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와 박중훈 투표 독려가 좌파라 굽쇼?
1년 넘게 대중적인 활동을 중지한 채 긴 휴식기(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른)에 들어갔던 이효리는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많은 시간들이었을 듯합니다. 정신없었던 연예계 생활에서 조금은 멀어진 지점에서 자신이 모든 것을 바쳤던 그곳을 관조할 수 있었다는 것은 이후 그의 활동에 도움이 될 수밖에는 없을 테니 말입니다.
그 기간 동안 이효리는 유기 견들에 대한 애정을 마음껏 드러냈고, 모피에 대한 저항의식도 드러내며 조금씩 이효리 자신의 삶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솔직한 심정으로 대중들과 대화하고 잘못된 것들은 즉시 시인하고 조정하며 성장해가는 모습들은 무척이나 보기 좋았습니다.
리틀 이명박이라 불리며 대권을 노리기 위해 서울시장이 된 전 시장은 자신의 치적을 위해 수많은 오류를 범했고 그런 흔적들은 서울시민들에게 큰 상처로 남겨져 있을 뿐입니다. 아이들에게 주는 무상급식을 볼모로 정치적 입지 다지기에 나섰다 아무것도 잡지 못한 채 시장 자리도 내주고 마련된 보궐 선거는 현 정권에 대한 심판의 의미가 강했습니다.
당연히 여야 모두 서울시장 선거에 올 인 할 수밖에는 없는 분위기였고 그런 상황은 보궐선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언뜻 보면 마치 대통령 선거라도 치르는 듯 치열한 공방전은 대단한 기세이니 말입니다. 이들 모두 선거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얻는다는 의미에서 투표 독려는 당연한 일이고, 모두가 솔선수범해서 알리고 이끌어야만 하는 일인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투표일에 투표하기를 권하는 이들에게 비난을 퍼붓는 일부 세력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지요. 투표일에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이 곧 사는 길이라고 믿는 일부 세력들에게 대중들의 참여는 곧 두려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정치를 멀리하고 비관해왔던 이들로 인해 소수의 이익 집단들이 자신의 몫을 챙기기 위한 수단처럼 되어버린 권력은, 이제 대중들이 나서서 적극적인 투표를 통해 대중들이 원하는 정치판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런 대중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두렵고 불편한 것이었던 셈이지요.
시작은 17만 팔로워를 가진 이외수 작가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투표 독려를 하는 글을 올리면서 부터였습니다. 이글을 이효리가 리트윗을 했고 이는 다양한 이들의 리트윗으로 이어지며 투표 독려를 두려워하는 이들이 집단 반발하며 시작되었습니다. 이효리에게 비난과 욕설 멘션으로 투표 독려를 탓하는 그들의 모습은 치졸함을 넘어 몰락을 앞둔 세력의 난동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효리는 자신의 이야기에 욕설을 하는 이들이나 용기 있는 일이라 칭찬하는 이들 모두에게 우문현답을 내주었습니다. 당연한 권리 행사를 하라는 말에 왜 누군가는 용기 있다 하고 누군가는 왜 욕을 하느냐는 것이지요. 너무나 당연한 권리를 이야기하는데도 누구에게는 두려움으로 누군가에게는 비난을 퍼부어야만 하는 일이 되었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경직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일 것입니다.
국민의 권리 행사마저도 당당하게 할 수 없는 세상이라면 독재 정권과 다를 게 뭐가 있을까요? 당연한 권리를 주변에 알려 투표에 참여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국가에서 나서서 솔선수범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시민들이 권리 행사에 적극적인 일에 토를 달고 욕을 하는 일부 세력들의 머릿속에는 뭐가 들어 있는 것일까요?
영화배우 박중훈 역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누군가에게 투표를 하라는 강권이 아니라 자신이 지지하는 이들에게 투표를 하라는 그의 말에도 비난을 하는 무리들의 정신세계는 독재라는 단어만이 남겨져 있나 봅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 독려를 하는 방법 중 하나이 투표 인증 샷에 대한 기준을 제시했는데 그게 또 가관입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될 수밖에 없는 기준을 정해 투표 독려를 방해하려는 행위는 당혹스럽기까지 하니 말입니다. 투표를 독려해야만 하는 기관에서 투표 독려를 막으려 애쓰는 모습을 보면 현재의 권력들이 얼마나 대중들의 투표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지 알 수 있지요.
"일반인이 단순한 투표참여를 권유하는 행위는 가능하지만 투표 참여를 권유·유도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후보자에게 투표하도록 권유·유도하려는 것으로 의도되거나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정당·단체는 불가하다"
이런 선관위의 모호한 기준을 보며 김제동은 한 마디 던졌습니다. 유명하지 않으면 상관없으니 안경 벗고 인증 샷을 올리겠다는 그이 말 속에는 지리멸렬해서 사라져버릴 것 같은 지독한 권위에 대한 일갈이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권력을 가진 자들의 속성은 다수를 지배하려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우리의 권리로 뽑은 그들은 권력을 대중들에게 행사해야 하는 것이 아닌 대중들을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만 합니다.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고 잘못하는 이들에게 벌을 내리라고 뽑아준 이들이 오히려 권력을 가지고 나서는 자신을 뽑아준 이들에게 벌을 내리는 작태는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황당한 상황이 비일비재하듯 일어나는 이유는 투표를 경시했기 때문에 벌어진 예고된 참사였습니다.
국민들이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고 감시했다면 감히 국민들의 표에 의해 선출되는 그들이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생각은 품지도 못했을 테니 말입니다. 누구를 찍든 그건 각자의 선택일 뿐입니다. 다만 투표는 모든 국민들에게 주어진 고유한 권한입니다. 이런 권리 행사도 하지 않으면서 세상을 비판하는 것보다 미련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청년실업, 등록금 문제, 비정규직 문제, 사회 복지 등 사회 전반에 문제가 산적해 있고 이에 대해 고민을 토로하면서도 정작 자신에게 주어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이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국민들이 느끼는 고통은 영원히 지속될 수밖에 없음을 우린 숱한 선거를 통해 경험해왔습니다. 조삼모사도 아닐 텐데 더 이상 미련한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투표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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