가 요구해 함께 갔다는 사실은 그가 범인이라는 확실한 증거이니 말입니다.
내선 전화를 통해 범인을 압축하고 확신한 기영과 변 형사를 통해 내부 스파이가 강 박사라는 시실을 알게 된 권 팀장. 하지만 이미 자신이 노출된 사실을 알고 증거 분석실에 숨어들어 '신효정 전광판 파일'을 삭제해 버리고 맙니다. 조작된 증거가 사라진 이상 기영의 누명을 풀어내기 힘들다는 상황은 이후 상황을 당황스럽게 만듭니다.
가장 중요한 증인인 염재희가 암살당하고, 핵심적인 증거가 담긴 USB를 빼앗긴 상황에서 그 모든 일을 담당한 존재가 강 박사라는 사실이 놀랍기는 합니다. 하지만 4명으로 특정된 상황에서 가능성이 높았던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크게 놀라운 일도 아닌 게 사실이기는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아직 경찰청 내부에 동조자가 더 많이 존재하고 그들이 여전히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연 다음 내부 스파이가 누구일지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질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사이버 수사대의 수사를 넘어서 항상 한 발 앞서 사건을 은폐하는 조현민은 컴퓨터 해킹을 통해 상대의 약점을 움켜쥐고 자신의 복수에 여념이 없습니다. 세계적인 해커이자 디도스 공격의 주모자였던 담사명이 여전히 조현민의 지시를 받으며 복수극에 적극 가담하고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이는 곧 천재 해커인 박기영과 치열한 두뇌 싸움을 예고하기 때문입니다. 초반 등장과 함께 사라졌던 담사명이 다시 등장하며 대결 본능을 느끼게 해준 기영과 다시 싸움을 하게 된다면 이는 곧 조현민의 몰락을 이끄는 단서가 드러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13회에 보여 진 강 박사를 추적하고 범인으로 밝혀내는 과정에서 구축된 '사건의 재구성'은 완벽했습니다. 기영의 사이버 수사와 권혁주의 발로 뛰는 수사를 교차편집으로 보여주며 극적인 순간 두 사람 모두 범인을 밝혀내는 과정은 완성도 높은 장면일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 역시 큰 흐름으로 보자면 미완성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조현민이 아직 가지고 있는 다양한 카드들 중 하나가 드러났을 뿐 모든 사건이 해결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극중 기영이 이야기를 하듯 실체가 잡히지 않는 '유령'을 쫓는 것은 힘들지만 추적해야 하는 당사자가 확실한 상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는 중요합니다.
수사 방향을 완벽하게 조현민으로 설정한다는 것은 본격적으로 유렵 잡기에 나선다는 의미가 되니 말입니다. 조현민이 숨기고 있는 USB 속 증거가 무엇인지 그리고 김우현과의 관계에서 숨기고 있는 것은 뭔지 알게 된다는 점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박기영(김우현)vs조현민의 대결 구도는 흥미롭기만 합니다. 아직 꺼내 쓸 카드가 남아있는 조현민이기에 숨겨진 다음 인물들은 과연 누구일지 기대가 됩니다. 미완성이지만 그 자체로는 완벽했던 '사건의 재구성'은 최고였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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